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네살난 아이의 손을 잡고 전시장에 들어선다.아이는 피카소의 작품들을 보고 감동한다. 그리고 위대한 화가가 되리라고 결심한다. 세월이 흘러 부모는 이혼하고 아이는 가출한다. 그는 친구의 집, 거리의 담벼락 등 여기저기에 낙서화를 그린다.
27세의 나이로 요절한 미국 천재낙서화가 장 미셀 바스키아(1960∼1988). 그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의 일부다.
바스키아의 작품전을 열고 있는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가 전시기간(17일까지) 중 주말마다 이 영화시사회를 열어 호평을 받고 있다. 미술과 영화의 만남이다.
상영시간은 토 일요일 11시부터 2시간동안. 이시간 전시장에 입장한 사람은 누구나 지하전시장에서 영화를 볼 수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 상영된 적이 없는 명화.
갤러리현대는 바스키아전에 맞춰 여러가지 색다른 기획을 했다. 매일 30분간격으로 바스키아와 그의 작품에 대한 슬라이드쇼를 벌이고 있다. 매일 오후 3시에는 갤러리투어를 마련, 큐레이터 김태희씨가 지하층에서 3층까지 관람객들을 안내하며 작품을 설명한다. 금요일 오후8시 야외주차장에서는 콘서트가 펼쳐진다. 이같은 푸짐한 기획탓인지 갤러리현대에는 무더위속에서도 연일 관람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특히 방학을 맞아 어린이들이 어머니와 함께 오는 경우가 많다.
갤러리현대측은 『바스키아의 그림이 낙서화여서인지 어린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길거리낙서광에서 일약 스타로 변모한 바스키아는 비극적인 삶, 흑인영웅 만화 인종차별 죽음 등을 주제로 한 낙서화를 많이 그렸다. 작품들은 한결같이 피카소를 연상시킬 만큼 원시적이고 즉흥적이다. 02―734―6111
〈송영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