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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은 1956년 순수 국내자본과 기술로 설립돼 세계 일류의 발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 종합식품회사이다. 조미료 사업으로 출발해 종합식품사업과 바이오사업, 전분당 사업 등에서 국내 식품문화를 선도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비결은 지속적인 차별화와 글로벌화다. 지난해 2월 취임한 박성칠 대상㈜ 사장은 식품의 무한한 발전가능성과 확장성을 강조하고, 차별화된 제품 개발과 글로벌 시장 확대에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대상㈜은 ‘순창 우리 쌀로 만든 고추장’과 ‘카레 여왕’과 같은 차별화한 전략 상품을 선보여 매출을 끌어올렸다. 특히 대상㈜이 지난해 5월 선보인 ‘청정원 순창 우리 쌀로 만든 고추장’은 고추장 원료를 밀가루에서 쌀로 대체하는 파격을 선보이며 국내 고추장 시장의 판도를 바꿔 놓았다. 2008년 1010억 원이던 이 회사의 고추장 매출은 우리 쌀 고추장이 나온 2009년 1200억 원으로 뛰어오르며 19% 정도 성장했다. 올해는 1500억 원을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 2년간 2위 자리를 면치 못했던 국내 고추장 시장에서 올해 2월엔 1위를 탈환(AC닐슨 기준)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 음용 식초 시장의 70%를 차지하며 이 회사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은 ‘마시는 홍초’는 지난해의 두 배에 가까운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는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식품박람회에 출품해 호평을 받으며 해외 시장으로도 꾸준히 판로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2년간의 연구 개발 끝에 출시한 ‘카레 여왕’도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 쌀로 만든 과립형태 카레, 매운맛 조절 양념 등 다양한 차별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대상㈜은 식품안전에서도 업계 최고의 관리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품질최우선주의를 기반으로 사전품질보증체계, 위기관리체계, 신속고객대응체계 등 관리체계를 구체화했다. 공장마다 이물제어 및 검출장비를 50억 원 이상을 들여 설치했다. 사내 기업문화에도 세심한 신경을 쏟는다. 전 임직원의 금연 활동이 정착 단계에 들어섰다. 유니폼과 넥타이 없애기, 저녁 7시 이전 퇴근하기, 자유로운 리프레시 휴가, 제안이나 고충 등을 익명으로 게시해 공유할 수 있는 ‘두드림’ 게시판 개설, 매월 1회 ‘가족 사랑 데이’ 정시 퇴근 등 상의하달의 일사불란한 군대식 문화에서 수평적인 소통의 창의적 문화로 바꾸려는 많은 시도들이 이루어졌다. 대상㈜은 고용확대와 상생경영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사회공헌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박 사장 취임 후 R&D부문을 중심으로 500명이 넘는 신입사원과 경력사원을 채용한 대상㈜은 청년 일자리 문제 해소에 기여함은 물론, 공격적인 성장을 향한 인적 기반을 꾸준히 구축하고 있다. 경영컨설팅과 경영환경 개선 서비스 등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올해 5월 샤르마노프 투르겔디 카자흐스탄 식품아카데미(식품안전관리관청) 소장이 충남 공주에 있는 남양유업 분유공장을 방문했다. 카자흐스탄에 진출한 남양유업 제품의 품질 상태를 점검하려는 목적이었다. 분유 생산라인을 돌아본 그는 예상보다 훨씬 더 선진화된 첨단설비에 감탄을 연발하며 이 회사 품질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남양유업은 창립 이후 최초로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에도 매출 신기록 달성을 향해 순항하고 있는 우유업계의 리딩 기업이다. 조직 정비, 새로운 안전 시스템 구축 등 식품 안전에 대한 남다른 투자와 치열한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다. 올해 초 김웅 남양유업 대표는 식품 안전을 기업의 최우선 경영목표로 삼고 조직을 정비했다. 식품 안전을 전담하는 식품 안전센터(공장)와 식품 안전지원팀(본사)을 신설한 것. 또 제품의 원료 선정부터 유통까지 기존에 시행하던 다중검사 시스템을 더욱 강력하게 개편했다. 협력업체 선정, 원료 입고, 생산 투입 전 검사, 완제품 검사 및 유통단계 모니터링까지 물샐 틈 없는 안전망을 구축해 총 6단계에 걸친 227가지의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생산 공장은 원료 투입에서 제품이 차에 실리는 순간까지 모든 생산 라인에 걸쳐 사람 손이 전혀 닿지 않도록 전 자동화했다. 또 최종 포장단계인 충진실(분유를 통에 담는 곳) 내부 기압을 외부보다 높게 하는 양압 시스템으로 공기의 품질까지도 관리할 정도다. 원재료 관리 시스템도 정비했다. 원재료 생산 설비에 안전 등급을 부여해 등급이 낮은 업체는 과감히 퇴출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이 기준은 해외 업체에도 마찬가지로 적용해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업체의 안전성을 평가한 뒤 합격한 곳에 한해서만 제품을 수입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남양유업은 유제품의 기본 원료가 되는 원유 관리에 있어서도 깐깐하다. 30여 년 전부터 품질관리 인력의 15%를 전문 수의사로 채용해 납품 농가 젖소의 건강, 질병 이력, 젖소의 먹는 물까지도 낱낱이 추적 관리해 왔다. 질 좋은 원유를 얻기 위해선 먼저 그 원천인 젖소가 건강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완벽한 목장 및 사양 관리가 우선 되어야 하기 때문. 이 같은 품질관리를 통해 생산 공정뿐 아니라 목장까지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을 받으면서 더욱 강력한 위생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남양유업은 이 회사의 대표 분유제품인 ‘아이엠마더’가 지난해 대한산부인과학회로부터 모유 대체식으로 공식인증을 받으면서 해외 진출에 더욱 탄력이 붙었다. 카자흐스탄의 주요 병원들은 남양유업 분유를 모유 대체식으로 채택하면서 분유 판매량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카자흐스탄을 거점으로 삼아 인근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에 이어 러시아 및 동유럽 지역으로 수출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To. 전주 한옥마을의 600살 은행나무 솔직히 말씀드려도 될까요? 첫인상은 실망스러웠습니다. 당신이 600년 전부터 뿌리를 내려 살고 있는 전북 전주시 풍남동 한옥마을이요. 뭐랄까. ‘서울 인사동의 아류’랄까. 예상보다 방대하고 북적대는 풍경에 적잖이 놀랐던 것입니다. 그런데 담벼락 따라 골목골목으로 들어설 때마다 또다시 놀랐습니다. 반전(反轉)입니다. ‘코리안 럭셔리’인 전주의 한지(韓紙), 작은 공방들, 뜨끈한 콩나물국밥, 서울 강남의 가로수길이 부럽지 않은 예쁜 카페와 갤러리들…. 전통과 트렌드가 어우러진 전주 한옥마을의 매력은 뒷골목, 작은 골목일수록 빛났습니다. 운 좋다면 이곳에서 촬영하는 KBS 2TV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의 풋풋한 청춘 유생들을 만날 수도 있답니다. 저는 주인공 믹키유천은 못 만나고, 그를 보러 온 여고생들만 잔뜩 만났습니다만. 전주 한옥마을에 가게 됐을 때 집단 지성의 힘을 빌렸습니다. 가 볼만한 곳을 추천해 달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자 여럿이 의견을 주셨습니다. 한 여성분은 “전동성당에 꼭 가보세요. 단풍이 한창이면 고풍스러운 성당의 가을 멋이 물씬 풍길 거예요”라 하셨죠. 감사한 제언들을 받아들고 총총 걸었습니다. 전주 공예품 전시관에서는 쪽빛과 앵두빛 한복 옷감으로 만든 커다란 리본 핀을 샀습니다. 장인의 손길을 거친 수십만 원짜리 부채는 언감생심이라 대신 부채 사진이 담긴 엽서를 품었습니다. 한지로 만든 축의금과 조의금 봉투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고운 한지 봉투에 정성을 담으면 기쁨은 두 배, 슬픔은 절반이 될 것 같아서요. 노란 은행잎이 어깨 위로 떨어질 때엔 살구빛 꽃무늬 치마를 입기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는 뿌듯함. ‘모던 마담, 전주 한옥마을에 가다’란 상상도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착각은 자유라기에. 한옥마을 옆 남부시장은 서울로 치자면 남대문시장 격입니다. 뭉근한 불에 꽃전을 지지기 좋은 무쇠 프라이팬, 손에 쥐기 편해 한류 드라마 ‘대장금’에도 나왔던 전북 남원 칼, 발을 따뜻하게 해 줄 화려한 버선, 2000원짜리 쌍화탕과 4000원짜리 콩나물국밥…. 1만 원짜리 한 장으로 누리는 전주의 가을 낭만은 풍성했습니다. 600살 은행나무, 당신은 제가 하룻밤을 보낸 한옥 숙박체험시설 ‘풍남헌’ 인근에 있습니다. 고려 우왕 9년(1383년)에 심어졌다는 당신(16m)의 밑동엔 5년 전부터 어린 은행나무(6m)가 자라고 있죠. 지난해 국립산림과학원이 DNA 분석으로 판정한 당신의 친자식입니다. 늙은 나무가 홀로 늦둥이를 낳았다고 한동안 떠들썩했던 이른바 ‘한옥마을 스캔들’입니다. 멋스러운 고택과 발랄한 카페의 동거가 그리 어색하지는 않았습니다. 양반과 선비의 마을, 전주에서 600년을 살아온 당신도 그런가요. 마을의 거센 상업화 물결을 염려하고 있지는 않나요. 또 늦게 본 귀한 자식에게는 어떤 얘기를 들려주고 있는지. 궁금한 게 많아지는 걸 보니 당신을 향한 사랑이 시작되나 봅니다. 아웅. 남자의 계절에 여자가 주책없게시리. From. 꽃무늬 치마를 입은 가을 나그네글·사진 전주=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디자인=김원중 기자 paranwon@donga.com}
