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선물]『마음마저 「불황」일 수는 없죠』

  • 입력 1997년 9월 6일 08시 14분


「추석에는 10만원 이하짜리를 부모님께 선물하겠다」. LG백화점이 추석을 앞두고 주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설문조사에서 이 응답은 71.4%였다. 지난해에는 59%였다. 불경기 속에서 알뜰하게 선물을 마련해야 하는 주부들의 어려움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같은 분위기는 업계에도 반영되고 있다. 예년과는 달리 백화점들은 1만∼5만원대의 중저가 선물세트를 대거 선보이고 있다. 할인점이나 슈퍼마켓 시장에도 싼 선물상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싼 선물」이라고 불평할 상황이 아니다. 선물에 「거액」 대신 「마음」을 담을 때다. ▼품목 선정에 신경을 쓰라〓전통적 추석선물인 굴비 정육 등 식품선물세트는 들인 돈에 비해 정성이 덜 느껴지기 쉽고 보관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50대 중반이 넘은 사람에게는 미용용품이나 패션용품이 적당할 듯. 30, 40대의 동서나 친척에겐 아이들용으로 팬시문구나 예쁜 유아용품을 선물하면 적은 비용으로 센스까지 담을 수 있다. 패션용품의 경우 선물받을 사람의 나이보다 한 단계 낮춰 젊은 느낌을 살린다. 실용성이 높은 현금이나 상품권을 정성들여 쓴 편지와 함께 전하는 것도 방법이다. ▼세트상품을 과신하지 말라〓백화점에서 오는 카탈로그만 보고 신청했다가는 후회하기 쉽다. 세트상품은 내용물을 따로따로 사 「조립」할 때보다 20% 정도 비싸다. 포장비와 탁송료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정성도 덜 느껴진다. 세트상품보다는 생활에 꼭 필요한 단품을 사거나 단품을 하나하나 고른 다음 손수 세트로 꾸며 선물하면 좋다. ▼할인점과 시장도 이용하라〓할인점의 선물세트에는 탁송료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백화점보다 10% 이상 싸다. 재래시장도 이용해 볼 만하다. 과일과 건강식품은 경동시장 구리도매시장 가락동도매시장이 싸다. 경동시장에서는 4일 현재 송이버섯 상등급 1㎏을 21만∼22만원에 파는데 백화점 가격 35만∼41만원의 반 정도였다. 건어물과 견과류는 중부시장에서 싸게 살 수 있다. ▼추석선물도 전략상품이 있다〓백화점이나 할인점에선 손님을 끌기 위해 다른 곳보다 싸거나 다른 매장에는 없는 「전략 추석선물」을 팔고 있다. 부도유예협약 대상 업체인 미도파 아크리스백화점 등에선 추석 대목에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특히 전략상품을 많이 내놓았다. 〈이성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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