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부동산매물 안팔린다…「부도방지 기업」 자금난

  • 입력 1997년 6월 27일 19시 41분


자금난에 빠진 대기업들이 자구노력을 위해 보유부동산을 매물로 내놓았으나 부동산경기 침체 탓에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진로 대농 뉴코아그룹 쌍용자동차 기아그룹 등이 자구노력을 하기 위해 부동산을 매각하겠다고 밝혔으나 일부 노른자위 땅이나 소규모 부동산을 제외하고는 잘 팔리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진로 대농 등 부도방지협약 적용을 받고 있는 기업들은 금융기관들이 회생여부를 최종결정할 때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진로그룹은 서울 서초동 시외버스터미널부지 등 세건을 팔았으나 가장 규모가 큰 양재동 화물터미널부지는 매각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농그룹도 신갈연수원부지 한 군데만 팔았고 쌍용자동차는 부평공단 공장부지를 여전히 떠안고 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매물로 나온 부동산 중에는 건설업체가 관심을 보일 만한 나대지는 없고 공장용지나 건물이 많아 구매자가 쉽게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기업투자가 침체된 상태여서 공장용지를 사려는 수요는 거의 없다는 것. 정작 부동산이 팔려도 기업의 자금사정은 별로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盧熙植(노희식)삼성생명 개발사업본부장은 『부동산 매각에 따른 세금이 40∼50%에 달할 뿐 아니라 이들 부동산이 대부분 금융기관에 담보로 잡혀있기 때문에 해당기업 몫으로 돌아오는 돈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윤희상·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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