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

박용 기자

동아일보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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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용 기자입니다.

parky@donga.com

취재분야

2026-02-27~2026-03-29
칼럼100%
  • [DBR]후발주자 신세계 부산 센텀시티점의 고속성장 비결은?

    《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진 2009년 초 증권가에 신세계 주가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신세계가 6000억 원을 들여 부산에 짓고 있는 대형 복합쇼핑몰인 센텀시티 개점을 3개월 앞둔 때였다.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국내 경기가 급락하자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센텀시티점 투자 부담과 사업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신세계의 목표주가를 내려 잡았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와 부산지역의 경제 상황을 볼 때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한 복합쇼핑몰 서비스의 성공은 쉽지 않아 보였다. 》막이 오르자 상황은 달라졌다. 금융위기의 충격에도 고객들의 잠재된 욕구가 분출하기 시작했다. 2009년 3월 3일 신세계 센텀시티점이 문을 열자 방문객 19만여 명이 몰렸다. 첫날 매출만 81억 원. 당시 국내 백화점 개점 매출 중 가장 많았다. 개점 1년 만에 매출액 기준 전국 10대 백화점으로 성장했다. 조태현 신세계 센텀시티점장은 “2010년 매출액이 6500억 원 정도인데 올해는 8000억 원 가까이로 늘려 전국 6, 7위의 백화점으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DBR 83호(2011년 6월 15일자)는 신세계 센텀시티점이 부산상권의 후발주자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기회를 어떻게 확보했는지 심층 분석했다.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 비(非)고객의 마음에서 기회 포착 신세계는 후발주자의 약점을 극복하고 부산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 고객을 철저하게 분석했다. 당시 부산에는 고급 쇼핑, 레저, 문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원하지만 충분히 이용하지 못하는 비(非)고객층(non customer)이 있었다. 이 같은 서비스를 탐색하고 구매하는 관광객도 잠재 고객이 될 수 있었다. 기존 백화점에 만족하지 못하는 미충족 고객(undershot customers)층도 존재했다. 안용준 신세계 센텀시티점 팀장은 “서울 등 대도시는 백화점 점유율이 45∼53%에 이르지만 부산은 38% 정도로 백화점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컸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이들을 주목했다. 시장 외적인 환경도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부산의 도심 재개발로 도심에 대형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됐다. 고속철도(KTX) 2차 개통과 부산∼울산 고속도로, 거가대교 개통 등 부산을 중심으로 한 동남권 교통망이 확충되고, 상권 광역화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됐다. 교통망의 발달이 지역의 소비수요를 수도권 등으로 유출시키는 ‘빨대효과’를 일으킬 수 있지만 거꾸로 수도권, 해외 관광객을 끌어들일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 ○ ‘원 데이 쇼핑몰’로 승부 신세계는 도심 속에서 쇼핑은 물론이고 레저와 여가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체류형 복합쇼핑몰’ 개념을 들고 나왔다. 하루 종일 머물며 쇼핑과 문화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경험하는 ‘원 데이(one-day) 쇼핑’ 개념을 도입한 것. 7개국 40여 복합쇼핑몰을 벤치마킹하고 스파와 쇼핑, 극장, 영화관, 실내아이스링크 등이 결합된 독특한 복합쇼핑몰을 구상했다. 이는 세계 최대의 백화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센텀시티점’ 개발로 이어졌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타깃 고객을 동남권은 물론이고 수도권과 외국 고객으로 확장했다. 백화점을 중심으로 문화, 엔터테인먼트, 레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영화관, 스파, 서점 등을 유치하고 호텔, 여행사 등 외부의 파트너를 끌어들여 고객에게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 것. 예를 들어 극장은 CGV, 서점은 교보문고가 운영하는 식이다. 스파랜드, 골프레인지, 멤버십스포츠클럽 등은 신세계 계열사인 조선호텔이 맡고 있다. 쇼핑공간도 예외가 아니다. 나이키, 애플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운영하는 메가숍을 유치해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부산을 비롯한 전국의 맛집은 물론이고 영어유치원도 들어섰다. 백화점의 핵심 경쟁력인 쇼핑 서비스도 강화했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은 개점과 동시에 전략적으로 루이뷔통, 샤넬, 에르메스 등 이른바 ‘빅3 럭셔리 브랜드’를 동시에 유치했다. 구찌, 프라다, 까르티에, 티파니 등 60개 럭셔리 브랜드를 포함해 700여 브랜드가 이곳에 매장을 냈다. 안 팀장은 “VIP 고객이 지난해 1400명에서 최근에는 2600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 고객의 행동을 바꾸다 혁신의 성공은 고객의 행동 변화에서 시작된다. 지난해 신세계 센텀시티점의 대구, 울산, 경북과 부산 인근의 경남 거제, 김해, 양산지역 고객 매출이 2009년보다 평균 60% 이상 늘었다. 주말에는 서울 등 전국에서 몰려든 쇼핑객과 관광객이 고객의 절반을 차지한다. 신세계는 2010년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약 30%(65만 명)가 센텀시티점을 찾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부산지하철 센텀시티역 유동인구도 2009년 1월 일평균 1만4100명에서 2011년 1월 3만1328명으로 122% 늘었다. 고객의 서비스 이용 패턴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고객들이 쇼핑은 물론이고 스파랜드, 서점, 영화관, 아이스링크 등의 부대시설에 머물며 체류하는 ‘몰링(malling)’을 경험했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에는 스타벅스 매장 3곳을 포함해 20여 브랜드의 카페와 디저트숍이 층마다 들어서 있다. 몰링을 위한 휴식 공간이다. 젊은 고객도 늘었다. 신세계 수도권 점포의 29세 이하 젊은층의 고객 비중은 평균 7.2%인데 센텀시티점은 9.3%다. 이창승 신세계 센텀시티점 마케팅팀장은 “기존 백화점은 주말 매출이 오후 1시경부터 오르기 시작하지만 센텀시티점은 오후 4시부터 상승한다”며 “고객들이 여러 시설을 이용한 뒤 오후 늦게 쇼핑하고 귀가하는 패턴을 보인다”고 말했다.○ 신규 사업 리스크를 줄여라 신세계는 신규 시장 진입에 따르는 위험을 최소화했다. 전격적인 투자의사 결정으로 용지 입찰에 단독으로 나서 용지 매입비용을 최소화했다. 극장, 스파, 서점, 아이스링크 등의 파트너들과 원활한 협업을 위해 개점 초기부터 이들 협력회사를 조율하는 조직인 레저운영팀을 신설했다. 김동호 신세계 레저운영팀 대리는 “매일 오전 파트너들이 운영하는 시설을 방문하는 ‘회진 미팅’을 한다”며 “전략과 사업 방향이 다른 파트너들 간의 의견 조율이 되지 않는다면 협업이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병원의 의사들이 매일 환자들을 돌아보는 ‘회진’ 개념을 응용한 것이다. 지역과 동반 성장하기 위해 고급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경제에 기여한다고 알리는 점도 눈에 띈다. 신세계 센텀시티점에는 현재 직원 5000명이 일하고 있다. 지난해 지방세로 30억 원을 냈다. 9층 문화홀에는 인기 가수와 연극 뮤지컬 등의 다양한 공연이 수시로 펼쳐진다. 하지만 롯데백화점 광복점 개점 등 경쟁 격화에 따른 시장 변화는 센텀시티점이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김용진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yongjinkim@sogang.ac.kr@@@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83호(2011년6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모순상태가 이상적 문제해결 방안?▼ TRIZ 컨설팅흔히 현미경으로 세포나 유전자를 관찰할 때에는 특정한 파장의 빛(통상 자외선)에 반응해 다른 파장의 빛(일명 ‘시그널 광’)을 내는 형광물질을 주입한다. 연구자들은 세포나 유전자에서 흘러나오는 희미한 형광신호를 포착할 때 외광(外光)에 의한 교란 효과를 없애려고 보통 어두운 암실에서 현미경을 조작한다. 하지만 아무리 노련한 연구자라도 어둠 속에서 현미경을 조작해야 하기 때문에 그날그날 컨디션에 따라 실수를 할 수 있다. 따라서 현미경으로 세포나 유전자를 관찰하기 위해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밝으면서도 동시에 어두운’ 상황이다. 이렇게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물리적 모순 상태야말로 역설적이지만 문제가 가장 이상적으로 해결된 상태다. 소위 ‘이상해(理想解)’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지속가능성’ 통한 경쟁우위 전략▼ MIT슬론매니지먼트리뷰존슨앤드존슨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총 1억8700만 달러를 들여 60개가 넘는 에너지 감축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로 존슨앤드존슨은 연간 24만7000MWh(메가와트시)의 누적 에너지 절감 효과를 얻었고, 폐기물의 양도 32%나 줄일 수 있었다. 또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효과도 연간 12만9000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의 많은 기업이 지속가능경영을 펼치고 있다.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첫 번째 행보는 존슨앤드존슨처럼 자원 관리를 통한 효율성 제고나 폐기물 감소 등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자원 효율성 추구는 지속 가능성을 기업 성장전략에 활용하기 위한 첫 단추에 불과하다. 지속 가능성을 열렬하게 수용하는 선도 기업의 사례와 이를 통한 경쟁 우위 확보 방안을 제시한다.}

    • 201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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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 스페셜]평일에도 북적북적 수원 ‘못골시장’엔 무슨 일이…

    《 조정례 씨(49)는 경기 수원시 팔달문 주변의 못골시장에서 양념과 식재료를 파는 상인이다. 조 씨는 요즘 TV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많이 알려진 ‘넬라 판타지아’ 노래 연습에 푹 빠져 있다. 물건을 팔면서도 틈틈이 한글로 바꿔 쓴 원곡 가사를 외운다. 그는 못골시장 여성 상인들로 구성된 ‘줌마불평합창단’의 단원. 이 합창단은 상인들의 애환을 노래로 만들어 불러 TV에까지 소개됐다. 이젠 ‘합창단 아줌마’라며 조 씨를 알아보는 손님도 많아졌다. 단골이 늘자 매출도 20∼30% 증가했다. 장사하랴, 노래하랴 정신이 없지만 얼굴엔 웃음꽃이 핀다. 조 씨는 “힘들어도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바쁜 엄마 때문에 아이들이 투정을 부리면 ‘엄마 얼굴에서 요즘처럼 행복한 표정을 본 적이 있느냐’며 달랜다”고 말했다. 》 못골시장 상인들은 특별하다. 조 씨처럼 본업인 장사 외에도 다양한 동호회 활동에 참여한다. 시장 내 라디오 방송국에서 DJ로 일하는 젊은 상인이 있는가 하면, 밴드 동호회 활동을 하는 상인도 있다. 시장의 문화행사를 기획하거나 시장 신문을 제작하는 기자로 활동하는 상인도 있다. 이런 특별한 상인들이 시장의 변화를 만들었다. 이곳은 길이 180m의 골목길에 90여 개 점포가 들어선 작은 골목시장으로 전국의 대형 재래시장 상인까지 보고 배우러 오는 재래시장 부활의 ‘교과서’가 됐다. DBR 82호(2011년 6월 1일자)는 재래시장 위기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재래시장의 성공 사례를 심층 분석했다. 이 가운데 수원 못골시장 사례를 요약한다.○ 팔달문 꼬마시장의 변신 못골시장을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적어도 세 가지에 놀란다. 시장에 들어서면 평일에도 붐비는 손님 때문에 놀란다. 이름이 알려진 한 떡집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선다. 오후 4시가 넘으면 장을 보러 온 주부들로 대목처럼 북적인다. 잘 정돈된 시장 모습도 인상적이다. 물건을 판매하는 상점 가판대는 노란 선을 따라 가지런히 정리돼 고객의 동선을 방해하지 않는다. 상인들의 표정도 밝다. 이희숙 씨(36)는 “마트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신선한 데다 상인들이 친절해 매일 장을 보러 나온다”고 말했다. 못골시장 상인회에 따르면 하루 방문객이 2008년 12월 1만301명에서 지난해 말 1만3392명으로 30% 증가했다. 상점의 하루 평균 매출액은 50만 원에서 61만4000원으로 22.8% 늘었다. 빈 점포를 찾기 어렵다. 이충환 못골시장 상인회장은 “상가 매물이 드물어 상인회에까지 빈 점포를 찾는 문의전화가 월평균 서너 건씩 걸려 온다”고 말했다. 못골시장이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이곳은 1970년대 중반 골목에 상인들이 하나둘씩 터를 잡기 시작하면서 생겨났다. 시장 내부는 혼잡했고, 흙길은 비좁았다. 상인들은 더 많은 진열공간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가판대를 늘렸다. 좁은 골목에 비라도 오는 날이면 우산을 쓴 손님들끼리 엉켜 시장은 엉망이 됐다. 삶에 지친 상인들은 툭하면 이웃과 싸우거나 손님과 몸싸움을 벌이곤 했다.○ 변화의 불씨, 젊은 상인들 시장의 변화는 상인들의 손에서 시작됐다. 가업을 물려받은 2세 상인 등 30, 40대 젊은 상인들은 부모 세대가 일군 시장을 바꾸고 싶었다. 이들을 중심으로 2003년 상인회가 결성됐다. 상인회는 자체 쿠폰을 발행하고 교육을 기획하며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었다. 어려운 일이 터질 때마다 상인들을 직접 찾아가 설득했다. 시간이 흐르자 ‘시장에 좋은 일이 내게도 좋다’는 공동체 의식이 싹트고, 상인들의 시야가 고객과 시장 전체로 확대됐다. 상인들의 자구 노력은 정부 지원을 계기로 탄력을 받았다. 상인회를 중심으로 2008년 10월부터 2년간 문화체육관광부의 문전성시 프로젝트 지원을 따냈다. 이 프로젝트는 전통시장이 갖고 있는 고유성이라는 강점을 핵심 경쟁력으로 만드는 사업이었다. 못골시장은 이를 통해 재원과 외부 전문가의 지원을 얻었다. 오형은 한국지역활성화포럼 사무국장이 프로젝트매니저(PM)로 나서 외부 전문가, 상인들과 함께 사업을 시작했다.○ 이야기가 있는 점포들 PM단과 상인회는 상인의 열정, 소비자와의 만남, 상거래 자체를 경쟁력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먼저 시장 내부 자원을 발굴했다. 전문작가들이 상인들의 스토리를 하나씩 모으기 시작했다. 상인들의 이야기는 우리네 삶의 축소판처럼 사람 사는 냄새가 짙게 배어 있었다. 임신한 아내가 통닭을 먹고 난 뼈를 고아 곰탕을 끓이던 모습을 보며 가슴을 쳤던 가난한 가장의 아픔부터 어린 아들과 딸을 노점 기둥에 묶고 장사에 나서 결국 딸을 한의사로 키워낸 불굴의 모정, 폐암과 백혈병에 걸린 어머니를 도와 장사를 시작한 20대 형제의 효성, 10년 리어카 행상 끝에 점포를 마련한 오뚝이 상인까지 가슴 찡한 인생 스토리가 수집됐다. 이 이야기는 책과 동영상으로 제작됐고, 각 상점의 브랜드로 만들어졌다. 아들을 파일럿으로 키워낸 신발가게 앞에는 ‘날개가 달린 운동화’가 내걸렸고, 암을 이겨내며 권투선수 아들을 키운 상인은 권투장갑을 끼고 장사를 했다. 상인들이 참여하는 합창단, 밴드, 라디오 방송국, 기자단 등 다양한 동호회 활동도 시작됐다. 상인들은 상인 요리강습, 축제 등의 다양한 행사 기획에도 주도적으로 나섰다. 못골시장은 이렇게 진귀하며 모방이나 대체가 불가능한 고유의 자원을 창조할 수 있었다. 이미 갖고 있던 자원을 활용한 게 아니라 과거에 없던 ‘창조된 경쟁우위’를 확보한 것이다. ○ 홀로서기 도전 못골시장의 본격적인 도전은 이제부터다. 지난해 프로젝트가 끝나고 외부 전문가와 PM단이 철수했다. 상인들의 힘으로 지금까지의 성과를 지속가능한 경쟁력으로 만들어야 한다. 상인들은 비영리단체인 ‘못골문화사랑’을 설립하고 ‘홀로서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외부 전문가의 도움 없이 수원지역 21개 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한 전통시장 문화학교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자체 지원도 따냈다. 지난해 11월 상인들이 주축이 된 커뮤니티 비즈니스 ‘아름다운 밥상’ 사업을 시작했다. 상인 12명이 출자한 돈과 정부 지원금을 받아 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오토바이 택배서비스를 해주고 있다. 이 상인회장은 “시장에 대한 주민의 관심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며 “시장이 지역사회에 수익을 돌려주고 함께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윤지온 인턴연구원 고려대 경영학과 4학년이재훈 인턴연구원 동국대 경영정보학과 2학년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82호(2011년6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그리스, 제국 건설에 실패한 이유▼ 전쟁과 경영페르시아전쟁과 펠로폰네소스전쟁이라는 긴 전쟁 동안 그리스는 여러 전술적 아이디어를 집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이 아이디어들이 현실화된 것은 그리스가 오랫동안 야만족 취급을 했던 마케도니아에서였다. 그리스에 볼모로 잡혀 있었던 마케도니아의 왕자 필리포스는 그리스인들의 전술을 배워 고국으로 돌아가 중장보병대를 경량화하고 장창 전술을 개량했다. 이로 인해 마케도니아는 기원전 338년 카이로네이아전투에서 그리스 연합군을 격파할 수 있었다. 그리스는 세계의 절반을 차지할 만한 위력적인 전술을 고안해 놓고도 지배층이란 특권에 집착하다 그들의 작은 도시국가마저 잃는 우를 범했다. 구글의 ‘20% 근무시간 원칙’은…▼ 맥킨지 쿼털리지난 10년간 구글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낸 에릭 슈밋 회장은 조직문화에 부합하는 인재 채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구글이 원하는 인재 상은 리더나 상관의 도움 없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일을 스스로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이다. 구글은 이런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하기 위해 20%의 근무시간 원칙을 마련했다. 근무시간 중 20%는 자신이 하고 싶은 모든 일이 허용되는 정책이다. 하지만 이를 헛되게 쓰는 구글 직원은 아무도 없다. 모두 업무와 관련 있는 자신의 관심 영역 분야를 연구한다. 슈밋 전 CEO가 말하는 구글의 인재 정책, 비즈니스 모델 등을 소개한다.}

