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금호생명 "이게 얼마만인가"

  • 입력 2002년 1월 23일 18시 25분


경기 종료 버저가 길게 울려 퍼지는 순간 여자프로농구 금호생명 팰컨스 신동찬 감독의 눈시울은 붉어졌다. 얼마 만에 맛본 승리인가. 해가 바뀌고 처음이니 2년 만이라고 해야 할까. 금호생명 선수들도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펄쩍펄쩍 뛰며 기쁨을 나누었다.

금호생명이 지긋지긋한 13연패의 사슬을 끊고 모처럼 활짝 웃었다. 23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금호생명과 현대 하이페리온의 2001∼2002 뉴국민은행배 겨울리그.

금호생명은 샘(28점 11리바운드)과 남경민(12점 5리바운드)의 활약에 힘입어 현대를 79-75로 힘겹게 눌렀다. 이로써 금호생명은 지난해 12월21일 인천 신세계전에서 이긴 뒤 33일 만에 3승째(14패)를 올리는 감격을 누렸다.

경기 내내 고함을 치느라 목이 다 쉰 신동찬 감독은 “한 시즌 최다 연패 기록(16연패)을 깨는 게 아닌가 하는 부담에서 이제야 벗어났다”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주전들의 부상과 얇은 선수층 탓에 연패의 늪을 헤맸던 금호생명은 지난해 여름리그에서 거뒀던 5승(20패) 돌파 목표에 한결 숨통을 트게 됐다.

무릎을 다쳐 정상 컨디션이 아닌 가드 남경민은 마치 미라처럼 붕대를 친친 감고 나와 고비에서 공수를 조율했고 금호생명 강민정은 승부가 갈린 4쿼터에만 7점을 집중시켰다.

경기 종료 1분3초 전 현대 권은정의 자유투로 3점차까지 쫓긴 금호생명은 종료 12초 전 강민정이 왼쪽 코너에서 점프슛을 터뜨려 79-74를 만들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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