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벼랑끝에 내몰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국가위기상황이 계속되자 각종 송년모임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재경동래중고 총동창회는 내년의 모교 개교 1백주년을 앞두고 10일 L호텔에서 대대적으로 열려고 했던 동창회 겸 송년음악회를 취소키로 결정, 이미 초청장을 보냈던 동문에게 취소안내문을 긴급 발송했다.
박석(朴碩)동창회장은 안내문에서 「99주년의 뜻깊은 행사인데다 행사준비에 기울인 정성이 아까워 규모를 축소해서라도 꼭 열려고 했으나 많은 동문이 국가경제가 부도난 올해만은 조용히 지내자고 제의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국제협력단도 이달 초 H호텔에서 열기로 했던 「주한 외국대사단 초청리셉션」을 취소했다.
강원 강릉지역의 강릉고 명륜고 강릉상고 동창회도 연말에 각각 열기로 했던 송년의 밤 및 기별동창회를 지난주 일제히 취소했다.
H호텔 한 관계자는 『망년회용으로 오래전에 연회장을 예약해놨던 기업체들이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간 합의문 발표 이후 갑자기 행사를 취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규모축소까지 감안하면 연말행사를 예정대로 치르는 곳은 거의 없을 정도』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L호텔의 경우 해마다 연말이면 100%를 웃돌던 연회장 예약률이 올해는 70%에도 못미친 반면 5% 미만이던 취소율은 5,6배로 껑충 뛰었다.
〈윤종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