    • 201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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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 칼럼]공개 오디션의 파괴적 혁신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위탄), 기적의 오디션….’ 오디션 프로그램 전성시대다. 지상파 방송 3사와 케이블채널이 방영 중이거나 올해 방영할 예정인 일반인 대상 오디션 프로가 9개나 된다. 일반인 ‘벼락 스타’의 탄생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셈이다. 안타깝게도 일반인 ‘깜짝 스타’의 롱런 가능성은 높지 않다. ‘온 에어’의 불이 꺼지면 스타덤에 올랐던 속도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선두주자인 영국이나 미국의 사정도 비슷하다. 이 변화의 진정한 승자는 방송사나 제작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방송사의 수익은 출연하는 스타의 시청률 파워가 클수록, 이들 스타의 교섭능력(bargaining power)이 낮을수록 많아진다. 방송사가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시청률 파워가 강하지만 교섭능력은 약한 외부 자원공급자를 찾아야 한다. 요즘처럼 매체 수요가 폭증해 스타의 교섭능력이 극대화되는 상황에선 천정부지로 치솟은 대형 스타의 몸값을 주고 나면 방송사에 남는 게 별로 없으니 말이다. 이 점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은 ‘효자상품’이다. 슈퍼스타 대신 출중한 끼와 재능을 지녔으면서도 교섭능력이 전무한 일반인을 외부 자원공급자로 끌어들였다. 이들의 낮은 인지도는 인생스토리와 공개경쟁 방식을 통한 극적 요소로 극복했다. 시청자 투표를 도입해 고객인 시청자가 제작 과정에 참여하고 프로그램의 가치를 공동창출하게 했다. 이런 식으로 기존 프로그램이 놓친 잠재고객을 확보하며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60대 이상 중장년층까지 ‘위탄’의 일반인 출연자를 응원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혁신은 기업 수익모델까지 바꾼다. 영국이나 미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비는 기존 드라마나 시트콤의 절반 정도로 알려져 있다. 슈퍼스타를 모시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입은 짭짤하다. 미국 폭스네트워크의 경우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아이돌’ 시리즈 시즌1, 2로만 2억 달러의 광고수입을 올렸다. 게다가 음원 판매수입, 각종 캐릭터 및 사업권 판매, 시청자 투표를 위한 문자메시지 등과 관련한 부수입 등 막대한 사업 기회가 있다. 공개경쟁 방식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더 흥미로운 이유는 끊임없이 진화하며, 기존 시장의 판도를 무너뜨리는 ‘파괴적 혁신(destructive innovation)’의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교섭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재능은 검증된 실력파 가수들을 공개경쟁 프로그램에 끌어들인 ‘나는 가수다’가 대표적 사례다. 혼신의 힘을 다해 펼치는 실력파 가수들의 공연을 보며 시청자와 관객은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동한다. 일반인 출연자를 통해 낮은 수준(low-end demand)의 수요를 만족시키며 시장에 진입하더니 이제는 슈퍼스타들이 장악한 높은 수준(high-end demand)의 고객수요까지 잠식하며 시장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심야시간대로 밀렸던 실력파 가수들이 주말 황금시대로 돌아오는 계기가 됐다. 단, 형식이 혁신적이라고 해서 다 성공하는 건 아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신입 아나운서를 선발하는 한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낮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혁신이 고객이 아닌 공급자 관점에서 출발한 때문이다. 재능이 뛰어난 아나운서를 뽑는 일이 방송사 내부에서는 중요할지 몰라도 시청자에겐 아니다. 기업 현장에서 일어난 혁신의 대부분이 이렇게 실패했다. 존 구어빌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경고한 ‘혁신의 저주(curse of innovation)’가 어른거리는 대목이다.박용 미래전략연구소 경영지식팀 기자 parky@donag.com@@@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82호(2011년6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전쟁터에서 배우는 협상의 지혜▼ Harvard Business Review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 분쟁 지역에서 활동하는 장교들은 상대의 관점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다양한 해결 방안을 제안하며 상대의 비판을 수용한다. 또 사실 및 공정성의 원칙에 입각해 상대를 설득하고 오랜 시간을 들여 체계적으로 신뢰를 구축한다. 이후엔 협상 결과를 수정하기 위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간다. 경영자들은 업계나 개인의 경력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로부터 복잡한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협상을 해야 한다. 총성이 울리는 전쟁터든 말끔한 도심의 비즈니스 공간에서든 협상 성공의 근본 원리는 비슷하다. 전쟁터에서 배우는 협상의 지혜를 소개했다.실패의 리더십 vs 성공의 리더십▼ 실패학 연구성공한 리더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유는 우리 주변에 성공한 리더십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실패한 리더십은 많을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정작 실패한 리더십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패한 리더십의 유형으로는 권위주의, 변화에 둔감, 실행력 결여, 인기주의, 대인 관계 문제 등이 있다. 성공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많은 리더가 간과하고 있는 피드백에 신경을 써야 한다. 부정적인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는 실패를 줄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 실패한 리더십의 유형과 성공적인 리더십을 위한 전략을 정리했다.}

    • 201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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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 스페셜]’창의적 인재’가 되려면 ‘당연한 사실’을 의심하라

    《 기업의 인재 쟁탈전이 치열하다. 특히 남과 다른 발상으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 창의적 인재는 영입 1순위다. 그렇다면 이런 창의성은 특출한 인재의 전유물일까. 최근 학자들의 연구결과를 보면 그렇지는 않다. 창의력은 후천적으로 개발될 수 있다. 주어진 환경에 몰입하고, 모든 이가 당연하게 여기는 가정과 전제에 의문을 제기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찾아낼 수 있다. 또 비교와 유추를 통해 새로운 통찰을 얻거나 까다로운 제약요인을 인위적으로 설정하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도 창조적인 생각이 나온다. 습관적 사고방식과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새로운 방식으로 정보를 인지하고 분류하는 식으로 뇌를 자극한다면 얼마든지 새롭고 혁신적인 대안을 찾아낼 수 있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81호(2011년 5월 15일자)는 맥킨지쿼털리에 소개된 창의력 증진 방안에 관한 글을 전문 번역해 소개했다. 다음은 내용 요약. 》○ 직접 체험하고 몰입하라 고정관념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답은 개인적 경험에 있다.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몸소 체험하면 기존 사고방식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창의력을 키우거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찾아내려면 사무실 책상보다 현장이 낫다. 북미지역의 한 전문 소매유통업체는 직원들의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 3, 4인 단위로 조를 나눴다. 그리고 독특한 콘셉트를 가진 다른 회사 매장을 방문하게 했다. 직원들은 그룹별로 화장품 전문 숍인 세포라 매장, 동네 어귀 선술집과 같이 아늑하고 친밀한 분위기로 일반 매장과 차별화를 시도한 청바지 매장인 블루진바, 고급 초콜릿 전문매장을 각각 방문했다. 직원들은 이곳에서 직접 물건을 구매하고 판매 담당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관찰 내용은 사진으로 담아 아이디어 도출 회의에서 팀원들과 공유했다. 이 경험이 직원들의 고정관념을 바꾼 기폭제가 됐다. 다른 소매매장의 운영방식을 직접 경험하면서 자사의 운영방식에 매여 있던 경직된 사고의 틀을 벗어나 유연한 사고를 하게 된 것이다. 이 결과 핵심 상품을 제조업체별로 분류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색상별로 분류하거나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소비자에게 조언을 해주는 새로운 매장 콘셉트를 마련할 수 있었다. ○ 정설은 없다…자유롭게 사고하라 기업이나 업계에서 통용되는 정설을 검증하는 방법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된다.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일종의 대전제들에 대해 차근차근 의문을 제기하라는 것이다. 한 글로벌 신용카드 회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 침체가 닥치자 신상품 아이디어를 고민했다. 먼저 그동안 신성시하던 대전제들을 차근차근 따지고 들어갔다. 이 결과 금융서비스에서 전통적으로 통용된 시장 세분화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아냈다. 여행 관련 카드 혜택은 부유층 소비자군만 관심을 갖는다거나 고객 자산규모가 클수록 복잡한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을 것이라는 식의 그릇된 전제가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이 회사는 오랫동안 정설로 받아들여진 이 기본 전제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상품 단순화, 새로운 카드 혜택 개발, 고객의 태도 및 행동에 따른 혁신적 방식의 시장 세분화를 통해 신상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 ○ 남과 비교하고 유추하라 클레이턴 크리스텐슨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 등은 6년 이상 경영진 3000여 명을 대상으로 관찰 및 실험을 진행했다. 이 결과 혁신가들은 공통적으로 연상(association), 질문(questioning), 관찰(observation), 실험(experimenting), 네트워킹(networking) 등 5가지 ‘발견(discovery)’의 기술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중 혁신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역량이 연상능력이다. 즉 겉으로 연관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질문, 문제, 아이디어 간의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 연상의 힘을 활용하기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이 바로 ‘비교와 유추의 기법’이다. 예를 들어 스포츠용품 판매회사의 브레인스토밍 회의에서 참가자들에게 “애플이라면 매장 포맷을 어떻게 설계하겠는가 생각해보라”고 질문을 던지는 식이다. 실제로 이 스포츠용품 판매회사에서는 이런 질문을 던지자 흥미로운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예를 들어 닌텐도 Wii 같은 기술을 활용해 매장 내에서 고객이 상품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게 하는 공간을 마련하자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왔다. ○ 제약요인을 만들고, 극복하라 창의력을 높이는 기법 중 하나가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에 인위적으로 제약요인을 상정하고 대안을 찾아보는 방법이다. 반드시 극복해야 할 위기상황을 상정하고, 대응책을 세워 보는 것이다. 얼핏 구닥다리 사고방식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런 강제적 메커니즘이라도 없다면 방향성 없는 헛수고만 반복하거나 ‘생각 속의 안전지대’에 머무르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어렵다. 먼저 참여자들에게 심각한 제약요인 아래 사업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하도록 한다. 그리고 대안을 찾도록 한다. 예를 들어 △고객 응대는 온라인으로만 처리 △1개의 고객군만을 공략할 것 △제품 가격 50% 하락 △제품에 5배의 가격 프리미엄 부과 같은 제약조건에서 대안을 찾는 식이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81호(2011년 5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스마트워크 제대로 도입하려면▼ Special Report 지식 근로자의 창의성을 최대한 발현할 수 있는 업무 공간을 만들어주는 일, 즉 스마트워크(Smart Work)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정보기술(IT) 환경의 발달이 역설적으로 근로자들의 업무 몰입도를 떨어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들이 불필요한 e메일과 전화 응대로 낭비하는 비용이 연간 약 6억 달러에 달한다. 독일 영국 덴마크의 경영진이 3년 반이란 기간을 불필요한 e메일 응대에 쓴다는 연구도 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고 직원의 업무 능력을 극대화해주는 스마트워크 체제를 구축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업무 기능에 적합한 스마트워크 도입 전략을 소개한다.기업들이 넘어야 할 5가지 경계▼ MIT Sloan Management Review 기술 발전으로 국경을 넘나드는 기업 활동이 이뤄지고 있지만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을 방해하는 여러 경계로 인한 장벽은 오히려 더 두꺼워지고 있다. 21세기 기업들은 5가지 경계로 인해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조직 내 직급 및 서열 차에 따른 수직적 경계, 조직 내 다른 부서 사이에서 발생하는 수평적 경계, 주주, 이사회, 납품업체, 지역사회 등과의 충돌로 발생하는 이해관계자 경계, 성별, 인종, 교육 수준 차이가 낳는 인구 통계적 경계, 지리적 경계 등이다. 미국 신시내티대 도나 크로봇 메이슨 교수 등이 5가지 경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6가지 방안을 소개한다.}

    • 2011-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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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 칼럼]심리전에 강한 사회공학 해킹

    얼마 전 벌어진 농협 전산망 마비사태의 전모가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이 해킹이 북한의 사이버테러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현대캐피탈이 해커에게 협박받고 있다는 사실을 전격 공개해 충격을 줬다. 범인들은 해킹을 통해 42만 명의 고객정보를 빼돌렸으며 이를 미끼로 현대캐피탈 측에 거액을 요구했다. 두 사건은 국내에서 가장 우수한 정보보호 인프라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금융권에서 일어났다. 이는 해커가 마음만 먹으면 다른 업종의 기업도 언제든지 침투해 전산망을 망가뜨리고 중요 정보를 빼낼 수 있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해킹을 하고 돈을 요구하는 협박 범죄나 이권을 노린 청부 해킹까지 벌어지고 있다. 당장 해킹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해서 “우리는 안전하다”고 팔짱만 끼고 있을 순 없는 것이다. 대책은 늘 사후약방문식이다. 대형 해킹사고가 터지면 정보보호 인력이 적다거나 비용 절감을 위해 전산 업무를 아웃소싱하면서 취약성이 커졌다는 원인 분석이 나오고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물론 인프라와 기술 투자는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훌륭한 기술과 시스템만으로 사고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다. 정보보호 시스템과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기업이 해커의 먹잇감이 되거나 세계적인 보안회사조차 해커에게 뚫리는 것만 봐도 그렇다. 진짜 문제는 우리 내부에도 있다. 해커들은 기술은 물론이고 심리전 전문가다. 기술적 해킹을 시도하기 전에 사람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해 목표에 다가가기 위한 접근정보를 다양한 방법으로 빼낸다. 이른바 ‘사회공학(Social Engineering)’ 기법이다. 이렇게 당하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뚫렸는지도 쉽게 알기 어렵다. 얼마 전 세계적인 보안기술을 자랑하던 RSA도 이렇게 당했다. ‘2011년 채용계획’이라는 이름의 첨부파일이 담긴 e메일이 보안권한을 가진 내부직원에게 전송됐는데, 이 첨부파일에는 시스템관리자 계정을 빼내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악성코드가 심어져 있었다. 이 관리자가 무심코 클릭한 e메일 한 통이 철통같던 보안을 ‘무장해제’한 것이다. 해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권한을 가진 관리자가 누구인지, 그의 e메일 주소가 무엇인지부터 파악했을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번 농협 사건도 7개월간 철저히 준비된 시나리오에 따른 해킹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한국은 사회공학 해킹에 둔감하다. 대표적인 사회공학 기법의 하나인 전화를 이용한 보이스피싱이 창궐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이들은 경찰청, 우체국, 농협, 검찰청 등 공공기관을 사칭해 사람들의 심리적 약점을 노린다. 수법이 얼마나 교묘했으면 해커를 상대하던 공공기관의 전직 간부나 법원장까지 속아 넘어간다. 게다가 요즘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가 확산되면서 정보 공유와 확산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해커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소셜미디어에 넘쳐나는 개인정보 등을 수집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전설적 해커인 케빈 미트닉은 정보보호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은 조직 구성원의 부주의이며 훌륭한 정보보호 기술도 인간에 의해 무력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3중 성벽을 갖춘 난공불락의 요새였던 비잔틴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이 오스만튀르크에 함락된 결정적 계기는 성벽의 작은 쪽문을 잠그지 않았던 누군가의 작은 실수였다고 한다. 보안은 그런 것이다.박용 미래전략연구소 경영지식팀 기자 parky@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80호(2011년 5월 6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고객불만 잘 관리하려면▼ MIT 슬론매니지먼트리뷰 “다른 항공사를 이용하거나 차라리 자동차를 탔어야 했어. 유나이티드항공은 기타를 부러뜨리니까.” 2009년 중반 유튜브에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의 서비스를 비난하는 뮤직비디오가 올라왔다. 이 동영상의 주인공은 유나이티드항공 승객이었던 데이브 캐롤. 수화물로 부친 기타가 망가진 것을 발견한 캐롤은 항공사 직원에게 문제 해결을 요청했다. 하지만 차일피일 미루며 9개월을 끌었다. 최종 결론은 ‘보상 불가’였다. 극심한 좌절감과 분노를 느낀 캐롤은 이 경험을 노래와 뮤직비디오로 만들고 유튜브에 올렸다. 이 동영상은 하루 만에 15만 번, 한 달간 모두 500만 번이 재생됐고 전 세계 언론에 보도됐다. 성난 고객들이 온라인에 올리는 불만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관리하는 방안을 소개한다. 티무르 제국 흥망의 교훈▼ 전쟁과 경영 칭기즈칸의 후예를 자칭하며 티무르제국을 일으킨 티무르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잔혹한 정복자였다.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서 기만, 모략, 배신, 암살, 학살을 서슴지 않았다. 피도 눈물도 없었다. 그가 지나간 자리에는 폐허와 시신만 남았다. 그는 ‘피와 공포’로 사마르칸트를 중심으로 러시아, 중동, 아프가니스탄, 인도에 이르는 광활한 제국을 건설했다. 하지만 힘을 앞세워 단기간에 세운 역사는 오래갈 수 없었다. 정복자 티무르는 거대한 제국을 세웠지만 역사적으로 추앙받지 못했다. 그가 남긴 유산도 지속가능하지 못했다. 티무르는 반면교사다.}

    • 201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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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 칼럼]북엇국과 루이뷔통… 대기시간의 경영학

