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있는 의상실 옷이 있는 카페…「복합매장」의상실

  • 입력 1997년 9월 30일 08시 51분


「스파게티나 고급 와인을 앞에 놓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큰 맘 먹고 옷 한벌 맞추고…」. 「나들이 옷을 고르다가 마음에 드는 게 없을 때면 뜨거운 커피 한 잔을 식혀 가며 잠깐의 휴식만 취하고 나와도 눈치 볼 게 없어 좋고…」. 대부분의 패션 전문점이나 의상실은 옷을 사고 팔고, 또는 맞추는 단순한 매장이다. 그러나 일부 업소는 복합매장으로 변신, 고객들이 편히 쉬면서 차를 마시거나 음식을 먹고, 또 누군가를 기다리는 만남의 공간을 제공한다. 패션가의 이색업소로 눈길을 끌고 있는 것. 대표적인 곳이 서울 이화여대 입구의 BF 클럽. 8년전 맞춤옷 전문 의상실로 출발, 7월 복합매장으로 탈바꿈한 BF 클럽의 간판메뉴는 옷과 꽃, 커피와 빵 그리고 와인과 스파게티. 30평 남짓의 매장에는 목조 테이블과 함께 여러 색상의 맞춤옷이 입혀진 마네킹, 꽃바구니 샘플 등이 놓여 있다. 유명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고급 의상실에서 고객에 대한 서비스의 일종으로 차나 음료를 무료로 대접하는 것과는 기본적으로 다른, 카페식 의상실 겸 화원인 셈. 『신세대 가운데도 옷을 맞춰 입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아요. 이들에게 편한 기분으로 자신의 체형에 맞는 옷 모양새를 함께 연구하고 의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었어요. 친구와 수다를 떨다가, 커피를 마시다가도 마음에 드는 디자인과 색상이 눈에 띄면 옷을 맞출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BF 클럽의 디자이너 겸 사장인 윤미화씨는 『들어서면 반드시 옷을 맞춰야 한다는 부담 없이 자기집 안방같은 쉼터의 역할을 해낼 겁니다』고 말했다. 또 캐주얼 의류전문점인 뱅뱅 어패럴은 서울 양재동 매장 한쪽에 커피숍을 마련, 쇼핑과 휴식을 함께 취할 수 있는 복합매장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매장건물의 한 층을 별도의 공간으로 떼어내 술집 등으로 할애하는 형태의 복합매장도 있다. 여성 패션전문점 유투존(서울 명동)은 지난 2일 매장 4층 식당가의 한쪽 구석에 5,6명이 앉을 수 있는 스탠드와 간이 테이블을 갖춘 맥주바를 열었다. 패션 전문점에 술집이 들어서기는 이곳이 처음으로 신세대들이 맥주를 부담없이 마시는 데 착안했다는 게 업소측의 설명. 또 진의류 전문매장 인디고뱅크(서울 명동)는 매장 4층을 커피숍으로, 의류와 잡화를 파는 V익스체인지(서울 명동)는 5층을 레스토랑으로 꾸며놓고 있다. 〈홍순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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