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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세상]외가집/유강희

입력 1996-10-23 20:53업데이트 2009-09-2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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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가 새끼를 낳았다. 찬물 한 그릇 떠서 누렁콩도 소복이 담아 외양간 앞에 놓았 다. 이틀밖에 안 된 송아지가 머리로 툭툭 차면서 퉁퉁 불은 젖을 빨아먹는다. 눈이 선한 어미는 마른 지푸라기를 소리없이 새김질하며 이따금 꼬리를 흔들어 쇠파리를 쫓는다. 오래된 낡은 대문에는 한지를 잘라 끼운 쌍줄을 쳤다. 지나가던 이웃 사람 도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고 복만이 있는가, 큰 소리로 삼춘 이름만 부르곤 한다. 거 기에는 한쪽 다리를 끌고 일흔이 넘은 외할머니가 산다. …………………………………………………………… △67년 전북 완주 출생 △8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불태운 시집」(문학동네 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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