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안전 체험박람회 16일까지 개최

  • 입력 2001년 12월 12일 18시 17분


'이래서 안전시트는 꼭'
'이래서 안전시트는 꼭'
“자, 이번엔 누가 한번 해볼래요?”

“저요.” “저요.” “저요.”

12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도 종합전시장에서 열린 ‘2001년 아동안전 체험박람회’의 소방안전체험관. 경기 고양시 일산구 장항동 리라유치원 원생 80명이 서로 앞다퉈 소화기로 불 끄는 시범을 보이겠다며 손을 높이 들었다.

원생 전소영양(7)이 고사리 손으로 소화기 손잡이를 힘껏 누르자 포말연기가 ‘가상 불’을 향해 분출됐다. 이를 지켜본 아이들은 “와” 하고 탄성을 질렀다.

전양은 “정말 재미있다”며 “불이 나면 소화기 (안전)키를 빼고 (소화기)줄을 불 쪽으로 향하게 한 다음 (손잡이를) 누르면 돼요”라고 말했다.

교육을 담당한 영등포소방서 고영곤 소방장(43)은 “요즘 아이들은 호기심이 많고 겁이 없어 항상 안전사고에 노출돼 있다”면서 부모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같은 시간 생활안전체험관에선 서울 중랑구 신내동 예원유치원 원생 90명이 생활안전 비디오인 ‘꼬마천사 지지’를 보고 있었다.

이날 열린 ‘아동안전 체험박람회’는 어린이들의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한국안전아동관리교육협회가 마련한 것이다. 유엔아동기금(UNICEF) 조사 결과 한국 어린이들의 안전사고 사망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 계기가 됐다.

이 박람회에는 △교통안전 △소방안전 △놀이안전 △생활안전 등 4개 체험관이 마련돼 있어 직접 경험하며 안전교육을 받을 수 있다. 또 53개 아동용 안전용품 생산업체가 전시하는 △무공해 화이트 자석칠판 △초미니 소화기 △싱크대 잠금장치 등 다양한 아동용 안전제품들도 볼 수 있다.

리라유치원 장인숙 원장(48)은 “말이 아닌 행동을 통해 안전의식을 길러주고 위험에 빠졌을 때 어떻게 할 것인지를 가르쳐주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예원유치원 교사 강현수씨(25)는 “교통 생활 놀이 소방 등 총체적인 안전교육이 가능한 안전체험관이 만들어져 언제든지 살아 있는 체험교육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박람회장에는 겨울 영어캠프와 솜사탕 자판기 등 아동 안전용품과 관련 없는 업체들이 부스를 차지하고 있어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관람객 송지섭씨(34)는 “박람회 참가 업체의 3분의 1 정도가 어린이 안전과 상관없는 제품을 전시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한국안전아동관리교육협회 우종웅 회장은 “아동 안전용품을 생산하는 300여개 업체와 접촉을 했지만 인식부족 등으로 참여 업체가 많지 않아 체험관 위주 박람회를 개최했다”면서 “내년부터는 안전체험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아동용 안전제품이 홍보 판매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박람회는 16일까지 계속되며 무료다. 오전 10시∼오후 5시. 02-6383-6883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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