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해외전문가가 보는 한국 금융시장

  • 입력 2002년 11월 1일 17시 55분


▼HSBC 엘든회장 "규제만 풀면 금융중심지 될 것"▼

“한국은 아시아의 국제금융 중심지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매우 큽니다. 과도한 정부 규제를 완화하면 국제금융센터로서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봅니다.”

서울시 국제경제자문단 의장으로 1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자문단 총회 참석차 방한한 데이비드 엘든 HSBC 회장(사진)은 이날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에 비해 금융시장이 덜 개방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나라에 뒤떨어지지 않을 만큼 금융서비스 시장이 발전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엘든 회장은 이어 “정부 규제가 조금 더 풀리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사업기회가 많이 주어질 것이고 결과적으로 자본시장이 활성화되고 주식시장의 유동성도 풍부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다가 한국은 외환위기를 훌륭하게 극복하고 중국 다음으로 높은 6%대의 견고한 경제성장을 유지하고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 그는 “아시아의 경제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기술수준과 깨끗한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한국은 기술적 기반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므로 외국인들이 살고싶어 할 만한 환경을 갖추는데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일 것”을 권고했다.

‘서울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청계천 복원사업에 투자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HSBC는 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며 “투자 환경만 조성되면 투자는 자연스럽게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美액센추어 엘리스회장 "방카슈랑스같은 금융통합 필요"▼

“한국이 아시아 비즈니스 중심지가 되기 위해 의욕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아직 한국을 잘 모릅니다. 국가적인 차원의 홍보 전략이 필요합니다.”

미국계 컨설팅 업체인 액센추어의 버논 엘리스 국제담당 회장(사진)은 1일 “한국은 아시아의 경제 중심지가 될 수 있는 장점이 많지만 외국의 경제인들은 한국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 국제경제자문단 부의장인 엘리스 회장은 한국만의 장점으로 △일본, 중국과 인접한 지리적 입지조건 △이동통신, 전자 등 여러 산업에서 세계시장 주도 △금융시장 개방과 개혁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그는 “금융기관들이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을 높이는 노력은 부족한 것 같다”며 “리스크 관리와 같은 선진 기술 축적은 많은 시간이 걸리는 문제인 만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세계적인 금융산업 대형화 추세에 맞춰 은행 증권 등 금융기관간의 인수합병(M&A)은 물론, 방카슈랑스처럼 금융산업간의 통합도 필요하다”며 “이렇게 되면 외국 기업들의 투자기회가 더 많아져 한국을 찾는 금융기관이나 기업이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원인은 투명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특히 회계의 투명성이 다른 나라에 비해 뒤떨어지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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