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뜸]13㎞ 직선 창원대로, 비행기 이착륙 가능

  • 입력 1998년 1월 19일 08시 40분


남해고속도로 동마산인터체인지를 거쳐 창원시가지로 들어선 운전자들은 핸들을 좌우로 한번도 돌리지 않고 20분 이상 앞으로 내달릴 수 있다. 창원시 소계동에서 창원터널 들머리인 성주동까지 13㎞가 ‘한치의 오차도 없는’ 직선도로이기 때문이다. ‘잘 살아보세’를 외치며 중화학공업 입국을 표방한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은 73년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盆地)에 5천㏊의 평야가 있는 창원을 몇차례 둘러본 뒤 기계공업의 요람이 될 창원공단의 조성을 결심한다. 공장부지 조성과 함께 ‘산업화’를 대내외적으로 상징할 수 있는 도로도 뚫었다. 차도 폭 50m, 좌우 녹지 폭 30m의 왕복 8차로를 개설키로 한 뒤 우선 75년말 4차로를 완공했고 76년 8차로 모두를 뚫었다. 당시로서는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도로가 들판과 산을 가로질러 난 것이다. 창원대로는 공단과 배후도시의 완충역할을 하면서 창원공단 생산품을 원활히 수송하고 국가 비상사태시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활주로 기능도 한다. 교통사고가 잦지만 중앙분리대를 설치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지를 내놓은 원주민들은 보상가에 불만이 많았으나 감히 대들기 어려웠던 시대상황이었기에 공사에 어려움은 없었다고 창원시 관계자는 전했다. 몇년전부터는 교통량이 급증, 한산하던 도로에도 체증이 생겼고 최근에는 교통난 해소를 위해 3개의 지하차도를 건설했다. 80년대들어 창원시가 왕벚나무 8천여그루를 도로 양편에 심었으나 우리나라 첫 계획도시에다 기계공업의 요람인 창원에 어울리지 않는 수목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창원〓강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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