한국 최초 「전통건축 박물관」 문열어

  • 입력 1998년 10월 27일 19시 28분


한국 최초의 전통건축 박물관이 충남 예산군 덕산면 대동리 수덕사 부근 5천여평에 세워졌다.

“후손들에게 한국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을 전해주고 싶을 따름입니다.”

24일 준공식날 ‘목수 대장’ 전흥수(田興秀·60)씨는 건축박물관 앞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40여년의 고된 목수 일로 모은 재산과 고향땅 등 50억원 상당의 재산을 털어 지은 필생의 작품이었다. ‘온천호텔이나 지어 돈이나 벌지, 웬 박물관.’하며 그를 딱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아무도 그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착공 2년만에 1차로 3백평의 전시장을 갖춘 2층 본관과 2백30평짜리 2전시관, 연구실을 겸한 전씨의 살림집 등 3동을 지었다. 모두 전통양식을 살렸다. 정문은 강릉(江陵)객사(客舍)문을 본떠 짓고 있다.

2002년까지 △사대부가옥 △평민가옥 △팔각정 △중국관 △일본관 △야외공연장 △연못 등을 지을 계획. 총 예산은 1백억원.

아직 이렇다할 전시물은 없지만 제4회 문화재기능인 작품전을 열어 명품 2백여점을 전시중이다. 문갑 책장 꽃살문 다듬이돌 탱화 기와 화로 철물장식 가마 나전칠기 반짇고리 보석함 등 각종 전통건축의 재료와 장식품 생활도구를 볼 수 있다. 충남도는 한국건축박물관이 제 모습을 갖추게 되면 △덕산온천 △수덕사 △윤봉길 의사를 모신 충의사 △추사 김정희선생의 고택 등을 연결하는 관광코스로 개발할 방침이다.

55년 목수 일을 배우기 시작한 이래 그가 신축하거나 보수한 사찰 회관 등 전통 건축물은 면적으로 치면 5만평 쯤 된다. 현재도 월정사와 마곡사 등지에서 일을 하고 있다. 한국건축박물관 0458―337―5877.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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