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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구리시의 한 교회에서 화재가 발생해 100여 명이 대피했다. 2일 경기북부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12분경 구리시 교문동에 위치한 한 교회에서 불이 났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은 내부 진입을 통해 신도 등 약 100명을 자력 대피시켰다. 현재까지 사상자 등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교회 내부에서 연기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방당국은 사상자 발생을 우려해 오후 7시 17분경 대응 1단계(관할 소방서 전체 출동)를 발령하고 장비 18대와 인원 45명을 동원해 화재 진압에 나섰다. 소방은 인명구조 최우선 원칙에 따라 구조작업 및 현장 안전관리 강화 조치를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화재 발생 1시간 40여 분만인 오후 7시 56분경 큰 불길은 잡힌 상태다. 경기북부소방 관계자는 “연기 흡입 등 추가 인명 피해가 나올 우려는 있다”며 “현재 대응 1단계를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때 전액 삭감한 대통령실 특수활동비 복원에 나섰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는 관련 항목이 없었으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대통령실 특활비 예산을 추가하자고 요구한 것이다.2일 국회 예결위 추경 조정소위원회 심사자료를 보면 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특활비는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의 활동 중 국익 및 안보 등과 연계돼 고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라며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증액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다만 구체적인 액수는 제시하지 않았다. 조 의원은 검찰과 감사원 특활비도 증액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전날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특활비의 부족 문제가 일을 하는데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예산에 있어서도 반영할 필요성이 있다”며 “새로운 정부도 출범한 만큼 대통령실·검찰·경찰·감사원 등이 경호처와 같이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투명한 절차 만드는 과정 거치면서 특활비·특경비에 대해서는 전향적으로 검토를 다시 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은 야당 시절인 지난해 11월 국회 예결위에서 윤석열 정부가 편성한 대통령실 특활비 82억5100만 원과 검찰 특활비 80억900만 원, 감사원 특활비 15억1900만 원을 전액 삭감한 예산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사용처와 사용 목적 등에 대한 소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잘못된 나라 살림을 정상화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고 했다. 이번 추경안에 민주당이 삭감했던 검찰 특경비 507억 원과 감사원 특경비 45억 원은 반영돼 있다. 민주당은 이르면 3일 본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처리할 전망이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한 달을 맞아 3일 기자회견을 연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각종 현안과 국정의 방향·비전 등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2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30일, 5200만 국민의 간절한 열망과 소망을 매순간 가슴에 새겼던 치열한 시간이었다”며 “절박한 각오로 쉼없이 달려온 지난 30일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4년 11개월의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자 기자회견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면한 현안부터 국정의 방향과 비전까지 주권자 국민의 질문에 겸허히 답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3일 오전 10시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이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시작으로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마무리발언 순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일문일답은 사전 조율 없이 이뤄진다”며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기타 등 네 개 분야에 걸쳐 활발히 소통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첫 기자회견은 지난달 4일 취임한 이후 30일 만에 열리는 것. 이는 역대 대통령과 비교했을 때 가장 빠르다. 전임 대통령들은 통상 취임 100일을 전후로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영삼·김대중·문재인·윤석열 전 대통령은 취임 100일째 첫 회견을 가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98일, 이명박 전 대통령은 116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316일 만에 첫 회견을 열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12·3 비상계엄 선포 관련 내란·외환 수사를 맡은 내란 특검이 2일 김정환 전 대통령실 수행실장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김 전 실장은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 소집을 위해 일부 국무위원에게 대통령실로 들어오라고 연락한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또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해선 기존 경찰의 출국금지 조치가 사실상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김 전 실장은) 지금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특검은 최근 비상계엄 전후 열린 국무회의 관련자들을 상대로 당시 상황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을 조사한 데 이어 이날은 한 전 총리와 안덕근 산업자원통상부 장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줄소환했다. 