태광실업은 베트남 떠이닌 성 목바이 경제특구에 이 회사의 세 번째 해외공장인 ‘베트남 목바이’를 25일 열었다고 26일 밝혔다. 태광실업은 전 세계 나이키 운동화 생산량의 7%를 차지하는 국내 신발회사로 1994년 베트남 호찌민에 ‘태광 비나’, 1995년 중국 칭다오에 ‘칭다오 태광’이란 공장을 세운 바 있다. 이 회사가 1억 달러(약 1110억 원)를 투자해 세운 베트남 목바이는 앞으로 연간 1200만 켤레의 운동화를 생산하게 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 ‘SK에너지→SK이노베이션’ 사명 바꿔SK에너지는 26일 이사회를 열어 새로운 사명을 SK이노베이션으로 결정하고 다음 달 26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확정짓기로 했다. SK에너지는 내년 1월부터 석유와 정유 부문을 자회사로 분할하고 SK에너지 본사(존속 법인)는 연구개발과 자원개발을 전담하게 된다. SK에너지는 본사의 경우 기술 기반의 혁신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는 뜻에서 ‘이노베이션’이라는 이름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사할 자회사 2곳의 이름은 추후 결정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SK에너지석유’와 ‘SK에너지화학’이 거론됐지만 본사 이름에서 ‘에너지’가 빠짐에 따라 자회사의 이름도 새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10월 중순 프랑스 보르도 메도크 지역과 미국 캘리포니아 내파밸리에선 와인 양조용 포도 수확이 한창이었다. 일손이 각지에서 밀려와 평소 한적했던 마을이 부쩍 활기를 띠었다. 가을 햇볕은 포도 수확을 축복하듯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1.2m 키의 포도나무들엔 작고 검붉은 포도 알들이 탐스럽게 열려 있었다. 메도크의 포도 재배자인 프랑수아 베르나르 씨(샤토 레스타즈 다르키에 대표)가 카베르네 쇼비뇽 품종의 포도알을 따서 건넸다. “껍질째 씹어먹어 보세요.” 달면서도 탄탄한 맛, 천지인이 조화를 이룬 맛. 보르도에선 지금 숙성 중인 2009년 빈티지가 ‘환상의 2005년’보다 더 뛰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솔솔 나오고 있다. 메도크와 내파밸리의 와인은 각각 프랑스와 미국 와인의 자존심이다. 동아일보 위크엔드팀은 ‘원산지명칭통제(AOC)’에 의해 분류된 8개 메도크 원산지에서 천혜의 풍광보다 아름다운 ‘보르도 사람들’을 만났다. 세계적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 씨가 지난해 100점 만점을 준 내파밸리의 다나 에스테이트 로터스 빈야드에서 포도 수확 체험도 했다.》프랑스 메도크 반도의 포도밭(1만6500ha)은 지롱드 강을 따라 약 100km에 걸쳐 길게 자리 잡고 있다. 메도크(M´edoc)는 ‘물의 한가운데(In Medio aquae)’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서쪽으로 대서양, 동쪽으로는 지롱드 강으로 둘러싸였기 때문이다. 메도크 와인의 8개 원산지는 남쪽에서부터 북쪽으로 오메도크, 마고, 물리스, 리스트라크-메도크, 생줄리앙, 포이야크, 생테스테프, 메도크이다. 메도크 와인협회는 동아일보 기자를 11∼16일 초청해 메도크 반도를 구석구석 안내했다. 운전대를 잡고 일정 내내 동행한 백발의 여성 양조학자 카트린 블리망 씨는 말했다. “포도원에 부는 서풍과 지롱드 강의 물은 겨울의 혹한과 여름의 혹서를 누그러뜨립니다. 일조량과 강우량도 적절해 훌륭한 와인이 만들어집니다.” 메도크 와인의 진가는 1855년 제정된 ‘그랑 크뤼 클라세’라는 유명 와인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 포도밭 사이사이로 삼나무 숲, 호수, 작은 항구, 코스모스 들판이 있었다. 무엇보다 각 원산지에는 가장 완벽한 ‘신의 물방울’을 만들고 나누려는 사람들의 따뜻한 체취가 있었다. ○ 아버지의 윙크를 담은 와인 메도크 반도의 최북단인 메도크는 아기자기한 물리스와 달리 야생적이고 남성적인 느낌이 강했다. 들녘에는 사냥꾼들도 있었다. ‘샤토 루스토뇌프’의 주인인 브뤼노 스공 씨(45)가 터틀넥 스웨터와 반바지 차림으로 다가와 “봉주르”라며 악수를 건넸다. “메를로 품종은 수확을 시작했는데 카베르네 쇼비뇽은 더 잘 익도록 기다리고 있어요. 포도를 재배하면서 깨달은 게 있어요. 매사에 서두르지 않을수록 후회를 적게 한다고….” 스공 씨는 한국에서 온 손님을 위해 와인 저장고로 나무 테이블을 옮겨다 놓고 에스프레소 커피와 초콜릿도 준비했다. 여러 와인 중 검은색 레이블의 2001년 빈티지 와인에 눈길이 갔다. ‘내 아버지의 루스토’란 와인 이름 밑에는 ‘;-)’란 이모티콘이 그려져 있었다. “아버지가 세상을 뜬 2001년을 기려 특별히 양조했던 와인이에요. 이모티콘은 아버지가 제게 자주 건넸던 윙크 모양이에요. 한때 알제리에서 농사를 지었던 아버지는 와인 숙성고에서 블렌딩을 연구할 때도 익살스럽게 윙크를 하셨죠.” 어느덧 중년이 된 아들은 아버지의 그 윙크를 떠올리며 최선을 다한다. 일반적으로 대형 양조통에서 하는 1차 발효를 그는 이번 가을 나무 오크통에서 하는 모험을 시도한다. 와인 맛의 복합성을 더하기 위해서다. 로제 와인도 실험적으로 만들고 있었다. “뒤처지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도전해야한다고 생각해요. 메도크 와인의 자긍심은 지키되 자만해선 안 되겠죠.” 일본 와인만화 ‘신의 물방울’ 24권이 떠올랐다. 주인공은 생전의 아버지가 참여했던 보르도 마라톤 코스를 뛰면서 부정(父情)을 찾아냈다. ‘아버지는 나에게 와인에 관해 아무것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고 생각했어. 시키는 대로 허브며 흙냄새를 맡아야 했다며 오해하고 있었어. 하지만 아니었어. 아버지는 어린 나에게 가르쳐 주려 했던 거야. 와인이 무엇인지.’ 스공 씨의 아버지도 생전에 보르도 와인의 핵심인 포도 품종별 ‘블렌딩의 미학’을 윙크에 담아 아들에게 대물림하려던 게 아니었을까. 특히 그가 애착을 가졌다는 프티 베르도 품종은 최종 블렌딩 단계에서 제비꽃향과 기분 좋은 산도를 주는 ‘약방의 감초’가 아니던가. 요즘 메도크에서 이 품종의 비율이 높아지는 걸 그의 아버지는 이미 10년 전 예견했던 걸까.보르도=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디자인=공성태 기자 coonu@donga.com}

○ 배려와 용서의 와인 생테스테프에 있는 그랑 크뤼 클라세 4등급 ‘샤토 라퐁 로셰’는 멀리서도 알아보기 쉬웠다. 웅장한 샤토(대저택) 건물도, 포도밭에 세워진 표지판 말뚝도 온통 노란색이었으니. “16세기부터 와인을 만들던 이곳을 코냐크 출신 할아버지(귀 테스롱 씨)가 1960년에 사들였어요. 할아버지는 1974년엔 샤토 퐁테카네(포이야크, 그랑크뤼 5등급)도 구입했죠. 샤토 라퐁 로셰의 기존 회색 칠을 아버지(미셸 테스롱 씨)는 늘 못마땅해했어요. 1999년 어느 날 아버지는 건물을 3분할해 빨간색, 녹색, 노란색으로 칠해 보더니, 노란색으로 최종 결정했어요. 2000년엔 와인 레이블도 노란색으로 바꿨죠.” 안내를 맡은 바질 테스롱 씨(31)는 오너 3세로 2007년 가업인 와이너리 경영에 뛰어들었다. 아내(‘샤토 라리보’ 소유주)와의 사이에 두 살과 한 살배기 아들을 둔 그는 으리으리한 성주의 아들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예의바르고 유머러스했다. “기자분은 두 살짜리 딸이 있다고요? 그럼 저희 아들과 서둘러 만남의 자리를 주선해야겠는걸요. 하하.” 그는 스위스 럭셔리 회사인 리치몬드 그룹(카르티에, 몽블랑 등 소유)에서 일한 적이 있다. “샤토에서 일하면서 그동안 배웠던 마케팅은 다 잊기로 했어요. 네고시앙(와인 중개상)을 통해 와인을 팔기 때문에 치열한 광고를 할 필요가 없죠. 그 대신 고객과 직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정성을 쏟게 됐습니다.” 럭셔리 업계에서 배운 교훈이 있냐고 물었더니 말했다. “매사에 나서지 않아야 한다는 것, 항상 겸손해야 한다는 것이요.” 그는 올해 여름에는 샤토의 와인 숙성고를 클래식 공연장으로 개방했다. 