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손들에게 한국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을 전해주고 싶을 따름입니다.”
24일 준공식날 ‘목수 대장’ 전흥수(田興秀·60)씨는 건축박물관 앞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40여년의 고된 목수 일로 모은 재산과 고향땅 등 50억원 상당의 재산을 털어 지은 필생의 작품이었다. ‘온천호텔이나 지어 돈이나 벌지, 웬 박물관.’하며 그를 딱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아무도 그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착공 2년만에 1차로 3백평의 전시장을 갖춘 2층 본관과 2백30평짜리 2전시관, 연구실을 겸한 전씨의 살림집 등 3동을 지었다. 모두 전통양식을 살렸다. 정문은 강릉(江陵)객사(客舍)문을 본떠 짓고 있다.
2002년까지 △사대부가옥 △평민가옥 △팔각정 △중국관 △일본관 △야외공연장 △연못 등을 지을 계획. 총 예산은 1백억원.
아직 이렇다할 전시물은 없지만 제4회 문화재기능인 작품전을 열어 명품 2백여점을 전시중이다. 문갑 책장 꽃살문 다듬이돌 탱화 기와 화로 철물장식 가마 나전칠기 반짇고리 보석함 등 각종 전통건축의 재료와 장식품 생활도구를 볼 수 있다. 충남도는 한국건축박물관이 제 모습을 갖추게 되면 △덕산온천 △수덕사 △윤봉길 의사를 모신 충의사 △추사 김정희선생의 고택 등을 연결하는 관광코스로 개발할 방침이다.
55년 목수 일을 배우기 시작한 이래 그가 신축하거나 보수한 사찰 회관 등 전통 건축물은 면적으로 치면 5만평 쯤 된다. 현재도 월정사와 마곡사 등지에서 일을 하고 있다. 한국건축박물관 0458―337―5877.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