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정정화할머니 추모 연극무대…23일까지 연강홀

  • 입력 1998년 8월 16일 20시 10분


구한말 판서 딸로 태어나 공조판서 김가진의 며느리가 된 여인. 그러나 일제가 귀족들에게 주는 흰쌀밥 비단치마를 마다하고 상해임시정부로 망명한 시아버지와 남편의 뒤를 좇아 독립운동에 나선 여인. 군자금을 치마폭에 숨기고 여섯번이나 국경을 넘었던 여장부.

후동어멈 정정화(1900∼91). 건국 50주년을 맞아 그를 기리는 연극 ‘아!정정화’가 무대에 올랐다.

정정화의 넋이 연극화되기까지는 한 여배우의 노력이 있었다. 극중 정정화역을 맡은 배우 원영애. 출판사를 하는 선배에게서 정정화할머니의 삶을 담은 책을 한권 얻어 읽은 뒤 받은 감동이 계기였다. 연극을 주최할 극단과 제작비를 지원해줄 기업을 물색하러 뛰어다니며 힘들 때마다 ‘할머니는 어떻게 그 시절을 버텼을까’ 생각했다.

“할머니가 해방 후에라도 호의호식하셨다면 그토록 끌리지는 않았을 겁니다. 6·25 와중에 남편의 납북, 부역자로 몰려 치른 옥고, 가난…. 그러나 갖은 고난에도 할머니는 돌아가실 때까지 ‘독립운동했다’고 내세우지 않으셨답니다.”(원영애)

23일까지 연강홀. 월∼목 오후7시반 금∼일 오후4시 7시반 02―708―5001∼5.

〈정은령기자〉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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