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주부 역할분담 「품앗이 공동육아」

  • 입력 1998년 2월 23일 19시 49분


서울 은평구 대조동에 사는 주부 박수미씨(31). 지난해 11월부터 동네 주부 5명과 함께 매주 금요일에 ‘품앗이 공동육아’를 하고 있다. 3∼6세 아이들이 함께 놀고 공부하는 이 모임의 이름은 ‘함께 크는 신나는 집’. 엄마들은 △색종이 접기를 가르치는 ‘색종이엄마’ △전래놀이를 지도하는 ‘튼튼엄마’와 ‘얼씨구엄마’ △노래와 춤을 가르치는 ‘방글이엄마’ △요리놀이를 지도하는 ‘호호엄마’ △피아노 반주를 맡은 ‘딩동댕 엄마’로 역할을 분담해 아이들을 보살피고 있다. 경제한파로 집안살림의 ‘구조조정’이 절실한 요즘 20, 30대 주부들 사이에 ‘품앗이 공동육아’가 각광을 받고 있다. 엄마들이 아이를 놀이방이나 유치원에 보내는 대신 각 가정을 돌며 집에서 지도하는 것. 교사역할을 하다보면 아이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고 가계비도 줄일 수 있다. 이원영 중앙대교수(유아교육과)는 “국제통화기금(IMF)시대는 우리 아이들이 ‘학습노동’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엄마들이 돈을 적게 들이면서 자녀들과 신나게 놀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라”고 권한다. ‘신나는 집’의 아이들은 금요일 오후 1시에 함께 모여 얘기하거나 놀이터에서 신나게 뛰어놀고 이어 2시부터 5시까지는 노래배우기 민속놀이 동화읽기 나들이 등을 한다. 박씨는 “처음에는 서먹서먹해 하던 아이들이 이제는 형 동생이 돼 놀이터에서 넘어져 울면 서로 달려가 달래줄 정도로 우애가 두터워졌다”며 기뻐했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권하는 공동육아 방법. ▼시간계획〓처음에는 아이 3∼5명이 모여 하루 4시간 정도 지내는 것이 적당. 복잡한 프로그램을 짜기보다는 아이들이 하고싶은 놀이를 할 수 있도록 월간 및 주간 단위 육아표를 만든다. 여건에 따라 매일 모여도 좋고 일주일에 한번 모여도 좋다. ▼놀이방법〓도시 아이들은 밀폐된 공간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은 만큼 나들이를 자주 한다. 떡방앗간 시장 서점 공원 박물관 등을 방문하는 것도 방법. 집에서는 음식만들기 색종이접기 춤추기 등을 지도해주면 아이들이 즐거워한다. 아이들이 싸울 경우에는 엄마들이 공정하게 해결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 〈오윤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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