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이윤택/희곡 심사평

  • 입력 1998년 1월 12일 08시 29분


예년에 비해 다양한 작품 성향들이 펼쳐졌다. 1차 심사를 거친 7편의 작품들은 모두 달랐고, 나름대로 독창적 세계를 드러내고 있었다. ‘이제 우리의 희곡문법도 바뀌기 시작하는구나!’ 하는 흥분과 기대. 평자를 긴장시키고 한편의 선택을 고민하게 했음을 미리 밝힌다. ‘희망’ ‘당동만 귀신이야기’ ‘죽음’ ‘낚시론’ ‘빠알갛고 동그란 모자’ 모두 공연 가능한 가작들이다. 결국 분단 문제를 블랙 유머로 뒤집어 버린 ‘공후인’과 산업화 문제를 치밀한 계산으로 알레고리화한 ‘알레르기 알레고리’ 두편이 최종 대상으로 남았다. 두편 다 우리 극문학의 상투적 엄숙주의와 개인사적 요설성을 극복했다는 점, 인간과 세계에 대한 객관적 통찰의 구조로 형상화해냈다는 점, 구체성있는 문체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알레르기 알레고리’를 당선작으로 미는 것은 좀더 안정된 역량을 선택하는 평자의 생리로 이해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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