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메모]한번쯤 바보아빠 바보엄마가 돼보자

  • 입력 1997년 5월 5일 10시 13분


《5월은 가정의 달. 가정의 행복은 크고 높은 데에 있지 않다. 작고 하찮게 생각되는 것들에서 은은하게 묻어난다. 작은 것이라도 한가지씩 「사랑의 메모」를 실천해보자.》

『남편이 짐정리를 하다가 내 초등학교때 성적표를 아이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때부터 아이들은 자기들 성적과 비교해서 나를 「바보 엄마」라고 불렀다.

난 땅에 떨어진 자존심때문에 얼마동안 가슴앓이를 했다. 그런데 그것이 내 아이들을 싱싱하고 자신있게 키우는데 그렇게 도움이 될줄이야. 적어도 우리 아이들은 「바보 엄마」 앞에서만은 잘나고 똑똑할 수 있으니까. 성적이 떨어졌을 때도 아이들은 『아빠한테 이번만 비밀로 해주세요』하면서 자기들의 고민거리나 친구관계까지 꼭 이 바보 엄마와 의논을 한다』

서울 방배동에 있는 아람유치원 박문희 원장의 고백이다. 그렇다. 아이들은 기(氣)를 먹고 큰다. 못한다고 야단만 치면 가슴에 상처만 쌓인다. 완벽하고 훌륭한 엄마 아빠보다 때론 실수도 하지만 그것을 솔직히 인정할 줄 아는 엄마 아빠를 원한다.

박원장은 유치원에서도 꼬마들에게 바보선생님이라고 불린다.

오늘은 어린이 날. 바보 아빠, 바보 엄마가 한번 되어보자.

〈김화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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