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역사의 화랑으로 초대'그림과 함께 읽는 서양…'

  • 입력 2001년 10월 5일 18시 36분


◇ 그림과 함께 읽는 서양문화의 역사/ 로버트 램 지음 이희재 옮김/ 249쪽 1만5000원 사군자

이 책은 서구 문화유산에의 여행을 새롭게 조명한다. 이러한 시도를 논할때 간과할 수 없는 책이 있으니 바로 헝가리 예술사회학자 아르놀트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창작과비평사)이다.

40년 동안의 연구결과인 로버트 램의 저서는 여러 면에서 하우저의 그것과 비교할 수 있다. 우선 하우저는 명제를 내걸고 자신의 명제를 증명해가는 연역법적인 접근을 시도한다면, 램은 예술 작품의 분석을 통해서 복잡한 삶 속에서 부단히 준비하고 노력했던 인간을 보여주는 귀납법적인 방법론을 쓴다고 하겠다.

하우저는 생산과 계급 투쟁이라는 마르크스적 방법론으로 예술 작품을 분석했다. 반면 미국의 역사학자인 램에게 문화유산이란 “단순한 박물관의 소장품이 아니고 인류가 끈질기게 탐구하고 도전했던 역사의 증거물”인 것이다. 그는 예술을 비롯한 모든 문화적, 정신적 활동을 통한 서양사를 통합적으로 다루는데 이는 인간이 펼쳐온 창조적 활동의 서로 연계된 다양한 표현들이며 궁극적으로 휴머니즘의 발현이기 때문이다.

또한 하우저가 예술의 기원에서부터 영화시대에 이르기까지 예술의 의미와 발달을 고찰했던데서 더 나아가, 램은 다양한 문화들로 이루어진 서구문화의 발전과 다양성의 총체인 미국 문화에서 차지하는 위치에 주목한다. 램은 이뿐 아니라 여성 작가들과 기독교권 이외의 여러 종교들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손으로, 색감으로 느끼는 즐거움에서 눈과 머리로 연결되는 독서의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이 책에서 핵심을 차지하는 것은 예술품 자체이며 램은 아름다운 그림으로 가득한 화랑으로 독자를 인도하여 감상의 여유를 남겨둔다. 이 책은 서양 문화사에 대한 입문서이며 현대 인문학에 대한 이해를 돕는 길동무로 손색이 없다.

전금주(전남대 불어교육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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