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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가 특수부대를 제외한 모든 장병을 상대로 면도 의무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 국방부 산하 매체 스타 앤 스트라이프에 따르면 이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종교적, 의학적 이유로 일부 군장병에 수염을 기르도록 허용하던 예외 규정을 90일 내 종료한다는 내용이 담은 각서에 서명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에서 지휘관 회의를 가진 뒤 해당 각서를 발송했다.헤그세스 장관은 각서에서 “외모 때문이 아니다. 안면 보호구 착용 등 생존과 임무 수행, 상호 호환성을 위한 조치”라고 예외 종료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지휘관 회의에서는 “우스꽝스러운 수염의 시대는 끝났다”며 “전문적으로 보이기 위해 면도하지 않겠다면 새 보직이나 새 직업을 찾으라”고 속내를 내비쳤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사실상 모든 종교적, 의학적 면도 면제 혜택이 종료될 전망이다. 새로 난 수염이 피부를 파고들어 염증을 일으키는 만성면도피부질환(PFB)을 겪는 병사는 최대 12개월까지만 면제를 허용하기로 했다. 12개월 내 치료를 마치지 못하면 강제 전역 대상으로 검토된다. PFB는 주로 흑인들이 겪는 질환이다. 2010년부터 허용한 시크교 등 종교적 이유에 따른 면도 면제 혜택도 사실상 종료된다. 개별 병사가 자신의 신앙심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해 내부 심사를 받는 절차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린배레, 네이비실 등 위장을 위해 수염을 기르는 특수부대에는 예외 적용을 유지한다. 헤그세스 장관은 지휘관 회의 연설에서 “수염을 기르고 싶으면 특수부대에 들어가라. 일반 병사는 면도해라”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내년 2월 열리는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 ‘슈퍼볼’ 공연 무대에 라틴계 팝스타 배드 버니(베니토 안토니오 마르티네스 오카시오·31)가 오르는 것에 대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배드 버니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을 비판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슈퍼볼 후원사인 애플뮤직은 “배드 버니가 세계에서 가장 큰 무대에 푸에르토리코를 가져온다”며 내년 2월 슈퍼볼 하프타임 쇼 공연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자 마가 진영에서는 지난달 10일 패션지 i-D 인터뷰에서 배드 버니가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당시 배드 버니는 “빌어먹을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콘서트장 밖에서 (팬들을 체포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 때문에 미국 공연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연장이 이민 단속 작전이 펼쳐지는 공간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에서 공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 미국령이지만 카리브에 위치한 푸에르토리코 출신인 배드 버니가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에 대한 불만을 사실상 노골적으로 표현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보수 논객 베니 존슨은 “배드 버니는 엄청난 트럼프 혐오자이자 반(反)ICE 활동가다. 영어로 된 노래도 없다”며 “NFL이 끔찍한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또 마가 진영에선 “가장 미국적인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는 슈퍼볼의 공연 무대에 배드 버니가 오르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배드 버니는 자신의 뿌리를 음악 소재로 삼으며 2020년대를 대표하는 라틴계 가수로 자리 잡았다. 2018년 첫 정규 앨범을 낸 그는 푸에르토리코에서 발전한 ‘레게톤’(레게와 힙합 등이 섞인 장르)의 글로벌 대중화를 이끌고, 고향의 생활상과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음악을 연달아 히트시켰다. 그래미상을 총 3회 수상했고, 지난해 음악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가장 많이 스트리밍된 아티스트 3위를 기록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최근 미국 하원을 통과한 국방수권법(NDAA)에 주한미군 병력 유지를 권고하는 내용이 유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NDAA는 미 국방 예산과 국방 정책의 방향과 전략을 제시하는 핵심 법안이다. 미 상원 및 하원이 NDAA를 각각 통과시킨 뒤 양원 합의로 단일안을 도출한다. 지난달 29일 미 의회에 따르면 하원은 2026 회계연도(2025년 10월∼2026년 9월) NDAA에 “주한미군 수를 약 2만8500명의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는 현행 2025 회계연도 국방수권법 문안과 같다. 일각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주한미군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미 하원에서 현상 유지를 권고한 것이다. 법안은 “미 국방장관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 대한 미국의 비교우위를 확대하기 위해 미국의 안보 동맹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게 의회의 인식”이라고 적시했다. 이어 “한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라”며 한미 상호방위 조약에 따라 미국의 모든 방어 역량을 활용해 확장억제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확인하는 것, 상호방위 기반의 협력 향상 등을 명시했다. 주한미군 규모 유지 문구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9 회계연도 NDAA에 처음 포함됐다. 2019∼2021 회계연도에 주한미군을 2만8500명 이하로 감축하는 데 국방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2022 회계연도부터는 예산 관련 조항이 빠졌다. 일각에서는 미 의회가 내년도 NDAA에 더 강력한 주한미군 감축 제한 조항을 신설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미 상원 군사위원회는 7월 발의한 2026 회계연도 NDAA 초안에 “미 국방장관이 국익에 부합한다고 의회에 인증할 때까지 한반도에서 미군을 감축하거나, 연합군사령부에 대한 전시작전권을 변경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넣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최근 미국 하원을 통과한 국방수권법(NDAA)에 주한미군 병력 유지를 권고하는 내용이 유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NDAA는 미 국방 예산과 국방 정책의 방향과 전략을 제시하는 핵심 법안이다. 미 상원 및 하원이 NDAA를 각각 통과시킨 뒤 양원 합의로 단일안을 도출한다.지난달 29일 미 의회에 따르면 하원은 2026 회계연도(2025년 10월~2026년 9월) NDAA에 “주한미군 수를 약 2만8500명의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는 현행 2025 회계연도 국방수권법 문안과 같다. 일각에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주한미군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미 하원에서 현상 유지를 권고한 것이다.