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 30대 기수들 『돌풍』…실험정신으로 세대교체

  • 입력 1997년 8월 22일 09시 17분


조광화 윤우영 김광보 박광정 이수인…. 누구든지 알만한 스타는 아니지만 연극동네를 부지런히 들락거리는 사람은 다 안다. 올상반기 주목받는 작품을 연출, 연극계에 새바람을 일으킨 30대 기수들. 이들은 오태석 이윤택 김광림씨 등 40, 50대 연출가가 주름잡아온 우리 연극계에 신선한 주제와 아이디어, 톡톡 튀는 감각, 치열한 실험정신으로 세대교체를 일구고 있다. 극작가로 이름났던 조광화씨(32)는 첫 연출작 「남자충동」으로 한국연극지가 선정한 올상반기 작품 연출 극작부문 1위에 올랐다. 이작품은 남녀연기(안석환 이유정)와 무대미술(손호성)부문에서도 1등으로 꼽혔다. 「남자는 남자다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여성은 물론 남성 자신의 삶까지 억압한다는, 남성으로서는 지극히 이색적인(?) 주제를 연극적 사회심리학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 한국연극지가 뽑은 「상반기 5인의 연출가」에는 조씨와 윤우영 김광보씨 등 3명의 30대가 올라 있다. 윤우영씨(36)는 평론가협회 선정 최우수연극,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이승훈)의 영예를 안겨준 「마로윗츠 햄릿」의 연출가. 김광보씨(33)는 에너지와 광기가 들끓는 「종로고양이」에 이어 상큼한 뮤지컬 「러브 앤 러브」를 선보여 연출력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박광정씨(35)는 청소년이 정당을 만들어 기성정치인을 공격한다는 내용의 록뮤지컬 「모스키토」를 연출, 연일 학전소극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서울 대학로의 소극장 오늘을 운영하고 있는 이수인씨(35)는 「30대에 의한, 30대를 위한, 30대의 연극」을 내걸고 극작 연출에까지 다양한 활동을 펴는 인물. 연극평론가 김미도씨(서울산업대교수)는 이들의 연극세계를 이렇게 평한다. 『10여년전 「30대 연극론」을 들고 나왔던 채승훈 김철리 심재찬, 그리고 90년대 초반의 「또다른 30대군」으로 등장했던 최용훈 김혁수씨 등이 정치적 억압에 짓눌린 음울하고 비관적인 세상을 그린데 비해 이들은 발랄하고 풍요로운 90년대말의 시대감각,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화두를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연출과 극작 또는 연기력을 겸하며 탄탄한 자기논리를 갖추고 있어 과거 30대 기수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리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순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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