    서울 중구 무교동에는 40년도 더 된 북엇국집이 있다. 직장인이 한꺼번에 몰리는 점심시간에는 10m 넘게 긴 줄이 선다. 메뉴는 북엇국 하나다. 앉자마자 식사가 나온다. 반찬, 양념, 숟가락은 식탁 수납함에 들어 있다. 성인 남자는 10분도 안 돼 식사를 뚝딱 끝낸다. 그러니 자리 회전이 빠르다. 주인이 얘기해주지 않아도 한두 번만 와보면 얼마를 기다려야 할지 짐작할 수 있다.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루이뷔통 매장 앞에서도 입장을 기다리는 고객이 주말 극장 앞처럼 늘어선 진풍경이 종종 펼쳐진다. 세일 기간엔 ‘특별한 고객들을 모신다’는 럭셔리 브랜드 매장 앞이 장날처럼 북적인다. 이런 불편과 비용마저 감내하며 기다리는 충성도 높은 고객이 있기 때문이다. 수요가 몰리는 곳에는 어디든 줄이 늘어선다. 럭셔리 매장이든 국밥을 파는 시골 장터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기업과 상인에게 피크타임(Peak time)과 대기시간(Waiting time) 관리는 골칫거리다. 서비스는 상품과 달리 저장할 수 없다. 생산되는 순간 소비된다. 재고도 없다. 그래서 일시적으로 수요가 폭증하면 공급이 달린다. 무작정 인력과 설비를 대폭 늘릴 수도 없다. 게다가 서비스 공급이 늘어난다고 해서 이에 비례해 대기시간이 줄지도 않는다. 아웃소싱이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공급을 일시적으로 확대하거나 피크타임 이외 시간에 할인 혜택과 각종 쿠폰을 제공해 수요를 분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일이다. 그래서 럭셔리 브랜드처럼 높은 충성도를 가진 고객과 한정된 공급자가 존재하는 ‘판매자 시장(seller’s market)’에서는 대기비용을 아예 고객에게 전가한다. 무작정 기다리게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중저가 수입 패스트패션 브랜드들까지 경쟁적으로 ‘묻지 마 고객 줄 세우기’에 나선다. 대수롭지 않게 보이는 이 대기시간이 고객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심지어 기다리는 시간이 실제 서비스 시간보다 고객 만족도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영문도 모르고 기다리거나, 기다리는 동안 새치기로 공정하지 못한 대우를 받았다거나, 불편한 상황에서 기다려야 하거나, 동료 없이 혼자 기다려야 할 때 사람들의 불만은 더 커진다. 그래서 진정한 고수들은 고객의 ‘심리적 경험’을 조절하는 방법을 활용한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고 예측 가능하다면 시간이 실제보다 짧게 느껴진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엘리베이터 앞에 거울을 설치하는 이치다. 실제로 크리스피크림은 주문대기 줄 옆에 도넛 생산 과정을 볼 수 있는 투명 창을 설치했다.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는 기다리는 고객에게 다큐멘터리 영화를 틀어준다. 미국 디즈니랜드는 줄을 서지 않고도 지정된 시간에 놀이기구에 입장하는 ‘패스트패스(FASTPASS)’ 티켓을 고안했다. 줄에 발이 묶인 고객은 매출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한 것이다. 그 결과 줄에서 해방된 고객들은 기다리는 시간에 다른 서비스를 추가로 이용했다. 고객 만족도는 물론이고 놀이공원의 수익도 늘었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사소해 보이는 줄서기 방법의 개선을 통해서도 고객 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스놉 효과(속물 효과·많은 사람이 구입하면 하찮다고 생각해 수요가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에 기댄 ‘묻지 마 줄 세우기’가 영원할 수는 없다. 시장 판도가 바뀌면 고객 반란에 직면하기 십상이다. 무교동 북엇국집의 이유 있는 줄서기가 세련되진 않아도, 빛이 나는 이유다.박용 미래전략연구소 경영지식팀 기자 parky@donga.com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 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78호(2011년 4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공간을 재해석한 ‘오리시키 콘셉트’ 성공 비결▼ METATREND Report일본인 디자이너인 나오키 가와모토(川本尙毅)가 선보인 클러치백은 입체감이 살아있는 여성용 작은 핸드백이다. 하지만 이를 펼치면 순식간에 평면의 패널로 변한다. 그가 디자인한 슈트케이스(여행용 옷가방)도 마찬가지다. 언뜻 보기에는 여느 슈트케이스와 다름없지만 집에 보관할 때에는 슈트케이스를 옷과 함께 펼쳐서 옷걸이에 통째로 걸어둘 수 있다. 이 슈트케이스는 여행 중에는 옷을 담는 공간이 되고, 집에서는 수납공간을 넓혀주는 역할을 한다. 일반 슈트케이스가 여행 중 요긴하게 쓰여도 집에 보관할 때 공간을 낭비한다는 점을 감안했다. 가와모토는 공간을 변환한 이들 제품을 ‘오리시키 콘셉트’라고 명명했다. 오리시키는 일본식 종이접기 공예인 ‘오리가미(折り紙)’와 방식을 뜻하는 ‘시키(式)’의 합성어이다. 2차원과 3차원의 경계를 넘나드는 디자인으로 심미적 가치를 향상시키고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낸다. 이처럼 공간을 색다르게 해석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트렌드를 소개한다.제품개발 ‘분업과 협력의 코드’ 활용 노하우▼ MIT슬론매니지먼트리뷰한 컴퓨터 서버 회사는 특정 부품을 한번 개발하기만 하면 여러 제품에 두루두루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공급업체에 부품 개발을 의뢰했다. 물론 이는 이론적으로 실현 가능한 계획이다. 하지만 성능 테스트에서 이 부품을 사용한 제품들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기적 상호작용과 기계적 상호작용, 열 상호작용 등 때문이었다. 이 회사는 부품이 제품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꽤 오랜 시간 연구했고 결국 최종 제품 개발은 하염없이 지연됐다. 결국 이 회사는 제품 개발에 수백만 달러를 쏟아 붓고 난 뒤 특정 부품을 한 개의 플랫폼으로 활용하려는 기존 계획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는 협업을 하는 서로 다른 조직들이 제대로 융합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난 문제다. 각기 다른 조직들은 산업, 지리적 위치, 시간대, 비즈니스 문화가 서로 다르다. 따라서 여러 조직이 복잡한 제품을 개발하는 협업을 할 때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작은 실패에서 ‘성공의 길’을 찾아라▼ 실패학 연구렌터카 업체인 허츠(Hertz)는 렌터카 시장에서 부동의 1위였다. 허츠는 고객을 여행자로만 한정해 뼈아픈 실책을 저질렀다. 정비소에 차를 맡기고 차를 빌려 타려는 도심의 렌터카 수요를 간과한 것. 결국 허츠는 이 수요를 노리고 시장에 진입한 엔터프라이즈(Enterprize)에 추월당했다. 코닥은 기존 사업에 대한 미련 때문에 실책했다. 코닥은 1981년 디지털 사진이 100년 전통의 필름이나 종이 관련 산업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일찌감치 알아차렸다. 하지만 코닥은 기존 사업을 확대해서 디지털 기술을 역이용할 수 있다고 보고 오히려 기존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했다.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과거의 성공에 지나친 자신감을 가졌기 때문이다. 도널드 설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는 이를 ‘활동적 타성(active inertia)’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기업은 종종 시장의 변화를 무시하고 과거 성공 방식을 답습하곤 한다. 잘나가는 기업일수록 활동적 타성의 덫에 빠질 위험이 높다. 기업들이 실패하는 원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 2011-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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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저소득층 시장에 대한 7가지 오해

    《 한때 ‘돈 안 되는 시장’으로 홀대받던 저소득층 시장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기업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아프라시아(아시아+아프리카), 남미 등 저소득층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런 식의 기업 투자와 혁신이 상품시장에서 소외된 빈곤층의 삶의 질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해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다. 이른바 ‘피라미드 하부(BOP·Bottom of the pyramid) 전략’이다. 하지만 이 신흥시장에서 성공한 글로벌 기업은 많지 않다. BOP 시장의 잠재력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현지시장에 대한 오해 때문이다. 》○ 오해 1: 무조건 싸야 한다 하루 2달러 정도로 살아가는 저소득층 소비자의 구매력을 고려하면 가격은 최대한 저렴해야 한다. 하지만 품질과 기능을 희생하는 식의 가격 인하는 무의미하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저소득층도 생필품 등을 구매할 때 적절한 품질을 갖춘 브랜드를 선호하며 자존심, 야망, 정신적 만족 등 ‘고차원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한 소비를 위해 지갑을 연다. 정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식품이나 화장품의 경우 내용물의 품질은 그대로 유지하되, 용량이나 용기 품질을 조절하는 전술이 필요하다”며 “전자제품이나 자동차의 경우 품질을 과도하게 낮추거나 안전을 무시한다면 중장기적으로 득보다 실이 크다”고 말했다. ○ 오해 2: 쪼개 파는 게 항상 옳다 BOP 시장에서는 ‘상품 용량을 쪼개 가격을 낮추라’란 마케팅 전략이 통용된다. 소득이 불안정하고 일용직이 많은 저소득층의 현금 흐름을 고려해 가격을 책정하라는 것. 인도 힌두스탄유니레버(HUL)가 인도 시장에서 4센트짜리 소포장 샴푸를 내놔 성공을 거둔 게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이 전략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AC닐슨의 조사 결과 포장 규모에 따른 상품 판매량은 도시와 농촌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샴푸나 면도기를 제외한 비스킷, 잼, 세제, 휴지의 경우 소포장 제품의 인기가 높지 않았다. ○ 오해 3: 저소득층은 지불 능력이 거의 없다 빈곤층 대상 소액대출은 과거에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일이었다. 대출을 심사하고 회수하기 쉽지 않은 데다 수익성도 낮기 때문이다. 인도나 남미의 기업들은 현지 소비자의 특성을 활용해 한국의 계와 같은 자조(自助) 집단을 구성하거나 공동부담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베네수엘라 위성방송 업체인 디렉TV도 한 달에 60달러짜리 고가의 위성방송 서비스로 빈곤층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저소득층은 여러 가구가 한 대의 수상기로 TV를 시청하기 때문에 요금 분담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 오해 4: 제품만 좋으면 무조건 잘 팔린다 인도 기업 서벌스는 저소득층을 위해 일반 석유버너보다 연료비가 30% 덜 들고 내구성도 두 배나 좋은 신제품 조리기구 ‘비너스’를 선보였다. 회사는 값은 기존 제품의 갑절에 가까웠지만 내구성과 연료비 절감 효과로 두 달이면 본전을 뽑을 수 있으니 충분히 팔릴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소비자들이 낯선 조리기구의 장점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제품을 새로 설계해 가격을 낮추고 유통 마진과 수수료를 개선해 2008년 수백만 대를 판매했다. 고중선 모니터그룹 이사는 “상품혁신 못지않게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유통망과 서비스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오해 5: 현지화가 성공 보증수표다 신흥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화는 필수적이지만 이것만으로 현지기업을 능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최순규 연세대 교수는 “다국적 기업은 현지 기업이 제공할 수 없는 글로벌 통합과 표준을 제공해야 한다”며 “되도록 최신 기술과 디자인 제품을 내놓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현대자동차는 1998년 최신 소형 승용차인 아토스를 인도 현지에서 ‘상트로’라는 이름으로 판매해 2년 만에 소형차 시장 1위를 차지했다. 현지 경쟁사가 10년 이상 노후한 모델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는 약점을 이용한 것이다. ○ 오해 6: 선진국에서 개발해 신흥시장에 판다 신흥시장을 단순한 판매 기지로 봐서는 안 된다. 선진국을 능가하는 새로운 혁신의 원천이 될 수 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의료기기 사업부는 중국 시장에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하고 현지에 맞게 크기도 작고 기존 제품의 절반 내지 3분의 1에 불과한 1만5000달러짜리 소형 초음파 검사기를 개발했다. 영세한 중소 병원이 많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이 제품은 선진국 시장으로 역수출돼 휴대용 초음파 기기라는 틈새시장을 만들었다.○ 오해 7: BOP 시장은 하나다 농촌, 도심 슬럼, 분쟁지역 등으로 구성된 BOP 시장을 하나의 거대한 시장으로 보거나 최저소득층에게만 집중하는 고정관념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최동석 KOTRA 뭄바이센터장은 “인도 농촌지역이 피라미드의 허리 부분으로 빠르게 이동해 밑변이 큰 피라미드 구조에서 허리가 큰 다이아몬드꼴로 바뀌고 있다”며 “현재보다 미래를 보고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BOP 전략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 및 사례는 DBR(동아비즈니스리뷰) 77호 스페셜리포트에 실려 있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 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77호(2011년 3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인색한 군주가 자비로운 군주보다 낫다고?▼ 메디치 가문의 창조 경영 리더십 “고결해 보이는 행동은 파멸을 초래한다. 반면 사악해 보이는 행동은 지위를 강화하고 번영을 낳는다.” 현대정치학의 시조로 불리는 마키아벨리는 저서 ‘군주론’에서 메디치 가문의 리더에게 자비로운 군주가 아닌 인색한 군주가 되라고 당부했다. 많은 사람은 마키아벨리가 권력 쟁취를 위해 권모술수를 부리라고 선동하는 악한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그는 오랜 경험을 통해 군주가 백성에게 보여주는 자비로움과 너그러움은 허세나 자기 과시에서 비롯된다고 판단했다. 군주가 품위 유지를 위해 국가 자원을 낭비하거나 과도한 세금을 징수해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군주가 처음부터 냉정하고 인색하게 굴어서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더는 자신의 운명을 알고, 운명의 주인이 되기 위해 비르투스(Virtus·탁월함)를 추구해야 하는 존재라는 게 마키아벨리의 시각이다. 운명의 주인이 되려는 리더는 고상한 이론보다 냉정한 현실을 중시한다. 현실적인 필요에 따라 신속하게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소셜 커머스, 새 고객을 단골로 만들려면…▼ Hightech Marketing Group 실전 솔루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전자상거래 업체인 티켓몬스터. 이 회사에서 가장 비싼 제품은 웨딩 관련 서비스로 할인 폭이 67%나 됐다(2011년 1월 기준). 가격이 450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떨어지자 구매자가 296명이 몰렸다. 이처럼 소셜커머스는 가격 책정법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소셜커머스는 고객이 제품을 구매한 뒤 할인 가격을 적용받기 위해 직접 제품을 홍보하고 추가 구매자를 모집한다는 점에서 기존 단체 할인과는 다르다. 소셜커머스는 고객이 SNS를 통해 개인적인 친분을 활용해서 다른 고객을 모집한다. 그래서 여느 마케팅보다 전파력이 강하다. 반면 무리한 판매는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신규 고객을 어렵게 확보해도 이들을 단골로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또 부정적인 구전 마케팅은 기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따라서 소셜커머스를 잘 활용하려면 저가 제품으로 단발성 고객을 유인한 뒤 회전율을 높이는 전략을 쓸지, 신규 고객을 단골로 유지하려는 전략을 이용할지 등을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 또 신규 고객을 단골로 바꿀 수 있는 마케팅 인프라를 잘 구축해야 한다.데이터 분석기법 통한 경쟁력 강화 노하우▼ MIT슬론매니지먼트리뷰 2002 년 미국 애틀랜타 귀넷 카운티의 한 공립학교는 고민에 휩싸였다. 성적 저하로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이 학교의 시스템 책임자들은 학교 내에 축적된 각종 데이터의 패턴과 예측 변수 등을 분석하는 기법을 활용하기로 했다. 데이터 분석을 해보니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졸업하지 못한 학생 중 상당수는 9, 10학년에 배우는 대수학 과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더 자세히 분석해 보니 대수학을 배우기 전에 이미 수학을 어려워했던 학생들은 대부분 8학년에 배우는 창의적인 글쓰기 과목에서 저조한 성적을 냈다. 이에 따라 귀넷 학교는 학생들이 창의적인 글쓰기 수업을 성공적으로 이수할 수 있도록 많은 자원을 투입했다. 창의적인 글쓰기 과목 통과율이 높아지자 대수학 통과율 역시 높아졌다. 결국 졸업하는 학생들의 비율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2010년 귀넷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격차를 좁힌 성과를 인정받아 상을 받기도 했다. 분석 기법을 잘 활용하면 정보가 가치 있는 통찰력으로 바뀐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데이터 분석 기법을 활용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하우를 소개한다.}

    • 2011-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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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우지엘 액센츄어 컨설팅 COO 인터뷰

    “1년 반 전 글로벌 화장품 회사 최고경영자에게 인도시장 진출 전략을 물었더니, ‘기존 유통망을 활용할 계획이며 조직에 부담을 주는 변화는 시도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최근 인도에 갔더니 특별한 계획이 없다던 그 회사가 현지 시장에 맞는 제품과 유통체계로 무장해 있더라. 살아남으려면 현지화가 불가피했던 것이다.” 실비 우지엘 액센츄어 경영컨설팅 글로벌 COO(Chief Operation Officer·사진)는 최근 DBR와의 인터뷰에서 “다국적 기업에 신흥시장 진출은 선택이 아닌 시간의 문제”라고 말했다. 컨설팅회사인 액센츄어도 신흥시장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새로 개발해 도입하고 있다는 것. 우지엘 COO는 17년째 경영컨설턴트로 활동하는 전문가다. 우지엘 COO는 다국적 기업들이 신흥시장에서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로 도시 부유층이나 상류층에만 집중하는 근시안적 사고와 선진국에서 운영하던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강요하는 경직된 전략을 꼽았다. 그는 “신흥시장에선 현지에는 적합하지만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상품, 비즈니스 모델, 유통체제를 발굴하는 창의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인도의 고드레지는 시골 저소득층 거주민을 대상으로 69달러짜리 저가 냉장고인 ‘초투쿨’을 개발해 큰 성공을 거뒀다고 한다. 이 제품은 가격이 저렴한 데다 전력 공급이 끊겨도 몇 시간 동안 냉각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전력 사정이 나쁜 인도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우지엘 COO는 최근 글로벌 기업의 신흥시장 진출 과정에서 두드러진 특징으로 비정부기구(NGO)와 영리기업의 제휴 현상을 꼽았다. 원조만으로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한 NGO들이 기업들과 손잡기 시작했다는 것. 기업과 시민단체가 현지 농민에게 농작물 경작 교육을 하고, 이렇게 경작된 농작물을 수매해 공정 가격에 구매하는 식으로 빈곤층에게 일자리와 판로를 제공하는 식이다. 그는 “현지화 전략의 실행을 위해 현지인으로 구성된 현지 연구개발(R&D) 조직과 신속하고 지속적으로 전략을 수정하는 ‘검증과 실험(Test & Experiment)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에 대해서는 “탁월한 브랜드와 기술력을 갖추고 있고 수출 경험도 풍부하기 때문에 신흥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면서도 “성장세가 빠른 현지 기업에 대한 철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 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77호(2011년 3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인색한 군주가 자비로운 군주보다 낫다고?▼ 메디치 가문의 창조 경영 리더십 “고결해 보이는 행동은 파멸을 초래한다. 반면 사악해 보이는 행동은 지위를 강화하고 번영을 낳는다.” 현대정치학의 시조로 불리는 마키아벨리는 저서 ‘군주론’에서 메디치 가문의 리더에게 자비로운 군주가 아닌 인색한 군주가 되라고 당부했다. 많은 사람은 마키아벨리가 권력 쟁취를 위해 권모술수를 부리라고 선동하는 악한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그는 오랜 경험을 통해 군주가 백성에게 보여주는 자비로움과 너그러움은 허세나 자기 과시에서 비롯된다고 판단했다. 군주가 품위 유지를 위해 국가 자원을 낭비하거나 과도한 세금을 징수해 더 큰 문제를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군주가 처음부터 냉정하고 인색하게 굴어서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더는 자신의 운명을 알고, 운명의 주인이 되기 위해 비르투스(Virtus·탁월함)를 추구해야 하는 존재라는 게 마키아벨리의 시각이다. 운명의 주인이 되려는 리더는 고상한 이론보다 냉정한 현실을 중시한다. 현실적인 필요에 따라 신속하게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소셜 커머스, 새 고객을 단골로 만들려면…▼ Hightech Marketing Group 실전 솔루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전자상거래 업체인 티켓몬스터. 이 회사에서 가장 비싼 제품은 웨딩 관련 서비스로 할인 폭이 67%나 됐다(2011년 1월 기준). 가격이 450만 원에서 150만 원으로 떨어지자 구매자가 296명이 몰렸다. 이처럼 소셜커머스는 가격 책정법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소셜커머스는 고객이 제품을 구매한 뒤 할인 가격을 적용받기 위해 직접 제품을 홍보하고 추가 구매자를 모집한다는 점에서 기존 단체 할인과는 다르다. 소셜커머스는 고객이 SNS를 통해 개인적인 친분을 활용해서 다른 고객을 모집한다. 그래서 여느 마케팅보다 전파력이 강하다. 반면 무리한 판매는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신규 고객을 어렵게 확보해도 이들을 단골로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또 부정적인 구전 마케팅은 기업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따라서 소셜커머스를 잘 활용하려면 저가 제품으로 단발성 고객을 유인한 뒤 회전율을 높이는 전략을 쓸지, 신규 고객을 단골로 유지하려는 전략을 이용할지 등을 명확하게 정해야 한다. 또 신규 고객을 단골로 바꿀 수 있는 마케팅 인프라를 잘 구축해야 한다.데이터 분석기법 통한 경쟁력 강화 노하우▼ MIT슬론매니지먼트리뷰 2002 년 미국 애틀랜타 귀넷 카운티의 한 공립학교는 고민에 휩싸였다. 성적 저하로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이 학교의 시스템 책임자들은 학교 내에 축적된 각종 데이터의 패턴과 예측 변수 등을 분석하는 기법을 활용하기로 했다. 데이터 분석을 해보니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졸업하지 못한 학생 중 상당수는 9, 10학년에 배우는 대수학 과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더 자세히 분석해 보니 대수학을 배우기 전에 이미 수학을 어려워했던 학생들은 대부분 8학년에 배우는 창의적인 글쓰기 과목에서 저조한 성적을 냈다. 이에 따라 귀넷 학교는 학생들이 창의적인 글쓰기 수업을 성공적으로 이수할 수 있도록 많은 자원을 투입했다. 창의적인 글쓰기 과목 통과율이 높아지자 대수학 통과율 역시 높아졌다. 결국 졸업하는 학생들의 비율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2010년 귀넷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 격차를 좁힌 성과를 인정받아 상을 받기도 했다. 분석 기법을 잘 활용하면 정보가 가치 있는 통찰력으로 바뀐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데이터 분석 기법을 활용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하우를 소개한다.}

