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 납치-폭행 돈뺏고 위증 강요…해결사 21명구속

  • 입력 1998년 2월 12일 19시 35분


서울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이기배·李棋培)는 12일 채권자와 토지브로커 등의 부탁을 받고 채무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해 온 혐의로 폭력조직 ‘서산동파’와 ‘철희파’ 등 4개파 조직원 46명을 적발, 서산동파 두목 김행종(金幸鐘·37)씨 등 21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원상이파’ 조직원 장해룡씨 등 3명은 불구속입건하고 ‘신학동파’ 행동대원 강성원씨 등 나머지 22명을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96년 경기 여주시 일대 3억5천만원 상당의 서모씨(56) 땅을 가로채려다 서류위조 혐의로 재판받던 브로커 계모씨의 부탁을 받고 서씨를 납치해 “계씨가 적법하게 부동산을 매수했다”고 허위증언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또 연예인들의 자금사정이 좋을 것으로 판단, 의류업체를 운영하는 유명모델 노모씨(37)에게 접근, 어음거래를 하다 지난해 6월 노씨를 서울 A호텔에 감금한 뒤 어음과 현금 등 2억9천여만원을 빼앗았다. 수배된 강씨 등은 지난해 1월 최모씨(49·S디자인 대표)의 부탁으로 최씨의 고종사촌동생 김모씨(50·사업)를 호텔에 감금, 폭행하고 2억4천만원을 최씨의 통장에 입금시킨 혐의다. 검찰 수사결과 이들은 채권자들의 ‘부실채권’을 헐값에 인수받아 채무자들을 납치해 물고문하거나 남의 땅을 가로채려는 브로커들을 도와 증인을 협박하는 등 소송에도 관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경기불황으로 폭력배들이 유흥업소나 오락실 등을 통한 자금확보가 어려워지자 청부 해결사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