다만 안 장관과 유 장관은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는 불참했고 계엄 해제 국무회의에만 참석했다. 박 특검보는 조사 내용 등과 관련해 “국무위원의 권한, 의무, 역할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안 장관과 유 장관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피해자로 보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구체적으로 ‘피해자냐, 피의자냐, 참고인이냐’에 대해선 지금 단계에서 (말)해드리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박 특검보는 ‘한 전 총리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에 나섰느냐’는 질문에 “출국금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확인이 어렵다”면서도 “경찰에서 출국금지가 이뤄지는 경우에는 수사기관이 변동되면 다시 변동된 기관에서 조치 여부를 검토해서 출국금지 여부를 결정한다. 통상 큰 사정에 의한 변경이 없으면 경찰서에서 하는 출국금지가 수사기관 변경 경우에도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앞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지난 5월 한 전 총리를 출국금지했다.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방송인 김어준 씨의 토크 콘서트에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여권 유력 인사들이 총출동했다.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씨가 기획하고 탁현민 전 대통령의전비서관이 연출한 ‘더파워풀’ 콘서트가 지난달 27~29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문 전 대통령과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정청래 의원 등이 참석했다.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영상 속 문 전 대통령은 김 씨를 향해 “야, 김어준 동생” “아우야”라고 불렀다. 김 씨는 박장대소하며 “형님” “8년 만에 (형님이라고) 불렀다”고 화답했다. 관객들은 ‘형님’ ‘아우’ 호칭에 환호했다. 김 씨는 “앞으로 모두들 ‘(문재인) 대통령님’이라고 할 때 저는 ‘형님’이라고 하겠다”며 “형님, 이따 봐요”라고 말했다. 김 씨는 또 문 전 대통령에게 “이재명 대통령 만날 때 나 대법관 좀 시켜달라고 하라”고 했다. 그는 콘서트 등장 때도 “곧 대법관이 될 김어준”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는 민주당이 비(非)법조인의 대법관 임용을 가능케 하는 법안을 발의하자 ‘김어준 대법관 임명법’이라고 공세를 펼친 국민의힘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일자 민주당은 해당 법안을 철회했다. 정청래 의원은 이 대통령을 칭찬해보라는 김 씨의 말에 “이 대통령은 똑똑하고 콘텐츠가 있다”고 답했다. 본인의 장점을 얘기하라는 말에는 “이 대통령과 정치 방향과 속도가 일치한다”고 했다. 우 의장은 “추미애란?” 질문을 받고 “아주 좋은 동지”라고 했다. 우 의장은 지난해 당내 의장 후보 경선에서 추 의원을 꺾고 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김 씨와 탁 전 비서관이 기획·연출한 콘서트는 지난해 이어 두 번째다. 당시에는 4·10 총선을 앞두고 열어 ‘지지층 결집’ 효과를 노렸다면 이번에는 대선 승리에 대한 ‘자축’ 의미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콘서트 소개글에는 “위기의 순간을 결국은 이겨냈다”며 “모든 공연은 축제지만 이 공연은 더욱 축제다. 수고했던 당신을 위한 자리”라고 쓰였다.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가 1일 여성 기업인들을 격려한 뒤 사회적 역할을 주문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제4회 여성기업주간 개막식’에 참석했다. 이는 김 여사의 국내 첫 단독 일정이다. 김 여사가 자리한 테이블에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비롯해 박창숙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 김성섭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성미숙 여성벤처협회 회장 등이 나란히 앉았다. 김 여사는 축사에서 “여성 기업인들은 기업인으로서의 어려움 뿐만 아니라 유리 천장, 경력 단절 같은 여성으로서 마주하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계실 것이라 짐작한다”며 “여성 기업인들이 대한민국의 위기, 특히 저성장·저출생 위기 극복에 앞장서 주시길 희망한다”고 말했다.행사 시작 전 김 여사가 등장하자 여성 기업인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김 여사를 맞이했다. 김 여사는 이날 흰색 투피스 정장을 차려입었다. 김 여사와 이 사장은 악수를 나누며 인사했다. 이 사장은 김 여사와 대조되는 검은색 재킷과 정장 바지를 입었다. 두 사람은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박수를 치거나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였다.한편 이번 행사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한국여성벤처협회, 한국여성발명협회, 한국IT여성기업인협회,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등 여성경제인 단체가 공동주관으로 개최했다. 