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자율화 내용]멀어지는 「내집마련 꿈」

  • 입력 1998년 1월 12일 19시 48분


서울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분양가가 자율화되면 큰 변화가 나타나게 된다. 새로 분양될 아파트의 분양가는 최소한 기존지역 아파트의 매매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오르고 같은 단지내라도 지역별 위치별로 차이가 생기게 된다. 또 청약예금이나 청약부금 가입자들이 그동안 아파트를 우선 분양받아 누려왔던 시세차익은 거의 없어진다. 따라서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중대형아파트처럼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곳에선 청약경쟁률이 더 높아져 서민들의 내집마련 꿈은 더욱 멀어질 전망이다. ▼분양가 얼마나 오를까〓서울과 수도권에서 신규로 공급됐던 아파트와 기존아파트 매매가의 차액만큼은 오르게 된다는 게 업계의 예상. 건설교통부 통계를 보면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의 경우 현재 시세가 채권액을 포함한 분양가보다 평균 5∼15% 높은 수준이다. 7일 청약접수한 서울시 10차 동시분양의 경우 분양가와 인근아파트 시세의 차이는 0∼11%였다. 따라서 자율화 이후 분양가는 현재보다 10% 안팎으로 오를 전망. 서울 및 수도권 인기 지역의 경우 분양가와 시세의 차이가 크므로 20∼40% 이상 오를 가능성도 높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또 지역별 위치별로 인기도에 따라 분양가 차이가 커지고 같은 단지내 아파트라도 향(向)과 층에 따라 분양가가 다르게 결정된다. 건설업체들은 이와 관련, 아파트 최고층과 1층은 중간 로열층보다 5% 정도, 북향이거나 단지 주출입로에서 먼 아파트 등은 다른 지역보다 5% 정도 싸게 분양가를 책정할 계획. ▼기존 아파트값도 오를까〓전문가들은 요즘이 부동산비수기인 데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한파로 주택수요가 거의 없는 상태여서 당분간 기존 주택값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경기가 안정되면 신규분양 아파트를 포기하고 기존 주택을 사려는 수요가 늘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 특히 아파트의 입지 조건이 저평가됐던 서울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값은 큰 폭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청약통장 가입자 어떻게 되나〓서울 및 수도권의 청약통장 가입자중 분양가 자율화의 영향을 받게 된 청약예금 및 청약부금 가입자와 가입금액은 작년 11월말 현재 모두 1백50만여명에 4조8천8백40억원. 건교부는 “분양가가 자율화된다 하더라도 청약통장 가입자에 대한 우선 공급 원칙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분양가 자율화 이후에 청약통장은 민영아파트를 우선 분양받도록 도와줄 뿐 시세차익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이처럼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는 경우 금리를 손해봐가며 청약통장에 돈을 넣었던 예금자들이 예금을 인출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시세차익을 노리려면 공공택지에 공급되는 중대형아파트를 노려 청약을 하면 되지만 이쪽의 청약경쟁률이 그만큼 치열해질 전망. ▼업계 움직임〓건설업계는 분양가가 자율화되면 본격적인 품질경쟁 시대가 개막될 것으로 보고 이에 따라 고급화 차별화에 주력할 계획. 일부 회사는 이미 주택사업팀 등을 중심으로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값을 올리려면 소비자 마음에 들도록 해야하므로 앞으로 상품개발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성·이철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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