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학원 새바람/피아노]만화교재보며 音感 키운다

  • 입력 1997년 1월 20일 20시 13분


《어린이들에게 피아노 미술 글짓기 등을 새로운 교습법으로 가르치는 학원이 최근 부쩍 늘고 있다. 이 학원들은 창의성과 개성을 살리고 예술적 소양을 길러 준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이런 교습법이 성공을 거둘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예능학원에 부는 새 바람을 피아노 미술 글짓기―웅변학원별로 나누어 3회에 걸쳐 소개한다.》 「李成柱 기자」 「서울에서 가장 많은 건물이 교회요, 그 다음이 피아노교습소다」. 80년대초 음악계의 유행어였다. 음악평론가 이강숙씨는 당시 『이 많은 피아노교습소에서 바이엘과 체르니를 암기시키듯 가르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러한 비판은 지금까지 유효하다. 그러나 변화의 움직임은 보인다. 20일 오후 경기 일산 중산마을의 현대음악학원. 4∼6세 어린이 10명이 전래동요 「우리 집에 왜 왔니」에 따라 소고 탬버린 등을 치면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놀이를 통해 리듬을 배우는 과정이다. 이어 교사가 피아노건반 모양의 바닥을 깔았다. 교사가 피아노의 한 건반을 누르면 아이들은 해당 음을 찾아 바닥의 건반 위에 올라서는 놀이를 했다. 같은 시간 초등학생 8명은 음악실에서 「클래스피아노」교습을 받고 있었다. 아이들은 함께 피아노를 치기도 하고 남이 치는 피아노의 음을 듣기도 한다. 교재는 「바이엘」이 아닌 「알프레드」. 「바이엘 문화」는 사라질 것인가. 『그럴 수도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오고 있다. 학부모들은 새로운 교습법으로 피아노를 가르치는 곳에 몰리고 있다. 지난 92년 소개된 알프레드교습법은 어느 정도 성공한 듯 보인다. 미국에서 개발된 이 교습법은 나이와 소질별로 단계를 달리해서 이론 테크닉 청음 등을 함께 가르치도록 한다. 교재에 원색만화가 있고 고양이가 걷는 소리, 기차소리 등을 구별하는 청음훈련도 포함돼 있다. 알프레드상지원의 직영학원 35곳과 체인스쿨 3백여곳 등에서 가르친다. 교보문고 예술코너의 직원은 『지난해 중반부터 인기를 얻은 알프레드교재는 요즘 한달에 바이엘의 3분의2정도인 1백여권이 팔린다』고 말했다. 서울 삼성동 로얄음악평가원 한국분원은 캐나다의 RCM교재를 사용한다. 기초부터 10단계로 나누어 실기 청음 음악사 등을 함께 가르치고 1년에 한번씩 캐나다에서 온 전문가들에게 평가를 받게 해 단계를 조절한다. 유아음악반 유리스믹스반 올프음악반 등 어린이교실도 운영한다. 압구정동의 새음악학원은 미국의 페이스교습법을 도입했다. 처음엔 손바닥이나 두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치게 한다. 빗소리를 피아노로 표현하게도 한다. 이곳에서는 아이가 과제를 안해오거나 수업시간에 딴청을 피우면 탈락시킨다. 그래도 대구 천안 등지에서까지 피아노를 배우러 온다. 음악평론가 김정희씨는 『19세기 오스트리아의 피아니스트 체르니와 그 제자 바이엘이 만든 교습법은 손놀림을 발달시키는 것에 치중해 한계가 있다. 유럽에서도 한물 간 것이다. 국내에서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최근 유리스믹스 코다이 수즈키 등 새로운 음악교습방법이 전파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사의 수준향상과 시설의 개선없이 새 교습법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