이 사장 등 여성 기업인 500여 명이 참석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혈액암 진단을 받은 이철우 경북지사가 “9월이 되면 거의 (건강이) 정상이 될 것”이라며 “10월은 APEC 때문에 경주에 가서 살 것”이라고 1일 밝혔다. 항암 치료 중에도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 이 지사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달 29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경북도청에서 브리핑을 열어 민선 8기 3주년을 맞아 도정 성과와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이 지사는 이 과정에서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지금까지 아무 이상이 없었는데 5월이 되니까 좀 피곤하더라”며 “5월 2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박정희 대통령 생가에 오신다고 해서 안내하고 점심을 같이 했는데 그때 떡을 먹고 몸이 안 좋아서 체한 줄 알고 손가락을 땄다”고 했다. 그는 “저녁 행사에서는 억지로 축사를 하는데 다리가 떨리더라”며 “그때 (이미) 위(胃) 출혈이 시작됐는데 그걸 몰랐다”고 했다. 이 지사는 병원 진료 이튿날인 29일 부단체장 회의에서 암 진단 사실을 밝힌 뒤 당분간 치료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이 지사는 “경북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데 더 좋은 병원 가라고 하는 얘기도 많았다. 그런데 알아 보니 암(치료)은 프로토콜이 있어서 (모든 병원이) 똑같다”며 “도지사가 우리 지역 놔두고 다른 데 가서 누워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네 지역엔 병원이 없냐’고 할 것 아닌가. 그래서 경북대병원에서 항암 치료를 두 차례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7월은 조금 조심하면서 근무하고 8월쯤 되면 많이 회복될 것”이라며 “9월 되면 거의 정상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10월은 APEC 때문에 경주 가서 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또 “암에 제일 좋은 건 마음 다스리기”라며 “오늘 기자회견 내용을 긍정적으로 써주면 특효약이 된다”고 농담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서울 마포구의 한 인도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돌진해 1명이 사망했다. 1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2분경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인근 도로에서 SUV 전기차가 인도로 돌진해 벤치에 앉아있던 40대 남성을 덮쳤다. 이 남성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50대 여성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페달을 잘못 조작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할 당시 음주 등의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운전자를 입건해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1일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의 면직안을 재가했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약 5개월 만에 다시 ‘1인 체제’가 됐다. 1인 위원으로는 주요 의사 결정 자체가 불가능해 방통위 기능이 무력화된 셈이다.대통령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이 오늘 김 부위원장의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4월 일신상의 사유로 사표를 제출한 뒤 5월 29일부터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김 부위원장은 사표가 수리되지 않자 이날 약 한 달 만에 다시 방통위 사무실로 출근했다. 하지만 업무 복귀 당일 면직이 재가된 것이다. 판사 출신인 김 부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에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거쳐 지난해 7월 방통위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지난해 8월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취임 이틀 만에 탄핵소추된 뒤 올해 1월까지 약 6개월간 위원장 직무대행도 지냈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해 말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법재판관 임명을 비판하면서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방통위는 대통령이 지명한 2인과 국회가 추천하는 3인(여당 1명, 야당 2명)으로 구성되지만 2023년 8월부터 위원장과 부위원장 2인 체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윤석열 정부 당시 여야 대립으로 국회 추천 자리가 공석이 된 탓이다. 김 부위원장의 사표까지 수리되면서 방통위는 결국 이날 1인 체제가 됐다. ‘1인 체제’에서는 전체회의를 열 수 없고 안건 의결도 불가능하다. 이 위원장은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에게 대통령 몫의 방통위원부터 지명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이 위원장의 요청을 사실상 거절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위원이) 두 명일 때는 ‘가부 동수’로 부결 확률이 높다는 것에 대해 (이 위원장이) 대답하지 못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떨려, 손 줘봐 봐.”성악가 조수미가 공식 행사장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에게 한 말이다. 