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릉수목원 입장통제 4개월…사라졌던 동물이 돌아온다

  • 입력 1997년 9월 27일 20시 20분


광릉수목원 입장통제를 둘러싸고 △산림청 △환경단체 △수목원주변 상인의 3자간 대립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26일 오후. 발디딜 틈 없이 사람이 몰리던 경기 포천군 소흘읍 광릉수목원에는 몇몇 자연학습팀을 빼고는 별로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청와대 환경부 산림청 등이 광릉숲을 살리기 위해 올해 6월초부터 수목원 입장을 통제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하루 3천여대의 차량이 드나들면서 소음과 매연으로 뒤덮였다. 또 주변에는 카페 러브호텔 노래방 호화음식점 등이 유원지를 방불케 했다. 정부는 △일반인들을 위한 자연교육장 △학자들의 연구 보고(寶庫) △식물자원의 자생지인 이 수목원이 유원지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목원 입장통제라는 강한 처방을 내렸다. 이 결과 평일 1만여명, 공휴일 2만여명에 이르던 입장객이 평일의 경우 7백∼8백명으로 크게 줄었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아예 문을 열지 않는다. 평일의 경우도 자연학습이나 연구 관찰 등의 목적을 가진 관람객에 대해서만 10일전에 예약을 받아 출입을 허용한다(0357―31―3895). 수목원 입장통제에 대한 의견은 저마다 다르다. 산림청 이원열(李元烈)수목원과장은 『소음과 매연 때문에 사라졌던 새와 짐승들이 돌아오는 등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수목원 우회도로를 개설하고 수목원내 야생동물원을 강원도로 이전하면 6백년 넘게 보존돼온 광릉숲의 생태계가 온전히 보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들은 『광릉숲보존 특별법 제정과 완충제한구역 설정 등의 시행이 보류된 상태에서의 숲되살리기는 별로 효과가 없다』며 보강조치를 주장한다. 그러나 행락객들을 상대로 영업을 해온 포천군 소흘읍 고모리 직동리와 남양주시 진접읍 능내리 부평리 상인들은 수목원 주변 도로에 「상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수목원입장 통제와 314번 지방도로 폐쇄계획을 즉각 철회하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반발하고 있다. 〈광릉〓권이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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