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외국인 ‘팔자공세’ 불안한 진정… 주가 18p올라 742

  • 입력 2002년 1월 23일 18시 49분



무섭게 주식을 내다 팔던 외국인투자가의 매도 공세가 다소 진정됐다.

8일부터 10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며 1조원 가까이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22일 481억원 순매수를 한데 이어 23일에는 184억원 순매도를 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도 전날보다 18.26포인트 오른 742.62로 장을 끝냈다.

외국인의 최근 매매 동향을 지켜본 전문가들은 대체로 “단기 차익 실현 성격의 매도 공세가 마무리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아직 순매수로 금방 다시 돌아설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진단하고 있다.

우선 외국인 매매의 방향타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 시장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 LG투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외국인은 나스닥지수가 오름세를 보일 때는 순매수를, 반대로 나스닥의 하락 국면에서는 순매수 강도가 둔화되거나 순매도로 전환됐다(그래프 참조).

이 점에서는 나스닥지수가 22일(현지시간) 또다시 1900선 아래로 떨어졌다는 점이 좋지 않은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나스닥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반적인 약세장 속에서 간간이 상승세가 펼쳐지는 모습이 대공황 당시 다우지수를 보는 듯하다”고 지적하는 등 호의적이지 못한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뮤추얼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최근 정체 상태인 점도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수 전환에 발목을 잡는 요인. 또한 한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크게 올라 단기 이익 실현에 대한 욕구가 높아진 것도 한국 증시로서는 걸림돌이다.

세종증권 오태동연구원은 “외국인이 한국 시장을 상대적으로 좋게 보는 시각은 여전하지만 무작정 비중을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당분간은 미국 시장 추이를 보며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고 오연구원은 내다봤다.

LG투자증권 박준범연구원은 “지난 주를 고비로 외국인 매도의 정점은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미국내 기업실적 발표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긍정적인 경제 지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이달말을 거치면서 외국인의 매매에 가시적인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의 매매 동향과 관련해 주목해야할 변수로는 24일로 예정된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연설과 다음 주에 발표될 지난해 미국 4·4분기 GDP 등이 큰 변수로 꼽히고 있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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