아버지의 연륜과 자신의 젊은 감각, 양조 기술 감독의 테크닉을 잘 블렌딩하는 게 자신의 책임인 것 같다고. 드넓은 정원에 점심 식탁이 차려졌다. 이 샤토 지분 25%를 지닌 바질 씨의 고모 캐롤린 포니아투브스키 씨도 우아한 차림으로 참석했다. 최근 폴란드 귀족 남편을 하늘로 떠나보낸 그가 바질 씨를 향해 말했다. “내 사랑스러운 조카야. 눈부신 햇살 때문에 갈증이 난 고모를 위해 저 투명한 유리잔을 건네주겠니?” 귀족 여성이 구사하는 어휘는 한 편의 시 같았다. 최근 재혼한 바질 씨의 생모도 초대돼 왔다. 하필 전 남편의 절친한 친구랑 재혼했다. 바질 씨는 말했다. “에고, 내가 창피하지 않을 만큼 나이를 먹었기에망정이지.” 모두가 껄껄 웃으며 허물을 덮던 그 자리에는 1996년과 2005년 샤토 라퐁 로셰가 있었다. 참고로 생테스테프의 테루아는 메도크에서도 가장 다채롭다고 평가된다. 프랑스의 다양한 가족상처럼….○ 보르도 사람들로부터 배운 인생의 교훈 메도크에서 만난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우선 생테스테프의 네고시앙인 ‘두르트’의 홍보 담당 마리 엘렌 씨, 고맙습니다. 평소 궁금했던 질문에 충실하게 답해주셔서. 독자들을 위해 당신과의 대화를 옮깁니다. ―와인도 사람처럼 될성부른 ‘재목’은 떡잎부터 알아봅니까. “와인의 잠재력은 어려서부터 보입니다. 어려서 없던 가능성이 훗날 생기지는 않습니다. 지중해 클럽메드 리조트를 연상시키듯 찬란한 햇빛을 받은 2005년 빈티지 와인은 오크통에 담길 때부터 이미 좋은 와인이 되리란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2009년 빈티지도 오래 나이들 수 있다는 좋은 예감이 듭니다.” ―그 좋은 예감의 근거는 뭡니까. “포도가 가뭄에 고생하지 않았거든요. 산도와 당도가 균형을 이루리라 봅니다.” ―포도를 너무 오냐오냐 키워도 안 된다던데요. “어린아이가 심하게 앓으면 아름다울 수 없죠. 적당한 스트레스와 고생은 다릅니다.” 다음으로는 메도크 ‘샤토 파타슈 도’의 장미셸 라팔루 대표 내외분, 집으로 초대해 대접해 주신 레드와인 소스의 멧돼지 요리와 염소 치즈는 환상적이었습니다. 치즈를 매일 즐기면 살찔까 염려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사모님은 말씀하셨죠. “꽤 괜찮은 카망베르 치즈 한 조각을 먹는 게 맥도널드 햄버거와 코카콜라 식단보다 낫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균형’이니까요.” 카를라 브루니 프랑스 대통령 부인에 대한 사견도 신선했습니다. “아무리 예뻐도 사생활을 떠벌리는 건 격이 떨어지는 행동이에요. 그나마 브루니가 엘리제궁에서 나대지 않아 국민이 천만다행이라 여긴답니다.” 물리스 ‘샤토 레스타즈 다르키에’의 브리지트 베르나르 씨는 “어린 데도 성숙한 와인, 나이가 들어도 젊을 때의 아름다움을 간직하는 와인을 만들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런 와인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포도 수확으로 손이 까매진 리스트라크 ‘샤토 르베르디’의 30대 여성 소유주 오르데 토마 씨도 그리워집니다. 포도 품종별 블렌딩 체험을 관광 상품화하겠다는 그의 각오가 다부져 보였습니다.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말했습니다. ‘와인은 세상에서 가장 문명화된 산물’이라고. 훗날 딸이 크면 가을의 보르도에 데려가려 합니다. 네가 배워야 할 모든 게 포도밭에 있다고.■ 美 내파밸리 포도 수확 체험 10월 중순 미국 캘리포니아 내파밸리는 짙은 포도 향기로 가득하다. 본격적인 포도 수확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어느 와이너리를 가나 포도를 담은 상자가 수북했고 이를 처리하는 손길이 분주했다. 와인이라는 단어는 우아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떠올리게 하지만, 와이너리에서 벌어지는 일은 노동집약적인 수작업이 많았다. 동아원이 내파밸리에 소유한 와이너리인 ‘다나 에스테이트’의 포도밭 및 카브(와인을 숙성 저장하는 셀러나 와인 양조시설)에서 포도 따기 및 솎아내기, 포도 검수, 배럴 굴리기 등을 직접 체험했다. ‘콜긴’ ‘아로호’ ‘할란’ 등 내파밸리 컬트와인을 만드는 와이너리에서도 수확 및 발효 과정을 살펴봤다.○ 천지인(天地人)이 만나는 이곳 수확철 내파밸리의 하루는 어두운 새벽부터 시작된다. 해가 뜨기 전에 포도를 따야 포도가 햇빛에 마르지 않고 본래의 맛과 풍미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파밸리는 요즘 오전 7시 반 정도에 해가 뜬다. 11일 새벽달을 보며 오전 6시 반경 ‘비니어드 29’에 도착했다. 잘 익은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의 포도가 수확을 기다리고 있었다. 와인 제조용 포도는 우리 식탁에 흔히 오르는 캠벨, 머루 같은 품종의 포도보다 알이 작다. 큰 블루베리 정도의 크기지만 당도는 20∼25브릭스로 캠벨의 10∼15브릭스보다 훨씬 높다. 다나 에스테이트의 와인 메이커 캐머런 보터 씨는 “포도 수확의 최적기를 판단하기 위해 연구소에서 포도의 당도 등을 측정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직접 맛을 보고 결정한다”면서 “포도 씨가 브라운색을 띨 때가 바로 그때”라고 설명했다.글·사진 보르도=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설원봉 대한제당㈜ 회장(사진)이 20일 폐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62세. 평북 출신인 인송 설경동 창업주의 4남으로 맏형은 설원식 전 대한방직 회장, 셋째 형은 고 설원량 대한전선 회장이다. 경기고와 연세대 법학과, 미국 브루클린대 경영대학원을 나와 학교법인 연세대 이사,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대한제당협회 회장, 한일경제협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1983년부터 대한제당 경영을 맡은 그는 1997년 외환위기를 무감원, 무감봉, 무분규의 ‘3무 경영’으로 극복해 2003년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로부터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또 국민이 경제적으로 고통 받는 시기에 소외받는 스포츠를 지원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1998년부터 2002년까지 대한핸드볼협회장을 지내며 국내 스포츠 발전에도 기여했다. 장례는 22일 경기 안성의 새사람선교회 빛의 동산에서 회사장으로 치러진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선영 씨와 설윤호 대한제당 부회장 등 1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22일 오전 9시. 02-3010-2631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한국표준협회가 발표한 ‘2010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에서 각 부문 최우수 기업으로 꼽힌 회사들은 지속적인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경쟁력은 무엇일까. SK텔링크의 SK국제전화 00700은 지난해부터 고객경험관리(CEM·Customer Experience Management) 기법을 도입했다. 고객의 불편사항 및 만족도, 개선사항을 도출해 이를 혁신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 정기적으로 통화 품질을 점검해 개선하고, ‘패밀리 요금제’ 등 새로운 요금 상품을 개발해 서비스 선택의 폭도 넓혔다. SK텔레콤은 3월 초 휴대전화 요금 부과방식을 10초당 18원에서 1초당 1.8원으로 바꾸는 ‘초 단위 요금체계’를 국내 통신회사 중 처음으로 도입했다. 고객이 사용한 만큼만 요금을 부과하는 합리적인 과금 체계의 도입이라는 의미가 있다. 회사 측은 이 요금체계의 도입으로 고객 1인당 평균 연간 8000원의 요금 절감 효과를 보게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통화시간은 짧지만 통화건수가 많은 고객은 월평균 통화시간이 최대 7.7%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택배와 퀵서비스 등 생계형 직업을 가진 서민 고객층에게 상대적으로 더 큰 혜택이 돌아갔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서비스는 이번에 가전, 컴퓨터 애프터서비스(AS) 부문 9년 연속 1위, 휴대전화 AS 부문 7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 서비스는 업계에서 가장 많은 200여 개의 서비스센터를 두고 있다. 오피스 밀집 지역과 피서지에는 이동차량 서비스센터를 운영한다. 카페 분위기의 서비스센터에는 제품 체험존을 만들어 신제품의 디자인과 기능을 고객들이 확인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신한카드는 2008년부터 ‘고객패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패널이 신상품 개발 등에 참여해 상품 및 서비스 품질을 고객 눈높이에 맞추는 제도다. 