이 대통령이 “궁금한 게 있다”고 운을 떼자 조 씨가 김 여사에게 긴장된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같은 고등학교를 나온 두 사람은 행사 중간중간 대화를 나누는 등 남다른 친분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3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문화강국의 꿈, 세계로 나아가는 대한민국’ 행사에 조 씨와 한국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작가, 발레리노 박윤재, 김원석 감독 등을 초청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K-컬처가 세계 무대의 중심이 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어떠한 지원이 필요한지를 경청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이 대통령은 조 씨에게 “제가 하나 궁금한 게 있다”고 운을 뗐다. 이에 조 씨는 “떨려” “뭘 물어보실까” 등 긴장감을 드러냈다. 이어 왼편에 앉은 김 여사에게 “손 줘봐 봐”라고 말한 뒤 손을 맞잡았다. 김 여사와 이 대통령은 환하게 웃으며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했다. 조 씨와 김 여사는 이날 행사 도중 귀엣말을 나누거나 포옹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선화예고 동문이다. 조 씨가 2회, 김 여사가 6회 졸업생이다. 이에 김 여사는 조 씨를 ‘선배’라고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인 2017년 성남문화재단의 기획공연으로 조 씨와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2021년 자신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조 씨가 댓글을 달자 “옆에 아내가 안부인사 드린다고 전해 달란다”고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조 씨에게 “예술적 재능은 타고난 건가, 노력해서 갈고 닦은 건가 아니면 두 개가 합쳐진 건가”라고 물었다. 이에 조 씨는 “타고난 게 중요하긴 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조 씨의 답에 “악기 한 개를 다룰 기회를 마련해서 내 안에 있는 가능성을 탐색해볼 기회를 주는 게 대한민국 예술 교육에 꼭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충남의 한 카페에서 차량 두 대가 충돌한 뒤 난간 아래로 추락했다. 30일 아산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26분경 아산 신창면의 한 카페 주차장에서 승합차와 경차가 부딪혔다. 이후 차량 두 대는 2.5m 옹벽길 난간 아래로 추락했고, 이 가운데 경차는 전복됐다. 이 사고로 두 차량에 타고 있던 40~60대 여성 5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부상 정도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과 경찰 등은 카페 주차장에서 승합차가 앞서가던 경차를 들이받으면서 난간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방송인 오윤혜 씨를 고소했다. 라디오 방송에서 허위사실을 이야기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3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명예훼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를 받는 오 씨를 불러 조사했다. 오 씨는 조사가 끝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조사 잘 받고 나왔다”며 “살면서 경찰청 구경도 해보고 짜릿하다”고 올렸다.앞서 오 씨는 지난 4월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제 주변에 ○○호텔에서 일하는 분이 있는데 한덕수 씨가 부인과 함께 때만 되면 와서 몇십만 원짜리 밥을 드신다더라”며 “나라가 망하든 관심 없고 법카(법인카드) 쓰고 좋은 밥 먹고, 지금 완전 대통령 놀이에 심취돼 있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이를 두고 오 씨가 허위사실을 퍼트려 명예를 훼손했다며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2006년 가수로 데뷔한 오 씨는 현재 방송인 정미녀 씨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또 다수의 시사·교양·정치 프로그램에도 출연 중이다.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시리즈 ‘오징어 게임’(오겜) 시즌3에 나온 술이 충청북도 무형유산인 청명주로 확인됐다.30일 충북도에 따르면 ‘오겜3’ 4화에 나오는 만찬 장면에서 테이블에 놓여있던 검은색 술병은 충북 무형유산 제2호 전통주인 ‘청명주’다. 청명주는 충주시에서 생산된다. 드라마 속 게임 참가자들은 금색 술잔에 청명주를 따라 마시며 건배했다. 술을 더 달라는 대사도 나왔다. 4화 러닝타임 66분 중 해당 술이 노출된 시간은 약 10분이다. 이는 지난해 ‘오겜’ 제작사 ㈜퍼스트맨 스튜디오에서 만찬 장면에 청명주를 사용하고 싶다고 제안하며 성사됐다. 청명주는 전통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향전록을 바탕으로 찹쌀과 누룩을 이용해 복원한 술이다. 2021년에는 청와대 대통령 추석 선물로 선정됐다. 2022년에는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에서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30일 자신의 지명 철회를 촉구하며 농성 중인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을 찾았다. 김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나 의원에게 “단식은 하지마”라고 말했고, 나 의원 옆에 있던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단식하면 (총리 후보에서) 내려올 거냐”고 맞받았다. 나 의원은 “(인사청문) 자료 좀 내라”고도 요구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후 나 의원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국회 로텐더홀을 방문했다. 당시 농성장에는 김미애·김민전·박충권 의원도 함께 있었다. 김 후보자는 이들을 발견한 뒤 “수고하신다”며 “식사는(하셨느냐)“이라고 물었다. 나 의원은 “김밥 먹었죠, 웰빙 단식”이라며 “나는 언제 단식한다 그랬나”라고 멋쩍은 듯 답했다. 김 후보자가 “단식하시는 건 아니냐”며 “단식은 하지마”라고 말하자 나 의원은 “단식을 왜 해”라고 했다. 