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숙소 「범죄인 은닉처」 우려

  • 입력 1998년 10월 22일 19시 53분


역이나 지하도 터미널 등 노숙자들이 모여있는 곳이 범죄인들의 은닉처로 활용되고 있어 검찰이 대책마련에 나섰다.

8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살인혐의로 구속된 남모씨(35)는 애인을 살해한 뒤 노숙자 수용시설과 서울역 등지에서 9개월이나 은닉생활을 해왔다. 특히 남씨는 전직 공무원출신이어서 신분을 숨기기 위해 다른 노숙자의 신분증을 빼앗아 가짜 노숙자 행세를 해왔다.남씨는 경찰조사에서 “노숙자들이 모여있는 곳에서는 경찰이 검문검색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검문을 받더라도 노숙자처럼 보이면 신분증 확인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일 부도를 내고 도피중 노숙자를 살인한 혐의로 구속된 현모씨(41)도 같은 경우. 현씨는 5월 2억여원의 부도를 내고 노숙자들이 모여있는 곳을 골라 다니며 도피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범죄인들 사이에 노숙자들이 모여있는 곳이 ‘소도(蘇塗·삼한시대 때 범인이 도망가면 잡을 수 없는 구역)’로 소문난 이유는 이곳에서는 경찰의 검문검색이 거의 없기 때문.

검찰관계자는 “노숙자들중에는 부도를 내고 도피중인 기소중지자 강력범죄자 불법체류자들도 섞여 있다”고 말했다.

〈조원표기자〉cw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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