법안은 “미 국방장관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 대한 미국의 비교 우위를 확대하기 위해 미국의 안보 동맹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게 의회의 인식”이라고 적시했다. 이어 “한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라”며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미국의 모든 방어 역량을 활용해 확장억제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확인하는 것, 상호 방위 기반의 협력 향상 등을 명시했다.주한미군 규모 유지 문구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9 회계연도 NDAA에 처음 포함됐다. 2019~2021 회계연도에 주한미군을 2만8500명 이하로 감축하는 데 국방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2022 회계연도부터는 예산 관련 조항이 빠졌다.일각에서는 미 의회가 내년도 NDAA에 더 강력한 주한미국 감축 제한 조항을 신설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미 상원 군사위원회는 올 7월 발의한 2026 회계연도 NDAA 초안에 “미 국방장관이 국익에 부합한다고 의회에 인증할 때까지 한반도에서 미군을 감축하거나, 연합군사령부에 대한 전시작전권을 변경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넣었다. 다만, 최근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위기 등 다른 정치 의제에 밀려 NDAA의 상원 통과가 지연되고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내년 2월 열리는 미국 프로풋볼(NFL) 결승전 무대에 라틴 팝스타 배드버니(31·베니토 안토니오 마르티네즈 오카시오)가 오르는 데 대해 마가(MAGA) 진영이 반발하고 있다. 그가 트럼프 반 이민 정책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는 게 이유다.29일(현지 시간) NFL 결승전의 후원사 애플뮤직은 “배드버니가 세계에서 가장 큰 무대에 푸에르토리코를 가져온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배드버니는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 출신이다. 푸에르토리코는 카리브해 쿠바 동쪽에 있는 섬으로 127년 전 미국에 편입됐다. 인구 320만 명 모두 미국 시민권자이나, 대선 투표권이 없는 등 정치적 권리가 제한된다. 앞서 10일 배드버니는 패션지 i-D 인터뷰에서 “빌어먹을 ICE가 콘서트장 밖에서 (팬들을 체포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 때문에 미국 공연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주목을 받았다. 라틴계 팬을 보호하기 위해 아예 미국에서 공연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공연장이 대규모 이민단속 작전의 표적이 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28일 X를 통해 “미국에서 딱 한 번 공연하기로 했다”고 깜짝 발표를 하자 관심을 모았다. 슈퍼볼 하프타임 쇼가 이날 예고한 공연으로 보인다. 배드버니의 공연 소식이 전해지자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일각은 강하게 반발했다. 보수 논객 베니 존슨은 “배드버니는 엄청난 트럼프 혐오자이자 반(反) 이민세관단속국(ICE) 활동가이다. 영어로 된 노래도 없다”며 “NFL이 끔찍한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푸에르토리코는 약 400년 동안 스페인 식민지였던 역사가 배경이 돼 스페인어와 영어가 공용어이고, 실생활에서는 주로 스페인어를 쓴다. 2018년 데뷔한 배드버니는 푸에르토리코에서 발전한 음악 장르 레게톤(레게와 힙합 등이 섞인 음악)의 글로벌 대중화를 이끌었다. 푸에르토리코와 관련된 사회적 메시지를 음악에 담고, 스페인어로 가사를 쓰며 라틴계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성소수자 권리를 지지하는 등 진보 성향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래미상을 3회 수상하고,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2020~2022년 가장 많이 들은 아티스트 1위, 2023년 2위, 2024년 3위를 차지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지난해 대선 때는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세에서 찬조 연설자가 “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 섬”이라고 발언하자 이에 맞선 것이다. 당대 슈퍼스타에게만 허락된 ‘꿈의 무대’ 하프타임 쇼의 공연자는 주최사 NFL, 팝스타 제이지가 운영하는 공연 기획사 록 네이션, 후원사 애플뮤직이 공동 선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2월에는 ‘힙합의 시인’으로 불리는 켄드릭 라마가 공연했다. 이 공연은 1억3350만 명이 시청하며 1993년 마이클 잭슨이 세운 시청률 기록을 넘어섰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 시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딥페이크(가짜) 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뒤 다음 날 삭제했다. 이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 책상에 앉아 “모든 미국인에게 최신식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한다. 미국 정부가 ‘만병통치 치료법’을 비밀리에 독점하고 있다는 음모론이 사실이라는 발언도 담겨 논란이 커지고 있다. CNN과 폴리티코에 따르면 가짜 영상 속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 책상에 앉아 “모든 미국인에게 최신식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정책을 발표한 적이 없다. 딥페이크 영상답게 실제를 방불케 할 정도로 정교하게 제작됐다. 영상 구성도 그럴듯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의 부인인 라라가 진행하는 폭스뉴스 시사 프로그램 ‘더 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새 정책을 발표했다”며 소개하는 식이다. 폭스뉴스 측은 “실제 방영된 적이 없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가짜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공공 의료체계의 새 시대가 열린다”며 “모든 미국인에게 ‘메드베드(medbed)’ 카드를 지급해 최신식 기술과 최고의 의사를 갖춘 새 병원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나 그 어느 때보다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메드베드는 ‘의학(medical) 침대’ 혹은 ‘명상(meditation) 침대’의 준말로 온라인 음모론 커뮤니티 ‘큐어논’이 주장하는 만병통치 치료법이다. 미국 정부가 미확인비행물체(UFO)에서 발견한 고도의 의료기술을 연구해 모든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도 이를 대중에게 숨긴 채 기득권 계층에만 적용하고 있다는 음모론이다. 허무맹랑한 주장이지만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에서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딥페이크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건 처음이 아니다. 다만 이를 나중에 삭제한 것은 드물다. 