    • 2011-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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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 킬럼]‘세시봉 스타’가 CEO에게 주는 교훈

    아이돌 스타들이 장악한 대중문화 시장에 ‘복고 블루칩’이 등장했다. 7080세대 전성기에 서울 종로 음악다방 세시봉에서 활약했던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조영남 이장희 등 ‘세시봉 스타’들이다. 왕년의 포크송 스타들은 통기타를 멘 꾸밈없는 모습과 변치 않은 실력으로 틈새시장을 열었다. 더 놀라운 것은 동시대를 살았던 중장년층은 물론 그들의 화려했던 과거를 전혀 모르는 젊은이들까지도 세시봉 스타들에 열광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어떻게 부활할 수 있었을까. 스위스 취리히대 에곤 프랑크와 슈테판 뉘슈 교수는 흔히 ‘셀럽(Celebrity)’이라고 불리는 인기 스타들을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첫째 유형은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와 같이 재능을 기반으로 부상한 자수성가형 스타다. 어설픈 개인기로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스포츠, 클래식 예술 분야에 유독 자수성가형 스타들이 많다. 두 번째는 미디어에 의해 제작된(Manufactured) 스타다. 이들은 미디어에 의해 지속적으로 시청자에게 노출되면서 단기에 인기를 축적한다. 하지만 활동무대는 재능에 대한 평가기준이 정형화되지 않은 대중문화의 일부 영역에 국한된다. 음악다방을 통해 실력을 입증한 세시봉 스타가 전자라면 각종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만들어진 깜짝 스타는 후자에 속한다. 미국 컬럼비아대 모세 애들러 교수는 사람들이 슈퍼스타에 열광하는 현상을 소비자본(Consumption Capital) 이론을 응용해 ‘학습의 과정’으로 설명했다. 노래, 연기 등 스타의 재능에 대한 ‘과거 소비 경험’과 ‘다른 사람과의 대화’라는 소비자본이 쌓여야 대중이 스타에 몰입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박지성 선수의 팬들은 그의 실력뿐만 아니라 그의 성격이나 소속 팀, 리그 등과 관련한 지식들을 쌓고 이에 대해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학습 과정을 통해 그에게 더 빠져들게 된다. 하지만 광범위한 팬을 가진 슈퍼스타도 소비자본 형성이 중단되면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혀진다. 따라서 재능이 부족한 연예인들은 본업과 무관하더라도 토크쇼나 버라이어티쇼에 출연해 가십거리를 만들어내야 소비자본을 축적해 인기를 유지할 수 있다. 자수성가형 스타들은 다르다. 재능만 녹슬지 않았다면 재능과 과거의 이야기만으로도 얼마든지 부활할 수 있다. 실제 세시봉 스타들이 TV에 나와 음악에 대한 열정과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자 금세 소비자본을 축적했고 젊은층까지 열광했다. 기업 경영의 이치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마케팅과 홍보로 만들어진 베스트셀러나 슈퍼스타 최고경영자(CEO)가 롱런하긴 어렵다. 마케팅과 홍보에 들인 막대한 투자가 중단되고, 맨살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간 시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스타 CEO와 금융 전문가들이 즐비했던 세계적인 투자은행(IB)과 보험사는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부실한 기본기가 드러났고, 결국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한때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 받았던 엔론도 알고 보니 부정회계로 꾸며진 사상누각이었다. 그런가 하면 뛰어난 품질과 기능을 토대로 수십 년이 지나도 여전히 사랑받는 장수 제품과 기업도 있다. 사람들의 입에 잠시 오르내리는 ‘빅 네임(Big name)’보다 기억 속에 재능과 전설로 각인되는 ‘빅 맨(Big man)’을 꿈꿔야 하는 이유다.박용 미래전략연구소 경영지식팀 기자 parky@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 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76호(2011년 3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피카소와 잡스의 핵심 경쟁력 비교 분석▼ 통찰모형 스핑클 20세기 대표적 서양화가이자 조각가인 파블로 피카소(사진). 그는 예술을 표현할 때 언제나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그의 전매특허라 할 수 있는 입체주의 미술 양식도 2차원의 평면에 3차원을 표현하고자 한 혁신적 시도의 결과물이다. 피카소는 또한 이전에 없던 새로운 미술 소재를 찾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했고, 아직 만나보지 않은 소재들 간의 결합을 추구했다. 이런 그의 천착 끝에 탄생한 게 바로 ‘콜라주’ 기법이다. 콜라주는 그동안 물감만 사용되던 캔버스에 피카소가 신문지나 모래, 헝겊, 벽지 등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탄생했다. 피카소의 이런 시도에 당시 미술계는 발칵 뒤집혔다. 어떻게 캔버스에 물감이 아닌 천이나 모래, 벽지 등을 붙여 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콜라주는 1960년대를 거치면서 팝 아트의 주요 형태로 성장하게 된다. 콜라주의 탄생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이는 21세기 정보기술(IT) 창조자의 대명사라 불리는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아이팟, 아이폰 등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혁신적 제품들을 계속해서 내놓는 비결과 일맥상통한다. 신병철 WIT 대표가 통찰에 이르는 비결을 파블로 피카소와 스티브 잡스의 핵심 경쟁력에 대한 비교 분석을 통해 설명했다.혁신과 시스템의 진화는 모순 극복이 출발점▼ TRIZ 컨설팅 트리즈(TRIZ) 컨설턴트 A 씨는 핵심 공정에 문제를 겪고 있는 고객사의 엔지니어로부터 다음과 같은 고민을 들었다. “액체가 파이프를 통해 이동하는데 중간에 자꾸 굳어 후공정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시스템 전체 효율이 50% 이하로 떨어집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액체 성분은 절대 바뀌면 안 되고 온도나 압력도 변하면 안 됩니다. 파이프 속에 먼지 하나 들어가도 안 되고요. 바깥에 히터를 설치하는 방법도 생각해 봤는데 공간이 좁아 불가능합니다. 한마디로 아무것도 건드리지 말고 액체를 굳지 않게 해야 합니다. 아, 그런데 액체 성분은 극비 사항이라 알려드릴 수가 없습니다.” 제공되는 정보도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두서없이 말하는 고객사 직원의 설명을 들었을 때, 숙련된 트리즈 컨설턴트라면 트리즈의 문제 형식화 기법인 ‘기술적 모순(technical contradiction) 정의’에 따라 문제의 핵심만 짚어 다음과 같이 명료하게 정리해 낸다. “파이프 주변에 히터를 설치하면 액체의 이동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지만 히터를 설치할 공간이 좁아 주변이 복잡해진다.” 창조적 문제 해결 이론인 트리즈의 기본 관점은 ‘혁신과 시스템의 진화는 모순을 극복할 때 일어난다’는 것이다. 모순을 간파해 통찰에 이르는 트리즈의 방법론을 소개한다.아웃소싱에 치우치면 어떤 결과가 올까?▼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 비즈니스 분해(business disaggregation)를 최고의 경영 기법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 실제 많은 관리자는 가치사슬을 분리하고 중요한 활동과 기능을 외부 공급업자에게 넘기는 아웃소싱에 주력하고 있다. 1990년대에 IBM 같은 기업들이 제조뿐 아니라 설계 활동까지 아웃소싱하기 시작하면서 이 같은 트렌드는 점차 두드러졌다. 보잉 같은 기업들마저 혁신 활동을 아웃소싱하기 시작하면서 지난 10여 년 동안 아웃소싱 트렌드는 정점에 달했다. 하지만 이렇게 끝없는 아웃소싱이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잠깐 멈춰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반드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외부 공급업체에 지나치게 의존해 많은 통제권을 넘겨주는 게 항상 옳은 것일까? 아웃소싱에 관한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한 해법을 소개한다.}

    • 2011-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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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투자 우대, 국내기업 역차별 해소해야”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한 외국인 투자지원 제도가 국내 기업을 해외로 내모는 등 오히려 국내 투자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국내외 기업이나 기업 규모, 지역을 따지지 않고 투자 기업에 혜택을 주는 역차별 해소 대책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31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기개발연구원 주최로 ‘국내 투자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향’ 토론회가 열렸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이날 축사에서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을 없앤 기업투자촉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외국 기업은 국내에 투자를 하면 상당한 특혜를 받는데도 별다른 저항이 없지만, 국내 기업은 특혜 없이 국내 투자를 하고도 많은 적을 만드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성봉 서울여대 교수는 “해외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국내 기업들을 잡으려면 외국인 투자 조세감면 제도를 현금 지원 제도로 개편하되 국내 기업에도 동일한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 201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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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5大 키워드’ 향후 10년 좌우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은 2007년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1만5000달러짜리 저가 소형 초음파 기기를 선보였다. 기존 고급형 기기 가격의 15% 미만에 불과한 이 제품은 시설이 열악한 신흥시장의 시골 의원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어 선진국 시장으로 역수출됐다. 이 제품은 ‘휴대용 초음파 기기’ 시장을 새로 만들며 전 세계 시장에서 6년 만에 2억78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신흥시장에서 개발된 혁신 제품이 거꾸로 선진국시장으로 수출되는 ‘역혁신(reverse innovation)’의 사례다. 이처럼 기업 전략은 끊임없이 진화한다. 산업의 경계를 뛰어넘어 전개되는 치열한 초경쟁 시장에서 과거의 성공 공식에만 안주했다가는 곧바로 뒤처지기 십상이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가 창간 3주년을 맞아 독자 500여 명을 상대로 향후 10년을 주도할 경영 트렌드를 조사한 결과 △불확실성 △창조적 혁신 △고객 중심 △소셜미디어 △윤리경영이 꼽혔다. DBR는 창간 3주년 기념호(74호·2011년 2월 1일자) 스페셜리포트에서 학계, 컨설팅업계, 기업 현장 전문가들이 내놓은 5가지 경영 트렌드에 대한 전략 솔루션을 소개했다.○ 복잡성 대비 기업, 성과도 좋아 IBM 기업가치연구소와 전략컨설팅 부문이 지난해 초 전 세계 1500여 명의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은 미래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복잡성(complexity)’을 꼽았다. 산업, 기술 간 상호연계, 상호의존성이 심화되면서 복잡성이 커졌고, 이는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신영욱 한국IBM 전무는 “조사 결과 복잡성에 대한 준비가 뛰어난 기업이 성과도 우수했다”며 “필요한 핵심역량만 보유하고 이질적 집단 구성과 외부 네트워크를 통한 개방형 혁신으로 복잡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전무는 또 복잡하고 불확실한 환경에서는 거창한 연간 계획보다 전략을 끊임없이 다듬고 새로운 착상을 계속 떠올리는 ‘지속적으로 수정되는(iterative ongoing)’ 경영 계획을 강조했다.○ 고객 한 명까지 맞춤형 대응 비즈니스 세계의 지각 변동에 유연하게 적응하려면 ‘창조적 혁신’이 필요하다. 김한얼 홍익대 교수는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창조적 혁신의 원천으로 ‘신흥시장의 저소득층 시장’과 ‘역혁신’을 꼽았다.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인도, 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 주목해야 하며 절대 다수의 저소득층 시장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변화하는 시대에는 소비자의 욕구도 다양해진다. 지난해 타계한 경영전략의 대가 프라할라드 전 미시간대 로스경영대학원 교수는 “‘모든 소비자가 검은색의 자동차를 좋아한다’는 식의 발상으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할 수 없다”며 고객 중심 경영을 강조했다. 고객 중심 경영은 고객에 대한 철저한 이해에서 출발해야 한다. 프로그레시브 코퍼레이션이라는 자동차보험 회사는 광범위한 고객 분석 작업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연령, 운전경력, 학력 등을 기준으로 고객을 작은 단위로 세분화하고 각 세그먼트의 손해 요인을 분석한 결과 다른 보험회사가 꺼리는 고위험 고객층에게도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었다. 고객과 가치를 공동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다.○ 진화하는 소셜미디어, 전략적으로 활용하라 정보 확산과 공유의 속도에서 강점을 가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확산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김정호 CJ경영연구소 상무는 SNS에 대한 3가지 전략적 활용법을 제안했다. 첫째, SNS를 주주, 고객, 직원, 지역사회 등 이해 관계자와의 양뱡향 커뮤니케이션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미국 유통업체 홀푸즈마켓은 SNS를 고객과의 소통채널로 이용한다. 둘째, 스타벅스와 같은 기업은 SNS에서 얻는 집단지성을 활용해 기업 경영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끌어내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델처럼 기존 고객의 로열티를 높이고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 관계마케팅의 창구로 SNS를 활용하는 기업도 있다. 한편 김 상무는 “기후변화 등 환경적 변화와 빈부격차 심화 등의 사회구조적 변화에 따라 지속가능한 성장과 윤리경영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74호(2011년 2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마케팅도 패러다임의 전환 필요▼ Special Report많은 기업은 고객 중심의 마케팅 활동을 벌이겠다며 다양한 일을 추진해왔다. 상당수 기업은 고객 만족, 고객 감동 등의 단어를 회사 슬로건에 포함시켰다. 또 TV나 신문 광고 등을 통해 고객을 중시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노력했다. 고객 상담 센터, 불만 접수 센터 등을 만드는 등 고객 서비스에도 만전을 기했다. 하지만 최근 종영한 인기 TV 드라마 ‘시크릿 가든’ 속 유명 대사를 빌려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자.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새해를 맞아 기업들은 원대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장기 경영 계획 목표를 세우고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려는 기업들의 발걸음은 더욱 바쁘다. 글로벌 초경쟁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환경의 본질을 간파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창조적 역량이 필수다. 마케팅도 마찬가지. 10년 후를 내다보는 차세대 마케팅에선 과거와는 전혀 다른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차세대 마케팅이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했다.충무공 통해 본 21세기 名家의 조건▼ Trend & Insight충남 아산에 있는 현충사 정문으로 들어서면 우측에 기둥과 지붕만 있어 마치 기차역의 플랫폼을 연상시키는 길쭉한 건물이 있다. 바로 이순신 장군과 그의 후손 4명이 받은 5개의 정려(旌閭)를 죽 걸어 놓은 곳이다. 이른바 ‘4충신(忠臣) 1효자(孝子)’ 정려로, 충무공과 그의 조카인 강민공 이완, 4대손인 충숙공 이홍무, 5대손 충민공 이봉상 등 네 명의 충신과 효자인 7대손 이제빈을 기리는 편액이 걸려 있다. 이 다섯 명 중 네 명의 충신은 모두 전사자다. 정려를 받지는 못했지만 충무공 집안에 전사자는 이외에도 더 있다. 바로 충무공의 아들들이다. 슬하에 둔 아들 다섯 중 셋이 전사했다. 충무공의 집안은 역대로 전사자가 가장 많은 가문 중 하나다. 충무공의 후손들은 이순신 장군만 한 능력이나 업적을 보여주진 못했다. 그러나 그들 모두 명장의 후손이라는 강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랬기에 실수를 하고 전투에서 패하는 순간에도 결코 굴복하지 않았고 죽음을 피하지도 않았다. 충무공과 그의 후손들이 부와 권력의 세습으로 지탄받곤 하는 21세기 한국 지도층들에 전달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진정한 명가(名家)의 조건을 소개한다.‘先직원 後고객’ HCL 혁신 비결▼ Global Perspective수천 명의 직원이 앉아 있는 대회의장. 최고경영자(CEO)가 일선 직원들에게 “우리 회사가 어떤 회사가 됐으면 좋겠는가” “회사의 미래 전망이 어떻다고 보는가” 등에 대한 답을 허심탄회하게 듣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당신이 이 회사 CEO라고 가정해 보자. 만약 당신이 넥타이를 맨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연단에 올라 연설을 하기만 하면 직원들이 기탄없이 자신들의 생각을 말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면 이는 큰 오산이다. 아주 용감한 사람이 아닌 이상 그런 분위기에서 입을 열 직원은 많지 않을 테니 말이다. 반대로 당신이 심각한 연설 대신 아무 말 없이 연단에 올라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고 가정해보자. 아예 연단에서 통로로 내려가며 앉아 있던 직원들을 일으켜 함께 춤을 추기라도 한다면 더더욱 좋다. 당신이 지독한 ‘몸치’라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린 후 다시 연단에 올라가 직원들에게 질문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과연 직원들에게선 어떤 반응이 나올까. 인도의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 HCL테크놀로지의 비닛 나야르 사장은 이처럼 ‘괴짜’ 같은 행동을 통해 직원들과의 간극을 없앴다. 그리고 ‘선(先)직원, 후(後)고객’이라는 독특한 경영문화를 확립해 회사를 혁신으로 이끄는 데 성공했다. HCL테크놀로지의 혁신 성공 비결을 전한다.}

    • 2011-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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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그린란드 바이킹이 500년 만에 사라진 이유

