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시대, 음반계도 가격 「체질개선」에 나섰다. 염가음반의 비율을 높여 주머니가 얄팍해진 음악팬들의 발길을 붙잡는 동시에 가격인상 시대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RCA 등 유명레이블을 보유하고 있는 BMG사는 「듀오 시리즈」로 「2for1」(한장값에 두장 제공) 시장에 뛰어들었다. 첫 발매분 3종은 각각 지휘자 귄터 반트, 첼리스트 오프라 하노이, 레코더 연주가 미칼라 페트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기존의 1장짜리 연주가중심 음반과 달리 2시간이 넘는 수록시간을 활용, 대곡 레퍼토리를 충실히 담을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국내 편집, 제작인데도 표지디자인에 들인 정성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폴리그램사의 필립스는 「버짓박스 시리즈」를 선보였다. 4∼13장씩의 기획물을 염가로 제공하는 전집이다. 성 마틴 인더 필즈 아카데미가 연주하는 바흐의 관현악곡 전집(9장), 잉그리드 헤블러가 연주하는 슈베르트 피아노곡집(7장) 등이 눈길을 잡아끈다.
음반계는 수입음반을 중심으로 곧 가격인상이 닥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인상시기와 폭에 대해서는 예측을 자제하는 분위기. 한 음반사 관계자는 「환율인상폭에 맞먹는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85년 국내에 CD가 소개된 이후 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같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며 원가상승에 따른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유윤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