문제의 영상을 삭제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공보실이 X에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도널드 트럼프가 실성했다(lost it)”고 비판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 시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허위 정책 발표 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뒤 다음날 삭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 책상에 앉아 “모든 미국인에게 최신식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하는 내용의 딥페이크 영상에는 기득권이 ‘만병통치 치료법’을 비밀리에 독점하고 있다는 음모론이 사실이라는 취지의 발언 또한 담겨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CNN과 폴리티코에 따르면 허위 영상 속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 책상에 앉아 “모든 미국인에게 최신식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정책을 발표한 적이 없다. 영상 속 내용은 명백한 허위 정보이나 실제로 벌어진 일이라고 속을 수 있을 만큼 완성도가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영상 구성 또한 신빙성을 더했다. 차남 에릭의 부인인 라라가 진행하는 폭스뉴스 시사 방송 ‘더 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새 정책을 발표했다”며 소개하는 방식이다. 폭스뉴스 측은 “실제 방영된 적이 없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허위 영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공공 의료체계의 새 시대가 열린다”며 “모든 미국인에게 ‘메드베드’ 카드를 지급해 최신식 기술과 최고의 의사를 갖춘 새 병원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나 그 어느 때보다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메드베드는 ‘의학(medical) 침대’ 혹은 ‘명상(meditation) 침대’의 준말로 온라인 음모론 커뮤니티 ‘큐어넌’이 주장하는 만병통치 치료법이다. 미 정부가 UFO 속 고도의 의료기술을 연구해 모든 질환을 치료할 기술을 개발했으나, 이를 대중에 숨긴 채 기득권끼리만 사용하고 있다는 음모론이다. 실체가 없으나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 일각에서도 호응을 얻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허위 딥페이크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것은 처음이 아니다. 다만 삭제한 사례는 이례적이라 주목을 받고 있다. 삭제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공보실은 X에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도널드 트럼프가 실성했다(lost it)”고 비난하는 등 논란이 확산하자 사태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이 자폐증과 연관된다”며 임산부와 아동의 사용 중단을 압박했다. 백신 접종도 간격을 늘려 “나눠 맞으라”고 촉구했다.의료계에서는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과 어린이의 백신 동시접종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주장을 이어갔다. 이를 두고 지난해 대선에서 보수 여성층 결집을 이끈 마하(MAHA·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운동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정치 셈법이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 트럼프 “타이레놀-백신 멀리해라”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폐증 진단 증가는 공중보건 역사상 가장 경각심을 가져야 할 일”이라고 규정하며, 임산부의 타이레놀 복용과 어린이 백신 접종을 자폐증 증가와 연결 지었다. 임산부에게는 발열과 통증을 약 없이 “버티라(tough it out)”고 했다.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인 8세 아동 31명 중 1명이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진단을 받았다. 2007년에는 150명 중 1명이었다. 이는 자폐증을 의심해 의료기관을 찾는 가정이 늘어난 점과 독립적 일상생활이 가능한 경도 사례의 진단 증가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자폐증은 신경 발달장애의 일종으로 증상과 정도가 다양하다. 혈액, 유전자, 영상 검사 등으로 진단되지 않으며, 전문의가 발달 양상과 행동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진단한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원인이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발표 이후 의료계는 트럼프 대통령 주장의 과학적 근거 부족을 지적했지만, 그는 26일 트루스소셜에 또 글을 올렸다. 그는 “임산부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타이레놀을 사용하지 말고, 어린아이에게는 어떤 이유로도 타이레놀을 주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어 “홍역·볼거리·풍진(MMR) 혼합 백신은 반드시 세 개의 개별 주사로 나눠 맞아야 하며, 수두 백신도 따로 맞고, B형 간염 백신은 12세 이후에 접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로 보수맘 결집트럼프 행정부는 가공식품에 특정 색소의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고 초가공식품에 대한 추가 규제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는 마하 운동의 중심으로 꼽히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장관이 주도하고 있다. 액시오스는 “케네디 주니어가 마하 유권자들의 요구를 실제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건강한 식단에 대한 강조는 긍정적으로 평가받으나, 변호사 출신인 케네디 주니어 장관이 건강 관련 음모론 확산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럽계 유대인과 중국인을 피해가도록 인위적으로 설계됐다거나, 수돗물 속 화학물질이 아이의 성 정체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주장도 했다. 보수 여성층이 반(反)백신 운동을 구심점 삼아 결집했다는 분석도 있다. 백신 접종을 국가의 간섭으로 프레임해 ‘큰 정부’에 대한 보수층 반발심을 건드리고, 여기에 워싱턴 기득권과 거대 제약회사 간 유착 의혹까지 제기해 호응을 얻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백신 미접종과 (가공식품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는) ‘생우유’ 섭취는 마하 맘의 상징이 됐다”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락다운(봉쇄)을 거치며 생겨난 변화”라고 전했다. 맘카페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지역별 페이스북 소그룹들에 생우유 구매처를 문의하고, 백신 접종 간격을 넓혀주는 소아과 의사를 찾는 게시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전했다. 마하 인플루언서도 대거 등장했다. 이들은 미국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식품 첨가물 규제가 느슨하다며 아이들이 건강하지 않은 식단에 노출되어 있다고 호소하며 지지를 얻었다. 원재료를 직접 손질해 식사를 준비하고, 아이 여러 명을 양육하는 등 과거의 어머니상으로 회귀하자는 움직임을 뜻하는 ‘트래드(trad·전통) 맘’ 유행과도 결합해 주목을 받았다. 마하 인플루언서로 유명한 케이시 민스 박사가 미국 연방정부의 공중보건 최고책임자인 의무총감에 지명되며 제도권으로 영향력을 확장했다. 