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음란물사이트」가입비 카드결제 잇단 시비

  • 입력 1998년 3월 4일 20시 20분


인터넷의 성인용 음란물 사이트에 멋모르고 들어갔다가 바가지를 쓰는 피해자가 늘고 있다.

BC카드사에 따르면 인터넷 성인용 사이트의 가입비나 연회비를 신용카드로 결제했다가 취소하는 사례가 매달 4백여건으로 국제부문 업무의 70%를 차지한다. LG카드사도 비슷한 사례가 매달 2백∼3백건에 이른다.

피해상담과 문의전화는 이보다 훨씬 많아 신용카드사 국제업무부는 카드 결제일이 다가오면 사실상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피해를 호소하는 고객은 크게 세가지 유형. 자신의 신용카드를 다른 사람이 몰래 썼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그러나 전혀 모르는 사람이 신용카드 정보를 빼내 사용했을 가능성은 매우 적다는 것이 카드회사의 설명. ‘범인’은 대개 피해자의 신상명세를 잘 알고 있는 가족이나 회사동료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깨알같은 영문약관을 자세히 읽어보지 않고 회원가입을 했다가 피해 보는 사람도 있다. 성인사이트는 대부분 한번 가입하면 따로 해지통보를 하기 전까지 회비가 계속 빠져나간다.

이런 사실을 잘 모르고 한두달 정도 서비스를 받는다는 생각에 ‘Monthly’나 ‘Bimonthly’항목을 선택한다. 그러나 이는 회비를 1개월 혹은 2개월마다 낸다는 뜻이어서 대금청구서는 꼬박꼬박 날아온다.

성인코너를 운영하는 업체는 인터넷으로 회원가입을 받아놓고 정작 취소할 때는 전화나 팩스로만 접수하는 방법으로 가입자를 골탕먹이기도 한다. 영어가 달리면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또 한달 이용료가 20달러 정도인 성인사이트에 가입했다가 사이트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해 취소하지 못하는 피해자도 있다.

이때문에 신용카드사는 성인사이트 중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회원가입을 차단하고 있지만 피해사례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BC카드 국제업무부 이태형(李汰炯·31)씨는 “성인사이트 피해자는 주부 학생 직장인에서부터 국립대 교수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고 말했다.

〈권재현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