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축제의 계절…서울 일선구청, 전통행사 풍성

  • 입력 1998년 4월 2일 20시 02분


코멘트
이달부터 서울 곳곳에서 펼쳐지는 전통축제는 같은 듯 하면서도 다르고, 다른듯 보이면서도 같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서울시 문화예술진흥위원회가 올해 1억4천8백만원을 지원하는 지역 문화축제는 13가지.

도봉서원 춘향제가 가장 먼저 6일에 선보인다. 도봉서원은 조선중종때 급진 개혁주의자인 정암 조광조(靜庵 趙光祖)와 효종때 북벌정책에 앞장선 우암 송시열(尤庵 宋時烈)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도봉구청은 이날 지방 유림 2백여명이 모인 가운데 홀기(의식의 순서를 적은 글)에 따라 전통 향사를 지낼 예정이다.

12일은 종로구 인사동의 전통 문화축제가 볼만하다. 서울의 유일한 전통마을. 외국 관광객은 ‘메리의 골목(Mary’s Alley)’이라고 부른다. 어디서 그런 이름을 따왔을까.

전통의 거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카페 패스트푸드점 레스토랑이 많이 들어섰지만 이날만큼은 장승제 사물놀이 판소리 탈춤 외줄타기 공연 등 신명나는 놀이마당이 펼쳐진다.

성북구는 누에의 신을 모시는 선잠제를 자랑거리로 내세운다. 고려 때 시작된 이 제사는 누에가 별 탈없이 뽕잎을 많이 먹은 뒤 가늘고 보드라운 명주실을 많이많이 뽑아내게 해달라고 비는 행사.

조선시대엔 왕비가 직접 누에를 치고 선잠제를 위한 제례악을 따로 지을 정도로 양잠을 중히 여겼다. 선잠제 보존위원회의 고증을 거친 제례와 추계예술대 재학생들의 제례악 연주도 눈길을 끌 것 같다.

4월의 마지막 축제는 동대문구 선농제(20일). 선농단은 조선시대 국왕이 풍년을 기원하던 곳. 제사가 끝나면 조정중신 백성과 함께 밭을 간 뒤 국밥과 술을 즐겼다. 설렁탕은 선농단→선농탕→설롱탕이 변한 말이다.

〈이진영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