마하 인플루언서들 다수는 올 5월 백악관에서 열린 ‘마하 위원회’ 행사에 초대받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폐증은 끔찍한 일이고, 분명 인위적으로 유발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거대 기업에 종속되지 않겠다며 대중에 해답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 허위 연구가 불어온 백신 자폐증 유발설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1998년 영국 연구자 앤드루 웨이크필드 박사가 MMR 백신과 자폐증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연구를 발표한 이후 널리 퍼졌다. 그러나 데이터 조작 사실이 드러나 논문은 철회됐고 웨이크필드의 의사 면허도 박탈됐다. 이후 다양한 연구들은 백신과 자폐증의 인과 관계가 없다는 점을 증명했다. 타이레놀은 어떨까. 임신 중 타이레놀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과 자녀의 신경발달 문제 사이의 ‘연관성’을 시사하는 연구는 있지만, 이 연구 또한 인과를 입증하지는 못했다. 올 8월 미국 연구진은 BMC 환경보건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서 임신 기간 중 아세트아미노펜에 노출된 여성의 자녀가 자폐증와 주의력결핍장애(ADHD)와 같은 신경발달장애 진단을 받은 비율이 높았다고 전했다. 자폐증의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으나 유전적 요인, 임신 중 감염과 발열 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열 자체가 태아의 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많다.형제자매 간 신경발달장애 진단율을 비교한 2024년 스웨덴 연구는 어머니의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섭취와 자폐증이나 ADHD와의 유의한 연관을 확인하지 못했다. 1995~2019년 출생자 200만 명 이상을 분석한 결과다. ● 트럼프, 20년 가까이 백신 불신 드러내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발표를 시작하면서 “나는 자폐증에 관해 항상 매우 강한 감정을 품고 있었다”며 이런 기회를 20년간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막내 아들 배런이 두돌을 앞뒀던 2007년 12월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자택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자폐증 옹호 자선 행사를 열었다. 이때부터 백신과 자폐증의 연관성을 주장했다. 행사를 주최한 단체는 NBC방송의 전 회장이자 자폐증 진단을 받은 손주를 둔 밥 라이트와 부인 수잔이 운영했다. NBC방송의 인기 리얼리티쇼 어프랜티스의 진행자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행사 개최를 요청한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와 기자회견을 가지며 이를 적극 홍보했다. 지역 일간지와 인터뷰에서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로써 자폐증 문제에 관심이 많다”며 “최근 자폐증이 급격히 늘어난 원인은 한꺼번에 너무 많은 백신을 맞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금 행사 관련 기자회견에서는 배런의 예방접종 일정에 대해 “아주 천천히, 한 방 맞고 몇 달 기다리고 또 한 방 놓고, 옛날 방식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물밑에서 대선 준비에 시동을 걸던 2014년에는 트위터(현 X)에 “건강한 아이가 병원에 가서 백신 여러 방을 맞고 나면 아프다가 변하게 된다. 자폐증! 이런 사례가 많다!”고 적었다. 이듬해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내놓았다. 자폐증이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과 밀접한 문제가 되기도 했다. 배런이 자폐증 진단을 받았으나 숨기고 있다는 근거 없는 음모론이 돈 것. 2016년 미국인 여성 코미디언 로지 오도널은 이같은 주장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가 진영을 막론한 비판에 사과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지난해 출간한 자서전에서 오도널의 트윗 때문에 초등학생이던 배런이 심각한 따돌림을 당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자폐증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고, 배런은 자폐증 증상이 없다”고 밝혔다. 올 7월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도널의 시민권을 박탈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자 오래된 앙금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이 혼란의 끝에 ‘혐오 발언법’이 도입된다면 저항해야 한다.” 최근 살해된 찰리 커크 터닝포인트USA 대표를 둘러싼 추모 논란이 미국 사회에서 ‘이념전쟁’, ‘문화전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폭스뉴스 출신의 보수 논객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터커 칼슨 전 앵커(사진)가 16일 이같이 밝혔다. 전날 팸 본디 미 법무장관이 “반대 진영의 혐오 발언을 겨냥하겠다”고 밝히자, 미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대한 도전이라며 비판한 것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전반에서 커크 추모에 반대하는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색출 및 공격에 나서자, 고인과 친분이 두터웠던 칼슨 등 일부 보수 인사들이 “표현의 자유를 강조한 커크의 뜻을 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모양새다. 칼슨은 19일 커크가 생전 진행했던 ‘찰리 커크 쇼’의 추모 특별 방송에 출연해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에게 손해가 될 것 같으면 표현의 자유를 포기하지만 커크는 절대 등을 돌리지 않았다”며 커크가 남긴 유산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가 진영 유력 인사로 분류돼 온 칼슨은 24일 ‘표현의 자유의 종말’이라는 주제로 온라인 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칼슨은 2023년 실언 논란으로 폭스뉴스에서 퇴출됐다. 회사 간부를 험담하고, 여성 차별적 표현을 한 문자메시지가 소송을 통해 공개돼 14년간 몸담았던 폭스뉴스에서 쫓겨난 것. 2020년 대선 직후 발생한 ‘1·6 의사당 난입 사태’에 대한 음모론을 확산시킨 칼슨을 주시하던 경영진이 문자메시지 공개로 퇴출을 결정했다고 당시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이후 칼슨은 부적절한 발언을 한 공인을 퇴출시키는 이른바 ‘캔슬 문화’에 강한 반감을 표시했다. 칼슨은 19일 방송에서 커크가 힘든 시기에 자신을 지지해 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커크가 지난해 X에 게재했던 글을 소개했다. 당시 커크는 “혐오 발언은 미국에서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추한 발언이 있고, 역겨운 발언이 있고, 사악한 발언이 있다. 그리고 그것들 모두 미 수정헌법 1조에 의해 보호된다”고 썼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이 혼란의 끝에 ‘혐오 발언법’이 도입된다면 저항해야 한다.”최근 암살된 찰리 커크 터닝포인트USA 대표를 둘러싼 추모 논란이 미국 사회에서 ‘이념전쟁’, ‘문화전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폭스뉴스 출신의 보수 논객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터커 칼슨 전 앵커가 16일 이 같이 밝혔다. 전날 팸 본디 미 법무장관이 “반대 진영의 혐오 발언을 겨냥하겠다”고 밝히자, 미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대한 도전이라며 비판한 것이다.