    노르웨이에서 2400km 이상 떨어진 얼음과 돌산으로 뒤덮인 그린란드. 이 동토(凍土)의 땅에는 오래 전 사라진 사람들과 문명이 있었다. 984년부터 500년간 바이킹 정착민들이 그린란드에 거주했다. 이들은 성당과 교회를 세우고, 라틴어와 고대 노르웨이어로 글을 썼다. 철로 연장을 만들고 소와 양, 염소도 키웠다. 기록에 따르면 1000년경에는 인구가 거의 5000명에 육박했다고 한다. 그런데 유럽의 최신 유행을 따라 옷을 입고 유럽식 생활을 하던 그들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유럽인들이 1500년대 후반 그린란드를 다시 찾았을 때 그곳에는 잘 지어진 중세 유럽 도시의 흔적과 이누이트 족들만이 남아 있었다. 제러드 다이아몬드가 ‘문명의 붕괴(Collapse)’라는 책에서 소개한 사례다. 바이킹이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누이트들이 생존했다는 사실은 그린란드 거주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린란드 바이킹 정착민의 몰락은 포용이 부족한 사회가 자연적, 사회적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을 때 어떤 결과를 맞게 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 바이킹의 비극 그린란드 바이킹들은 반달바다표범을 사냥하면서 살아가던 이웃의 이누이트 족과는 교역을 하지 않고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그들은 자신들을 자원이 부족한 동토에 거주하는 정착민이 아니라 기독교인이자 유럽인으로 생각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보다는 과거의 생활양식을 고수하려고 노력했다. 목초지가 부족한 척박한 동토에 살면서도 과거처럼 목축을 고집했다. 추운 날씨에 적응하려면 이누이트의 두툼한 소매와 모자가 달린 모피 옷이 제격이었다. 하지만 바이킹들은 유럽의 패션을 세세한 부분까지 따라했다. 그들은 생존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생활방식을 바꾸지 않았으며 오히려 유럽인보다 더 유럽인처럼 처신하려고 애썼다. 바이킹 정착민들은 오랜 기간 척박한 땅에서 살아온 이누이트들을 벤치마킹하지 않았다. 이누이트들은 지천에 널린 눈으로 이글루(igloo)라는 집을 짓고, 고래와 바다표범의 기름을 태워 집을 난방하고 불을 밝혔다. 배를 지을 때는 골조에 바다표범 가죽을 씌워서 카약을 만들었다. 우미악(umiaq)이라는 이름의 이 배를 타고 너른 바다로 나가 고래를 사냥했다. 고래는 먹을거리가 부족한 그린란드에서 아주 훌륭한 식량원이 됐다. 이외에도 벙어리장갑, 작살, 부레로 만든 부표, 개 썰매 등 1500년대 후반에 다시 찾아온 유럽인들을 놀라게 한 이누이트들의 훌륭한 생존기술을 바이킹들은 전혀 따라 하지 않았다. 더 어이없는 일은 그린란드의 바이킹들이 생선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고기잡이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생선을 즐겨먹었던 노르웨이인과 아이슬란드인의 후예인데도 그들은 지천으로 널려있는 물고기에 손을 대지 않았다. 이웃한 이누이트의 생활양식을 미개하고 야만적인 것으로 깔보았기 때문에 생선을 먹지 않는 금기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최후의 바이킹들은 1400년대 어느 시점에 모두 죽은 것으로 보인다. 죽음의 원인은 추위와 배고픔, 그리고 마지막까지 서로 처절하게 싸우다가 생긴 부상 때문이었다. 변화를 거부한 대가로 끔찍한 종말을 맞은 것이다.○ 레드 퀸 “떠밀리지 않으려면 움직여라” “연예계는 센 물살과 같아서 제자리에 있으려고 하면 뒤로 떠밀려 내려갑니다.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면 겨우 제자리에 있게 됩니다. 죽을힘을 다해 앞으로 가려고 해야 겨우 조금 앞으로 갈 수 있습니다.” 가수이자 연예기획자인 박진영 씨는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원더걸스를 미국에 진출시키기 위해 고생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는 루이스 캐럴이 쓴 ‘거울 나라의 앨리스’의 ‘붉은 여왕(Red Queen)’이 앨리스에게 한 얘기를 인용한 것이다. 자리를 조금이라도 바꾸려면 적어도 지금보다 두 배는 빨리 달려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시카고대의 진화학자 밴 배일른은 이 이야기를 생태계의 쫓고 쫓기는 평형관계를 묘사하는 데 사용했다. 아프리카 초원의 치타와 영양은 아무리 빨리 달려도 상대방 또한 더욱 빨리 달리려고 애쓰기 때문에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완전하게 제압하지 못한다. 결과는 겨우 배를 곯지 않을 정도, 그리고 겨우 멸종하지 않을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치타와 영양은 둘 다 더욱 빨리 달리는 쪽으로 진화한다. 그래서 이러한 진화론적 원리를 ‘레드 퀸 효과(Red Queen Effect)’라고 부른다. 이 효과는 생물계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않고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가 사라진 기업들의 얘기는 수없이 많다. 특히 성공한 조직일수록 그렇다. 과거의 성공 경험과 이로부터 가장 큰 수혜를 받고 있는 기득권 집단이 변화를 가로 막기 때문이다. 변화를 거부하는 ‘암적 존재’가 된 것이다. 그린란드 바이킹의 비극도 이렇게 시작됐을 것이다. 정현천 SK에너지 상무 hughcj@lycos.co.kr정리=박용 기자 parky@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 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73호(2011년 1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튀르크 10만 대군에 맞선 비잔틴 7000병사▼ 전쟁과 경영 1453년 4월 메메드 2세가 이끄는 오스만튀르크 군이 비잔틴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을 쳐들어왔다. 10만 명이 넘는 튀르크 군에 맞선 비잔틴 육군 수비대는 고작 7000명이었다. 비잔틴의 해군 역시 교역하려고 콘스탄티노플 항구에 와 있다가 자원한 제노바와 베네치아 무역선 선원들로 갑작스레 꾸려졌다. 선원들은 해적과 별다르지 않을 정도로 거칠고 불안정했다. 그러나 이들은 함락 위기에 몰린 콘스탄티노플에서 아비규환의 살육이 벌어지자 도망가지 않고 마지막까지 피란민들을 구조했다. 특별히 선량하지도 않았던 그들이 놀라운 희생정신을 발휘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이는 바로 절체절명의 순간에 ‘극한의 고통’을 공유한 데 따른 것이었다. 기업 현장에서도 계산과 이해관계만으로 얽힌 연대가 아니라 서로의 삶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공유가 있을 때 ‘놀라운’ 일을 기대할 수 있다. 비잔틴 군의 사례를 소개한다.기업도 콜레스테롤 쌓이면 한순간에 몰락▼ Harvard Business Review 기업에도 사람 몸처럼 콜레스테롤이 쌓일 수 있다. 조직 내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거나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세계적인 상업용 부동산 관리회사인 존스 랭 라살은 세입자와 상업용 부동산 관리, 건축물 개발 프로젝트 등 기능별로 3개 사업부로 나뉘어 있었다. 그런데 각 사업부가 각각 다른 회사처럼 운영되다 보니 많은 문제가 생겼다. 당시 미국 뉴욕에서 다국적기업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장이 커지고 있는데도 사업부가 협력해서 여기에 뛰어드는 게 쉽지 않았다. 이에 따라 존스 랭 라살 최고경영진은 2002년 별도 조직을 신설했다. 덕분에 이 회사가 뉴욕에서 관리하는 상업용 부동산은 25% 증가했다. 기업 콜레스테롤이 쌓이기 시작하면 겉보기에는 잘 돌아가는 듯한 회사가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이런 위험을 조기에 감지해서 막기 위한 방안을 제안한다.트렌드를 주목하라, 당신 몸값이 올라간다▼ Career Planning 1990년대 후반 명문대 공대를 졸업한 A 씨는 PC통신업계 선두기업이던 B사에 연구직으로 입사했다. 그는 전문성을 갖추는 것만이 무기라고 여기고 연구에 몰두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주변 직장 동료들은 하나둘씩 인터넷 통신회사로 이직하기 시작했다. 그는 여전히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면서 성실하게 일했다. 그러는 사이 시대 흐름은 인터넷 통신 쪽으로 돌아섰고, PC통신은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A 씨는 PC통신에 관해서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췄지만, 그를 원하는 기업은 이제 어느 곳에도 없었다. 그는 현재 통신 관련 중소기업에서 개발이사라는 직함을 갖고 있지만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경력을 잘 관리하려면 자신이 속한 분야의 다양한 흐름을 파악해야 한다. 하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맡은 업무를 수행하기에 급급해 자신의 산업 분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을 갖지 못하는 직장인이 많다. ‘지속 가능한 커리어’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 2011-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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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 칼럼]토끼-거북이 모두 뛰게 한 ‘슈퍼스타K 2’ 경쟁시스템

    이솝우화 속 토끼가 ‘슈퍼스타K 2’에 나왔다면 그렇게 거북이에게 허망하게 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최근 케이블채널에 방영돼 화제를 모은 ‘슈퍼스타K 2’에는 ‘낮잠 자는 토끼’를 깨우고, 태생적 ‘루저(loser)’ 거북이를 뛰게 하는 현대 경영의 경쟁시스템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슈퍼스타K 2는 가수 발굴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재능이 있다면 누구나 참가해 실력을 겨뤄볼 수 있는 공개 경쟁방식을 택하고 있다. 얼핏 이솝우화 속 토끼와 거북이의 경쟁 방식과 크게 달라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평가 방식이 다르다. 슈퍼스타K 2의 선발 기준은 가창력만이 아니다. 참가자의 가창력만 평가했다면 이승철, 김태원, 윤종신 등 내로라하는 가수 출신 전문가만으로 심사위원단을 구성했을 것이다. 숨겨진 ‘알파’는 또 다른 심사위원인 시청자와 참가자 자신들이다. 그들은 자신들만의 잣대로 참가자들을 각각 평가한다. 어떤 이는 외모와 패션을 중시하고 다른 이는 참가자들이 뿜어내는 인간적 매력에 높은 점수를 준다. 가창력 중심의 평가 시스템으로만 본다면 시청자들과 참가자들의 평가 기준은 ‘노이즈(noise)’인 셈이다. 가창력 평가가 아닌 인기도(popularity) 평가라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 평가의 노이즈가 프로그램에 뜻밖의 결과를 불러온다. 가창력만 믿고 자만했다가는 중도 탈락할 수 있다. 노래는 그저 그런 ‘거북이들’은 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각 단계를 통과하고 가창력이 뛰어난 ‘토끼’를 끊임없이 자극한다. 토끼는 더 앞서가기 위해, 거북이는 어렵게 잡은 기회를 살리기 위해 노래 실력을 가다듬는다. 이 결과 게임은 더 박진감 넘치고, 참가자들의 가창력도 높아진다. 경쟁의 전략적 효과(strategic effect)가 나타난 덕이다. 캐나다 겔프대 경제학과 애츠 어메거시 교수는 저널 오브 컬처럴 이코노믹스에 게재한 논문에서 ‘아메리칸 아이돌’과 같은 공개경쟁 프로그램에서 가창력 이외의 요소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가 성향이 역설적으로 집단의 가창력 향상 노력을 증가시킨다는 전략적 효과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했다. 슈퍼스타K 2에서도 이 전략적 경쟁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심사위원 윤종신에게 “네티즌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는 핀잔을 들었던 강승윤은 마지막 4명이 겨루는 단계에서 일취월장한 기량으로 선두주자들을 위협했다. 높은 연봉을 받는 소수의 핵심 인재와 다수의 범재가 존재하는 조직에서 ‘달콤한 낮잠’의 유혹이 강해진다. 느림보 거북이는 잘나가는 토끼에게 한숨 자고 일어나서 상대해도 좋을 정도로 싱거운 상대일 뿐이다. 우화 속 거북이는 꾸준히 노력해 승리를 거머쥐지만 현실 속의 범재들은 아예 게임 자체를 포기하기 쉽다. 인사 담당자들은 이런 조직원들을 자극하기 위해 측정할 수도 없는 지표까지 들이대며 성과평가 시스템을 손질하느라고 머리를 싸맨다. 1등만 기억하는 조직은 영원할 수 없다. ‘잠자는 토끼’와 ‘자포자기한 거북이’만 양산할 수 있다. 토끼와 거북이를 모두 뛰게 하려면 천편일률적인 경쟁 방식부터 정교하게 디자인해야 한다.박용 미래전략연구소 경영지식팀기자 parky@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 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72호(2011년 1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타타車가 저가 자동차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은▼Special Report 메르세데스벤츠는 트럭과 트럭 부품만 판매하는 게 아니라 고객들에게 트럭 운행거리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사업모델을 도입했다. 이는 트럭을 싸게 판매하고 부품 판매로 마진을 보완하는 식의 판박이 경쟁을 탈피하기 위한 아이디어였다. 인도의 타타자동차는 부품 모듈을 지방 소규모 공장에 보내 현지에서 부품을 조립한 뒤 차량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저가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었다. 많은 기업들이 시장 내 입지와 매출 위협을 받을 때 상품에 기능 하나를 더 추가하는 등의 초보적인 방식으로 대응한다. 하지만 변동성의 시대에는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벤츠와 타타자동차가 가치와 운영 모델을 창의적으로 바꿔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혁신한 이유다. 그렇다면 비즈니스 모델은 언제 혁신해야 할까.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나서다가 그나마 있는 사업마저 망가지는 게 아닐까. 이병남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서울사무소 공동대표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의 유형, 혁신의 시점, 혁신에 따르는 함정을 심층 분석하고 전략적 시사점을 소개한다.일단 바꾸고 보자고? 습관적 변화는 毒일뿐▼ Academia & Business 스웨덴의 볼보자동차와 영국의 톰 월킨쇼 레이싱은 1995년 합작회사인 오토노바AB를 설립했다. 장밋빛 기대와는 달리 볼보와 톰 월킨쇼 레이싱은 합작회사 경영과 관련해 자주 갈등을 빚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합작회사의 조직 구조도 여러 번 바꿨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진 못했다. 모(母)기업 간 갈등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800∼900대의 자동차가 배송되지 못하는 일도 벌어졌다. 합작회사의 실적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공장도 폐쇄 위기에 놓였다. 결국 1040명의 직원이 해고됐다. 환경 적응을 위한 구조 변화는 기업에 유익하다는 게 통념이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국제 합작회사는 잦은 변화가 기존 관행을 파괴하고 관계를 악화시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 정창화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가 폴 비미시 캐나다 IVEY 비즈니스 스쿨 교수와 함께 17년간 5053개 국제 합작회사를 대상으로 이 문제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이번 호에 실었다.집토끼-산토끼 모두 잃는 어설픈 창조경영▼ Mind ManagementNewsletter 김 사장은 2세 경영인이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다가 아픈 아버지를 대신해 회사를 맡았다. 김 사장은 ‘카피’를 주력으로 대기업에 납품하는 기업이 아닌 창조적인 기업으로 회사를 재편하고 싶었다. 창조적인 직장을 만들려면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데 아버지 때부터 오랫동안 회사에서 근무했던 임원들이 그런 분위기를 막는 것 같았다. 그는 조직 문화를 바꾸기 위해 명문대 출신 대기업 연구소 직원들을 영입했다. 그러자 기존의 연구소 직원들은 그들과 자신을 동급으로 대우해달라고 요구했다. 아버지 밑에서 오래전부터 일했던 임원 두 명도 회사를 나갔다. 있을 때는 느끼지 못했지만 막상 그들이 나가자 일이 돌아가지 않았다. 비싼 몸값에 영입한 직원들은 “단순한 일을 하려고 온 게 아니다”라며 기존 직원들이 하던 일을 맡지 않겠다고 버텼다. 여러 문제가 불거지면서 사업성이 급격히 나빠진 회사는 결국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창조 경영에 대한 열정으로 충만했던 김 사장이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천편일률적인 창조혁신 전략의 위험성을 짚어본다.}

    • 2010-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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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 ‘우리 시군 경쟁력은’]커뮤니티비즈니스가 지역의 미래

