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마련/아파트「개성시대」]전원·건강APT 부상

  • 입력 1997년 9월 3일 18시 37분


똑같은 아파트는 싫다. 아파트 하면 잠을 자는 도시 속의 성냥곽 같은 공간이라는 개념이 강했다. 그러나 요즘은 건강을 지켜주고 심지어 시골에서 생활하는 것 같은 기분을 맛볼 수 있는 아파트들이 많이 나와 있다. 말뚝만 박아도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사람들이 밤을 새우며 줄을 서는 것은 이젠 옛날 얘기. 획일화된 집들에는 소비자들이 눈길을 주지 않는다.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생긴 풍속도다. 객관적인 여건도 한몫했다. 주택보급률은 90%를 넘어 곧 100%를 넘어서게 된다. 아파트 분양가도 서울과 일부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자율화된 상태다. 수도권에서도 철골조아파트나 다 지은 뒤 분양하는 아파트는 업체들이 직접 분양가를 정하고 있다. ▼전원아파트〓도시민에게 시골생활은 곧 편안한 안식처이자 삶의 활력을 되살리는 곳. 그래서 2, 3년전부터 불기 시작한 전원주택 바람은 좀처럼 가라앉을 줄 모르고 급기야 아파트에까지 불어닥쳤다. 대우건설이 오는 10월초 수원역앞 대한방직 자리에서 분양할 대우아파트가 대표적인 사례. 도심지에 있으면서도 전원의 느낌을 주도록 아파트 층수를 12층으로 제한했다. 주요 도로에는 유실수단지를 조성하고 단지내에는 야트막한 구릉지까지 조성한다. 단지내 길 이름도 토속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큰길 어귓길 샛길 등으로 짓는다. 주택공사가 올해말 기흥 영덕에서 분양할 아파트도 대표적인 전원아파트. 3만5천여평의 구릉지를 깎지 않고 자연 그대로 이용했고 층고도 3, 4층 높이로 제한했다. 용적률도 일반 아파트보다 훨씬 줄여 쾌적성을 높였다. ▼건강아파트〓요즘 현대인의 최대 관심사는 건강. 이같은 관심이 아파트에 반영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지난 95년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황토아파트는 그 대표격. 요즘 웬만한 업체는 온돌마루판이나 황토바닥재 등을 사용한 아파트를 선보이고 있을 정도다. 아파트동 옥상을 이용해 골프장을 설치하고 단지내에 수영장 테니스장 같은 운동시설을 만들어 놓기도 한다. 한걸음 더 나가 첨단기술을 활용한 건강아파트도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10월 경기 광주 탄벌리에 분양할 현대아파트에 안마기능이 첨가된 샤워기를 설치한다. 쌍용건설은 10월 부산 만덕에서 분양할 아파트 1천2백여가구에 각각 개별정수기와 잔반처리기 식기세척기 등을 설치할 계획. ▼개성 강조〓나만의 집, 나만의 개성을 갖고 싶다. 이런 현대인의 수요에 맞춰 업체들은 한 단지에도 3, 4개의 인테리어 타입을 적용하는가 하면 고급빌라같은 아파트를 짓기도 한다. 금호건설이 이달중 인천 용현동에 분양할 금호아파트는 소비자가 인테리어를 선택하는 이른바 「맞춤 아파트」다. 세련미를 강조한 맨해튼식, 귀족적인 느낌이 나는 르네상스식 등 네가지 인테리어를 입주자가 고르면 같은 동의 옆집이라도 집 내부가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게 된다. LG건설이 이달말 부산 용호동에서 분양할 아파트는 「오션빌」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수영만과 붙어 있어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입지특성을 살려 고급빌라처럼 짓겠다는 의미다. 〈황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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