김미애 의원은 “단식해도 안 내려올 거잖아, 내려올 거야?” “너무해” 등 핀잔을 줬다. 김미애 의원이 계속해서 사퇴 의사를 묻자 김 후보자는 즉답을 피한 채 박 의원과 악수를 나눴다. 앞서 박 의원은 김 후보자가 2010년 중국 칭화대 법학석사 논문에서 ‘탈북자’라는 표현 대신 ‘도망하다(逃)’ ‘배반하다(叛)’라는 뜻의 단어를 활용해 ‘도북자’ ‘반도자(叛逃者)’라고 지칭한 것을 두고 “도북자는 북한에서 도망한 사람, 반도자는 정치적 사상적 이유로 조국을 배반한 사람(이라는 뜻이다)“이라며 ”북한과 혈맹인 중국조차 사용하지 않는 용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탈북민 출신이다. 김민전 의원은 김 후보자가 인사를 하고 뒤돌아서자 “민주당 같았으면 ‘물러가라’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자가 웃으며 다시 돌아오자 나 의원은 “자료 좀 내라” “마지막 증여세 낸 것 자료 안 냈다는데” 등 요구했다. 김 후보자는 “자료 다 갖다줬는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보지 않고 들어오지 않던데”라며 “주진우 의원이 사과했으면 나머지까지 다 드리려고 했다”고 했다. 자료 요구가 이어지자 김 후보자는 “자료 다 냈다” “(청문회장에) 들어오셔야지” ”하여간 고생들 하셨다“ ”자, 수고“라며 자리를 떴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24~25일 진행됐으나 재산 증식 의혹 등 각종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 채 파행됐다. 임명동의 경과보고서 채택도 불발됐다. 민주당은 내달 3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김 후보자 인준안을 단독 처리할 방침이다. 이에 나 의원은 27일부터 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국회에서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에 대한 1심 선고가 오는 10월로 지정됐다. 2021년 10월 기소된 지 4년 만에 나오는 법원의 첫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30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10월 31일 오후 2시에 1심 선고를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사흘 전인 27일 첫 결심 공판에서 “궁극적으로 개발 사업의 공정성, 투명성에 대한 국민 신뢰가 훼손됐다”며 김 씨에게 징역 12년을, 유 전 직무대리에게는 징역 7년 및 벌금 17억 원을 구형했다. 또 각각 6112억 원과 8억5000만 원의 추징도 요청했다. 대장동 일당으로 불리는 김 씨 등은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추진된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민간업자들에게 개발 이익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2021년 10월 기소됐다. 이날 결심 공판에서는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성남도시개발공사 투자사업팀장 출신 정민용 변호사의 최후 진술이 진행됐다. 남 변호사는 최후 진술에서 “대장동 사건 주범으로 4년 전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제 잘못된 선택에 의해 이 자리에 섰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 회계사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고, 정 변호사도 “위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 결심 공판에서 남 변호사에게 징역 7년과 추징금 1011억 원, 정 회계사에 대해서는 징역 징역 10년과 추징금 647억 원을 구형했다. 정 변호사에 대해서는 징역 5년에 벌금 74억 원, 추징금 37억 원을 구형했다.통상 결심부터 선고까지 한 달가량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르면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재판부는 1심 선고까지 4개월이 소요되는 것에 대해 “수사 기록과 공판 기록이 총 25만 쪽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선고 기일을 길게 정하겠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12·3 비상계엄 선포 사건을 수사하는 내란 특별검사팀이 28일 오후 9시 50분경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첫 대면조사를 마쳤다. 윤 전 대통령애 대한 조사가 오전 10시 14분에 시작된지 약 11시간 35분 만이다. 하지만 특검이 언론 공지 등을 통해 알린 휴식 시간과 조사를 거부한 시간을 제외하면 순수하게 조사받은 시간은 약 5시간 5분에 불과하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55분경 서울고검에 출석했다. 신문 종료 후 3시간 넘게 신문 조서를 열람하고 29일 오전 12시 58분경 귀가했다. 검찰 조사에 공개출석하면서 포토라인을 지나긴 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특검 측은 이날 조사 과정에서 특검과 윤 전 대통령 측이 대립하며 수사가 수 시간동안 지연되어 제대로 필요한 조사를 다 하지 못 했다고 보고 재소환을 통지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이 귀가한 직후 “30일 오전 9시에 다시 출석하라고 서면 전달했다”고 말했다.● 오후 한때 조사 거부…조사자 경찰→검사 특검은 이날 오전 10시 14분부터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올해 1월 경찰과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라고 대통령경호처에 지시한 혐의에 대해 캐물었다. 조사는 파견 경찰인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이 맡았다. 특검은 오후 1시 30분부터 조사를 재개하려고 했으나, 윤 전 대통령 측은 “박 총경은 불법 체포를 지휘한 사람으로 고발돼 있다”고 문제 제기를 하며 조사를 거부했다. 특검 측은 이에 “수사 받는 사람이 수사 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냐”며 “허위 사실로 수사 진행을 방해하는 것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맞받았다.3시간 넘게 기싸움을 벌이던 양측은 특검이 체포영장 집행 저지 혐의 조사를 중단하고 부장검사가 주도하는 혐의 조사로 넘어가면서 윤 전 대통령 측도 이에 응했다. 