지난달 새롭게 단장한 신한카드 홈페이지도 구축 초기부터 최종 테스트까지 고객패널이 직접 참여해 주요 메뉴로 편리하고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이 원하는 대로 포인트 적립처를 선택할 수 있는 ‘하이포인트 Nano 카드’는 선보인 지 1년여 만에 회원이 100만 명으로 늘었다. 동부화재는 자동차보험의 원조답게 자동차 보상 시 10분 이내 현장출동 서비스, SOS 긴급출동 서비스를 선도해 실시해왔다. 업계 최초로 현장에서 원스톱으로 보상 처리가 가능한 모바일 보상도 도입했다. 삼성화재는 2003년 보험업계 최초의 통합보험인 ‘슈퍼보험’을 내놓았으며 지난해엔 국내 최초의 가정 종합보험인 ‘애니홈’을 통해 보험업계의 신상품 개발을 이끌고 있다. 세계 최대 신용평가기관인 미국 S&P사로부터 국내 민간기업 중 최고 등급인 ‘A+(Stable)’를 7년 연속 획득했고, 보험사 전문 신용평가기관인 미국 A.M.Best사로부터는 국내 보험사 중 최고 등급인 ‘A+(Superior)’를 8년 연속 얻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농림수산식품부는 9월 30일∼10월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제1회 2010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구암 대추 막걸리’(살균 막걸리 부문) 등 7개 주종(酒種) 7점의 술이 부문별 대상을 받았다고 6일 밝혔다. 한국을 대표하는 명품 술 육성을 위해 개최된 이번 품평회에는 총 107점의 술이 출품됐으며, 입상한 술들은 앞으로 1년간 국내외 공식 행사의 건배주로 사용될 예정이다. ■ 12일 대전 충남대서 ‘동서 커피 클래식’ 개최동서식품은 커피와 클래식 음악이 함께 어우러지는 ‘제3회 동서 커피 클래식’을 12일 대전 충남대에서 연다고 6일 밝혔다. 이 회사의 커피 제품 ‘맥심’ 출시 3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 행사에서는 세계적인 첼리스트 정명화 씨가 청주시립교향악단과 협연을 할 예정이다. 27년간 맥심 모델로 활동한 영화배우 안성기 씨가 사회를 맡는다. ■ LG이노텍, 협력사와 동반성장-공정거래 협약LG이노텍은 6일 100여 협력사와 함께 동반성장 및 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하고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 실천 계획을 발표했다.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협력사와 함께 진행하는 구매조건부 기술개발 사업을 확대하고 기술 교류를 강화한다. 금융 분야에서는 직접지원 45억 원, 동반성장펀드 150억 원 조성 등 모두 30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결제 조건을 개선해 협력사의 재무 건전성을 높일 계획이다. LG이노텍은 자사의 기술과 영업 전략을 활용해 협력사에 경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정무직 공무원(장관)이라는 건 (대통령이) 있으라면 있는 거니까 지금까지 해 왔던 성과들이 잘 쌓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11∼13일 충남 부여군에서 열리는 T20 관광장관회의를 계기로 한국 관광의 매력을 세계에 홍보하겠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9)은 ‘T20 관광장관회의’로 말을 시작했다. 1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문화부 장관실에서 만난 그는 국회에 다녀오던 길이었다. “문화부 장관을 계속하게 됐다고 국회의원들이 술사라 하대요.(웃음)” 8·8 개각 때 신재민 문화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로 2008년 2월 취임한 유 장관은 2년 8개월여로 이명박 정부의 최장수 장관이 됐다. 역대 문화부 장관 중에서도 최장수다. ―최장수 장관이 된 소감은…. “내가 계산을 안 한다. 정치적으로 머리를 굴리지 않는다. 가끔 사고도 쳤지만 현장에서는 긍정적으로 봐주는 분이 많다. 8·8 개각 때 여러 협회에서 ‘그동안 고맙고 미안했다’며 감사패를 만들어 보내줬다. 퇴임 장관들이 원래 그렇게 많이 받나 했더니, 그렇지도 않더라. 나중에 진짜로 퇴임하면 저 감사패들 날짜를 고쳐야 할 텐데….”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문화계 출신이라 상대적으로 관광엔 관심이 덜할 것 같은데…. “관광은 모든 문화가 담긴 종합예술이다. 전국 방방곡곡 다니는 걸 좋아해 전남 순천의 생태 관광을 취임 때부터 지원했다. 근대문화유산의 관광 자원화와 재래시장 활성화에도 애착을 가져왔다.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세종로 문화부에서 강남구 청담동 집까지 걸어서 퇴근한다. 걸어 다니면 상가의 간판들도 유심히 보게 된다.” ―T20 관광장관회의가 생소하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관련 있는가. “지난해 10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제18차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총회에서 창설된 G20 관광장관들의 모임이다. 관광산업에 대한 국제적 협력을 촉진시키고 관광산업의 미래를 논의하려는 목적이다. 올해 2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경제 회복제로서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의제로 1차 회의가 열렸고 이번이 2차다.”▼ “한국 방문의 ‘불필요한 벽’ 없애겠다” ▼―관광산업이 얼마나 중요한 건가. “세계적으로 75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제조업의 1.2배)한다. 정보기술(IT), 환경산업과 더불어 세계 3대 미래 산업이다. 그런데도 아직 저평가돼 있다. 이번 회의 개최를 통해 우리 국민들도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했으면 좋겠다.” ―부여에서 개최하는 이유는…. “우리도 이제 선진국이다. 외국인들을 서울 이외의 지역으로 데려가야 한다. 지난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관광장관회의가 열렸던 일본 나라(奈良)도 한적한 시골 도시다. 백제의 문화 중심지인 부여뿐 아니라 경주, 안동, 경기 파주의 비무장지대(DMZ) 등 앞으로 국제회의를 열 만한 곳은 무궁무진하다. 이번 회의에선 ‘부여 선언’도 선포한다.” ―부여 선언의 내용은 무엇인가. “관광을 통한 선진국과 저개발국가 간 상생 방안을 담게 된다. 관광은 부자 나라에서 가난한 나라로 부(富)를 이전시키는 좋은 수단이다. 선진국의 작은 소비가 후진국엔 축복이 된다. 대표적인 곳이 튀니지다. 관광수입이 총 국가산업의 14%(15억 달러)를 차지하는데, 튀니지 근로자들이 해외에서 벌어 국내로 송금하는 돈(16억 달러)과 맞먹는다. 튀니지 정부는 관광산업을 미래 전략산업 1순위로 정해 출입국 절차 간소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85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표를 달성하려면 우리도 총력을 기울여야 할 텐데…. “더 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찾아오도록 중국 정부, 법무부 등과 협의해 ‘한국 방문의 불필요한 벽’을 계속 없애 나가겠다.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쇼핑뿐 아니라 우리의 소중한 문화를 체험하게 하겠다. 일례로 유교 문화가 깃든 안동의 고택은 한국의 자존심이다. 한옥 체험업을 권하는 건 우리의 문화를 소개하라는 거지, 여관업을 하라는 게 아니다. 우후죽순 난립하는 각 지역 축제도 차별화를 이루면 외국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 우리의 관광여건이 아직 많이 모자라 해야 할 일이 많다.” ―장관 임기 때까지 ‘이것만은 꼭 하겠다’는 계획이 있는가. “딱 하나를 꼽을 수는 없다. 그러나 작은 동네마다 특색을 갖춘 일본처럼 우리의 각 지역도 고유의 색깔을 갖게 하고 싶다. 민박과 기념품 특화가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언젠가 퇴임하는 날이 오면 연기도 다시 하고, 전국 일주 여행도 하겠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스삭스삭’. 대나무 잎들이 정갈하게 바람에 스치는 소리를 냈다. ‘넓은 길 밖, 긴 하늘 아래 두르고 꽂은 것은 산인가, 병풍인가, 그림인가, 아닌가’라고 이 풍광의 아름다움에 감복했던 조선시대 문인 송순의 가사작품 ‘면앙정가’도 떠올랐다. 굽이굽이 돌담에 드리운 담쟁이 넝쿨, 고택 마루 밑에 널린 고무신, 마당에 빨갛게 핀 상사화…. 천천히 걷기만 해도 마음 속 고요를 찾게 되는 곳, 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2007년 지정)인 전남 담양군 창평면이다. ‘느림과 비움’이 있는 이 마을엔 ‘슬로 푸드’도 있다. 5년 이상 묵은 간장인 진장(陳醬)의 깊은 맛과 향은 워낙 강렬해 한 번만 접해도 좀체 잊혀지지 않는다. 