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는 여러 가지 점에서 좋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 도시의 대중교통수단으로 지하철의 역할을 생각해 보자. 에너지 소모나 매연, 소음공해 측면에서 그리고 대량수송능력과 정시성(正時性)에서도 자동차보다 단연 우위에 있다. 일반철도도 마찬가지지만 곧 개통될 경부고속철도의 경우도 그 경제적 효과는 접어두고라도 우선 서울∼부산간을 2시간대에 주파할 수 있는 속도와 시간성을 우리에게 가져다 준다.
한편 주로 자동차에 의한 우리나라 교통 혼잡비용을 살펴보면 연평균 17.5%가 증가하여 2000년에는 국내총생산(GDP)의 3.7%인 20조원에 이르렀다. 물류비도 12.8%인 66조7000억원으로 철도가 발달한 일본의 9.6%, 미국의 10.1%에 비해 크게 높아 경쟁력에서 상대적으로 크게 뒤지고 있다. 이와 같이 엄청난 교통혼잡비용이나 물류비용을 감축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철도수송능력의 확충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또한 철도는 기술개발측면에서도 다양한 분야에 공헌하고 있다. 철도는 시스템 엔지니어링이라 부를 만큼 각종 기술의 집합체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선로, 교량, 터널 등 건설분야, 차량, 기계 등 공업분야, 신호, 통신, 전력 등 전기전자분야는 물론 작게는 금속기술이나 유화학분야, 승차권 발매를 위한 전산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없는 분야가 없다. 이와 같이 철도는 종합기술과 산업의 선도역할을 하게 된다. 그래서 일본, 프랑스, 독일 등 선진 각국에서 철도 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지 않은가. 경부고속철도의 개통과 함께 우리도 그 대열에 참여할 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다.
한가지 소개할 것은 요즈음 한일해저터널계획이 민간차원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며칠 전 대한토목학회에서 한일 터널전문가들의 연구발표회까지 갖게 되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현되기까지는 먼 장래의 일이라 생각되지만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유로터널처럼 어쩌면 쉽게 다가올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남북철도가 연결되고 한반도종단철도(TKR), 중국횡단철도(TCR),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철도망이 구축된다면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한 동북아의 물류중심지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
앞으로 교통수단의 중심에 설 철도가 그 형태야 지하철도이든 일반철도이든 경전철이나 고속철도이든 각각의 기능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철도인 스스로도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과 봉사로 국민 앞에 가까워지고, 국민은 격려의 채찍과 지원을 아끼지 않음으로써 우리 모두의 철도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권기안 철도기술사회 고문·전 서울 철도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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