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예식]지하철…축구장…결혼식 못할곳이 있나요?

  • 입력 1998년 1월 13일 20시 04분


요즘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예비 신랑신부들은 결혼식 치르기가 만만치 않다. 이럴 때 멋진 결혼식을 무료로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PC통신 유니텔이 “IMF시대에 맞는 기발한 결혼식 아이디어를 내면 1등에게 원하는대로 멋진 무료 결혼식을 열어준다”고 공모하자 2백여쌍이 온라인으로 몰려들었다.유니텔은 이들 중에서 기발하면서도 실현 가능한 아이디어를 낸 3쌍을 우선 선발했다. 도시철도공사의 예비기관사 정재우씨(28)는 움직이는 지하철 안에서의 결혼식을 기획했다. 러시아워를 피해 지하철 1량에서 예식을 진행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신랑 신부는 옆 칸에서 열차통로를 통해 입장하며 하객들은 양 옆의 좌석에 앉아 축하해준다. 마이크와 앰프만 간단하게 설치해 열차운행에는 지장을 주지 않고 피로연은 지하철기지 구내식당에서 열 계획. 정씨는 예비신부 이정옥씨(28·회사원)와 영화처럼 만났다. 그는 “영화 ‘접속’이 나온 이후 너도 나도 ‘우리가 접속’이라고 우기지만 우리 커플이야말로 ‘접속의 근원설화’”라고 자랑했다. 지난해 4월7일 새벽 3시경 서로 다른 회사에서 밤을 새며 야근을 하다 PC통신에 접속, 아침이 올때까지 채팅을 한 인연으로 사귀어 결혼을 약속하게 됐다고 한다. 또 다른 커플인 이병도(27·회사원) 김도경씨(24·여)는 서울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에서 올리는 결혼식 아이디어를 내놨다. 나머지 커플인 이수환(29·회사원) 박효정씨(26·여·회사원)는 고궁에서 전통 혼례를 올려 한순간이나마 임금님과 중전마마가 되어보는 소망을 갖고 있다. 유니텔측은 이들 중 최종 선발된 한 쌍에게 결혼식 비용과 야외촬영 혼수가전제품 등을 제공하고 나머지 두 쌍에게는 야외촬영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밖에 이번 응모행사에는 축구경기장에서 신랑하객과 신부하객이 축구경기를 벌이는 ‘축구결혼식’, 용인 에버랜드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동물의 왕국 결혼식’ 등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관심을 끌었다. 〈김홍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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