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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1월 13일 1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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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의 방향을 알 수 없어 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보류하면서 시중 여유자금은 더욱 단기·부동화하고 있다. 머니마켓펀드(MMF)나 수시입출금식정기예금(MMDA)에 돈을 넣어둔 채 상황이 좋아질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
이에 따라 회사채와 국고채 등 채권수익률은 연중 최저수준인 연 5%대로 떨어졌다. 경제성장률(6% 예상)과 물가상승률(3% 안팎)을 감안한 적정금리 수준을 크게 밑도는 것.
▽거래부진 속 선물 영향력 높아져〓680을 넘었던 종합주가지수가 650대까지 떨어지는 사이 거래가 줄고 있다. 거래대금은 13일 1조9300억원에 머물러 3일째 2조원을 밑돌았다. 주식을 보유한 사람은 상승 반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도를 안하고 있으며, 현금을 보유한 사람은 증시를 짓누르는 불확실성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려 보자는 심리가 강하기 때문이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미-이라크 전쟁 가능성, 반도체값 상승세 멈춤, 미국 증시 단기랠리 마감 및 주가지수옵션 11월물 만기(14일) 등으로 투자자들이 눈치싸움을 하고 있다”며 “종합주가지수는 당분간 640∼680 선의 박스권에 갇혀 오르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증권 박은용 선물·옵션팀장도 “현물시장이 취약해지면서 선물시장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외국인이 코스피200선물 12월물 가격 82포인트 위에서는 매도하고 그 밑에서는 매수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주가는 크게 출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상품이 좋다〓주식투자자들이 증시가 안 좋을 때 자금을 넣어두는 MMF는 11월 1∼7일 중에 1조5574억원이나 늘었다. 만기가 6개월 미만인 단기공사채형 수익증권도 2527억원 증가했다. 반면 주식형 수익증권은 51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으며 고객예탁금은 2091억원 감소했다.
시중자금이 단기상품으로 몰리면서 채권수요가 늘어 시중금리는 속락하고 있다.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이날 연 5.19%로 전날보다 0.01%포인트 떨어져 연중최저치를 경신했다. 3년 만기 회사채수익률(AA급)도 연 5.79%로 하락했다.
삼성증권 장영규 채권분석팀장은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고 한국은행도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며 “만기가 1년 미만 남은 채권으로 시중자금이 몰리면서 채권수익률은 적정수준 아래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