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전세계에서 크고 작은 미술축제 1백여개가 열리는 지구촌 미술의 해. 이중에서도 6월에는 가장 오래된 역사와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15일∼11월9일), 최대규모의 미술품 견본시장인 스위스 바젤 아트페어(11∼18일), 5년마다 열리는 세계적 권위의 실험 미술축제인 독일 카셀 도큐멘타(21일∼9월28일)가 일제히 문을 연다.
국내중진작가들도 이들 미술제에 대거 참가, 세계미술계의 흐름을 짚어보고 전망을 모색한다.
개최 1백2년째로 57개국의 예술가들이 참가하는 베니스 비엔날레의 올해 주제는 시간의 흐름을 생각하는 「미래 현재 과거」. 국내에서는 서양화가 강익중, 조각가 이형우씨(홍익대교수)가 참가한다.
86년부터 작가를 파견해 온 한국은 93년 백남준씨가 독일대표로 참가해 황금사자상, 95년 전수천씨가 특별상을 수상하며 연속 입상한 뒤라 올해에도 수상자를 낼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강익중화백은 손바닥만한 작은 그림조각들을 벽면 가득히 모아 놓고 장대한 스펙터클을 연출하는 기법으로 유명하다. 휘트니 미술관 큐레이터 유젠 차이는 『현대 사회의 복합성을 포착하는 작품들』이라고 평한 바 있다. 강화백은 1천3백점의 작은 그림으로 구성된 「오페라 배우는 부처」, 6천 점으로 이뤄진 「비빔밥 만들기」 등을 출품한다.
이형우씨는 「완전한 있음」이라는 주제로 가시철망과 테라코타 및 목각작품들을 출품한다. 「거부」의 뜻을 표시하는 철조망조차도 진보와 조화를 위해 포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 2백50개 화랑이 참가하는 바젤 아트페어에는 국내작가 14명의 작품이 5개화랑을 통해 출품된다. 현대화랑에서는 서세옥 심문섭 신성희씨의 작품을 출품한다. 가인화랑에서는 김기린 천광엽 최선명 홍명섭, 국제갤러리에서는 조덕현 김춘수, 박여숙화랑에서는 정창섭, 가나화랑에서는 최종태 전수천 고영훈 오치균화백의 작품을 출품한다.
해방후 일제의 화풍에서 벗어나 함축적 의미의 독자적인 기법을 발전시켜 「해방이후 1세대대가」로 꼽히는 서세옥화백과 「한국의 닥종이」 시리즈로 유명한 정창섭, 「방황하는 혹성들 속의 토우―그 한국인의 정신」으로 95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상을 수상한 전화백 등 국내대가들의 한국적 작품들이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되고 있다.
〈이원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