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아이돌'에서 '실력파 가수'로 변신한 시크릿
●'최고의 사랑' 비호감 구애정 오해 받는 장면 보고 울컥
●8월 일본 진출…이제는 '한류 돌'
‘감성돌’ 시크릿(전효성, 한선화, 징거, 송지은)이 돌아왔다. 티에스엔터테인먼트 제공
'감성돌' 시크릿(한선화, 송지은, 징거, 전효성)이 돌아왔다. 때로는 여전사로, 때로는 발랄한 시골처녀로 섹시와 순수함을 넘나들던 그녀들이 새 싱글 앨범 곡 '별빛달빛'으로 7080 세대를 공략한다.
앨범 홍보 문구도 '추억과 사랑을 노래하는 써니걸'이다. '써니'는 600만 관객을 동원 중인 복고풍 영화다. 80년대 중반을 배경으로 고교 내에서 칠공주파로 뭉쳐 다녔던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시크릿은 앨범 준비 기간 '써니'를 보고 의상이나, 헤어, 당시 감성을 배우고 익혀갔다.
7080 콘셉트에 맞게 타이틀 곡 '별빛달빛'도 귀여운 아기 고릴라 춤과 그 시절 감수성을 자극하는 친근한 멜로디가 무기다. 작곡가 강지원, 김기범이 공동으로 프로듀싱한 곡으로 소녀적 감성이 듬뿍 담겨 있다. '오! 허니' 역시 사랑에 빠진 소녀의 두근거리는 감정이 수줍게 담겨 있다.
'별빛달빛' 음원이 발표된 지 3주가 지났지만 멜론, 벅스, 엠넷 등 주요 온라인 음악사이트 상위권 내에 여전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19일 SBS 인기가요에서는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09년 디지털 싱글 앨범 '아이 원트 유 백(I Want You Back)으로 데뷔해 '매직', '마돈나', '샤이보이'에서 '별빛달빛'까지 4연속 히트한 A급 걸 그룹 시크릿을 O₂플러스가 만났다.
시크릿의 새 싱글앨범 타이틀 곡 ‘별빛달빛’은 7080 세대를 타깃으로 삼았다. 앨범 홍보 문구도 ‘추억과 사랑을 노래하는 써니걸’이다. ‘써니’는 6월 박스오피스를 달군 복고풍 영화다. 티에스엔터테인먼트 제공 ▶ "독고진 같은 톱스타와의 열애라면 환영해요!"
KBS 공개홀 앞 커피숍에서 만난 시크릿 멤버들은 새 앨범을 준비하는 동안 힘들어서 그런지 얼굴이 다소 야위어 보였다. 자연스럽게 다이어트 얘기를 묻게 됐다.
"식단을 조절하면서 다이어트 했어요. 다들 3㎏정도 뺐어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먹다 보니까 관리가 안 돼요." (일동)
그렇다고 이들은 앨범 준비에만 죽어라 매달린 것은 아니다. 복귀 전 드라마와 연애했다고 할 정도로 TV를 열심히 봤다고 한다.
시크릿은 MBC '최고의 사랑'을 최고의 드라마로 꼽았다. 공교롭게도 이 영화의 여주인공 구애정(공효진)은 10년 전 청순한 이미지의 걸 그룹으로 활동했던 연예인이다. 톱스타 독고진(차승원)과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았다.
시크릿 멤버들은 이구동성으로 "한류스타 독고진과 비밀 연애하는 구애정처럼 우리도 톱스타와 한번 쯤 열애해보고 싶다"며 깔깔깔 웃었다.
스캔들이 나고 싶은 스타 이름을 묻자,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앞 다퉈 대답했다. 전효성은 "'현빈앓이'를 아직 놓지 못하고 있다"며 현빈을 꼽았고, 선화와 지은은 "원빈 아저씨!"라고 소리쳤다. 징거는 수줍게 "소지섭 씨"라며 웃었다.
가수이다 보니, 연예인 드라마를 보며 공감 가는 지점도 있을 터. 멤버들은 "연예인은 역시 이미지가 중요하다"라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징거는 "구애정이 실제로 그런 사람이 아닌데, 비호감 이미지 때문에 오해를 받는 걸 보고 새삼 깨닫는 게 많았다"라며 "내 맘대로 되는 게 없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최고의 사랑'은 구애정이 걸 그룹을 떠난 지 10년 후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다. 10년 후의 시크릿은 어떤 모습일까. 서른 살을 조금 넘긴 이들의 모습이 궁금했다.