최근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전반에서 커크 추모에 반대하는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색출 및 공격에 나서자, 고인과 친분이 두터웠던 칼슨 등 일부 보수 인사들이 “표현의 자유를 강조한 커크의 뜻을 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모양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 및 마가 진영과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칼슨은 19일 커크가 생전 진행했던 ‘찰리 커크 쇼’의 추모 특별 방송에 출연해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에게 손해가 될 것 같으면 표현의 자유를 포기하지만 커크는 절대 등을 돌리지 않았다”며 커크가 남긴 유산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가 진영 유력 인사로 분류돼 온 칼슨은 24일 ‘표현의 자유의 종말’이라는 주제로 온라인 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다.칼슨은 2023년 실언 논란으로 폭스뉴스에서 퇴출됐다. 회사 간부를 험담하고, 여성 차별적 표현을 한 문자 메시지가 소송을 통해 공개돼 14년간 몸담았던 폭스뉴스에서 쫒겨났던 것. 2020년 대선 직후 발생한 ‘1.6 의사당 난입 사태’에 대한 음모론을 확산시키고, 인종차별 발언을 했던 칼슨을 주시하던 경영진이 문자메시지 공개로 퇴출을 결정했다고 당시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이후 칼슨은 부적절한 발언을 한 공인을 퇴출시키는 이른바 ‘캔슬 문화’에 강한 반감을 표시했다.칼슨은 19일 방송에서 커크가 힘든 시기에 자신을 지지해줬다는 밝혔다. 그러면서 커크가 지난해 X에 게재했던 글을 소개했다. 당시 커크는 “혐오 발언은 미국에서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추한 발언이 있고, 역겨운 발언이 있고, 사악한 발언이 있다. 그리고 그것들 모두 미 수정헌법 1조에 의해 보호된다. 미국을 자유롭게 지켜야 한다”고 썼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21일(현지 시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서 미국 청년보수 단체 ‘터닝포인트 USA’의 찰리 커크 창립자 겸 대표의 추도식이 열린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J D 밴스 부통령 등은 추도사를 전하러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커크 추모 물결과 상대 진영에 대한 거친 공격이 미국사회를 뒤덮은 가운데 생전 커크와 정치적 동지였던 밴스가 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밴스는 그의 관을 부통령 전용기에 실어 애리조나주로 옮겼고, 커크가 진행하던 온라인 토크쇼의 진행자로 나서 진보 진영에 보복을 선언했다. ● 밴스의 정치 여정 함께한 커크밴스는 2016년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돼 이듬해 오하이오주로 귀향했다. 예일대 로스쿨 재학 중 만나게 된 ‘멘토’ 피터 틸 팔란티어 창업자를 따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벤처 투자자로 일하던 그는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현실을 생생하게 담은 자서전을 출간해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 유명세가 계기가 돼 밴스는 커크와 연이 닿게 됐다. 밴스는 커크 암살 후 X에 올린 추모글에 따르면 폭스뉴스에 출연한 후 커크가 트위터(현 X) 메시지를 보내 “방송을 잘 봤다”고 인사를 건네며 둘이 안면을 텄다. 밴스는 2021년 상원의원 출마를 고민할 때도 커크에게 도움을 청했다고 한다. 틸이 트럼프 대통령과 첫 만남을 주선했고, 커크가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첫 통화를 성사시켰다. *밴스의 상원의원 도전기는 에서 다뤘다.그가 “진정한 친구”라 칭한 8년 지기의 죽음 이후 밴스는 부통령으로서 자원을 적극 활용해 추모와 공격에 앞장섰다. 11일 밴스는 9·11테러 24주기 추모식 참석 일정을 취소하고 커크의 시신을 자신의 전용기에 태워 유타주에서 애리조나주로 옮겼다. 부인 우샤 여사도 동행해 커크의 부인 에리카 커크를 위로했다. 14일 백악관 부통령 집무실에서 진행한 생방송에서는 커크의 죽음에 기뻐하는 사람을 보면 고용주에게 알리라고 독려하고, 좌파 극단주의 운동이 죽음에 기여했다며 해체를 약속했다. 밴스는 커크 사망으로 촉발된 감정을 반대 세력에 대한 공세로 연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밴스는 커크를 위한 공개 추모를 빠르게 주도하며, 그 운동의 기치를 이어받은 인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밴스의 대응은 그가 커크가 성장시킨 보수 운동의 기수로 떠오를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고 전했다. ● 커크 추모 물결, 공화당 선거 전략으로공화당은 커크 추모 물결을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위한 전략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는 “커크 피살 사건을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불러내는 수단으로, 그리고 민주당을 급진적이고 무법적이라고 몰아붙이는 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중간선거 전략을 짜고 있는 두 명의 공화당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커크 피살 사건이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불러내는 강력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은 많다. 커크는 대학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젊은 보수를 육성했다. 순회 토론회를 통해 젊은 유권자를 보수 의제에 노출하고, 터닝포인트 USA 지부를 각 대학에 설립해 이들을 결집했다. 커크가 세상을 떠난 뒤 소셜미디어에서는 팔로워 수가 급증하고 있다. 10일 기준 약 560만 명이었던 개인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20일 기준 1322만 명이다. 암살 후 팔로워가 700만 명 넘게 늘어난 것이다. 터닝포인트 USA에 따르면 커크 피살 이후 고등학교 및 대학교 학생들로부터 새 지부 설립이나 참여를 원한다는 요청이 16일 기준 5만4000건 이상 접수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젊은 보수 유권자 결집을 기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화당계 정치 컨설턴트인 맷 휘틀록은 “젊은 세대는 이번 일을 자신들에 대한 일종의 공격으로 받아들였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말했다.중간선거를 위한 자금 모집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밴스는 12일 비공개 공화당 전국위원회 행사에서 밴스는 고액 기부자들에게 “커크의 업적에 대한 헌정으로 중간선거에 기부하라”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대선에서 지역사회 유권자 대상 선거 독려 운동을 이끈 터닝포인트 USA도 커크의 피살을 언급하며 기부를 독려하고 있다. ● 밴스의 시간이 온 것일까커크 사망을 기점으로 밴스가 마가 운동의 후계자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는 평가도 많다. 정치전문매체 액시오스는 “커크 암살 이후 백악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생태계가 재정비되면서, 그동안 수면 아래서 거론되던 새로운 권력 중심들이 한순간에 눈앞에 드러났다”며 “공화당의 2028년 대선 후보로 가장 유력한 밴스는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국을 돌며 ‘좌파와 싸우는 전사’ 이미지를 부각시킬 전망”이라고 전했다. 현재 밴스는 공화당 전국위원회 재무위원장 역할 또한 맡고 있다. 