오랜 세월 인고한 슬로 푸드의 내공이다. ‘치타슬로(슬로시티) 국제연맹’은 창평을 슬로시티로 정하면서 문화유산을 계승 발전시켜 온 이 전통 장류를 극찬했다. 2008년 대한민국 식품명인 35호로 지정된 기순도 씨(61)가 만드는 ㈜고려전통식품의 ‘기순도 전통장’이다.○ 종갓집 며느리가 빚는 ‘슬로 푸드’ 지난달 28일 창평면 유천리에 있는 기 씨의 집 장독대에선 구수한 장맛이 피어났다. 500여 개의 장독 중에는 대대손손 물려 내려오는 씨간장독도 있었다. 매끈한 윤기가 흐르는 검은 간장 빛깔은 동백기름을 바른 조선시대 여인네의 검은 머리카락 같았다. 기 씨는 임진왜란 때 의병장 고경명 장군으로 유명한 탐라 고(高)씨의 후손으로 360년을 이어온 문중의 10대 종부(宗婦)다. 1972년 명문 종갓집으로 시집와 시어머니에게서 장 담그는 것을 배운 뒤 매년 10여 차례 조상 상차림을 했다. 남편이 1992년 창업한 고려기업(고려전통식품의 전신)에서 죽염을 생산하자 장을 만들 때 죽염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동짓달(음력 11월) 말날(12간지 중 오·午 날) 만들어 한 달 정도 발효시킨 메주를 죽염수와 함께 항아리에서 다시 숙성시켜 간장을 만든 것. 잘 발효된 메주 고형분에 메주가루를 혼합해 항아리에 담아 숙성시키면 된장이 된다. “천일염 대신 죽염을 사용하면 장이 덜 짜고 감칠맛이 더해요. 장은 모든 좋은 재료가 잘 어우러져야 하죠. 좋은 공기, 좋은 콩(100% 국산 콩), 좋은 소금(죽염), 좋은 물(150m 지하 암반수), 좋은 장독(숨 쉬는 전통옹기)….” 한국 장류에도 ‘테루아르(음식 맛에 영향을 미치는 토양과 기후)’가 중요했다. 100년 묵은 소나무와 담양의 명물 대나무를 장독대 주위에 둘러 심은 것도 장이 호흡하는 공기를 맑게 하기 위해서다. ‘역시나’였다. 기 씨가 차려온 점심 밥상에 놓인 고추장은 봉곳이 꾹꾹 담은 밥 한 그릇을 금세 훔치게 하는 영락없는 ‘밥도둑’이었다.○ 세계화 꿈꾸는 우리의 장맛 1999년 남편이 세상을 뜨고 공장에 화재 사고도 났다. 그러나 천만다행으로 간장과 된장은 불타지 않았다. 기 씨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아들, 딸과 힘을 모았다. 2001년 냄새나지 않는 분말 죽염 청국장을 만들어 담양군 신지식인으로 선정됐다. “천천히 가는 사람은 세상을 넉넉히 볼 수 있다”고 말하는 기 씨의 도전은 계속됐다. 맵지 않은 고추장을 찾는 일본인을 겨냥해 단맛이 나는 딸기 고추장을 만들었다. 바쁜 맞벌이 주부를 위해서는 우거지와 들깨 등을 섞은 된장을 만들었다. 물만 넣어 끓이기만 하면 즉석 우거지 된장국이 되는 제품이다. 사라져가는 전통 장맛의 명맥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것이다. 2005년부터는 대한주부클럽과 공동으로 메주 바자회를 열고, 2008년부터는 ‘가족 장독대 만들어주기’ 행사도 했다. 고부가 함께 창평 공장을 방문해 메주를 골라 된장 간장을 담그면 집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2002년부터는 신세계백화점과 손잡고 각종 장 선물세트를 개발해 고려전통식품의 총매출은 지난해 10억 원을 넘어섰다. 기 씨의 기능 전수자인 장남 고훈국 씨(37)는 최근 황토로 메주 발효실을 만들었다. 더 많은 사람이 전통 장을 만들어볼 수 있는 한옥 체험관도 짓고 있다. 어머니와 아들은 느릿하면서도 정감 있게 말했다. “예나 지금이나 자연의 품 안에서 고향 어머니의 마음으로 장을 담급니다. 많이도 안 담급니다. 그런데 점점 멀리서도 찾아오시네요. 발효를 기반으로 한 ‘한국의 손맛’이 경쟁력 있나봐요.”담양=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이참 관광공사 사장 취임 1주년“한국에서 아직도 관광은 한가로운 비즈니스로 대접받고 있습니다. 이제 관광도 어엿한 산업으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지난해 7월 귀화 한국인으로 한국관광공사의 수장이 된 이참 사장(56·사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의욕적으로 일을 시작했지만 1년여가 지난 지금 그의 얼굴은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30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 한국관광공사 사장실에서 만난 이 사장은 정부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한국의 관광산업은 국내총생산(GDP) 중 7.6%, 전체 일자리 중 8%를 차지하는데도 국가 전체 예산 중 관광 부문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0.27%밖에 안 됩니다(2010년 기준). 대개 다른 나라들에선 관광 관련 기구가 경제 부처 산하에 있어 산업적 대우를 받는데 비해 한국에서 관광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속해 한가롭게 문화적, 정서적으로 다뤄집니다. 한시가 바쁩니다. 다른 나라처럼 관광을 좀 더 ‘힘 있는’ 경제 부처에서 맡아 국가적 산업으로 육성해야 합니다.” 문화부 산하기관장인 그는 “관광사업을 추진할 때마다 ‘문화부의 담당 공무원이 바뀌었다’는 말을 듣게 돼 장기 플랜을 짤 수 없다”며 현 관광 정책의 연속성 부재도 꼬집었다. 지난해 7월 시작된 그의 사장 임기는 2012년 7월까지다. 2010∼2012년 ‘한국 방문의 해’의 성패가 그의 어깨 위에 있는 셈이다. 갈 길이 바쁘니 마음이 타들어갈 만도 하다. 그가 최근 다녀온 싱가포르는 외자 유치를 통해 복합리조트시설들을 만들고 그 안에 카지노를 세워 GDP가 2%나 늘었다고 한다. 이 사장은 “‘한국식 B&B(Bed & Breakfast·아침식사가 나오는 민박)’를 시급히 법제화해 외국인 관광객의 숙박을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22∼24일 전남 영암에서 열리는 포뮬러원(F1) 코리아 그랑프리,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여러 관광 호재가 있지만 전국의 국내 관광호텔 객실은 6만7171실에 불과하다. 공사가 예상하는 하루 필요 객실 9만3990실에 크게 못 미치는 수다. 중국 관광객이 몰려오고 있지만 호텔은 비싸고 민박집은 지방에만 있어 마땅한 숙박시설이 없어 수용을 못할 지경이다. “외국에서는 B&B가 발달된 것과 달리 한국에서 민박은 농어촌 소득 증대를 위해 농어촌 지역만 허용되고 있어요. 한옥 체험업은 숙박업이 아닌 편의시설업으로 규정돼 있고요. 외국인이 서울에서 잘 곳이 부족하면 기존 객실료가 높아져 결국 한국 관광 상품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이 사장은 외국인 숙박 지원을 위한 여러 아이디어를 내놨다. “예를 들어 나이드신 어른들이 큰 아파트에서 사는 데 방이 남아돌아 놀립니다. 외국인을 홈스테이시키면 ‘일석이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숙박업 규제 때문에 불가능하지요.” 그는 도심 내 호텔 신축을 유도하기 위해 주거지역에 숙박시설을 지을 수 없는 현행 법규도 융통성 있게 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속출하는 미분양 아파트 일부를 호텔로 분양해 수익성을 올리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관광 관련 창업을 돕기 위해 최근 공사 내 ‘투자 지원팀’을 신설한 이 사장은 내년에 50억∼100억 원 규모의 관광창업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일반 제조업과 달리 관광산업에 대한 지원은 사실상 전무했기 때문이다. “과거 온 나라가 매달려 정보기술(IT) 벤처기업을 키웠듯이 이젠 무한 가능성을 지닌 관광 분야의 벤처기업을 키워야 합니다. 훌륭한 아이디어를 잘 지원한다면 수 조원 단위의 부가가치를 지닌 제2, 제3의 ‘올레길’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죠.”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42·사진)이 최근 “신세계 직원 임금을 국내 유통업계 최고 수준으로 올리라”고 지시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신세계 인사 조직은 업계 최고 수준인 현대백화점의 임금 체계를 참고해 임금 인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10년 경력의 과장 2년차(30대 후반)의 경우 성과급을 포함해 7500만 원 정도의 연봉을 받는다. 신세계백화점은 같은 경력 조건에서 연봉이 7000만 원 수준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직원들의 사기를 중시하는 정 부회장이 ‘파격적 인상’을 강조했기 때문에 임금 인상에 대한 직원들의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임금 인상 시기는 내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직원 편의시설과 서비스 개선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최근 서울 중구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직원 식당엔 수제 햄버거 브랜드인 ‘크라제버거’와 드립 커피 전문점 ‘커피지인’이 들어섰다. 