    일본 효고(兵庫) 현 히메지(姬路) 시에는 특별한 어묵(오뎅)이 있다. 지역 브랜드인 ‘히메지 오뎅’이다. 오뎅 맛은 다른 지역과 비슷하지만 생강을 섞은 간장에 찍어 먹는 점이 다르다. 히메지 주민들은 이 오뎅 먹는 법을 사업화했다. 2006년 ‘히메지오뎅 탐험대’라는 단체를 조직하고 히메지 오뎅의 유래와 요리법을 정리해 ‘생강 간장에 찍어 먹는 오뎅’이라는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었다. 이어 휴대전화 줄, 성냥, 케이크 등 각종 캐릭터 상품도 개발했다. 대규모 음식축제도 열었다. 현재 히메지 오뎅 가맹점은 60여 곳이다. 연간 7억 엔(약 95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마에카와 유지(前川裕司) 히메지오뎅협동조합 이사장은 “히메지 오뎅은 지역을 기반으로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커뮤니티 비즈니스(자립형 지역공동체사업) 모델”이라며 “지역 내 33개 단체가 조합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령화와 지역 경기 침체에 고전하던 일본에서 ‘커뮤니티 비즈니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중앙정부의 지원이나 기업 투자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역 자원을 활용해 지역 주민의 손으로 지역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풀뿌리 기업가 정신 키운다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공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지만 지역을 기반으로 지역 문제 해결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기업과 다르다. 일본 전역에 커뮤니티 비즈니스와 관련된 4만여 개의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효고 현에만 1542개 단체가 있다. 효고 현은 지역 주민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1999년부터 커뮤니티 비즈니스 창업 공모전을 열고 있다. 입상 단체에는 100만 엔의 창업 자금을 지원한다. 15년 전 한신대지진 피해를 겪으며 붕괴된 지역 공동체를 재건하고,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다. 올해 8월 고베(神戶) 시 모토마치(元町) 상점가에 문을 연 소극장 ‘모토마치영화관’도 공모전에 입상해 창업 자금을 지원받은 커뮤니티 비즈니스 단체다. 이 극장은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아시아 영화 등 대형 극장이 외면하는 영화를 주로 상영한다. 후지시마 준지(藤島順二) 영화관 지배인은 “사업을 유지하면서 주민에게 다양한 영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창업 불씨를 일으키는 중간지원 조직 사업 경험이 부족한 지역 주민의 힘만으로 커뮤니티 비즈니스가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효고 현은 지역별로 사업계획서 작성, 법인 설립, 재무 회계 등의 커뮤니티 비즈니스 창업과 운영을 돕는 비영리법인 형태의 중간지원조직 6곳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 중간지원조직을 통해 지난해 104개의 커뮤니티 비즈니스 단체가 창업했고, 955명의 일자리가 늘었다. 지역 초등학생들이 그린 그림을 소재로 액세서리를 만드는 고베 시 문화예술단체인 캔나우도 중간지원 조직의 도움으로 창업했다. 다치바나 유코(橋裕子) 대표이사는 “어린이회화 교실을 운영하다가 중간지원조직의 도움을 받아 ‘어린이의 힘으로 밝은 마을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사업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캔나우는 디자인을 하고 액세서리 제작은 장애인들이 맡는다. 극복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도쿠라 히로토시(計倉浩壽) 효고 현 주간은 “커뮤니티 비즈니스 단체들은 자금과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며 “10명 미만의 단체가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전담 직원도 40, 50대 여성이나 60대 이상 퇴직 남성이 많다”고 말했다. ○ 창업 인재 키우는 지역 거점대학 일본 정부는 지역의 인재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5년 ‘지역재생 인재창출’ 전략을 수립하고 10개 대학을 거점대학으로 지정했다. 이들 대학에는 연간 4500만 엔의 지원금을 준다. 이 거점 대학은 현재 53개로 늘었다. 거점 대학 중 하나인 시가(滋賀) 현 시가현립대는 1년 과정의 커뮤니티 설계사 지역재생 과정을 5년째 운영하고 있다. 수강생들은 지역 진단법, 지역재생학, 커뮤니티 매니지먼트 등 커뮤니티 비즈니스 창업과 운영에 필요한 실무 교육을 받는다. 현재 42명이 졸업했고, 이 중 절반 가까이가 커뮤니티 비즈니스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우카이 오사무(제飼修) 시가현립대 교수는 “지역을 잘 알아야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발상의 전환을 할 수 있다”며 “공익성과 사업성을 갖춘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육성하려면 지역을 잘 아는 인재부터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효고·시가=박용 기자 parky@donga.com ■ 국내 성공사례 전북 완주 공동체회사 100개 추진안덕파워빌리지, 황토방 등 운영 올 매출 8억 국내에서도 ‘커뮤니티 비즈니스(자립형 지역공동체사업)’가 지역을 변화시키고 있다. 전북 완주군 구이면 안덕마을에 조성된 ‘안덕파워빌리지’. 마을로 들어서는 길 양쪽에는 주민들이 직접 쌓은 돌담과 재활용 목재로 지은 한옥 마을센터가 서 있다. 주민들이 운영하는 황토방, 황토찜질방, 농가레스토랑 등에는 평일 오후에도 외지 손님들이 북적거렸다. 국내 대표적인 커뮤니티 비즈니스 성공 사례로 꼽히는 안덕파워빌리지는 주민 56명이 공동 출자해 지난해 설립했다. 주민 11명은 자신들이 세운 회사에서 일한다. 올해 안덕파워빌리지는 8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완주군은 올해 6월 폐교를 개조해 국내에선 처음으로 ‘지역경제순환센터’를 설립했다. 이 센터는 70개가 넘는 마을공동체 사업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조직이다. 센터 내에는 커뮤니티 비즈니스 지원센터, 마을회사 육성센터 등 5개의 소 센터가 있다. 각 센터 책임자는 대부분 외부에서 영입한 전문가이다. 센터는 판로가 없던 주민들의 소규모 경작 농산물을 모아서 소비자에게 대신 판매해주는 ‘꾸러미 사업’ 등 다양한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나영삼 완주군 지역경제순환센터장은 “단순히 기업을 유치하는 것만으로는 지역경제에 선순환이 일어나기 힘들다”며 “지역 주민이 스스로 지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행정과 주민을 연결해주는 중간지원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완주군은 마을공동체 회사 100개 만들기 사업과 함께 마을 노인들이 일하면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두레농장’ 사업 등 혁신적인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군 행정조직도 개편해 ‘농촌활력과’, ‘마을회사계’, ‘커뮤니티비즈니스계’ 등을 신설했다. 이 같은 노력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중앙정부의 지원과 다른 시군의 견학이 이어지고 있다. ▼ 농촌경제硏 오세익 원장 “RCI평가는 각 시군 역량진단 기초자료”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오세익 원장은 8일 “지역이 발전하려면 다른 지역을 무작정 따라하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동아일보 지역경쟁력센터,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와 공동으로 전국 163개 기초생활권 시군의 경쟁력지수(RCI)를 평가해 최근 발표했다. 오 원장은 “RCI는 각 시군이 어떤 역량을 갖고 있는지를 진단하기 위한 기초자료”라며 “이를 토대로 자신의 역량에 맞는 전략과 비전을 만들어 실천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CI 개발과 평가 작업을 이끈 송미령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RCI 평가는 시군을 줄 세우려는 게 아니라 잘하는 곳은 격려하고 부족한 지역에는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연구위원은 “지역 주민과 전문가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통계자료만으로 파악하기 힘든 지역의 경쟁력도 반영할 수 있도록 평가방법을 선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RCI 평가 결과가 발표되자 지역 주민과 시군, 정치권에서 세부 평가 결과를 묻는 전화가 쇄도했다. 50위권에 들지 못한 지역에서도 순위 문의가 이어졌다. 인구대비 축제경비 1위로 평가된 강원 양구군은 “축제경비 항목에 주민 체육대회 등 다른 행사 비용도 포함됐다”고 알려왔다.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팀장=조용우 지역경쟁력센터장 woogija@donga.com▽미래전략연구소=김유영 박용 배극인 하정민 한인재 기자▽한국농촌경제연구원=김광선 성주인 송미령 연구위원}

    • 201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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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칼럼]공짜주차와 ‘85% 법칙’

    회사원 A 씨는 약속 때문에 시내로 자주 차를 몰고 나온다. 차를 끌고 나오면 무료로 주차할 곳을 어떻게든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료 주차공간이 없으면 도로변에 차를 대고 곧장 자리를 뜬다. 가끔 주차단속에 걸리기도 하지만 이 습관을 바꿀 생각은 없다. 주차 단속에 걸릴 확률과 과태료 비용을 고려한 불법주차 비용(적발될 확률×과태료 부담)이 매번 도심의 유료 주차장에 주차하는 비용(주차요금)보다 낮다는 게 A 씨의 계산이다. A 씨의 ‘합리적 선택’은 사회적으로는 막대한 비용을 초래한다. 무료 주차 공간을 찾기 위해 탐색하는 과정에서 교통체증이 일어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증가한다. 불법주차로 길까지 막는다면 다른 운전자들은 시간과 기름을 길바닥에서 고스란히 낭비해야 한다. A 씨와 같은 ‘상습 무법자’가 늘면 이를 단속하는 행정 비용도 증가한다. 이 돈은 주민 세금에서 나간다. 해법은 없을까. 미국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일었다. 주차와 도심 공간과의 관계를 집중 연구해온 도널드 슈프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불필요한 자동차의 도심 진입을 유발하는 공짜 갓길 주차(free parking) 공간을 아예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주차 요금이 결정되는 시장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세상에 공짜 주차는 없다”고 잘라 말한다. 공짜 주차에 쓰이는 도심 공간의 비용이 실제로 각종 서비스 요금이나 임대료에 반영돼 보이지 않는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 공짜 주차 공간이 넉넉할수록 자동차 이용이 늘어난다. 너도나도 주차공간을 찾아 헤매다 보면 기름 낭비와 환경오염, 교통체증의 외부효과를 초래한다는 설명이다. 슈프 교수는 해결책으로 ‘85% 이론’을 제시했다. 연구 결과 도심 주차공간의 점유율이 85%일 때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공짜 주차공간을 없애고, 도심 주차공간의 최대 85%만 채우는 범위에서 주차 요금이 결정되는 시스템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운전자들은 합리적인 비용을 내고 언제든지 주차할 수 있고, 불필요한 자동차 운행을 초래하는 공짜 주차에 대한 기대도 없앨 수 있다는 게 슈프 교수의 설명이다. 그런데 어떻게 주차공간 점유율을 85%로 유지할까. 까다로운 이 문제에 대한 솔루션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벤처기업인 스트리트라인(Streetline)이 내놨다. 이 회사는 올해 샌프란시스코 도심에 센서를 설치해 갓길 주차공간에 주차된 차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 시 당국은 스트리트라인의 센서를 통해 갓길 주차공간에 차가 얼마나 주차되는지, 주변의 빈 주차공간은 얼마나 되는지를 실시간 집계하고 시간대, 요일 등에 따라 주차 요금을 탄력적으로 부과할 계획이다. 슈프 교수의 ‘85%의 법칙’에 따라 주차공간을 운용하겠다는 것. 스트리트라인은 더 나아가 일정 구역에 몇 대의 빈 주차공간이 있는지를 스마트폰을 통해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혁신의 아이디어는 먼 곳에 있지 않다. 슈프 교수나 스트리트라인처럼 사회적 문제나 모순, 소비자의 불만과 니즈를 찾고 이를 해결하면 된다. 그리고 공익과 수익을 동시에 창출하는 수익모델을 만들면 된다. 그게 혁신이고, 사회적 공헌이다. 한 가지 주제에 천착한 슈프 교수의 학자적 열정과 기술 혁신으로 문제 해결에 나선 스트리트라인의 기업가 정신이 살아 있는 한 미국은 아무나 따라잡을 수 없는 일등국가다.박용 미래전략연구소 경영지식팀 기자 parky@donga.com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 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70호(2010년 12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거북이 조직’을 뛰게 하려면 두가지가 필수▼ Special Report 많은 기업이 실행력 부족으로 고민하고 있다.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예산과 인력을 투자하지만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기업도 많다. 조직적 차원에서 실행력을 키우려면 실행력 부족의 원인이 무엇인지 철저하게 해부해야 한다. 모든 문제의 원인을 단 한번에, 그것도 한 가지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접근은 실효성이 떨어진다. 조직의 실행력을 강화하려면 일부 문제를 해결하는 부분적 변화가 아니라 조직 내의 총체적 변화가 필요하다. 정재삼 이화여대 교육공학과 교수가 수행성과 컨설팅 방법론을 토대로 기업의 실행력 향상 방안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직원들 간 갈등 때문에 실행력이 떨어졌다고 판단한 한 기업의 사례를 제시했다. 이 기업을 심층 진단해보니 성과를 파악할 시스템 자체가 없었고 관리자의 지식이 부족했으며 작업 환경도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를 제대로 진단해야 실행력을 높이는 현실적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 수행성과 컨설팅 방법론을 경영 현장에 응용해 실행력을 높일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시한다.개처럼 살지 않는 방법? 어린애 같은 솔직함▼ CEO를 위한 인문고전 강독안데르센의 유명한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은 인문학적 정신을 떠올리게 한다. 임금님이 벌거벗었다는 것을 보고도 어른들은 벌거벗지 않았다고 믿으려 했다. 사기꾼 재봉사가 어리석은 사람이나 불성실한 사람만이 임금님의 옷을 보지 못하고 벌거벗은 몸만을 볼 것이라고 얘기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 아이만은 자신이 보았던 그대로 외쳤다. “임금님은 벌거벗었네.” 이 아이는 인문학적 정신을 상징한다. 진정한 인문학자라면 일체의 허영과 가식 없이 인간과 사회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아이와 같은 눈을 가지고 있다. 탁오(卓吾)라는 호로 더 유명한 유학자 이지(李贄)는 솔직한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나이 오십 이전의 나는 정말로 한 마리의 개에 불과했다. 앞의 개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나도 따라서 짖어댔다”고 반성했다. 그는 스스로 한 마리의 개처럼 살았다고 솔직하게 토로하는 순간, 그 자신으로서의 삶을 살 수 있었다. 철학자 강신주 씨가 솔직하고 당당하게 사는 법을 제시했다.기강확립에 일벌백계가 정답이 아닐 수도▼ 전쟁과 경영 1583년 봄 두만강 유역에서 조선인 통역관이 여진족에게 억류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경원 부사 김수와 판관 양사의는 병력을 이끌고 통역관이 잡혀 있는 여진족 마을로 갔지만 간신히 목숨만 건져 돌아왔다. 이를 계기로 여진족이 경원성을 습격했다. 김수는 끝까지 항전해 관아와 창고, 무기고를 지켰지만 선조는 크게 흥분해서 김수를 즉결 처형했다. 선조는 당시 파벌화되고 부패한 조직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일벌백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만약 선조가 애초부터 파벌을 척결하고 합리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더라면, 조직의 질서를 잡겠다는 목적으로 일벌백계를 활용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조직이 정당하고 공정하게 운영되고 구성원에게서 신뢰를 얻고 있다면 일벌백계는 필요 없다. 합리적인 규정에 의거한 처벌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선조는 공정한 시스템 구축에 실패했다. 임용한 경기도 문화재 전문위원이 억울한 죽음을 가져온 일벌백계의 폐해를 정리했다.}

    • 2010-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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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터노믹스’]한국 물 산업 어디까지 왔나

    한국은 그동안 물 산업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정수장들은 1908년 뚝섬 정수장이 건설된 이후 모래로 강물을 거르는 전통적인 모래여과 방식을 고집했다. 정부가 물 생산과 공급을 전담하면서 민간 기업이 성장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그 사이 세계 각국의 물 기업들은 미세한 불순물과 병원성 미생물까지 거르는 분리막(멤브레인) 공법 등 첨단 기술 개발에 나섰다. 신흥시장의 수 처리 관련 인프라와 운영 관리 사업에도 속속 진출했다. 세계 물 시장은 2025년 86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위원장 양수길), 환경부, 국토해양부 등을 중심으로 정부는 ‘최후의 자원’으로 불리는 물 산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국내 기업들도 앞 다퉈 물 관련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준공한 서울 영등포아리수정수센터에는 국내 기업이 개발한 분리막 기술과 공법이 처음 적용됐다. 이 분야는 미국 일본 독일 등이 세계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부산에는 세계 최대 역삼투압 방식의 해수 담수화 시설이 건설되고 있다. 한국의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달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부설 지역경쟁력센터와 글로벌 컨설팅사인 모니터그룹이 공동 조사한 세계 20개 물 경쟁력 선도국가(W20)의 물 산업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14위에 그쳤다. 하지만 물 관련 연구성과 수준 평가에서는 6위, 물 관련 특허 항목에서는 3위를 차지해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5만 t 수돗물에 걸린 미래 지난달 말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아리수정수센터. 깨끗하게 단장된 건물 외벽에는 ‘최첨단 국산 막여과 정수장’이라는 대형 간판이 걸려 있었다. 1971년 건설된 영등포정수장은 4년 가까운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오존, 활성탄 등을 활용해 수돗물 특유의 비린 맛과 냄새를 제거하는 고도 정수처리 시설로 탈바꿈했다. 이곳에서는 한강 물을 걸러 하루 30만 t의 수돗물을 서울시민에게 공급한다. 이 가운데 5만 t이 국산 분리막 기술로 정수한 물이다. 중대형 정수장에 국산 분리막이 적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험 가동 중인 막여과 동에 들어서자 어른 허리둘레만 한 배관으로 연결된 대형 분리막 설비가 눈에 띄었다. 이곳에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분리막 공법인 가압식과 침지식 설비가 모두 설치됐다. 각 설비는 하루에 각 2만5000t의 물을 정수한다. 가압식은 국내 막 제조사인 에치투엘이 개발한 가압식 분리막을 적용해 대우건설이 시공한 설비다. 한화건설이 시공한 침지식 설비에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침지식 분리막이 들어갔다. 홍준식 수처리선진화사업단 연구관리팀장은 “일본 시장은 가압식, 미국 시장은 침지식이 주류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해 두 가지 기술을 동시에 개발해 상용화했다”며 “계측기 등 일부 부품을 제외하고 시설의 95% 이상을 국산화했다”고 말했다. ○ 원천기술 개발 경쟁 시동 일본은 1990년대부터 정부가 나서 전략적으로 물 소재 산업 육성을 시작했다. 한국도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물 기업의 핵심역량을 결집해 일본, 미국 기업이 수십 년간 개발한 분리막 기술을 6년여 만에 따라잡았다. 국내 연구진은 분리막 기술 국산화를 위해 일본과 미국의 분리막 기술을 적용한 소규모 실험 설비를 구의정수장에 설치하고 실험을 반복했다. 물을 보내는 배관이나 운영 관리 시스템을 최적화하지 못하면 분리막의 수명이 짧아지고, 에너지 소비량이 커진다. 가장 효과적인 공정을 찾아내기 위한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영등포아리수정수센터에 적용된 기술을 마침내 개발했다. 연경호 한화건설 선임연구원은 “시스템을 최적화하기 위해 배관이나 설비를 뜯고 다시 짓기를 수십 번 반복했다”며 “경쟁국이 걸고 넘어가지 않도록 특허를 깨기 위한 기술까지 함께 개발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 결과 영등포아리수정수센터의 막 여과 시설에만 특허 등 지적재산권 111건이 등록됐다. 국내는 물론 분리막 기술의 본산인 일본, 미국에서도 인증을 받았다. 기술 노출을 막기 위해 가압식에 강한 일본에는 침지식을, 침지식에 강한 미국에서는 가압식 인증을 신청했을 정도로 눈치전도 치열했다. 오희경 대우건설 선임연구원은 “외국산 분리막 기술을 시험 운영한 3년 치 데이터를 건설관리기술원에 보내 시뮬레이션하고 최적화된 운영 공법을 확보해 비용도 저렴하고 에너지 효율성과 경제성이 뛰어난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해서는 이스라엘과 같이 벤처캐피털과 기술 거래를 활성화해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연계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 운영경험 축적이 반격의 원동력 정부는 2020년까지 8개의 세계적인 물 기업을 육성해 세계적인 물 산업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코오롱과 웅진그룹 외에도 LG전자, 삼성엔지니어링 등 대기업도 최근 속속 물 산업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한화건설, 대우건설, GS건설, 태영건설 등의 대형 건설사들도 물 산업 부문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2008년 국내 물 산업의 해외 진출 규모는 약 15억 달러(약 1조8000억 원)로 세계 물 시장의 0.3%에 불과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부가가치가 높은 정보기술(IT)을 적용한 스마트 상수도와 지능형 상수도관망 분야 국내 기술력은 선진국 대비 각각 65%, 55%에 머물고 있다. 국내 물 기업의 한 관계자는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과 기술력을 가진 중소기업이 협력해 운영 경험을 신속하게 축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처리 산업의 핵심 경쟁력은 안정적인 운영 역량이다. 싱가포르는 물 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관련 프로젝트에 자국 기업을 참여시켜 경험을 축적하는 방식으로 세계적인 물 기업인 하이플럭스를 키워냈다. 최근 수처리 운영 관리 분야는 단순 위탁이 아니라 시공과 운영을 아우르는 포괄 위탁 운영과 지역별 통합 운영 체제로 바뀌고 있다. 수처리 운영업체가 공사 발주까지 하는 추세여서 운영관리 사업에 진출하지 않으면 소재나 시공 사업도 따내기 힘든 구조다. 물 산업 전문가들은 부족한 기술력과 운영경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인수합병(M&A)을 통해 소재 개발, 컨설팅, 시공, 자금 조달, 운영 및 관리 등의 물 관련 토털 솔루션 역량을 확보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 “더 적은 물로 더 많이 생산… 후발주자가 갈 길” 보카레티 매킨지컨설팅 이사 ▼“수자원 사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분야가 한국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겁니다.” 세계적인 물 산업 전문가인 줄리오 보카레티 매킨지컨설팅 영국 런던사무소 이사(사진)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물 산업은 물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분야가 각광 받을 것”이라며 이같이 조언했다. 보카레티 이사는 현재와 같은 경제 성장과 인구 증가 추세가 지속된다면 2030년이면 수자원 공급이 세계 수요의 60%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공급은 부족해 식수는 물론 공업용수조차 제대로 확보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그의 관측이다. 그는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격 인상이나 소비 절감과 같은 수요 관리 노력도 중요하지만 물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신기술과 서비스를 통한 공급 관리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생활용수보다 공업용수와 농업용수 부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샤워나 용변기의 물을 아껴 쓰는 식으로는 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게 보카레티 이사의 설명이다. 현재 세계 전력 및 산업 회사들이 쓰는 공업용수는 세계 물 수요의 16%를 차지하고 있는데, 2030년에는 22%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물 수요 증가분의 40%가 중국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후발주자에게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뜻한다는 게 보카레티 이사의 주장이다. 한국도 수자원 사용 효율성 향상을 사업화해 물 산업 경쟁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음료 생산업체가 적은 물로 용기를 세척할 수 있는 기술을 발명하거나 물 소비를 덜하는 비료를 개발하는 방식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보카레티 이사는 “각국 정부도 규제 강화보다 이런 신기술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정책을 통해 물 산업을 육성하고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더 적은 물로 더 많은 생산을 하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에너지 절감이고 친환경 산업”이라고 말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0-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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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터노믹스’]유엔 물-위생자문위(UNSGAB) 서울회의 개막

