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신부감찾아 백두산모험 「부루가 간다」

  • 입력 1997년 2월 14일 20시 10분


[김차수 기자] 황장엽노동당비서가 망명하는 등 북한의 내부동요 징후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들에게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중요성을 일깨워 줄만한 동화집이 출간됐다. 시인겸 동화작가인 박윤규씨가 펴낸 「부루가 간다」(전2권·비룡소)는 호랑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분단상황의 고통과 통일 염원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지리산에 사는 겁쟁이 새끼호랑이 「부루」가 결혼을 하고 싸움요령을 배워 왕이 되기 위해 백두산호랑이를 찾아가는 과정이 줄거리를 이룬다. 특히 부루가 분단현실을 딛고 백두대간을 따라 백두산에 이르기까지 겪는 모험이 흥미를 더해준다. 『우리 호랑이들은 다른 곳도 아닌 호랑이 땅에서 멸종위기에 맞닥뜨리게 되었단다. 지리산 호랑이들은 백두산 호랑이들과 짝짓기를 하곤 했는데 호랑이 땅허리가 벼락가시골(휴전선)과 높은 쇠가시줄(철조망)로 길이 막혀 서로 오갈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지』 지리산의 산왕인 「고시리」는 사냥도 제대로 못하고 토끼에게조차 쫓겨다니는 아들 부루에게 분단의 아픔을 설명한 뒤 세상을 떠난다. 아버지가 죽은 뒤 부루는 결혼할 짝을 찾아 나선다. 늑대 여우 독수리 멧돼지 불곰 등 다른 동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사람들에게 붙잡힐 위기를 수없이 넘긴 부루는 휴전선에서 부상해 기력을 잃고 절망한다. 그러나 다른 짐승들이 분단으로 인해 고통을 겪는 것을 보고 마음을 다잡아 다시 길을 떠나 드디어 백두산에 오른다. 부루를 반갑게 맞이한 백두산 호랑이왕 「거불단」은 『이제야 백두산과 지리산이 하나로 이어졌구나』라고 포효한 뒤 딸 「솔라」와 부루를 결혼시킨다. 짝을 찾은 부루는 단숨에 지리산으로 돌아와 늑대 등을 물리치고 왕이 되어 지리산의 평화를 되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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