윤 전 대통령은 오후 4시 45분부터 오후 7시까지 김정국·조재철 부장검사로부터 비상계엄 전후 국무회의 의결 과정 및 외환 혐의 등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윤 전 대통령의 동의에 따라 심야 조사는 저녁식사를 진행한 뒤 오후 8시 25분부터 이뤄졌다. 특검은 약 1시간 25분 후인 오후 9시 50분경 윤 전 대통령이 신문을 마친 뒤 조서를 열람 중이라고 전했다. ● 호칭은 ‘대통령님’…조사 전 ‘티타임’ 없었다검찰총장 출신인 윤 전 대통령이 친정인 검찰 청사에서 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윤 전 대통령 측은 지하주차장을 통한 비공개 출석을 요구했으나 특검은 공개 출석하지 않으면 출석 불응으로 간주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주차장으로 진입할 것에 대비해 바리케이드로 출입까지 통제해 놨다. 이에 윤 전 대통령 측은 주차장 출입을 시도하지 않고 곧바로 고검 정문에 설치된 포토라인 앞에 차를 세웠다. 차량에서 내린 윤 전 대통령은 기자들에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윤 전 대통령의 조사는 고검 6층에 마련된 조사실에서 진행됐다. 공간은 일반 검사실 구조와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통상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이뤄진 특검과 윤 전 대통령의 ‘티타임’도 없었다. 조사실에는 영상 녹화 장비 등이 갖춰져 있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으면서 조사 과정에 대한 영상녹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특검은 조사실에서 윤 전 대통령을 ‘대통령님’으로 부르며 예우했다고 한다. 다만 조서 상에는 ‘피의자’로 기록된다. 점심과 저녁식사는 경호처가 외부 식당에서 직접 수령해온 음식을 먹었다.● 특검 vs 尹측, 하루종일 신경전 벌여 특검과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조사 시작부터 신경전을 이어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특검에 출석한 뒤 입장문을 내고 공개 출석 방침을 고수한 내란 특검을 겨냥해 “법령과 적법절차를 위반해 폭주하는 특검은 법위의 존재이냐“며 “피의자의 인권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윤 전 대통령이 수사기관의 소환 요구에 포토라인에 선 채 공개 출석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어 대통령령을 언급하며 “출석요구를 할 때는 피의자와 조사 일시·장소를 협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특검은 이 규정을 모두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조사자 거부 때도 강하게 충돌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박 총경을 배제해달라는 윤 전 대통령 측에 “박 총경은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현장에 있지도 않았다”며 “허위 사실로 수사를 방해하는 것이 선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특검은 또 윤 전 대통령 측의 수사 방해에 대해 변협에 징계를 통보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박 총경 주도로 이뤄진 오전 신문 조서에는 서명하지 않았다. 조사를 마친 뒤 피의자가 조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향후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없다. 다만 박 특검보는 “조사 자체로 의미 있고, 일부 활용될 곳이 있다”고 했다.윤 전 대통령 측 송진호 변호사는 이 같은 수사 지연 과정에 대해 “우리(윤 전 대통령 측)는 공무집행(윤 전 대통령의 체포 과정)이 위법하다고 보고 있고, 경찰은 당시 경호처의 대응이 불법이라고 보고 있는 대치관계”라며 “이해충돌 상황이 있는 당사자인 경찰이 조사에 참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고 이에 대한 조율을 하느라 조사가 중단된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그러면서 송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이) 성심성의껏 답변했고 충실하게 조사 받았다”며 적법한 추가 소환에는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넷플릭스 사상 최고의 화제를 불러모은 드라마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마지막 시즌을 공개한 가운데, 이를 테마로 한 대규모 피날레 이벤트가 28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서울시와 넷플릭스가 공동 주최하는 ‘2025 K-콘텐츠 서울여행주간’의 하나로 마련됐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서울 세종대로에서 ‘오징어 게임’의 대표 캐릭터인 ‘영희’와 ‘핑크가드’ 등이 퍼레이드를 펼쳤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광화문 삼거리에서 서울광장까지 이어지는 세종대로 차로 8개 중 4개가 통제됐다. 또 서울정부청사 앞에서 광화문 삼거리 방향 2개 차로도 통제됐다.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은 퍼레이드가 진행되자 환호하거나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촬영했다. 같은 날 오후 8시 30분부터는 서울광장에서 황동혁 감독과 배우 이정재·이병헌 등이 참여한 ‘팬 이벤트’가 열렸다. 황 감독은 이 자리에서 “제 모든 걸 바쳤던 작품이라 끝난다고 생각하니 섭섭하다”며 “너무 무거운 짐을 어깨에 지고 살았던지라 내려놓을 수 있어서 홀가분하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한다”고 했다. 황 감독은 이어 ‘땅따먹기’, ‘동대문을 열어라’, ‘우리 집에 왜 왔니’ 등의 게임을 드라마에 넣지 못해 아쉽다고도 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3는 전날 공개됐다. 2021년 9월 시즌1이 공개된 뒤 3년 9개월 만에 대장정을 마무리한 것. ‘오징어 게임’ 시즌1은 역대 넷플릭스 시청 순위 1위(누적 시청 2억6500만 회)로 전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시즌2의 누적 시청 횟수도 1억9200만 회에 이르렀다.