커피지인은 서울 강남에 매장을 둔 고급 드립 커피 전문점으로 정 부회장이 단골로 들러 트위터에 사진을 올리던 곳이다. 강남구 청담동 커피지인의 핸드 드립 커피가 1만1000원인 데 비해 신세계 직원 식당 내 커피지인의 기계 드립 커피는 1800원이다. 신세계는 전국 모든 점포의 편의시설을 순차적으로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마트 본사의 직원 식당은 다음 달 60여 가지 메뉴를 맛볼 수 있는 뷔페식 식당으로 변모할 예정이다. 990m²(약 300평)의 직원용 피트니스센터를 비롯해 도서관, 수면실, 마사지실도 신설된다. 국내 유통업계의 ‘젊은 오너’ 최고경영자(CEO) 간 자존심 대결이 시작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현대백화점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38)이 2008년 1월 회장으로 취임한 후 직원들의 복리후생 수준이 상당히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야근과 넥타이 차림이 없어지고 업무보고도 서류 대신 휴대전화 문자로 한다. 정지선 회장보다 네 살 많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총괄 대표이사가 된 후 “직원들이 회사에 감동해야 직원이 고객을 최고로 섬긴다”는 말을 항상 강조하고 있다. 소비자들과도 스스럼없이 소통하는 그는 28일엔 자신의 애견 ‘몰리’의 임신 소식을 트위터에 올리더니 30일부터는 애견 ‘마리’를 모델로 한 애견용 사료도 판다고 밝혔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한국의 가구 디자인에선 전통적 요소를 찾아보기 힘들더군요. 가구야말로 오랜 세월 사람과 어울리며 말을 걸어오는 생활 오브제인데 말이에요. 노르웨이 가구는 인체 공학을 바탕으로 전통과 현대를 접목하기에 대를 물려 사용하는 사람이 많답니다.” 다베 비셰렌 노르웨이 베르겐 국립 예술대 교수는 17일 기자와 만나 한국의 가구 디자인을 향해 따끔한 조언을 했다. 그는 다음 달 7일까지 서울 송파구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서울 디자인 한마당 2010’ 중 노르웨이 디자인 산업전의 큐레이터를 맡아 방한했다. 195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노르웨이 의자 작품 48개를 엄선해 선보이는 이번 전시의 이름은 ‘자, 앉아보세요(Please take a seat)’. 전시장에서 그는 여러 의자에 앉아볼 것을 권했다. 1970년대에 첫선을 보인 ‘밸런스 의자’는 앉는 부분이 앞으로 기울어져 허리를 숙이면 앞으로 넘어지는 디자인이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허리를 세워 앉게 돼 요통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었다. 세계적 가구 디자이너이기도 한 비셰렌 교수가 만든 ‘Getz 2004’란 의자의 등받이는 비치나무를 파도 무늬로 구부린 곡선 디자인으로 자연의 느낌을 고스란히 담았다. 우주선을 본뜬 1960년대 의자 ‘플래닛’은 복고풍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노르웨이 가구의 연간 수출액 규모는 30억 노르웨이크로네(약 5829억 원). 비셰렌 교수는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의 생활에서 의자는 사람의 몸과 정신을 편안하게 해 주는 역할이 중요하다”며 “노르웨이 가구는 유아부터 노인까지 배려하는 인간주의, 재활용품을 적극 활용하는 친환경주의를 두루 담아 요즘 주목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서울 중구 명동의 눈스퀘어몰에 있는 ‘H&M’ 1호점을 아시는지. 가 봤다면 하루 평균 방문객 1만 명에 일단 놀랐을 것이다. 첨단 유행 디자인에 주로 2만∼3만 원대인 옷 가격도 파격적이다. 올해 2월 문을 연 이 매장(2600m²)은 3∼5월 14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H&M은 생산부터 유통까지 도맡는 스웨덴의 자기상표부착방식(SPA) 브랜드다. 1947년 첫 매장을 연 뒤 1974년 스톡홀름 주식거래소에 상장됐다. 2007년부터 아시아에도 진출해 매장 2000여 개에 연 매출 19조 원(지난해 기준) 규모의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성장했다. 16일 명동에 2호점(1500m²)을 내는 H&M의 한스 안데르손 한국 지사장(사진)을 15일 만났다. 그는 “1호점이 토털 숍이라면 2호점은 좀 더 젊은층이 대상”이라며 “H&M은 앞으로 매장 입지에 따라 소비자를 특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H&M은 지난해엔 인테리어 라인인 ‘H&M 홈’을 론칭하고 8개 유럽 국가에서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안데르손 지사장은 “한국에서도 오프라인 시장을 공고히 한 뒤 향후 온라인 론칭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H&M은 올가을 세계적 패션 브랜드 ‘랑방’과 협업한 옷을 선보일 계획이다. 2004년 카를 라거펠트를 시작으로 그동안 ‘지미추’, ‘소니아리키엘’ 등과 협업한 제품들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국내 패션업계는 “빠르고 싸게 트렌드를 반영하는 H&M의 영향으로 국내 패션 브랜드들도 예전보다 신상품을 신속하게 내놓게 됐다”고 평가했다. 안데르손 지사장은 “패션과 품질을 합리적 가격에 제공하는 ‘패션의 민주화’가 H&M 종업원 8만 명이 공유하는 비전”이라고 말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9일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상하의 농장’ 내 유리온실에 있는 망고는 흔히 보던 모양새와 많이 달랐다. 얼핏 보면 녹색 타조 알 같은 데다 개당 무게가 1.5kg이나 됐다. 농장 주인인 김상우 씨는 “아, 왕망고예요. 방금 전에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인들에게 선물한다고 주문을 문의했어요.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도 이 망고 마니아시고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지구 온난화로 망고가 제주 최고의 농작물 소득원이 됐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왕망고란 이름은 낯설었다. 알고 보니 유명 재계 인사들이 이 과일의 고객이었다. “정준경 신세계백화점 과일 바이어가 2007년 저희 농장에 들러 이 망고를 보더니 그 자리에서 ‘상품으로 만들자’고 했어요. 먹음직스럽지 않게 생긴 것 같아 저희로선 팔 생각을 못했거든요. 품종명은 ‘케이트’인데 정 바이어는 ‘왕망고’란 쉬운 이름도 만들어 줬어요.” 제주 왕망고는 재배자의 장인정신과 유통회사의 마케팅 능력이 만난 ‘한국의 새 명품 먹을거리’다. 본래 고향인 인도의 왕망고는 한국 왕망고의 절반 크기다. 제주 왕망고는 훗날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나를 키운 건 8할이 한국이었다”고. ○ 젊은 농부의 과학적 망고 영농 김상우 씨의 아버지인 김만국 씨(65)는 국내 애플망고 재배 1세대다. 서귀포의 비닐하우스(1만3200m²·약 4000평)에서 각종 과일을 재배하다가 1989년 대만에서 애플망고를 들여왔다. 기후 변화를 내다보고 고수익 과일에 승부를 건 획기적 발상이었다. 아버지의 과일농사를 지켜보며 자란 아들 상우 씨는 명지대 전자공학과 재학 중 군대를 다녀와 2001년 망고 농사에 뛰어들었다. 가장 먼저 오이와 토마토 농사를 짓던 다른 농가의 대형 유리온실 두 채(2만9700m²·약 9000평)를 인수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우후죽순 늘었던 유리온실들이 빚더미에 올라 헐값의 매물로 쏟아진 ‘기회’를 포착한 것이다. 전자공학도인 상우 씨는 유리온실의 컴퓨터 시스템을 능숙하게 다뤘다. 유리온실에서 망고를 재배한 건 국내에서 상하의 농장이 처음이다. 난방비 부담이 있지만 기후변화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이 온실 바닥엔 퇴비 용도의 나뭇잎이 30cm 두께로 수북이 쌓여 있었다. 좋은 토양을 만들기 위해 8750t 분량(약 4500만 원)을 사다 깐 것이라고 했다.○ 왕망고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애플망고를 주로 재배하던 상하의 농장에서 왕망고는 이름도 없이 그저 특이하게 큰 녹색 망고였을 뿐이다. 그러나 신세계백화점의 정 바이어는 왕망고의 진가를 알아봤다. 당도 측정 단위인 브릭스(Brix)가 애플망고(평균 무게 350g)는 13∼15인 데 비해 왕망고(평균 무게 800g)는 16∼17이었던 것. 하지만 왕망고 상품 개발을 회사에 건의한 정 바이어는 곧바로 난관에 부닥쳤다. 국내 시장에서 애플망고도 생소한 판에 왕망고는 더 낯설고 비쌌다. “그래도 해 봅시다.” 상하의 농장은 망고 접목기술을 통해 왕망고 나무를 당초 세 그루에서 1500그루로 늘렸다. 당도를 높이기 위해 나무 한 줄기마다 망고를 하나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다 잘라 버렸다. 신세계백화점은 2008년 왕망고 추석 선물세트를 내놓았다. 