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엔 韓流 한국엔 華風…유학-관광 '중국행' 러시

  • 입력 2001년 8월 6일 18시 19분


‘중국에는 한류(韓流), 한국에는 중국 열풍.’

베이징의 2008년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국내에서 중국 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중국에서 한국 대중문화 스타들을 중심으로 한 한류(한국 대중문화 붐)가 일고 있는 것과 때 맞춰 국내에서는 현재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고도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을 알자는 열풍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유학 붐〓중국 유학은 지금까지 중문학과 학생 등의 단기 어학연수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경제학 경영학 등의 분야로 확대되고 또 조기화하고 있는 추세다.

김모씨(33)는 연봉 3500만원을 받던 안정적인 연구소 자리를 박차고 지난해 국내 사립대 국제대학원의 중국 전공과정(석사)에 입학했다. 졸업 후에는 중국 경제를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떠날 생각이다. 연구소에서 지역문제에 관심을 갖다가 중국에 눈을 돌리게 된 그는 “중국은 공부할수록 매력이 있고 호기심이 생기는 나라”라고 말했다.

1년간 베이징에서 어학 연수한 경험이 있는 연세대 신방과 3년 김수란씨(23)도 졸업 후 경영학을 공부하기 위해 중국으로 떠날 예정. 김씨는 “향후 중국이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가정주부 김기양씨(36)는 지난해 12월 초등학교 5학년 딸과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베이징에 조기 유학 보내면서 남편을 서울에 남겨두고 함께 떠났다. 김씨는 “중국 명문대에 진학시키기 위해 어린 나이에 조기 유학을 보내려는 학부모들이 주변에 부쩍 많아졌다”고 전했다.

중국어 전문학원도 문전성시. 서울 종로구 K중국어학원의 이영준 과장(36)은 “99년 6월 개강 후 학생수가 2년 만에 200% 정도 증가했고 매출액 규모로는 300% 가까이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서울시 교육청에 등록된 서울의 중국어 전문학원은 2∼3년 전까지만 해도 한두 곳 정도였지만 지난달 말 현재 9곳에 이른다.

▽중국 여행〓중국을 찾는 여행객도 급신장세다. 대학강사인 전모씨(33)는 지난 4∼5년 동안 휴가 때마다 중국을 찾아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는 물론이고 티베트 등 오지까지 찾아다녔다. 이번 여름방학에도 중국 내륙 깊숙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그는 “동서의 이질적인 문화가 공존하는 중국은 여행할 때마다 늘 새로운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98년 48만4009명이었던 중국행 관광객은 99년 82만120명, 2000년 103만3250명으로 급증했으며 올 들어 6월말 현재 54만9089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16%나 늘었다.

▽자매결연〓국내에서 한중간에 지형 이름이나 발음이 비슷한 시군청이나 박물관, 학교끼리 갖는 자매결연 교류가 활발하다. 중국 산둥(山東)성 타이안(太安)시와 97년 자매결연을 한 충남 태안시는 공무원 파견 및 양쪽 지역에서 열리는 관광행사 등에 서로 참석하는 등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2001년 3월 현재 외국도시와 자매결연을 한 전국 자치단체 397곳 중 중국과 맺은 곳이 119곳으로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서울대 중문학과 송용준(宋龍準) 학과장은 “양국 국민간 관심이 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막상 연구목적으로 깊이 있게 중국을 공부하는 노력은 아직도 부족해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김창원·김정안기자>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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