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16일 오후 10시. 필사(筆寫)를 위해 거실 테이블에 앉았다. 평소 같았으면 집 안에 TV 소리만 가득했을 시간이지만, 이날은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가 유난히 시끄럽게 느껴질 만큼 고요했다. 평소 읽고 싶었던 책에 나온 문장을 노트에 한 자, 한 자 적어내렸다. 하지만 ‘필사 초보’의 집중력은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았다. 30분가량 지났을 무렵, 주말에 놓친 예능 프로그램이 불현듯 떠올랐다. ‘다 쓰고 소파에 누워서 TV를 볼까, 바로 잘까…’ 크게 중요하지 않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메우기 시작했다. 아뿔싸!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 잡생각 탓에 오탈자가 나왔다.남의 글을 베껴 쓰는 ‘필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유명인의 격언을 옮겨적거나 ‘어린왕자’ 같은 베스트셀러 소설을 베껴 쓰며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이다. 최근 주요 서점에서는 필사 관련한 서적 판매량이 급증했고 일부 지방자치단체나 사찰 등은 필사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자도 16일부터 22일까지 하루 약 1시간씩 필사를 직접 해봤다.● TV 끄고, 휴대전화는 무음…뿌듯함에 성취감까지 고심 끝에 고른 책은 육아 서적인 ‘못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였다. 아이를 키울 때 감정을 잘 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고자 구매했으나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미뤄뒀던 책이었다.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필사 초보’를 위해 소설 ‘어린왕자’, ‘논어’, 나태주 시인의 시집 등을 추천했다.필사는 매일 오후 10시경 시작했다. 온 신경을 펜 끝에 집중하기 위해 방해될 만한 물건은 치워버렸다. 퇴근 후 잠들 때까지 항시 켜있던 TV는 껐다. 단톡방 메시지가 시끄럽게 울리는 휴대전화는 무음으로 바꾼 뒤 멀찌감치 뒀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고요함이 생경하면서도 평온한 느낌을 줬다. 책에 있는 모든 문장을 노트에 담지는 않았다. 눈으로 책을 읽은 뒤 공감가거나 새겨두고 싶은 문장만 옮겨 적었다. 그렇게 손글씨로 매일 노트 한 페이지를 꽉 채웠다. 소요된 시간은 1시간 남짓. 흘려쓰지 않기 위해 손에 힘을 주고 꾹꾹 눌러쓰다 보니 2~3일은 팔 운동이라도 한 듯 통증이 있었다.필사할 때는 한 문장을 통째로 외워 긴 호흡으로 쓰려고 노력했다. 그래야 집중이 잘 되고 책 내용도 머릿속에 더 잘 들어왔다. 잡념에 사로잡히면 잠시 멈추고 생각을 가다듬었다. 집중력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어김없이 오탈자가 나오거나 글씨가 삐뚤빼뚤해졌다. 한 페이지를 빼곡하게 적은 뒤에는 작게 소리 내어 읽어봤다. 손끝에 새겨진 글이 입과 귀를 통해 더 깊게 각인되는 느낌이 들었다. 평소였다면 소파에 누워 휴대전화나 TV를 봤을 시간에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데 집중했다는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또 하루도 빠짐없이 이를 해냈다는 성취감까지 느껴졌다.● 필사 서적 판매랑 급증…템플스테이서 필사 수업도지난해부터는 베스트셀러 목록에 필사 책이 오르고 있다. 필사 책은 보통 왼쪽 장에 옮겨 쓸 문구가 있고, 오른쪽 장엔 직접 필사할 공간이 있다. 필사 책의 판매량은 지난해 기준(교보문고) 전년 대비 6~7배 증가했다. 예스24에서도 필사 관련 도서 판매량이 동기간 2~3배 늘었다.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는 예스24가 발표한 2024년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4위에 등극한 데 이어 2025년 상반기에도 종합 7위를 차지했다. 필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책의 범위도 확장됐다. 이전에는 문학 작품과 불경·성경 등을 주로 필사했다면 요즘은 웹소설, 명언집, 노래 가사 등도 필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필사 체험 프로그램이나 온라인 모임 등도 인기다. 19일 대한불교조계종 국제선센터에서 진행하는 ‘필사-디지털디톡스’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해봤다. 프로그램은 선명상으로 시작됐다. 이어진 필사 시간에는 108개의 글귀 중 한 개의 글귀만 골라 30분간 정성스레 옮겨적었다. 필사를 위해 엽서 크기의 한지와 붓펜이 제공됐다. 필사 장비만 달라졌을 뿐인데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국제선센터 관계자는 “프로그램에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하고 있다”며 “(인원이) 많은 날에는 10여 명이 함께 듣는다”고 했다. 온라인 필사 모임은 멤버들끼리 매일 필사한 사진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문가 “쉽게 집중 가능해 잡념 줄여주는 효과”버튼만 누르면 음성녹음 파일이 텍스트로 변환되고, 손가락만 움직이면 장문의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세상이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아날로그적 취미인 필사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1년 전부터 필사를 꾸준히 하고 있다는 40대 여성은 “마음이 복잡할 때 머리를 비우고 안정을 찾는 데 필사만큼 좋은 게 없다”며 “한 글자씩 집중해서 쓰다 보면 고민은 잊고 편안해진 마음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필사를 시작한 30대 남성은 “지치고 힘들 때마다 짧은 명언을 노트에 적고 있다”며 “필사한 문장을 읽으며 하루를 마무리하면 답답한 마음이 한결 나아지는 느낌”이라고 했다.