판매는 저조했지만 적극적인 시식 이벤트로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났다. 지난해 추석 때는 한정판으로 나온 150세트(4개들이 16만 원)가 모두 팔렸다.○ ‘메이드 인 코리아’ 명품 망고 상하의 농장은 부단한 실험정신으로 개당 800g이던 왕망고를 1.5kg까지 키워냈다. 신세계백화점이 올해 창립 80주년 기념 추석 선물세트로 내놓은 이 농장의 명품 왕망고 세트(1.5kg 두 개·20만 원)다. 고급 소비층은 ‘메이드 인 코리아’ 왕망고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4만2900m²(약 1만3000평)인 상하의 농장의 연간 매출은 10억 원이었다. 제주의 감귤 농가들이 대개 3만3000m²(약 1만 평)에서 1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걸 감안하면 10배의 수익성이다. 상우 씨는 “희귀한 고급 과일로 과일의 세대교체를 이루겠다”고 포부를 밝혔다.서귀포=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1980년대 한 초등학생의 집 안엔 줄곧 빵 냄새가 났다. 식사를 빵으로 할 때도 많았다. 제빵사들이 새로 개발한 빵을 들고 오기도 했다. 이 무렵 기계설비업체(우진아이엔에스)를 운영하던 그의 아버지가 신라호텔 제과사업부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1980, 90년대 국내 고급 베이커리의 대명사로 통하던 신라명과 집안 이야기다. 홍평우 신라명과 회장(66)의 세 자녀 중 맏딸인 홍수현 씨(39·사진)는 빵과 더불어 자라나 10여 년간 신문기자로 일했다. “무차입 경영을 고수하는 아버지가 외환위기 후 지나친 긴축경영으로 신라명과의 정체를 초래했다고 생각했어요. 젊은 감각으로 가업을 잇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처음에는 아버지가 많이 걱정하셨죠.” 아버지를 설득한 딸은 2007년 신문사를 그만두고 신라명과 내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다. 브랜드 네이밍 전문회사인 ‘크로스포인트’의 손혜원 대표를 찾아가 ‘한국의 자연을 담은 베이커리’란 구상을 설명했다. 새, 하트 등 따뜻한 느낌의 브랜드아이덴티티(BI) 아이콘들은 그렇게 나왔다. 빵과 커피란 뜻의 ‘브레댄코’는 2008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 첫 매장을 열고 지난해 5월 신라명과에서 분리해 별도 법인이 됐다. 10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브레댄코 내방점에서 만난 홍수현 이사는 미숫가루 셰이크와 우엉이 들어간 빵을 내놓았다. 동양적 느낌의 원목 인테리어와 어우러지는 고소하고 깔끔한 맛이었다. “설화수(한방 화장품)와 국순당(막걸리)은 ‘우리 것’으로 시장을 잘 개척했는데, 유독 한국에서 빵은 유럽인 감성으로 경쟁해 왔죠. 우리 땅의 제철 재료로 보란 듯이 여러 빵을 개발할 겁니다.” 업계 1위인 SPC그룹의 ‘파리바게트’(2400여 개)의 50분의 1 정도밖에 안 되는 49개 매장의 신생 회사지만 브레댄코의 도전은 화제를 낳고 있다. 복분자에이드, 우리 연근빵, 봄나물 포카치아, 조만간 선보일 우리 사과와 홍시빵…. 아버지가 브레댄코의 회장이지만 사실상 최고경영자(CEO)인 홍 이사는 오전 5시부터 빵 굽는 현장을 돌고 소비자를 만난다. “신제품 아이디어를 생산에 접목하기 어려울 때도 있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쁨을 함께 누리자’는 비전을 직원들과 나누려 합니다.” 브레댄코 내방점에서 그 비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험적인 빵 앞엔 각 빵을 만든 파티시에의 얼굴이 캐리커처로 그려져 있었다. 한국의 제과명장 7명 중 한 명인 임헌양 상임고문(70)도 신제품 개발위원회를 이끌며 ‘명장의 숨은 레시피’라는 프리미엄 빵을 선보인다. 브레댄코는 내년 말 200호점 오픈이란 목표를 세웠다. 섭씨 100도의 끓는 물로 반죽해 저온에서 장시간 숙성하는 천연 효모 빵, 화학첨가제를 일절 넣지 않는 케이크 이야기를 듣고 “너무 우직한 것 아니냐”고 묻자 홍 이사는 말했다. “빵은 사람이 만드는 과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정직하게 원칙을 지켜야죠.”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따끈따끈한 패션 뉴스를 알려 드리겠습니다.아트에 가까운 일본의 아방가르드한 패션 브랜드 ‘콤 데 가르송’(Comme des gar¤on·‘소년처럼’이란 뜻의 프랑스어), 드라마틱한 색조 화장으로 유명한 미국 메이크업 브랜드 ‘나스(NARS)’가 최근 서울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참으로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두 브랜드는 개성이 강하면서도 한껏 힘이 있거든요. 이 두 곳을 다녀왔습니다.아울러 11월쯤 매장에 상품이 입고되기 전 최근 일부 기자들을 대상으로 선보인 샤넬의 ‘크루즈 컬렉션’ 패션도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샤넬 크루즈 컬렉션은 1970년대 각국의 부호들이 겨울에 따뜻한 나라로 크루즈 여행을 떠날 때 입는 패션에서 출발했죠. 그러나 이젠 지속적으로 새로움을 찾는 고객들을 위한 컬렉션으로 당당하게 자리 잡았습니다.패션 전문가들은 올가을 패션의 유행 키워드를 고급스러운 캐멀(낙타)색, 미니멀리즘, 굵직하게 짠 니트, 요조숙녀 스타일 등으로 크게 꼽습니다. 이 트렌드 요소들을 어떻게 개성 있게 조합해 멋을 내볼지 다함께 궁리해볼까요.○올가을 주요 트렌드는 고급스러운 따뜻함 캐멀색은 이번 시즌 ‘새로운 블랙’이라고 불리며 패션 무대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색상이다. 간호섭 홍익대 패션디자인학과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한동안 우울하고 딱딱한 검은색에 파묻혀 있던 패션업계가 복고 무드 속에 고급스러운 캐멀색의 온풍(溫風)을 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크처럼 부드러운 모헤어 소재로 롱코트처럼 길게 재단한 재킷이 올가을 유행 아이템 영순위. 라펠을 떼어내고 네크라인을 V자 형태로 간결하게 만든 재킷도 많이 나왔다. 캐멀색과 궁합을 이루는 색으로는 미니멀리즘의 기본인 회색이 떠올랐다. 패션 칼럼니스트인 황의건 씨는 올가을 단 한 벌의 옷을 장만한다면 짜임이 굵은 두툼한 볼륨의 니트 스웨터를 고르겠다고 했다. 동물들이 방어적 태도를 취할 때 몸을 따뜻한 털 속에 파묻는 것처럼 큰 사이즈의 니트는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올가을에는 1960년대 요조숙녀들이 입었을 법한, 허리는 조이고 폭은 한껏 부풀린 치마들이 부쩍 늘었다. 심지어 섹시미의 대명사였던 블랙 가죽 치마마저 타이트한 스타일 대신 A라인으로 폭이 넉넉해졌다. 여기에 흐르는 실루엣의 블라우스나 헐렁한 니트를 입는다면 올가을 트렌드는 어느 정도 따라잡는 셈!○패션 감성 충전소, 콤 데 가르송 일본의 아방가르드한 패션 브랜드 ‘콤 데 가르송’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최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문을 열었다. 1969년 일본을 대표하는 패션 디자이너인 레이 가와쿠보가 만든 이 브랜드는 1980년대 프랑스 파리에서 찢어지고 헐렁한 일명 ‘푸어 룩’(poor look·가난한 차림)으로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았다.국내에선 ‘하트 마크의 플레이(Play) 라인=콤 데 가르송’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레이 가와쿠보의 후계자 중 한 명인 구리하라 다오의 ‘타오’, 밀리터리 룩을 선보이는 ‘준야 와타나베’ 등 무려 13개 라인이 있다. 올가을 준야 와타나베 라인은 니트 원피스 밑단이나 재킷의 어깨 깃 부분에 카무플라주(위장) 패턴을 넣는 방법으로 한결 부드러운 ‘밀리터리 룩’을 선보이고 있었다. 이 브랜드를 대표하는 시그너처 아이템은 연미복 스타일 재킷과 물방울무늬 셔츠. 간호섭 교수는 “평범한 티셔츠에 하트 마크만 그려 넣어도(콤 데 가르송 ‘플레이 라인’) 많은 사람들이 입고 싶어 하는 건 콤 데 가르송이 그만큼 뚜렷한 브랜드 정체성을 가졌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패션 리더와 예술가, 디자이너 등이 주요 고객인 이곳에선 앞으로 지하를 예술 전시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색조의 향연, 나스지난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에는 미국 메이크업 브랜드 ‘나스’가 국내에 처음 상륙했다. 1994년 이 브랜드를 만든 뉴욕의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 프랑수아 나스는 케이트 모스, 마돈나, 세라 제시카 파커 등 숱한 스타일 아이콘들의 이미지를 창조해온 뷰티 업계의 ‘미다스의 손’. 드라마틱한 색조 화장품으로 유명세를 타자 일본 화장품 회사 ‘시세이도’가 2000년 이 브랜드를 인수했다. 