전국의 주요 기부자와 각 주 정치 네트워크의 핵심 인사들과 교분을 쌓으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었다. 또 밴스는 최근 자신이 출마하게 되면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선거운동을 총괄해주기를 원한다고 주변에 말했다고 한다. 액시오스는 “밴스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부통령 후보로, 와일스가 대선 캠프 위원장으로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내다봤다. WP도 “총격 직후 밴스가 커크 가족 곁에 서서 위로를 전하는 모습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 쉽게 잊지 못할 순간이 되었다”고 전했다. 조지 H W 부시 행정부 백악관 출신의 공화당계 정치 컨설턴트 데이브 카니는 “이번처럼 부통령이 공개적으로 어떤 사안에서 주도권을 잡고 리더십을 보여줄 기회는 매우 드물다”며 “밴스에게 분명 유리하게 작용할 일”이라고 WP에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인공지능(AI) 반도체 강자인 엔비디아가 인텔에 50억 달러(약 6조9500억 원)를 투자해 엔비디아 맞춤형 중앙처리장치(CPU) 개발에 나선다. CPU는 컴퓨터와 데이터센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반도체로 인텔이 장악하고 있는 분야다. 이번 협력을 통해 AI 컴퓨터와 데이터센터 개발에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18일(현지 시간) 엔비디아는 인텔 주식을 주당 23.28달러로 매입하는 방식으로 인텔에 5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은 거래가 완료되면 엔비디아가 인텔 지분 약 4%를 보유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인텔 지분 10%를 인수했다. 인텔과 엔비디아는 모두 미국 기업이다. 인텔은 엔비디아 맞춤형 CPU 반도체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개인용 컴퓨터와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의 AI 기술을 매끄럽게 접목할 전망이다. 기업 활동에 AI 도입이 보다 활발해지고, 이른바 ‘AI 컴퓨터’가 가정에 보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이번 발표에 엔비디아가 인텔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을 맡긴다는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인텔은 반도체 설계와 위탁생산을 모두 하는 기업이다. 하지만 기술력에서 뒤쳐지며 엔비디아가 AI 반도체 생산을 대만 TSMC에 맡기는 등 입지가 약화된 상태다. 수년간의 사업 회생 노력이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엔비디아의 이번 지원은 인텔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두 세계적인 기업이 함께 생태계를 확장하고 다음 시대 컴퓨팅의 토대를 놓은 역사적인 협력”이라고 밝혔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좌익 극단주의를 해체해 진정한 화합을 가져오겠다.”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최근 급부상한 극좌 운동이 미국 청년보수 단체 ‘터닝포인트 USA’의 찰리 커크 대표 암살로 이어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폭력을 선동하는 비정부기구(NGO) 네트워크를 추적하겠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의 핵심 실세 참모로 꼽히는 스티븐 밀러 부비서실장도 “찰리의 이름으로 ‘국내 테러 네트워크’를 뿌리 뽑겠다”며 장단을 맞췄다.10일 커크 암살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진보 진영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각에선 이미 진보 진영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란 평가도 나온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주도로 커크 추모에 반하는 글을 올린 일반인들에 대한 마녀사냥이 횡행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 핵심 참모들은 ‘극좌 테러단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치를 천명했다. ● “자원 총동원해 ‘극좌’ 몰아낼 것” 이날 밴스 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더 찰리 커크 쇼’ 진행자로 나섰다. 커크가 생전 진행하던 온라인 토크쇼를 대신 진행한 것. 약 2시간 동안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방송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밀러 부비서실장 같은 백악관 핵심 참모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밴스 부통령은 “소수의 ‘극좌 주변부 미치광이’들이 강력한 세력으로 성장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진보 진영 전반에 대한 적개심을 나타냈다. 그는 “폭력을 선동하는 NGO 네트워크를 추적하겠다”며 “모든 (좌파) 정치운동은 후원자, 활동가, 언론인, 인플루언서, 정치인의 총합으로 이뤄진 피라미드와 같다”고 했다. 많은 좌파 성향 기관과 인사들을 사실상 정치 폭력의 ‘배후’로 규정한 것이다. 특히 미국 헤지펀드 업계 거물로 민주당 거액 기부자인 조지 소로스를 겨냥했다. 소로스의 자선단체 오픈소사이어티와 포드재단이 커크의 죽음을 정당화한 칼럼을 게재한 진보 성향 시사매체 ‘더네이션’에 자금을 대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두 단체 모두 최근 5년간 더네이션을 후원한 이력이 없다고 전했다.트럼프 반이민 정책의 설계자로 꼽히는 밀러 부비서실장 역시 “정의롭고 정당한 분노를 동력 삼아 국내 테러 네트워크를 뿌리 뽑고 해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법무부와 국토안보부 등 정부의 모든 자원을 동원해 찰리의 이름으로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보수주의자에 대한 폭력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좌익 단체’ 목록을 작성 중”이라며 “이 같은 활동을 국내 테러로 분류하는 게 목표”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른바 좌파 테러집단의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극좌가 우리나라에 수많은 문제를 일으켰다”고 거들었다. 팸 본디 법무장관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찰리를 죽인 좌익 극단주의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X에 “미국 시민의 죽음을 축하하는 외국인을 추방할 예정”이라고 썼다.● ‘진보 아성’ 도시들에 군 투입 진보 진영에 대한 공격 수위가 높아지는 동시에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도시들에 대한 군 투입도 확대되는 추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심각한 범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테네시주 멤피스에 주방위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멤피스는 보수적인 미국 남부에서 진보 아성으로 꼽히는 지역 중 하나다. 1960년대 흑인 민권 운동의 중심지이자, 마틴 루서 킹 목사(1929∼1968)가 암살당한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멤피스 다음으로 주방위권이 투입될 지역으로는 일리노이주 시카고를 지목했다. 94년간 민주당 시장이 배출된 시카고는 뉴욕,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미국 3대 도시이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 소속 기자 4명을 상대로 150억 달러(약 20조7000억 원)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NYT는 악의적인 거짓말을 퍼뜨리며 급진 좌파 민주당의 대변인으로 전락했다”고 트루스소셜에 적었다. 