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폭력 위험수위…조직결성 집단폭행 『예사로』

  • 입력 1997년 6월 29일 20시 21분


여학생 폭력이 여고생에서 여중생으로 내려가고 있으며 폭력의 수위도 조직 폭력배 수준에 이르러 딸가진 부모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근 여학생 폭력이 급증하면서 학교주변 폭력은 이제 더이상 남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찰에 따르면 몇년전까지만 해도 극히 드물었던 여학생 폭력이 최근에는 전체 학교주변 폭력의 30%를 넘어서고 있다. 여학생 폭력이 남학생 폭력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피해자인 여학생들의 경우 남학생들보다 폭력 후유증이 더 크고 오래간다는 점. 지난달 29일과 지난 18일 대구 H여중 권모양(14)과 서울 S여중 조모양(16)이 급우들의 폭행에 시달리다 자신들이 사는 아파트에서 잇따라 투신자살한 것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특히 여학생 폭력의 경우 과거와는 달리 남학생들처럼 폭력조직을 결성하는 것은 물론 폭력을 휘두르는 방법도 남학생들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점차 잔혹해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여고생들뿐만 아니라 여중생들에게까지 급속도로 번져나가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18일 서울 용산경찰서 직원들은 검거된 여학생 폭력조직 「수진이파」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성인 폭력조직을 능가하는 이들의 대담성과 흉포성에 혀를 내둘렀다. 경찰에 검거된 이모양(17) 등 10대 소녀 4명은 장모양(16·서울 S여중 3년)등이 자신들의 폭행을 피해 이모양(16)의 집에 숨어있는 것을 알아내고 이양의 부모가 집을 비운 지난 10일 오전 5시경 이양의 집으로 몰려가 장양 등을 4시간여동안 감금한채 집단 폭행했다. 지난 19일 서울 구로경찰서에 검거된 서울 D여중내 폭력조직 「십이지장파」도 지난 15일 오후 7시반경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D햄버거 가게 앞에서 장모양(14·서울 Y여중 3년) 등 3명을 인근 공원과 건물 주차장으로 끌고 다니며 2시간여동안 집단폭행했다. 여학생 폭력이 이처럼 급속도로 늘어나고 흉포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경찰관계자들은 『여학생들의 경우 피해를 보아도 쉽게 신고하지 못하는데다 과거와는 달리 가출한 여학생들이 남학생들과 어울림으로써 남학생들의 폭력수법을 배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현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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