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한국이 미국에 당할수 밖에 없는 이유」

  • 입력 1998년 6월 18일 19시 12분


대인지뢰금지협약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해서 비난을 받는 미국. 그런데 그 협약을 주도해서 노벨평화상의 영예를 안은 미국 시민단체의 맹렬 여성 조디 윌리엄스.

동네의 청소부를 자청하며 온갖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공동체를 이끌어 가는 한 선량한 시민. 그런데 그는 남을 감시하고 공격하는 CIA 요원이기도 하다.

악마의 얼굴을 한 미국과 천사의 얼굴을 한 미국.누가 진짜 미국의 얼굴인가.

‘한때, 그리고 부분적으로는 여전히’ 미국을 미워한다는 말지(誌) 기자 오연호씨. 그는 ‘미국은 선과 악의 날개로 날아가는 나라’라고 진단한다. 미국은 하나가 아니고 두 얼굴의 연속이라는 것. 흥망의 이중주(二重奏)요, 선악의 교직(交織)이요, 배워서 우리 식으로 소화시켜야 할 것과 절대 배워서는 안 되는 것들이 섞여 있다는 것.

‘반미 기자’에서 ‘반미와 친미를 능숙히 배합하길 원하는 기자’로 바뀌었다고 털어놓는 저자. 그는 ‘남한만을 놓고 본다면 우리는 미국에게서 배우지 말아야 할 것은 너무 많이 배웠고, 꼭 배워야 할 것은 오히려 배우지 못했다’고 말한다.

오연호 지음/ 해냄 펴냄

<이기우기자>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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