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경제살리기」 나섰다…불교는 성지순례 자제

  • 입력 1997년 11월 29일 20시 12분


국가경제의 총체적 위기를 맞아 종교계도 경제살리기에 나섰다. 26개 불교 종단들의 모임체인 한국불교종단협의회(회장 송월주 조계종 총무원장)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은 국가경제 위기극복을 위한 불교인 실천지침을 마련해 산하 종단과 2천여 사찰에 전달했다. 실천지침은 △불전에 외국산 농산물과 다과류를 올려놓지 말것 △국가위기 극복을 위한 기도를 매일 한 번씩 할 것 △해외성지순례 및 여행을 자제할 것 △출퇴근시와 주말에 대중교통수단을 주로 이용할 것 등 8개 항목으로 이뤄졌다. 지침은 또 『최악의 경제위기에 대한 책임은 정치권의 리더십 부재, 정부의 정책실기, 기업의 방만한 경영 등에 있지만 가장 큰 책임은 국민 모두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개신교 15개 주요 교단장들은 12월1일 오전9시 서울 한국교회 1백주년 기념관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현시국에 대한 한국교회의 입장과 경제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1천2백만 기독교신자의 실천 지침을 발표한다. 이 자리에서는 △해외선교활동을 제외한 불요불급한 해외여행, 특히 해외성지순례를 자제한다 △호텔모임을 지양하고 검소하고 경건하게 연말연시를 맞는다 △국산품 애용운동을 벌인다 등 6개항의 실천지침이 발표된다. 15개교단장들은 이에 앞서 27일 모임을 갖고 「일제시대때 국채보상운동과 물산장려운동에 앞장섰던 개신교의 전통을 살려 국가 부도의 경제적 위기와 정치적 공황을 타개하기 위해 한국 교회 전체가 구국을 위한 결단과 실천운동에 나설 것」을 결의했다. 김소영 조용기목사 등 한국교회지도자들은 29일 서울 63빌딩에서 간담회를 갖고 정부는 금융실명제실패를 자인하고 이를 즉시 철폐하라고 촉구하고 국민에게는 불요불급한 해외여행 자제 등을 호소했다.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협의회도 최근 대전 엠마우스 피정의집에서 열린 전국 평협 상임위원회의에서 「경제를 살리기 위한 우리들의 다짐」이란 성명서를 채택하고 7개 실천사항을 발표했다. 평협은 『우리경제의 극심한 위기상황은 국민 모두의 잘못된 삶에서 비롯됐다』며 『분수에 맞는 검소한 생활만이 경제를 되살리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평협은 △외제물품 쓰지 않고 우리 기업 우리가 키워나가기 △우리 농산물, 우리가 먹기 △물자를 아껴쓰고 저축에 힘쓰기 등 7개항의 지침을 2천3백여 성당과 공소에 통보했다. 〈김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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