    “아프리카에선 매일 5000명의 어린이가 물과 관련된 질병에 걸려 죽어가고 있습니다. 매일 비행기 10여 대가 추락해 귀중한 생명을 잃는 것과 다름없지요. 모든 지구인이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공급받으려면 위생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합니다.” 유엔 사무총장 산하 물과 위생 자문위원회(UN Secretary-General's Advisory Board in Water & Sanita-tion·UNSGAB) 제15차 회의 참석차 방한한 빌럼 알렉산더르 UNSGAB 위원장은 28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물과 위생은 인류의 삶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며 이같이 말했다. 네덜란드 왕세자인 알렉산더르 위원장은 2004년부터 네덜란드 물위원회 위원장을, 2006년부터 UNSGAB 위원장을 각각 맡으면서 국제사회의 물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물 문제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너무나 간단하고 자명하다. 인간은 물이 없으면 3일 이상 살 수 없다. 그런데 기후 변화와 도시화, 인구 증가로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유엔의 세계 수자원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세계 인구의 40%인 30억 명이 담수 부족 현상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은 석유 못지않게 중요한 자원이다. 이제는 석유 파동(oil shock)이 아닌 물 파동(water shock)에 대비해야 한다.” ―인구 증가와 도시화는 물 부족 현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세계 인구는 매년 8000만 명씩 증가해 2025년에는 2000년에 비해 30% 증가한 80억 명에 이른다. 또 경제발전과 산업화로 물 소비량이 늘어났다. 특히 육류 소비 증가와 같은 식생활 변화로 물 사용량이 급증한다. 쌀 1kg을 생산하는 데 2000L의 물이 필요한 반면 고기 1kg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1만6000L가 필요하다. 이는 생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입된 물의 양인 가상수(virtual water) 개념을 적용한 것이다. 한정된 물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면 물 재활용이 필수이다.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에 따라 안전하게 처리하면 하수가 매우 생산적인 물자원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개발도상국의 메가시티 부근에서 한 번 사용한 물을 농업에 활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수 담수화 같은 물 활용도 필요하다.” ―UNSGAB가 개입하는 분야 중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분야를 꼽는다면…. “UNSGAB는 유엔 190여 개 회원국이 합의한 ‘새천년 개발 목표’ 중에서 물과 위생 문제의 해결에 기여하는 자문기구다. 위생과 관련된 분야가 가장 시급하다. 세계 26억 명이 물과 관련된 질병에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 하루 7000∼8000명이 사망하고 이 중 5000명이 5세 이하의 어린이다. 나는 파일럿 출신인데, 비유하면 ‘에어버스 380’이 매일 10여 대씩 추락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를 막을 수 있는 기술이 있는데도 정치적 의지가 부족하거나 돈이 없어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를 인식하고 공감대를 확산하는 게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다. 손을 씻기만 해도 해결할 수 있고 각종 폐기물 처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예방을 하면 실제 병에 걸렸을 때보다 비용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한국에선 물 부족 문제에 대한 인식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한국은 반세기 동안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아마 50∼60년 전 한국도 비슷한 물 부족과 물 위생 문제를 겪었을 것이다. 한국 사회는 나이 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는 문화가 아닌가. 나이 든 세대가 빈곤했던 시절에 물 상황과 위생이 어떠했는지 설명을 해줘 공감대가 형성됐으면 한다. UNSGAB가 2008년을 세계 위생의 해로 제안해 위생에 관한 인식을 높였는데 이제는 행동에 나설 때이다. 위생 문제를 전 지구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2015년까지의 지속가능한 위생 5개년 계획(Sustainable Sanitation 5-year drive to 2015)’을 12월 유엔에 제출할 계획이다. 한국 국회가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물은 인류 공동의 자원이므로 국제 공조가 필수다.” ―물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네덜란드 사람들은 물과 함께 살아왔다. 국토의 3분의 2가 해수면 아래에 있어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물에 잠긴다. 실제로 1953년에는 홍수로 1800여 명이 숨지는 대참사가 빚어졌다. 네덜란드는 무려 900여 년간 지역별로 물위원회라는 민주적인 조직을 꾸려 홍수에 대비했다. 그러므로 네덜란드 사람이라면 누구나 물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개인적인 이유도 있다. 아버지는 어린 시절을 아프리카에서 보냈다. 당시에는 물이 국제적인 문제로 부각하지 않았을 때지만 아버지는 아프리카에서 물로 인해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을 직접 보고 경험했다. 나에게도 항상 ‘물은 인류가 고귀한 삶을 사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개인적으로는 새천년 개발 목표의 필요성을 널리 알려 안전한 물을 세계인이 공급받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길 바라고 있다.” ▼ 수자원 관리 정보교환… “국제 네트워크 구축” ▼유엔 사무총장 산하 물과 위생 자문위원회(UNSGAB) 제15차 회의가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사흘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다. 2004년 설립된 UNSGAB는 유엔 190여 개 회원국이 2000년 채택한 빈곤 퇴치 프로그램인 ‘새천년 개발 목표’ 중에서 물과 위생 분야 해결책을 모색하는 유엔 사무총장 산하 자문기구이다. 29일 첫날 행사는 빌럼 알렉산더르 UNSGAB 위원장과 로이크 포숑 세계물위원회 위원장, 후아니타 카스타노 유엔환경계획(UNEP) 뉴욕지부 대표, 오마르 카바즈 전 아프리카개발은행 총재, 올리비아 라오카스티요 지속가능한 소비·생산을 위한 아시아태평양 라운드테이블 의장, 안토니우 미란다 브라질 물과 위생·공공서비스관리기관연합회 국제협력팀장, 마거릿 캐틀리칼슨 세계경제포럼의 물안보 글로벌어젠다위원회 의장 등 25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열렸다. 참석자들은 이날 물과 재해, 재정, 위생, 모니터링, 통합수자원 관리, 아프리카 등 UNSGAB의 6개 활동 분야에 걸친 활동 계획을 논의하고, 각국의 재해 예방 및 복구 활동 등에 관한 정보와 의견을 교환했다. UNSGAB 자문위원인 한승수 전 국무총리는 “한국은 짧은 기간 경제 성장을 이룩하면서 국민들에게 깨끗한 식수와 생활용수를 공급했지만 상대적으로 수질 보전 문제는 도외시했다”며 “국제사회의 물 문제 해결에 한국도 기여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도 물 문제에 대한 국제 네트워크 구축과 물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이번 행사를 기회로 물에 대한 인식이 확산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물 외교戰 치열… 3년간 中18회 - 佛16회 국제회의 ▼세계적인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물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각국의 물 외교전이 치열하다. 물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제 공조가 필수라는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국제적인 물 전문가 네트워크를 통해 물산업 신기술과 공법을 공유하고 자국 물산업의 우수성을 알리려는 현실적인 필요성도 깔려 있다.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부설 지역경쟁력센터와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모니터그룹이 조사한 결과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물 관련 국제회의를 가장 많이 개최한 국가는 중국이었다. 중국은 이 기간에 물 관련 국제회의를 18차례나 열었다. 물산업 강국으로 꼽히는 프랑스가 16차례로 뒤를 이었다. 특히 아시아 물 선진국 간의 물 관련 국제회의 유치 경쟁도 치열하다. 일본은 2007년 12월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를 중심으로 아시아태평양 물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2004년에 설립된 유엔 사무총장 산하 물과 위생 자문위원회(UNSGAB)의 초대 위원장도 일본의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전 총리였다. 싱가포르는 환경물자원부 주관으로 매년 싱가포르 인터내셔널 워터위크(SIWW) 행사를 연다. 이 행사에서는 세계 각국의 물 관련 정책담당자와 산업전문가들이 물 관련 최신 지식과 기술을 공유한다. 후발 주자인 한국도 최근 물 외교전에 뛰어들었다. 한국은 이번에 UNSGAB 제15차 회의를 열면서 아시아 국회의원 회의도 함께 유치했다. 내년에는 제주에서 세계물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물 관련 아시아 국회의원 회의는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물 관리 및 서비스 공급 역량을 개선하고 물 환경 보전과 복원 등의 정책 및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다. 2015년까지 아시아 각국에서 식수 등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지 못하는 인구를 줄이기 위해 단계적 협력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올해는 일본 중국 호주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메콩 강을 공유하는 동남아국가의 정책담당자와 아시아 국회의원이 참가했다. 조윤선 한나라당 의원은 “기후변화와 재해 등에 따른 물 문제를 해결하려면 관련법을 입안하고 국가예산을 결정하는 국회의원의 개입이 필수”라며 “이번 회의를 계기로 물 관련 아시아 국회의원 회의를 정례화해 정치권이 범지구적인 물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 201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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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 메디치 가문의 창조 경영 리더십]캐시 카우에 취하자…

    경영자들의 로망은 어떤 상황에서도 현금(cash)을 콸콸 쏟아내는 ‘캐시 카우(cash cow)’를 찾는 것이다. 그런데 이 캐시 카우 때문에 망한 사람이 있다. 바로 15세기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의 리더, 로렌초 데 메디치(1449∼1492)다. 로렌초는 정치적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던 탁월한 정치가였으며, 인문주의 학자들과 천재 예술가들을 후원했던 르네상스 운동의 대부(大父)였다. 그러나 그는 메디치은행의 경영자로서는 실패했던 인물이다. 1492년 로렌초가 숨을 거두고 채 2년이 지나기도 전에 메디치은행은 완전히 몰락했다. 은행을 필두로 모직산업 등 짱짱한 캐시 카우를 가졌던 그가 실패한 원인은 무엇일까. ○ 현대식 경영으로 유럽 금융시장 장악 메디치 가문의 실질적인 창업자인 조반니 디 비치 데 메디치가 1397년 로마은행을 인수했을 때 메디치은행은 업계 3위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조반니 디 비치의 가업을 이어받았던 코시모는 메디치은행을 유럽을 대표하는 명문 은행으로 빠르게 키웠다. 코시모는 경영의 천재였다. 그는 다른 은행가들과 전혀 다른 방식의 은행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시장을 빠르게 잠식했다. 당시 피렌체의 거물 은행업자들은 본점과 지점의 지배구조를 주종관계로 설정하고 모든 지점장들은 본점에서 주는 급여를 받도록 했다. 코시모는 달랐다. 파트너십 제도를 이용해 지점장들이 월급을 받는 게 아니라 수익에 대한 지분을 나누는 지배구조를 채택한 것이다. 각 지점의 지점장들은 총자본금의 49% 이하의 금액을 투자하고, 코시모는 총자본금의 51% 이상을 보유해 지점의 소유권을 유지하는 방식이었다. 코시모는 지점 운영을 투자 파트너인 지점장에게 맡기고 자신은 중요한 정책과 정치적 변화에 따른 전략 등만 결정했다. 또 각 지점을 독립채산제로 운영하며 위험을 최대한 분산시키는 원칙을 세웠다. 이어 로마와 피렌체 본점 외에도 피사, 밀라노, 제네바(1466년에 리옹으로 옮김), 아비뇽, 브루게, 런던 등 유럽 각 도시에 메디치은행 지점을 속속 열었다. 이 같은 전략으로 코시모는 사업을 급속하게 확장했다. 1458년 기준으로 코시모가 경영하던 기업은 총 11개였다. 메디치 가문은 유럽의 메디치은행 지점 외에 두 개의 모직공장과 한 개의 실크공장을 따로 운영할 정도였다. 코시모는 당시 11개 기업을 직접 관리할 수 없었다. 그는 현대 기업처럼 유능한 전문 경영인을 영입했다. 코시모가 가장 총애했던 전문경영인은 프란체스코 잉게라미였다. 코시모가 죽고 잉게라미가 은퇴하자, 가업을 전수받은 코시모의 아들 피에로는 프란체스코 사세티를 기업의 총괄 전문경영인으로 임명했다. 사세티는 피에로와 그의 아들인 로렌초에게도 총애를 받으며 메디치은행의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로렌초는 모든 업무와 결정을 사세티에게 위임했다. ○ 새로운 캐시 카우, 백반 독점 사업 은행업에 성공한 메디치 가문에 또 다른 행운이 찾아들었다. 당시 백반(白礬)으로 불리는 황산알루미늄(aluminium sulfate)은 직물을 염색하거나 가죽을 무두질할 때 없어서는 안 될 약품이었다. 양모를 탈색할 때 꼭 필요한 약품이었기 때문에 모직 산업이 발달했던 피렌체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유럽국가에서 비싸게 팔리던 물자였다. 문제는 이 백반이 지금의 터키 서해안 지역인 오스만튀르크 제국의 이즈미르 광산에서만 출토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당시는 십자군 운동의 열기가 채 가시기 전이었다. 교황청은 매년 백반 수입을 위해 거액의 돈이 이슬람 제국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염려하고 있었다. 이때 마침 로마 인근의 톨파라는 곳에서 대규모 백반 광산이 발견됐다. 교황이었던 바오로 2세(1464∼1471년 재위)는 즉시 톨파 지역을 교황령으로 귀속시키고, 교황청의 주거래 은행이었던 메디치은행에 사업의 독점권을 부여했다. 당시 17세의 로렌초는 병석에 누워 있는 아버지 피에로를 대신해서 교황 바오로 2세와 백반 전매 계약을 했다. 교황은 무슬림 상인에게 백반을 구매하는 유럽의 모든 사업자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파문에 처하겠다고 엄포를 놓아 메디치 가문에 힘을 실었다. 이 결과 메디치 가문은 모직 산업과 은행업에 이어 엄청난 규모의 독점적 이익이 보장된 백반 사업이라는 새로운 캐시 카우를 얻게 됐다. 하지만 이는 불행의 시작이었다. ○ ‘캐시 카우’의 역설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난 로렌초는 스무 살이 되기도 전에 백반 사업까지 따내자 성공에 도취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차츰 사업을 멀리했다. 로렌초는 복잡한 메디치 은행의 재무제표를 읽는 일을 무척 싫어했다. 참모들이 사업상 중요한 문제를 보고하면 “저는 그런 일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라고 대꾸하곤 했다. 로렌초의 자만 속에 전문경영인이었던 사세티도 긴장의 끈을 놓아 버렸다. 그는 집무실에 앉아서 각국의 지점으로부터 보고되는 재무제표와 보고서를 꼼꼼히 읽는 대신 보스인 로렌초와 함께 학자들이나 예술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더 좋아했다. 경영자들이 캐시 카우의 달콤한 꿀에 취해 있는 동안 메디치은행의 리옹 지점과 브루게 지점에서는 악성 채무로 부실 경영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었다. 현장의 지점장들은 “군주에게 융자해 줄 때는 신중을 기하고, 되도록 돈을 빌려 주지 말라”고 경고했던 창업주 코시모의 유훈을 무시하고 막대한 금액을 리옹과 브루게의 정치가들에게 빌려줬다. 브루게의 무능한 지점장이었던 토마소 포르티나리는 사세티의 관리 감독이 소홀해진 틈을 타서 프랑스의 부르고뉴 공작에게 거액을 융자해 주었다가 큰 낭패를 보았다. 심지어 경영난에 봉착해 런던 지점을 폐쇄할 때도 포르티나리는 수익성이 높았던 원단사업을 챙겨 개인회사를 차리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 1464년 유럽의 금값이 치솟자 메디치은행이 금화로 지불해야 하는 이자 부담이 껑충 뛰었다. 결국 메디치은행의 유럽 지점들은 차례로 문을 닫았다. 로렌초 사후 2년 만인 1494년에는 피렌체 본점까지 문을 닫았다. ○ 리더의 책임 망각이 파국 불러 메디치은행이 몰락하게 된 직접적 원인은 포르티나리의 무능과 부정이었다. 하지만 그를 감독할 책임을 지고 있던 사세티와 또 사세티를 감독해야 할 로렌초가 리더의 책임을 망각했기 때문에 그들 모두는 파국적인 운명을 피할 수 없었다. 사세티는 포르티나리 지점장의 모럴해저드를 몰랐다. 그런데도 로렌초는 그런 사세티를 ‘우리의 재무장관(nostro ministro)’이라 부르며 변함없이 신뢰했다. 사업이 기울고 있는데도 CEO 사세티는 보스인 로렌초에게 아부하기 바빴고, 로렌초는 전문경영인인 사세티만 믿고 관리감독이라는 리더의 기본적인 책임조차 망각했다. 로렌초는 왜 자신에게 맡겨진 리더의 임무를 소홀히 했을까? 그것은 그가 너무 빨리 캐시 카우가 안겨주는 안락감에 도취되면서 기업 경영과 관련한 전투력을 잃었고, 결국 이런 안일함이 부하 직원들의 모럴해저드를 유발시켰기 때문이다. 최고경영자들은 안전한 캐시 카우를 가졌을 때 더욱 신중하게 심판의 잣대를 들이대야 하고, 부하 직원들의 모럴해저드를 경계해야 한다. 캐시 카우를 가진 자가 모럴해저드를 조심해야 하는 이치는 누구든지 서 있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해야 하는 이치와 같다.김상근 연세대 신과대학 교수 skk@yonsei.ac.kr 정리=박용 기자 parky@donga.com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 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69호(2010년 11월 15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이기적 수요예측 통해 컨센서스를 찾아라▼Special Report세계적 시멘트 회사인 세멕스는 마치 레고와도 같은 콘크리트 블록을 이용해 고객들이 손쉽게 집을 지을 수 있는 새로운 건축 공법과 제품을 개발했다. 건축업자들은 덕분에 공사비를 낮출 수 있었고 이를 통한 수요 증가로 세멕스의 시멘트 판매량도 50%가량 늘어났다. 듀폰은 매년 교체해야 하는 구식 호스를 대체하는 신제품을 개발했다. 신제품은 3년간 사용 가능했다. 듀폰은 구식 호스 교체 비용과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기회비용을 정밀하게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고객이 경제적인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최적 가격을 책정하고 영업 활동을 할 때 이를 적극적으로 설명해 듀폰은 큰 성과를 창출했다. 수요 관리란 수요의 규모와 변동성을 심층적으로 해석해 이를 바탕으로 기업의 경영 성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전략적이고 전사적인 관점에서 수립해 실행하는 경영 활동이다. 수요 변동성이 커지는 불확실성 시대에 기업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효과적 수요관리 방안을 제시했다.갑자기 뭉친 그리스, 페르시아 대군을 깨다▼전쟁과 경영 기원전 480년 9월 24일, 살라미스 해협에서 그리스군과 페르시아군 간의 결전이 벌어졌다. 아테네와 스파르타 등 여러 폴리스로 구성된 그리스군의 전력은 378척. 반면 페르시아 원정군 규모는 600척이 넘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리스군은 기병이 아예 없고 형편없는 궁수나 경보병 정도만 있었다. 반면 페르시아는 제국 내 다양한 국가로 이뤄진 강력한 다국적군을 거느리고 있었다. 페르시아 황제 크세르크세스는 승리를 확신하면서 근처 산에 올라갔다. 느긋하게 전쟁을 감상하면서 승리를 만끽하려던 것. 그러나 결과는 페르시아의 참패였다. 페르시아가 ‘그리스의 뱀’으로 불리는 아테네 제독 테미스토클레스의 계략에 걸려들었기 때문이다. 과거의 성공과 기존 체제의 위력에 경도되어 경직된 싸움을 벌인 것도 패인으로 작용했다. 페르시아는 그리스군이 제일 유리한 지역에서 유일하게 잘 싸울 수 있는 방식대로 싸워주는 실수를 저질렀다. 전쟁의 역사가 만들어낸 생생한 교훈을 전한다.위기관리, 과거의 기록만으로 충분치 않다▼MIT슬론매니지먼트리뷰거대 보험사 AIG의 전 최고경영자(CEO) 모리스 그린버그는 가장 뛰어난 위험 관리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고 자랑했었다. AIG는 위험 관리 부문의 선구자로 평가받았고 위험 관리를 담당하는 자회사까지 따로 두고 있었다. 미국의 투자은행 베어스턴스는 위험 분석과 관리 측면에서 업계 최강이라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도 베어스턴스가 건전한 위험 관리에 관한 명성을 쌓은 기업이라고 평했다. 연방전국모기지협회인 패니메이는 뛰어난 신용 문화와 위험 관리 역량이 있다고 평가받았으며, 리먼브러더스 홀딩스 경영진도 위험 관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자주 표현했다. 하지만 이들의 실제 위험 관리는 형편없었고 결국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몰렸다. 기존 위험 관리 접근법에 심각한 결함이 있는데도 이를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위험 관리 접근법이 보호막 역할을 한다는 믿음을 갖고 지나치게 큰 위험을 떠안은 게 화근이었다. 위험 관리에 실패하지 않기 위한 새로운 접근 방법을 소개한다.}

