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씨에 방미 힘들듯…정부 "신변안전 보장안돼"

  • 입력 2001년 7월 4일 18시 22분


미국 하원이 황장엽(黃長燁) 전 북한 노동당 비서에게 미국을 방문해 북한 실태에 관해 증언해줄 것을 요청한 데 대해 정부는 황씨의 신변안전 보장 등을 이유로 이를 불허할 방침인 것으로 4일 알려졌다.

미 하원의 헨리 하이드 국제관계위원장은 지난달 29일자 서한에서 “7월20일 이후의 주(週)에 위원회를 방문해 귀하의 경험과 통찰력을 우리와 공유하기를 희망한다”며 황씨를 초청했다. 크리스토퍼 콕스 공화당 정책위 의장도 지난달 28일자 서한에서 황씨가 7월19일이나 26일 의회에 출석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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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초청장은 제시 헬름스 상원의원의 보좌관인 짐 도란과 콕스 의장의 보좌관 척 다운스를 통해 1일 서울에서 황씨에게 간접적으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4일 “황씨의 방미문제는 한미 정부차원의 신변안전 보장 등 충분한 사전 검토와 준비기간이 필요하며 앞으로 한미 정부가 협의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정부의 방침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3월 방미 중에 밝혔듯이 ‘황씨의 신변안전 보장문제가 해결되면 미국을 방문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신변안전 보장문제에 대해 아직 미 의회와 행정부 사이에 논의가 안 된 것 같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4일 황장엽(黃長燁)씨 방미 논란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현 정권은 대북정책이 떳떳하고 당당하다면 황씨의 방미를 굳이 막을 이유가 없다”면서 “황씨의 방미를 즉각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식기자·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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