전문가들은 필사가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봤다. 2020년 한국외대 교육대학원의 한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가 있는 참가자들에게 시를 적거나 감상하게 한 결과 필사를 했을 때 스트레스 감소 폭이 더 컸다. 하지현 건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목적지향적인 행위로 필사를 하는 것은 부정적 생각이 떠오르는 걸 줄여주는 데 효과가 있다”고 했다. 하 교수는 “많은 사람이 가만히 있으면 잡념이나 불편한 감정이 올라와서 괴롭다고 얘기하는 데 생각을 생각으로 이기기 쉽지 않다”며 “필사는 정해져있는 글을 따라 쓰기만 하면 되니까 쉽게 집중해 생각이 흐트러지는 걸 줄여주는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12·3 비상계엄 선포 사건을 수사 중인 내란 특별검사팀이 28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오전 조사를 마쳤다. 윤 전 대통령은 3시간 가까이 이어진 조사에서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첫 대면 조사는 파견 경찰인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이 맡았다.박지영 내란 특검보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이 진술거부권 행사 등 소환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진술거부권 행사 등) 그런 것은 아직 없다”며 “충분히 진술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오전 10시 14분부터 시작됐다. 조사실은 서울고검 6층에 마련됐다. 공간은 일반 검사실 구조와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 측은 채명성·송진호 변호사가 입회했다.특검은 이날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에 적시된 특수공무집행방해·직권남용 혐의부터 조사하고 있다. 박 특검보는 “사건의 연계성 등을 고려해 조사는 경찰에서 이 사건 수사를 맡아온 박 총경이 담당하고 최상진·이장필 경감 2명이 참여 중”이라고 밝혔다. 박 총경은 경찰과 고위공직자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대통령경호처에 지시한 혐의와 계엄 직후 군사령관들의 비화폰 기록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혐의의 경찰 수사를 지휘한 바 있다.특검은 조사 시작 2시간 30분 만인 낮 12시 44분경 언론 공지를 통해 “오전 조사는 잘 진행됐다”며 “체포 방해 관련 조사가 마무리되면 이어서 김정국 부장검사, 조재철 부장검사가 (계엄 전 열린) 국무회의 의결 및 외환 등 관련 부분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박 특검보는 북한에 무인기를 침투시켜 북한 도발을 유도했다는 외환 혐의 등에 대해 “상당 부분 자료가 축적된 상황”이라며 “(외환 혐의 등) 조사할 준비는 돼 있다”고 했다.조사에 앞서 서울고검 현관에 도착한 윤 전 대통령은 장영표 특검 수사지원단장의 안내를 받았다. 이후 박억수·장우성 특검보가 약 15분간 조사 관련 의견을 변호인들로부터 청취하고 조사 일정 등을 설명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 특검과 윤 전 대통령의 ‘티타임’은 없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을 당시 노승권 당시 1차장검사와 10분가량 차를 마신 뒤 조사에 임했다.이날 조사 종료 시간은 정해지지 않았다. 박 특검보는 “(조사를 마치는 시간은) 예상해서 쉽게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변호인과 협의를 통해 정해질 것 같다”고 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측이 동의하면 오후 6시 이후 심야조사도 진행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윤 전 대통령은 조사 중간 서울고검 청사 내에서 식사를 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점심 메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은 28일 공개 출석 방침을 고수한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를 향해 “법령과 적법절차를 위반해 폭주하는 특검은 법위의 존재이냐“며 “피의자의 인권에 대한 존중이 전혀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수사기관이 일방적으로 통보하거나 출석 장면을 공개해 피의자의 인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당초 윤 전 대통령 측은 비공개 출석을 요구했으나 특검 측이 정문을 통한 공개 출석을 하지 않으면 출석 불응으로 간주하겠다고 하면서 양측의 신경전이 이어졌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고검 청사 정문으로 공개 출석했다. 윤 전 대통령이 수사기관의 소환 요구에 포토라인에 선 채 공개 출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대통령령인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을 인용해 “출석요구를 할 때는 피의자와 조사 일시·장소를 협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특검은 이 규정을 모두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이 기각되자 특검은 변호인과의 사전 협의 없이 출석 일시를 일방적으로 언론에 공개했고 문재인 정부가 폐지한 포토라인과 유사한 공개 소환의 방식을 강요하고 있다”며 “특검은 국민의 알권리를 내세우고 있으나, 국민이 알고자 하는 것은 진실일 뿐 특정인을 공개적으로 망신주기 위한 사진 한 장이 아니다”고 했다.윤 전 대통령 측은 “이미 유죄가 확정된 듯 전국민이 피해자이므로 피의자의 인권은 후순위여도 문제없다는 특검의 발언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며 “중립적이고 공정해야 할 특검이 예단과 편견을 가지고 가장 개선돼야 할 검찰의 악습을 답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특검의 절차위반과 법적의무 위반, 수사를 앞세운 조작 시도에 대해 명백히 지적하고자 한다”면서도 “다만 절차적 다툼으로 진실을 밝히는 것에 장애가 생겨서는 안되기에 금일 조사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란 특검은 이날 오전 10시 14분부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