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위 '한겨레기자 책'놓고 논란]"언론 손보겠다… "

  • 입력 2001년 11월 2일 18시 28분


2일 문화관광부와 국정홍보처의 새해 예산안 심의를 위해 열린 국회 문화관광위에서는 한겨레신문 성한용(成漢鏞) 기자의 저서(DJ는 왜 지역갈등 해소에 실패했는가)를 놓고 여야가 날카롭게 맞섰다.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이 책으로 인해 세무조사 등 일련의 조치는 사전에 치밀하게 기획된 언론탄압이었음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야당의원들의 주장은 성 기자가 이 책을 저술한 의도를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종웅(朴鍾雄·한나라당) 의원〓이 책의 내용 중 ‘언론의 비판수위가 높아지면서 대통령이 신경질적이 돼 갔다’ ‘대통령이 시기를 살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다’는 등 청와대 비서관들의 발언내용은 언론탄압조치가 대통령의 직접 지시하에 이뤄졌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낸 장관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나.

▽남궁진(南宮鎭) 문화관광부장관〓나는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 다른 수석비서관들도 그런 얘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박 의원〓이 책대로라면 언론사 세무조사를 정당한 법 집행이라고 한 정부의 말은 모두 거짓말이 된다. 정권의 도덕성까지 문제가 될 수 있다. 사실이 아니라면 반론보도를 청구하든지 판매금지 가처분신청을 내든지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남궁 장관〓내가 그런 조치를 할 입장이 아니다.

▽윤철상(尹鐵相·민주당) 의원〓지금은 언론이 정부 여당을 탄압하고 있다고 할 정도로 정권을 흔들고 물어뜯고 있다. 반대로 야당이 면책특권을 악용해 근거 없이 내놓은 내용은 검증 없이 대문짝만하게 보도하고 있다. 신(新)정언유착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정진석(鄭鎭碩·자민련)의원〓이 책에 ‘우리가 손을 대면 동아 조선 중앙은 길길이 뛸 것이다’ ‘중앙과 세계는 당장 작살내겠다’는 등 대통령수석비서관의 발언이 나온다. 민주화투쟁으로 정권을 잡았다는 이 정권의 대통령수석비서관들이 할 언사인가.

▽남경필(南景弼·한나라당) 의원〓그런 발언을 한 대통령수석비서관은 누구인가. ○○○수석비서관이 아닌가.

▽심재권(沈載權·민주당) 의원〓국회의원에게 면책특권이 있다고 해서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거론하면 되나. 속기록을 삭제해야 한다.

▽남 의원〓단정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속기록 삭제는 안 된다.

▽신기남(辛基南·민주당) 의원〓저자의 저술 의도는 야당의 주장과 다르다. 이 책에서는 야당이 무책임한 정치공세로 지역감정을 유발한 행태를 열거하고 있다. 일부 언론의 무차별적인 ‘여당 때리기’ 행태도 나온다. 이에 대해 현 정부는 타협을 시도하지 않고 정면대결을 꾀했고 그 과정에서 관계자들이 느꼈던 고충을 쓴 것이다.

▽고흥길(高興吉·한나라당) 의원〓성 기자가 완전히 소설을 썼든지, 아니면 정부의 지금까지의 주장이 모두 거짓말이든지 둘 중의 하나다. 나는 이 책의 내용이 100% 진실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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