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참사」희생자 위령탑 세운다…양재 시민의숲 남쪽에

  • 입력 1997년 7월 22일 20시 01분


부지선정 문제로 논란을 빚었던 삼풍백화점 희생자 위령탑이 서울 서초구 양재 시민의 숲 남측 KAL기 희생자 위령탑 옆에 세워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22일 『당초 지난 6월말까지 양재 시민의 숲 북측 원형광장부지에 건립키로 했던 계획을 수정, 예식장 공연장 등 기존시설을 보존하기 위해 남쪽 1백평에 위령탑을 건립하기로 서초구와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조각과 김봉구교수가 제작할 이 위령탑은 12m높이의 대리석을 재료로 소녀가 기도를 올리는 모습을 형상화한다. 삼풍유족회와 삼풍건설㈜은 서울시의 입회 아래 지난해 3월 시민의 숲에 삼풍사고 2주년이 되는 6월29일 이전까지 위령탑을 건설키로 최종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서초구의회는 의원간담회와 상임위를 잇달아 개최한 데 이어 본회의까지 열어 반대입장을 공식표명했고 서초구 역시 주민들의 반대를 이유로 그동안 위령탑 부지에 대한 사용승인을 내주지 않았다. 서울시 朴官燮(박관섭)민방위재난관리국장은 『서초구 관계자들도 양재동 시민의 숲에 위령탑을 건설해 삼풍참사 희생자의 넋을 기린다는 원칙에 합의한만큼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풍사고 유가족협의회는 『서초구의 반대 속에 마지못해 땅을 내주는 식의 결정에는 반대한다』며 『차라리 제삼의 장소에 5백2명 희생자들의 공간만을 내달라』고 주장하고 있어 다소 유동적이다. 서울시는 서초구의회의 논의를 거쳐 부지가 최종 확정되면 98년 4월까지 위령탑 건립을 끝낼 방침이다. 한편 사고현장인 삼풍백화점부지는 지난해 11월 미원건설에 매각돼 사유지(私有地)가 되는 바람에 사고 현장에 위령탑을 세우기는 어렵게 됐다. 〈하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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