대표적인 진보 성향 언론사인 NYT에 대한 소송도 사실상 진보 진영에 대한 공격이란 평가가 나온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자신의 백악관 집무실에서 ‘더 찰리 커크 쇼’ 진행자로 나섰다. 숨진 찰리 커크 터닝포인트 USA 대표가 생전 진행하던 온라인 토크쇼를 대신 진행한 것. 약 2시간 동안 생중계된 방송에는 트럼프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총출동해 커크를 추모하고 진보 진영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 밴스 부통령은 “우리 행정부가 거둬온 많은 성공은 사람들을 조직하고 모으는 찰리의 능력 덕분”이라며 “(커크는) 단지 우리가 2024년 대선에서 승리하도록 도운 것뿐 아니라, 정부 전체의 인사 구성도 도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극좌’ 진영을 정조준했다.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믿기 힘들 정도로 파괴적이었던 좌파 극단주의 운동에 맞서 싸울 것”이라며 “요즘 화합과 치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진정한 화합은 진실의 산을 오른 다음에야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밴스는 커크 사후 애도의 뜻을 표한 민주당원들에게 “정치 폭력을 규탄하는 그들을 꼭 안아주고 싶다”며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도 ‘극좌 주변부 세력’에 대해 “이들을 근절하기 위해 정부의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 실세 참모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도 이날 방송에 출연했다. 그는 커크 암살을 ‘국내 테러 운동’으로 규정하며 “우리는 법무부, 국토안보부 등 모든 자원을 동원해 관련 네트워크를 식별하고 해체해 우리 국민을 위해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이날 방송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등도 대담자로 나서 좌우 이념 갈등을 부추겼다. 한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날 공개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커크 암살을 축하하는 외국인들의 비자를 취소하고 신규 발급을 막겠다고 밝혔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우리의 문제는 좌파”라며 진보 진영 주요 인사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예고했다. 그는 나흘 전 자신의 열혈 지지자이자 청년 보수 정치단체 ‘터닝포인트 USA’ 창립자 겸 대표인 찰리 커크가 피살되자 줄곧 이번 사태의 원인이 진보 진영에 있다는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정치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과 커크의 죽음을 얘기하다가 “선동가들과 미국을 나쁘게 말하는 쓰레기들은 다 좌파다. 이들은 성조기도 불태운다”며 “우파에는 (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좌파라고 부를 만한 사람들에 대한 조사를 이미 진행하고 있다”며 조만간 세부 사항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커크의 죽음을 축하한 외국인들에 대해서는 “이름을 확보했다”며 비자 취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커크의 추도식에도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J 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인사 또한 총출동한다. 이곳은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애리조나 카디널스’의 안방구장이자 2023년 NFL 결승전 ‘슈퍼볼’이 열렸던 장소다. 최대 7만86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생전 커크와 각별했던 밴스 부통령은 앞서 유타주 오럼에서 피살된 커크의 시신을 자택이 있는 애리조나주까지 직접 운구했다. 그는 15일 커크가 생전 진행했던 팟캐스트에도 특별 진행자 자격으로 출연하기로 했다. 커크의 암살범 타일러 로빈슨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스펜서 콕스 유타 주지사는 14일 NBC방송 인터뷰에서 로빈슨이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랐음에도 “좌파 이념을 지녔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시각을 드러냈다. 콕스 주지사는 로빈슨이 인터넷 문화를 통해 급진화됐다며 소셜미디어를 ‘암세포’에 비유했다. 주변 사람들의 진술에 따르면 로빈슨은 2022년 대학을 휴학한 뒤 고향으로 돌아와 게임과 인터넷 커뮤니티에 깊게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콕스 주지사는 앞서 로빈슨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 연인과 동거 중이라는 언론 보도 또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로빈슨이 성소수자에 대한 비판을 일삼은 커크의 발언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서는 “로빈슨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아 정확한 범행 동기 파악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유타주 검찰은 16일 로빈슨을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하기로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수도 워싱턴의 치안 및 불법 이민 단속을 두고도 강경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15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 시장이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이민 단속에 협력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며 “필요하다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워싱턴을) 연방정부의 통제하에 둘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우리의 문제는 좌파”라며 진보 진영 주요 인사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예고했다. 그는 나흘 전 자신의 열혈 지지자이자 청년 보수 정치단체 ‘터닝포인트 USA’ 창립자 겸 대표인 찰리 커크가 피살되자 줄곧 이번 사태의 원인이 진보 진영에 있다는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정치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과 커크의 죽음을 얘기하다 “선동가들과 미국을 나쁘게 말하는 쓰레기들은 다 좌파다. 이들은 성조기도 불태운다”며 “우파에는 (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좌파라고 부를 만한 사람들에 대한 조사를 이미 진행하고 있다”며 조만간 세부 사항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커크의 죽음을 축하한 외국인들에 대해서는 “이름을 확보했다”며 비자 취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커크의 추도식에도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J 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인사 또한 총출동한다. 이곳은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애리조나 카디널스’의 안방구장이자 2023년 NFL 결승전 ‘슈퍼볼’이 열렸던 장소다. 