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손잡고 함께 가는 「미술여행」

  • 입력 1996년 12월 24일 20시 36분


「홍찬식 기자」 겨울철을 맞아 대형 미술전시회가 잇따르고 있다. 원래 겨울은 미술전시회가 뜸한 계절이지만 몇년전부터 가족단위의 관람객을 대상으로 대형 전시회가 많이 마련되고 있다. 방학숙제로 전시회 관람을 요구하는 초중고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겨울휴가가 정착되면서 가족단위로 전시장을 찾는 미술인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예술의 전당과 국립현대미술관에는 방학시작과 함께 대형 전시회가 줄을 잇고 있다. ▼ 국내화가-거장 달리…다양한 작품 한눈에 ▼ 「예술의 전당」 「인터넷미술전」 「살바도르 달리 전」 등이 지난 21일 동시에 개막돼 관람객들을 맞고 있다. 1월4일까지 열리는 「인터넷미술전」(예술의 전당·다인테크 공동주최)은 데이콤의 협조로 인터넷상에 1천5백점의 미술작품을 올리는 한편 이가운데 2백여점을 예술의 전당에 직접 전시하는 이색 행사. 인터넷을 이용할수있는 애호가들은 전시장에 가지않더라도 인터넷 주소 www.chollian.net에서 감상할수 있다. PC통신인 천리안 매직콜에서도 go vart를 입력하면 그림을 볼 수 있다. 참가작가는 신항섭 박영택 오세권씨 등 평론가 3명이 선정한 국내 작가 54명. 곽동호 김성은 김와곤 김일해 김동주 문인상 박유아 왕형렬 김선주 정연희 설경민씨 등이 포함돼 있다. 예술의 전당 전시장에도 20여대의 컴퓨터를 비치해 놓고 방문객들이 인터넷을 통해 직접 그림을 찾아볼 수 있게 했다. 「달리전」은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거장화가 달리(1904∼89)의 작품 1백여점을 선보인다. 과거에도 몇점씩 달리의 작품이 국내 전시된 적이 있었지만 이처럼 많은 작품이 한자리에 전시되는 것은 처음이다. 유화이외에 수채화 아크릴화 등 다양한 작품이 출품됐다. 스페인 태생의 달리는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로부터 영향을 받은 독창적인 작품세계이외에 기행으로도 널리 알려진 천재화가. 이번 출품작들은 달리의 절친한 친구였던 엔리케 사베테가 소장 중인 것을 빌려왔다. 전시는 1월29일까지. ▼뒤러등 15세기 독일작가 기독교 주제 판화전 ▼ 「국립현대미술관」 15세기 르네상스시대 독일지역의 판화미술을 보여주는 「뒤러와 동시대 작가 판화전」이 1월31일까지 열리고 있다. 알브레히트 뒤러는 에칭판화(동판에 칼로 새겨 만드는 판화)를 처음 개발해낸 작가로 유명하며 그의 작품이 국내에 들어온 것은 처음이다. 독일 브레멘 박물관에서 빌려온 1백20여점이 전시됐다. 기독교를 주제로 정교하게 제작된 작품들은 5백여년전 당시의 뛰어난 예술수준을 보여준다. ▼ 조선전기 국보전 서화등 220여점 전시▼ 「호암갤러리」 일본 덴리(天理)대에 소장돼있는 안견의 「몽유도원도(夢遊桃源圖)」가 포함된 「조선전기국보전」이 새해 2월12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 그림은 지난 86년 국립중앙박물관 이전 개관기념전에 국내 전시된 적이 있어 이번이 두번째 서울나들이가 된다. 1447년(세종 29년) 제작된 이 그림은 세종의 셋째아들인 안평대군이 도원경을 노니는 꿈을 꾼뒤 궁중화가 안견을 불러 꿈에 봤던 내용을 일러주고 그리도록 했다. 안견이 가로 106㎝, 세로 38㎝ 크기의 비단위에 사흘만에 그려낸 이 그림은 당시 최고의 사대부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안평대군은 그림에 감탄한 나머지 직접 발문을 써넣었으며 김종서 정인지 박팽년 성삼문 신숙주 등 20여명이 제찬(그림을 찬양하는 시를 넣는 것)을 했다. 이 그림은 임진왜란때 일본군에 의해 약탈돼 일본으로 건너 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일본내 여러 소장자들을 거쳐 50년대 덴리대 박물관으로 넘어갔다. 이번 전시회에는 몽유도원도이외에 조선개국부터 임진왜란까지 2백여년에 걸친 중요 문화재 2백20여점이 출품됐다. 서화 도자기 불화 공예품 전적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국보 14점과 보물 37점, 일본의 중요문화재 7점이 출품됐다. 모두 54곳의 개인 및 단체 소장자들이 전시회에 협조, 작품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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