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 부총리 체포…러 인질극 개입혐의

  • 입력 2002년 10월 30일 18시 47분


러시아는 모스크바 문화회관 인질극을 계기로 안보개념을 대(對)테러 중심으로 수정키로 했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은 29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관련부처에 기존 안보개념의 수정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신(新)안보개념의 구체적인 방향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테러와 대량살상무기 사용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역외(域外)작전의 가능성을 열어놓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28일 “대량살상무기에 의한 위협이 있을 경우 러시아는 ‘상응한’ 대응을 할 것이며 테러범과 그 지원세력이 ‘어디에 있든지’ 이들을 퇴치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런 시각을 의식,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연방보안국장은 29일 “헌법이나 외국과의 기존 조약의 개정 없이 일부 안보관련 법규를 개정하는 범위에서 안보개념이 수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대테러작전의 주요 대상은 체첸 반군”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러시아 정부는 체첸 반군을 테러조직 명단에 올려줄 것을 미국에 공식 요청했다고 관영 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인질극 이후 러시아 당국은 인질극이 끝난 후 전국에서 대대적인 반군 관련자 색출작전을 펼쳐 수십명을 체포했다. 그러나 체첸 출신의 아슬란베크 아슬라하노프 러시아 하원의원은 “체첸인에 대한 무차별 구금과 지문날인 강요 등 탄압이 시작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아흐메드 자카예브 체첸 부총리가 체첸 게릴라들의 인질 사태에 개입한 혐의로 30일 네덜란드 코펜하겐에서 체포됐다고 영국 BBC 방송이 전했다. 자카예브 부총리는 이날 코펜하겐에서 열린 체첸 사태에 관한 국제회의에 체첸 대표로 참석 중 러시아 정부의 요청을 받은 덴마크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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