    • 2010-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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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BR 칼럼]지속가능한 녹색기업 감별법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지난달 14일 ‘지속가능한 농업헌장(Sustainable Agriculture Commitment)’을 발표했다. 농산품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농가를 지원하는 새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월마트는 농민 100만 명을 대상으로 작물 선택과 지속가능한 농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100만 명의 중소 농가가 생산한 농산품 10억 달러어치를 구매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아르헨티나, 중국, 인도 등의 신흥시장에서 지속가능한 농업을 지원하는 사업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이틀 뒤에는 글로벌 식음료 회사인 펩시코(PepsiCo)가 뒤를 이었다. 이 회사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공동 개발한 웹 기반 농장 물 관리 시스템인 ‘i-crop’을 자사와 거래하는 농가에 제공한다고 밝혔다. i-crop은 계측기로 측정한 밭의 토질 데이터와 지역 기상대의 기상 정보를 종합해 물을 주는 시기와 양을 자동 계산해주는 시스템이다. 펩시코는 ‘i-crop’ 서비스를 2011년 유럽으로 확대하고 중국, 인도, 멕시코, 호주로 대상 지역을 넓히기로 했다. 하필 왜 농촌일까. 이는 글로벌 기업이 추구하는 지속가능 경영의 최종 목표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지속가능 경영은 기업과 사회, 자연이 상생하는 비전과 전략을 체계화하고 기업의 가치를 창출한 가치사슬 전반에 변화와 혁신을 촉진해야 성공할 수 있다. 한 회사만 잘한다고 될 일도 아니다. 1차 산업인 농업이 바뀌지 않고서는 식품 공급사슬 전반의 녹색 혁신을 이끌어내기 어렵다. 진정한 지속가능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농업이 종착역이 될 수밖에 없다. 반면 겉으로만 지속가능경영, 녹색경영을 떠드는 기업은 공급체인이나 조직 내부의 혁신보다는 소비자 접점의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에만 열을 올린다. 사업 모델을 바꾸고, 가치사슬 전반의 비용과 자원을 줄이기 위한 투자는 뒷전이다. 환경 보호 등을 이유로 소비자에게 갖가지 부담을 슬그머니 떠넘기는 일도 벌어진다. 이런 일은 우리 주변에 흔하다. 소비자들은 이제 대형마트에 갈 때 장바구니를 들고 다녀야 한다. 마트들이 환경 보호를 이유로 비닐봉투를 나눠주지 않기 때문이다. 장바구니를 가져왔을 때 부여했던 할인 혜택도 대부분 사라졌다. 탄소 배출과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앞으로 더 비싼 통행료를 물어야 할지도 모른다. 한국 소비자들은 착하다. 다른 나라에서 실패한 쓰레기 종량제가 한국에서는 무난히 뿌리를 내렸을 정도로 한국 소비자의 수준은 높다.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작은 불편과 비용을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하지만 대형마트 진열대에 화려한 비닐 포장재의 상품이 넘쳐 나는데, 소비자만 장바구니를 쓰라는 현실은 찜찜하다. 자원 낭비를 막고 환경을 보호하려면 인센티브와 가격 정책을 통한 소비자 수요 관리와 기업이 책임지는 공급 부문의 혁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생산 공정에 투입되는 재료 중 총량 기준으로 7%만이 제품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전 세계 농산물의 30∼40%는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지 못하고 소실된다고 하니 말이다. ‘착한 소비자들’은 기업에 묻는다. 당신들은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고.박용 미래전략연구소 경영지식팀 기자 parky@donga.com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 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68호(2010년 11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처칠은 포탄 떨어지는 곳에서도 대화를 했다▼Creative Facilitation내년도 전략을 수립하는 시즌이 다가온 가운데 다음 에피소드에 대해 생각해 보자. 첫째, 윈스턴 처칠은 평소 “내가 바란 것은 적절한 토론을 한 뒤 사람들이 나의 의지에 따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전쟁에서 전략이 필요한 긴박한 순간조차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했다고 한다. 둘째, 영국의 철학자 로이 바스카는 전략적 사고는 보이는 것의 배후에 있는 보이지 않는 것에 주목해서 그 의미를 읽는 통찰력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이런 에피소드가 기업에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전략을 수립할 때 소수의 임원이나 컨설턴트에 의존하는 기업이 많은데, 데스크에 앉아서 전략을 수립하면 현장과 동떨어진 아이디어가 나올 위험이 있다. 갈수록 불확실해지는 경영 환경에 대비하고 실행 가능성이 높은 전략을 짜려면 다양한 이해 관계자를 참여시켜야 한다. 그 방법론을 소개한다.펩시가 코카콜라를 제칠 수 있었던 건 ‘포용 리더십’▼Lessons from the Past 펩시는 2006년 역대 5번째 최고경영자(CEO)로 인드라 누이를 선임했다. 그는 이민 2세 미국인도 아닌 인도인이었다. 펩시 역사상 최초의 여성 CEO이기도 했다. 펩시에서 인도인 여성이 CEO로 등극할 수 있었던 것은 다양성을 높이려는 노력 덕분이었다. 실제로 펩시에는 유색인 여성 직원과 백인 상사가 서로 짝을 이뤄 코칭을 해주는 ‘파워 페어스(Power Pairs)’라는 제도가 있다. 백인 상사는 유색 여성 직원들에게 직장 내 성공법을 알려주고, 유색 여성 직원은 미국 내 유색 인종 사회의 특성이나 젊은 세대의 사고방식을 관리자에게 코칭해 준다. 펩시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다양한 사고가 가능한 조직문화 덕이었다. 다양성을 장려하는 포용 리더십이 재무적 성과로 이어진 것이다. 21세기는 다른 것을 나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포용 리더십의 시대’다. 포용 리더십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사용자 경험 한 차원 높이는 ‘인터페이스 스퀘어드’▼METATREND Report 아이폰용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인 에픽윈(EpicWin)은 언뜻 보기에는 매일 할 일을 적어 두는 메모장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앱의 사용자는 메모장 내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게이머가 된다. 일상적으로 하는 설거지나 세차가 게임이라는 인터페이스를 거치면 뿌듯함이라는 가상의 보상을 주는 감정적 이벤트가 된다. 하트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연주자들의 감정을 다양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시각화한다. 이들은 연주자들에게 심장 박동을 체크하는 센서를 착용시킨 뒤, 이들의 심박수를 담은 데이터를 악보로 만든다. 연주자들은 자신의 감정에 따라 변화하는 악보를 그대로 음악으로 연주한다. 무대 뒤편에 설치된 스크린에서는 심박수 데이터가 다양한 시각 효과로 변환돼 나타난다. 정해진 악보에서는 찾기 힘든 연주자의 감정 변화가 센서와 그래픽을 통해 청중에게 전달된다. 이처럼 사람들에게 다채롭고 복합적인 경험을 줘서 사용자 경험을 한 단계 높이는 ‘인터페이스 스퀘어드’를 소개한다.}

    • 2010-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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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터노믹스’ 물경영 시대] 싱가포르 ‘워터 허브’

    싱가포르는 이웃나라인 말레이시아에서 물을 수입한다. 강우량은 많지만 빗물을 저장할 땅이 부족해 만성적으로 물 부족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싱가포르에 물 부족 위기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했다. 물 확보를 위한 대형 프로젝트에 글로벌 물 기업을 끌어들이고 자국의 물 기업도 함께 육성하면서 싱가포르는 세계적인 ‘워터 허브(Water Hub)’로 도약했다.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부설 지역경쟁력센터와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모니터그룹이 세계 20개 물 경쟁력 선도국가(W20)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싱가포르의 물 산업 경쟁력은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 지멘스 등 글로벌 물 기업 유치 싱가포르는 이번 W20 조사에서 물 산업 집적효과 창출 여건이 가장 뛰어난 국가로 평가됐다. ‘물 프로젝트 투자-글로벌 물 기업 유치-산업 클러스터 구축-관련 기술 개발 및 대기업 육성-국제화’의 ‘워터 허브’ 전략을 추진한 결과다. 이달 초 찾은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인근에 위치한 창이 물 재생 공장. 이곳에서는 싱가포르 전체 하수의 절반을 정수해 음용수 이상의 깨끗한 물인 ‘신생수(New Water)’로 바꾼다. 하루에 생산되는 물은 한국의 올림픽 수영경기장 320개를 채울 수 있는 양으로 이는 싱가포르 물 수요량의 40%가량에 해당한다. 첨단 분리막(membrane) 기술을 적용해 면적은 기존 물 재생 공장의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정수 처리 용량은 더 크고 악취도 없다. 8년간 22억 싱가포르달러(약 1조9000억 원)가 투입된 이 공장의 건설에는 GE와 지멘스 등 29개 글로벌 기업과 300여 개 협력업체가 참여했다. 글로벌 물 처리 기술이 총 집결한 것이다. 용 웨이 힌 부사장은 “비슷한 프로젝트를 추진해 달라는 요청이 중동, 홍콩 등 각지에서 이어지고 있다”며 “글로벌 워터허브 구축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물 클러스터를 구축한 싱가포르는 글로벌 물 기업을 속속 빨아들이고 있다. 싱가포르 수자원공사(PUB) 산하의 연구개발(R&D) 센터인 ‘워터허브(Waterhub)’를 비롯해 싱가포르 전역에는 지멘스 워터 테크놀로지와 니토덴코 등 글로벌 물 기업과 연구센터 50여 개가 입주했다. 마이클 토 킴 혹 PUB 수석부사장은 “싱가포르는 물 관련 기술과 산업의 플랫폼으로서 글로벌 기업과 합작벤처를 만들어 세계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세계적인 물 기업을 키워라” 싱가포르는 정부 주도로 물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자국 대기업을 키우는 독특한 물 산업 육성 모델을 만들었다. 세계 물 시장에서 분리막 기술의 선두기업으로 꼽히는 하이플럭스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1989년 설립되어 비교적 역사가 짧지만, 연 매출 5억2500만 싱가포르달러에 이르는 글로벌 기업으로 컸다. 정부의 전략적인 지원이 이 회사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 해외 물 시장에 진출하려면 사업실적(track record)이 필요한데, 싱가포르 정부는 2002년 대규모 물 재처리 프로젝트와 2004년 세계 최대 담수화 플랜트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하이플럭스를 참여시켰다. 하이플럭스는 이를 바탕으로 2004년부터 중국, 알제리 등에서 40여 건의 수 처리 프로젝트에 뛰어들 수 있었다. 싱가포르 정부는 국가 차원의 물 산업 발전 전략도 일찌감치 마련했다. 물 기술을 3대 성장동력으로 정하고 2006년 범부처 차원의 환경·물산업육성위원회(EWI)를 출범시켰다. 2015년 물 산업을 통해 17억 싱가포르달러의 부가가치와 1만1000명의 고용을 창출한다는 목표도 함께 세웠다. ○ 핵심인재 확보해 영향력 확대 싱가포르는 이번 W20 조사에서 네트워크 조성, 물 관련 전문가 확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평가한 물 산업 집적효과 창출 여건 분야에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싱가포르 정부의 치밀하고 파격적인 인재 확보 전략이 주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싱가포르는 세계 물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매년 세계 물 정책 당국자와 기업인, 연구원 등 1만여 명이 모이는 ‘싱가포르 워터 주간’을 열고 있다. 이 행사에서 리콴유 전 총리의 이름을 딴 ‘리콴유 워터 상’도 수여한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 행사를 통해 올해 28억 싱가포르달러 규모의 투자계약을 성사시켰다. 또 싱가포르는 물 전문가를 유치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파격적인 혜택도 준다. 국내외 유수 대학의 물 관련 박사 과정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에게는 장학금을 제공한다. 최장 4년까지 학비 전액과 생활비까지 지원한다. 외국인도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그 대신 장학금 수혜자는 학위 취득 후 일정 기간 싱가포르에서 일하게 해서 물 관련 지식을 자국으로 흡수하고 있다. 싱가포르=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 지자체별 ‘물 클러스터’ 추진… 중복투자 우려 ▼한국형 모델 개발해야동아일보 지역경쟁력센터와 모니터그룹이 세계 20개 물 경쟁력 선도국가(W20)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의 물산업 성장 잠재력은 14위로 평가됐다. 한국은 물산업의 성숙도, 자본 유치의 용이성, 인력 및 기술 발전 잠재력을 평가한 국가 산업제반 여건 분야에서는 11위였다. 하지만 물 관련 네트워크 조성, 물 전문가 확보, 정부의 정책적 지원 등 3개 항목을 평가한 ‘물산업 집적효과 창출 여건’ 분야에서는 14위에 그쳤다. 특히 내수시장 매력도와 국내 물기업의 해외 인지도가 크게 떨어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물시장 규모는 세계 시장의 2.1%, 국내 물산업의 해외시장 점유율은 0.3%로 조사됐다. 물산업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려면 ‘국내 내수시장 매력도 확대-물산업 클러스터 구축-핵심 인재 양성-해외 시장 인지도 확대’ 등의 단계적인 한국형 ‘워터허브’ 모델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인천 대전 경북 제주 등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물산업 클러스터 구축이 추진되고 있지만 지역별로 제각각 진행되면서 중복 투자 우려도 나온다. 금융 지원시스템도 필요하다. 일본은 이달 초 정부와 민간 기업이 공동 출자해 물 관련 사업에 투자하는 최대 1000억 엔 규모의 ‘물펀드’를 설립하기로 했다. 물 관련 국제회의, 국제기구, 교육기관을 유치해 글로벌 물 전문가를 육성하고 국내 물산업을 해외에 알리는 노력도 시급하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 물 선진국 ‘워터허브’ 전략 3가지 모델 압축 ▼싱가포르 정부주도… 호주 민간주도… 네덜란드 연구개발동아일보와 미래전략연구소 부설 지역경쟁력센터와 모니터그룹이 세계 20개 물 경쟁력 선도국가(W20) 조사 결과 상위권 국가의 ‘워터 허브’ 전략은 △정부 주도 모델(싱가포르와 이스라엘) △연구개발 주도 모델(네덜란드) △민간 주도 모델(호주) 등 세 가지로 압축됐다. 이스라엘은 물산업을 국가 성장전략산업으로 선정하고 ‘인적자원 육성-연구개발 활동 강화-국내시장 혁신-세계시장 진출’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물산업 육성 프로그램인 뉴테크(NEWTech)와 와테크(WaTech) 프로그램을 통해 물 관련 기술 수출액이 2005년 7억400만 달러에서 2008년 15억5000만 달러로 늘었다. 300여 개 물 관련 기술 기업의 60%가 2001년 이후 설립된 신생 기업이다. 네덜란드는 유엔 산하의 국제 물 전문가 교육기관인 유네스코-IHE를 운영하고 있다. 석·박사 학위 과정인 IHE는 1957년 설립 이후 163개국 출신 1만4500여 명의 물 전문가를 배출했다. 2004년 조성된 물 클러스터인 베취스도 있다. 다우, 하이네켄, 신젠타 등 80개 회사와 네덜란드 트벤터대, 델프트공대, 유네스코-IHE 등 14개 교육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호주의 대표적인 물 산업 클러스터는 1998년 조성된 ‘워터 인더스트리 얼라이언스’다. 프랑스의 베올리아 등 250여 곳 이상의 기업 및 연구기관이 입주해 있다. 이곳의 물 관련 기술 수출 규모는 4억 호주달러에 이른다.델프트(네덜란드)=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0-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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