지은은 "공부가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선화는 "자리가 잡히면 꼭 연기를 하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징거는 "라디오 DJ에 욕심이 많다"고 한다. 효성은 리더답게 "그때까지도 시크릿이 해체되지 않아서 다들 각자 활동하다가도 가끔씩 한데 모여 시크릿 이름으로 활동했으면 한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각자의 색깔이 다른 이들은 스트레스 푸는 비법도 4인 4색이었다.
선화는 "앨범 준비하면서 등산을 했다"면서 "집중이 정말 잘 된다. 혼자 있고 싶을 때 북한산이나 청계산을 올랐다"고 말한다. 정말 혼자였나 라고 물으니 "물론 매니저 오빠가 뒤에서..."라며 씨익 웃는다.
지은은 "항상 먹는 걸로 풀었는데 화면에 나오는 연예인으로 굉장히 좋지 않더라" 며 뭔가 특별한 것을 찾고 싶은데 못했다면서 그냥 잔다고 말한다. 그러자 징거가 "자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 못 자면 짜증 지수가 나도 모르게 올라간다"고 맞장구를 친다.
효성은 "영화나 드라마 같은 거 본다" 며 그 순간만큼은 그 속에 빠져서 모든 것을 잊게 된다고.
시크릿은 MBC ‘최고의 사랑’을 최고의 드라마로 꼽았다. 멤버들은 이구동성으로 “한류스타 독고진과 비밀 연애하는 구애정처럼 우리도 톱스타와 한번 쯤 열애해보고 싶다”며 깔깔깔 웃었다. 티에스엔터테인먼트 제공 ▶ 내 생애 최고의 봄날 VS 내 생애 최악의 순간
이제 벌써 데뷔 3년차. 쉼 없이 달려왔다. 이들에게 가장 찬란했던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멤버들은 "'샤이보이'로 처음 1위를 했던 때"라며 환하게 웃었다. 무섭기만 하던 매너지가 눈물을 흘렸다는 소식을 뒤늦게 듣고 감동을 받기도 했다고. '그날'을 떠올리던 이들의 눈은 너나할 것 없이 촉촉하게 물들었다.
가장 혹독한 시간은 "1집과 2집사이 반지하방 생활을 하던 시절"이라고. "시크릿이 누구야?"라며 괄시를 받던 시절, 예능프로그램에서 더 많이 웃어야 했고, 더 많이 잘하는 척 해야 했다고.
"무엇보다 불안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컸어요. 그래도 그 시절이 가장 고맙고 원동력이 됐어요. 그 덕에 서로 똘똘 뭉칠 수 있었거든요." (징거)
어린 나이에 지하 연습실에 처박혀 데뷔 날을 손꼽아 기다렸을 터. 때론 호된 연습에 지쳐갔을 것이다. 어떻게 이겨냈을까 싶어 멤버들에게 각자의 신념에 대해 물으니 제법 어른스러운 대답이 돌아왔다.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으로 버텼어요." (전효성), "작은 노력이라도 결과는 나오잖아요?"(한선화), "실패도 있겠지만 즐기자는 태도로요."(징거), "휘둘리다보면 자신을 잃어버려서 무조건 긍정적으로 봐요."(송지은)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는 말이 지금 시크릿에게 가장 어울리는 것 같았다. 이들이 이제 한국을 넘어 한류에 도전한다. 8월 일본에 진출한다. 현지 언론까지 벌써부터 이들을 집중 보도했다.
전효성은 "한국 가수의 이미지를 무너뜨리지 않게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징거는 "간혹 일본 팬이 회사 앞에 찾아오기도 한다. 빨리 일본에 가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를 해달라고 하니 귀여운 미소를 지으며 크게 소리쳤다.
"더 좋은 모습으로 다가가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을 '듬뿍듬뿍' 퍼 주세요!"
예능프로그램 단골손님인 '생계형 아이돌'에서 이제는 '실력파 가수'로 성장한 시크릿이 한국을 넘어 세계의 별이 될 모습을 기대해 본다.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동아닷컴 박영욱 기자 pyw06@donga.com
※ 오·감·만·족 O₂플러스는 동아일보가 만드는 대중문화 전문 웹진입니다. 동아닷컴에서 만나는 오·감·만·족 O₂플러스!(news.donga.com/O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