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새책]「까치호랑이」시리즈/구수한 민담

  • 입력 1997년 11월 29일 09시 00분


옛이야기는 어린이의 가장 가까운 친구. 「옛날 옛날에 한옛날에, 호랑이가 담배 먹고 까막까치 말을 할 때…」. 고사리손에 맛난 군것질감이 쥐어졌을 때처럼 헤, 입이 벌어지면서 꼴깍,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보림이 펴내는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시리즈. 누룽지 숭늉 맛처럼 구수한 「입말」에 우리 겨레의 삶과 꿈을 맛깔스럽게 풀었다. 우리 민담을 토속적인 그림에 담은 「까치호랑이」는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5개 국어로도 선보이고 있다. 어린이책의 번역출간은 우리것을 접하기 어려운 해외교포 자녀들에게 아주 귀한 선물이 될 것이라는 출판사측의 설명.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 꼬부랑 할머니에게서 팥죽을 얻어먹은 알밤 송곳 개똥 절구 등이 서로 힘을 모아 심술궂은 호랑이를 물리친다는 익살스런 이야기. 송곳 알밤 등이 움직이면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린이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견우 직녀」. 별자리에 얽힌 애틋한 로맨스. 서정적이면서 애잔한 분위기가 배어난다. 일년에 단 하루, 칠월칠석날 은하수 강가에서 다리가 되어주는 까치와 까마귀의 도움으로 만나는 견우 직녀의 간절한 사랑이 그려진다. 「반쪽이」. 눈도 귀도 팔도 다리도 하나씩밖에 없는 반쪽이. 반쪽이는 겉모습 때문에 형제들 사이에서도 따돌림을 당하지만 언제나 꿋꿋하고 구김살이 없다. 세번의 위기, 장기 세판, 삼일 밤과 같은 스토리의 반복적 구성이 흥미를 더해준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 한국적 정서와 잘 어울리는 신화적(神話的) 스토리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어머니로 가장한 나쁜 호랑이를 물리치고 하늘에 올라간 오누이가 해와 달이 됐다는 이야기.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와 같은, 오누이와 호랑이가 서로를 속이려고 둘러대는 입말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재주 많은 다섯 친구」. 맨손으로 바위를 집어던지는 단지손이, 오줌으로 바다를 만드는 오줌손이 등 희한한 재주를 지닌 장사 다섯명의 모험담. 음양오행설을 타고 태어난 단지손이(土), 오줌손이(水), 콧김손이(火), 배손이(木), 무쇠손이(金)의 활약상이 볼 만하다. 「도깨비 방망이」. 욕심쟁이 농부와 착한 농부의 대비를 통해 웃음과 해학 속에 권선징악의 교훈담을 담았다. 〈이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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