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테니스 복장의 기본은 흰색

  • 입력 2002년 1월 18일 17시 31분


한국여자테니스의 간판 조윤정(삼성증권)은 최근 호주오픈 출전을 앞두고 한 스포츠업체로부터 운동복을 새로 받았다. 하지만 “노출이 심하고 너무 알록달록해 도저히 못 입겠다”며 돌려주고는 흰색 유니폼을 입었다. 남자테니스 1인자 이형택(삼성증권)도 평소 주위로부터 “왜 허구헌날 흰색만 입느냐”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흰색만을 찾는다.

이들이 흰색을 선호라는 까닭은 ‘백의민족’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테니스 웨어는 원래 흰색이 기본. 중세 유럽의 왕실 성직자 귀족 사이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테니스는 전통을 중시, 순수한 흰색만을 고집해 왔다.

하지만 이런 경향은 세월과 함께 변화를 거듭했고 최근 코트에는 패션화 바람이 거세다.

19세기에는 발까지 내려오는 긴 치마에 장식이 달린 큰 모자와 스카프차림이 기본이었다. 남자선수들은 긴바지에 드레스 셔츠를 입고 라켓을 휘둘렀다.

1923년 윔블던 5연패를 달성한 ‘전설의 스타’ 수잔 랑랑(프랑스)은 처음으로 무릎이 보이는 치마에 민소매 윗도리를 입어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1932년 버니 오스틴은 반바지를 입기도 했다.

2차세계대전 이후에는 기능성이 강조돼 서브와 스트로크를 하는 데 편하도록 치마와 소매 길이가 짧아졌다. 하지만 모양은 조금씩 바뀌었어도 색깔만큼은 70년대에 이르도록 흰색이 지속됐다.

컬러화가 이뤄진 것은 1980년대. 존 맥켄로는 빨간색 헤드밴드를 하고 나왔고 안드레 아가시는 청반바지에 형형색색의 티셔츠를 입어 이런 분위기를 선도했다.

그리고 90년대 중반이후 노출이 심한 파격적인 옷이 나타났다. 지금은 탱크탑이나 핫팬츠는 예사이며 등이 훤히 드러나거나 배꼽이 보이는 등 눈을 현란하게 하는 패션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안나 쿠르니코바, 마르티나 힝기스, 윌리엄스 자매, 마리 피에르스 등이 대표적 패션 리더. 남자선수 가운데는 레이튼 휴위트, 앤디 로딕 등이 여기에 꼽힌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