이번에 방한한 ‘나스’의 인터내셔널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훌리오 산디노 씨는 ‘맨 헌트’와 ‘정글 레드’, ‘히트 웨이브’ 등의 빨간색 립스틱을 이번 시즌 유행 색상으로 추천했다. 빨간색 립스틱은 올가을 패션 트렌드인 캐멀색과 회색의 미니멀리즘과도 잘 매치된다. ‘알함브라’라는 이름의 연갈색 아이섀도를 넓게 펴 바르기 전에 ‘아이섀도 베이스’란 제품을 먼저 발라 섀도의 지속력을 높이라고 했다.올해 마크 제이콥스 패션쇼에서 선보였던 보라색 아이섀도, 올 시즌 한정판으로 나온 반짝임이 들어간 청록색 아이펜슬은 별다른 색조화장 없이 이 제품들만 눈두덩이에 펴 발라도 아티스틱한 분위기를 냈다. 다른 브랜드에서 보기 힘들었던 그윽한 회색, 땅색, 밀리터리색의 네일 컬러도 프랑수아 나스의 유명세를 절로 깨닫게 했다. 나스가 우리에게 주는 섹시한 교훈. ‘그 어떤 순간에도 색(色)을 밝혀라.’○샤넬의 자유로운 영혼, 크루즈 컬렉션 샤넬이 최근 공개한 올해 크루즈 컬렉션은 자유롭고 한가한 휴가를 즐기는 매혹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담았다. 프랑스 휴양지 생트로페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이번 컬렉션에선 하늘거리는 시폰 드레스뿐 아니라 여성들의 로망인 샤넬의 트위드 재킷이 한결 얇고 짧아져 사계절 두루 입을 수 있는 게 매력이었다. 바둑판 모양의 깅엄 프린트, 1970년대 히피들이 사랑한 나팔 청바지, 마이크로 미니스커트와 쇼트 팬츠, 민트색과 분홍색이 어우러진 시폰드레스 등은 여심을 사로잡았다. 넉넉한 품의 흰색 블라우스엔 두꺼운 벨트를 매서 허리 부분을 강조했다. 늘씬한 맨다리에 샌들을 신고 거미줄처럼 얇은 트위드 재킷을 걸친 스타일은 1970년대풍 섹시미의 압권이었다.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칼 라거펠트는 말했다. “생트로페는 마법적인 무언가를 담고 있는 곳이다. 매우 편안하고 자유로워서 복잡한 의상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김선미 기자 ▲동영상=프레타 포르테 가을 패션쇼}

올해 냉해와 폭염, 태풍의 영향으로 과일 값이 크게 오르자 추석선물로 과일세트 대신 주류세트를 찾는 수요가 생겨나고 있다. 추석선물세트 중 과일세트와 가격대가 가장 비슷한 주류세트를 선택해 같은 효용을 얻으려는 이른바 ‘대체재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꿩 대신 닭’처럼 ‘과일 선물 대신 술 선물’인 현상이다. 현대백화점이 8월 20일∼9월 5일 추석선물 예약판매를 한 결과 지난해 예약판매 기간(8월 24일∼9월 16일)과 비교했을 때 전체 매출 중 주류세트 비중은 지난해(6.5%)와 올해(6.4%)가 비슷했지만 과일세트는 올해 9.8%로 지난해(10.5%)보다 0.7%포인트 줄었다. 판매수량에서도 과일세트는 지난해 5020개에서 올해 4720개로 줄어든 데 비해 주류세트는 지난해 3490개에서 올해 3530개로 늘었다. 사과와 배 등 과일세트의 가격이 지난해보다 20% 정도 오른 데다 이상기후를 겪은 과일의 맛을 소비자들이 염려하기 때문이라는 게 현대백화점 측 설명이다. 반면 주류세트의 평균 판매가는 지난해 수준이면서도 기존에 없던 막걸리세트 등이 대거 새로 개발돼 나왔다. 신세계백화점은 주류세트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와인세트의 매출이 지난해 예약판매 기간보다 49.5%나 증가했다. 10만 원대의 고급 과일세트를 찾던 수요가 프랑스 보르도 그랑크뤼급의 10만 원대 와인으로 이동했다는 설명이다. 롯데백화점도 올 추석을 맞아 7만∼10만 원대의 중저가 와인세트의 반응이 좋게 나타나자 최근 물량 보강에 나섰다. 2007년 최고의 호황기 후 침체기에 빠져들었던 국내 와인업계는 별 기대를 하지 않다가 예상 밖의 주문이 밀려들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복분자주 세트를 파는 국내 주류업체 보해의 이병우 이사는 “주류업계에선 과일 작황이 안 좋으면 과일세트 대신 술세트 판매가 늘어난다는 게 오랜 정설”이라며 “대형마트에서는 4만, 5만 원대인 과일세트 대신 전통주세트가, 백화점에서는 7만, 8만 원대인 과일세트 대신 와인세트가 대체 선물인 셈”이라고 말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 건강식품 브랜드 ‘명본 공신단’‘명본 공신단’은 ㈜한의유통과 서울 서초구 경희한방병원의 신정애 원장이 손잡고 만든 건강식품 브랜드다. 1999년 한의사 184명이 한약 유통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세운 회사인 한의유통은 “화학 원료나 각종 첨가물을 포함하지 않고 원재료를 곱게 분말로 만들어 사용했으며, ‘동의보감’의 처방에 충실했다”고 설명한다. 공신단에는 침향을 비롯해 러시아산 녹용, 홍삼, 당귀, 숙지황, 산수유 등이 들어 있다. 최상의 원료만을 고집하고 있으며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시설에서 제조해 위생에 역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섭취량은 성인 1일 1환, 청소년은 1일 2분의 1환, 취학 아동은 1일 3분의 1환. 10환 25만 원, 20환 39만8000원. 한의유통 관계자는 “개인 체질과 증상에 맞는 의약품용 공신단 제품을 원한다면 인근 한의원에 방문해 한의사에게 직접 조제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설명했다. ■ 동국제약 ‘인사돌’추석을 맞아 부모님이나 친지 어른의 건강을 위한 약을 챙겨드리는 건 어떨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09년 진료비통계지표’ 자료에 따르면 치은염 및 치주병, 즉 잇몸병으로 치과를 찾은 국민이 730만 명을 돌파했다. 감기에 이어 우리 국민이 자주 앓는 질병이 바로 잇몸병이다. 이에 따라 잇몸치료제가 효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잇몸질환은 보통 잇몸이 붓거나, 피가 나고, 시리거나 심하면 치아가 흔들리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염증 자체가 원인일 수도 있으나, 잇몸 속 치조골이 허물어지거나 치아와 잇몸을 연결해주는 치주 인대의 손상이 주요 원인이다. 동국제약 인사돌은 잇몸 속에 작용해 허물어진 치조골을 재건해 잇몸 속 기초를 단단하게 해 준다는 설명이다. 또 파괴된 치주 인대의 재생을 도와 치아의 비정상적 흔들림도 막아준다고 한다. 가격은 약국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개 100정에 2만5000원. 동국제약 관계자는 “인사돌을 스케일링 등 치과치료와 병행하여 복용하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힘차게 야외활동을 시작하세요▼■ 아웃도어 ‘네파’, 캐주얼 브랜드 ‘PAT’추석을 앞두고 패션 브랜드들의 행사가 풍성하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30일까지 60만 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주니어 다운점퍼(18만5000원 상당)를 무료로 주고 무주리조트 이용권을 추첨을 통해 증정한다. 또 추석을 맞아 10일부터 구매 금액과 상관없이 전 구매 고객에게 윷놀이 세트를 준다. 캐주얼 브랜드 PAT는 신축성이 뛰어나고 몸에 자연스럽게 잘 맞는 저지 데님을 선보였다. 30, 40대 여성의 심리와 실루엣을 이해하고 만든 제품으로 추석 선물로 좋다. 회사 측은 “촉감이 부드럽고 착용감이 뛰어나 요가를 할 때 입어도 될 만큼 편안하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기존의 경량다운점퍼에 기능성 발열 섬유를 혼합 사용해 체온밸런스를 유지해주는 신제품을 출시했다. PAT는 가을을 맞아 10월 10일까지 가을 신상품 구매 시 30%를 할인해주는 행사를 연다. 신규 회원으로 가입한 고객은 2만 원, 기존 고객은 2만∼5만 원을 추가 할인해주는 이벤트도 마련했다.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 아웃도어 브랜드 ‘잭 울프스킨’독일의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 ‘잭 울프스킨’은 추석을 앞두고 플리스(fleece) 재킷을 내놓았다. 잭 울프스킨 플리스 재킷은 뛰어난 보온성을 자랑하는 ‘방풍 멤브레인’으로 이뤄진 ‘스톰락(stormlock) 소재’를 사용해 환절기 및 초겨울 야외 활동에 좋다. 기능성과 편의성을 겸비해 외출복으로도 입을 수 있는 보편적인 옷으로 명절 고향 나들이 선물로도 적합하다. 잭 울프스킨은 다양한 종류의 원단으로 ‘약간 무겁지만 튼튼한 제품’, ‘원단이 얇아 민감하지만 가벼운 옷’ 등을 준비하고 있다. 잭 울프스킨 측은 “아웃도어 의류는 꼭 비싸다고 성능이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각각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무게와 두께가 적절한 의류를 고르는 것이 좋으며 추석 명절을 맞아 부모님의 외출복 선물로도 좋다”고 밝혔다. 잭 울프스킨은 유럽 매출 1위 브랜드로 여행과 탐험 등 라이프스타일에 중점을 둔 ‘트래블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이다.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