최대 6만 명을 수용할 수 있다.생전 커크와 각별했던 밴스 부통령은 앞서 유타주 오렘에서 피살된 커크의 유해를 자택이 있는 애리조나주까지 직접 운구했다. 그는 15일 커크가 생전 진행했던 팟캐스트에도 특별 진행자 자격으로 출연하기로 했다.커크의 암살범 타일러 로빈슨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스펜서 콕스 유타 주지사는 14일 NBC방송 인터뷰에서 로빈슨이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랐음에도 “좌파 이념을 지녔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시각을 드러냈다.콕스 주지사는 로빈슨이 인터넷 문화를 통해 급진화됐다며 소셜미디어를 ‘암세포’에 비유했다. 주변 사람들의 진술에 따르면 로빈슨은 2022년 대학을 휴학한 뒤 고향으로 돌아와 게임과 인터넷 커뮤니티에 깊게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콕스 주지사는 앞서 로빈슨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 연인과 동거 중이라는 언론 보도 또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로빈슨이 성소수자에 대한 비판을 일삼은 커크의 발언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서는 “로빈슨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아 정확한 범행 동기 파악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유타주 검찰은 16일 로빈슨을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하기로 했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수도 워싱턴의 치안 및 불법 이민 단속을 두고도 강경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15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 시장이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이민 단속에 협력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며 “필요하다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워싱턴을) 연방 정부의 통제 하에 둘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극좌 미치광이(lunatic)들이 미국의 치유를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엔 미국 청년 보수 정치단체 ‘터닝포인트 USA’ 창립자 겸 대표인 찰리 커크 암살 용의자 체포를 알리며 “나는 그가 사형 선고를 받기를 바란다”고 했다. 커크 암살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진보 진영 공격이 거세지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사회의 이념 갈등이 더욱 가열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커크의 암살과 관련한 질문에 “(미국이) 치유되는 모습을 보고 싶으나, 우리는 극좌 미치광이 단체들과 상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로 민주당 거액 기부자인 조지 소로스를 “감옥에 가야 하는 나쁜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소로스가 진보 진영과 자신에 대한 반대 시위를 지원한다고 주장해 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을 정치 폭력의 원인 제공자로 규정하며 “반대 진영과 좌파 단체에 대한 탄압에 나서겠다는 뜻을 드러냈다”고 진단했다. 한편 한국을 방문 중인 크리스토퍼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은 14일 X를 통해 명동성당을 방문했고 “커크의 영혼과 그의 가족, 우리나라, 한국과 태평양 제도로의 성공적인 방문을 위해 기도했다”고 밝혔다.MAGA측 ‘反 커크 추모’ 신상공개 등 마녀사냥… “최소 15명 실직”[트럼프, 진보 공세 강화]美 커크 살해 이후 이념 갈등 격화트럼프 핵심 책사 밀러 “좌파 해체”… 헤그세스 “커크 죽음 조롱 즉각 대응”백악관은 “혐오단체 대응책 곧 발표”공화당 콕스 주지사 “분노의 길 안돼”… 극단적 대립 정치분열에 우려도“폭력을 조장하는 극좌 조직들을 해체해야 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책사’로 꼽히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12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10일 암살당한 청년 보수단체 ‘터닝포인트 USA’의 찰리 커크 창립자 겸 대표가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이같이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밀러 부비서실장은 “우리는 커크의 유지를 받들어 (극좌 조직 해체를) 실행으로 옮기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트럼프 대통령의 극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이 커크 암살 사건을 계기로 반대파에 대한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커크를 ‘순교자’라고 칭한 가운데 핵심 참모들이 일제히 정치 공세에 나서는 양상이다. 커크 추모 반대론자들에 대한 해직과 신상 털기 등 일반인들에 대한 공격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실직·신상 털기 등 전방위 마녀사냥트럼프 대통령을 필두로 백악관 핵심 관계자들은 좌파 진영 및 단체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극좌 미치광이들이 미국의 치유를 방해한다”며 좌파 단체에 대한 조치에 나서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11일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백악관 차원의 혐오단체 대응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 같은 트럼프 진영의 반대 진영에 대한 공세 움직임은 수사적 표현에 그치지 않는다. 밀러 부비서실장은 음모 혐의나 조직범죄처벌법(RICO)을 활용해 강경 좌파 성향 단체들을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폭스뉴스에 밝혔다. RICO는 마피아 소탕을 위해 정식 범죄조직이 아닌 결사체도 처벌할 수 있도록 1970년에 제정된 특별법이다.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극우 인플루언서인 로라 루머는 “이들(극좌 조직들)의 비영리단체 지위를 박탈해 세제 혜택을 끊자”고 주장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대 등 주요 명문대들을 압박하면서 사용한 방식이기도 하다.커크 추모에 반감을 드러낸 이들을 겨냥한 마녀사냥도 벌어지고 있다. 루머는 자신의 X에 반(反)추모에 가세한 연방정부와 주정부 관계자들 신상을 공개하며 이들의 해직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찰리의 살인자를 고발한다’라는 웹사이트에도 일반인 등 39명의 신상이 올라왔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내 공직자와 일반인 중 최소 15명이 커크 추모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실직했다고 전했다.미국 국방부와 국무부도 이런 분위기에 힘을 보태는 움직임을 취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11일 X에 “(온라인에서 커크의 죽음을 비꼬거나 축하한 직원을) 면밀히 주시해 즉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크리스토퍼 랜도 국무부 부장관도 “폭력과 증오를 미화하는 외국인에게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커크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외국인을 추방하거나 입국을 불허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극단 대립 우려 목소리도 커져다만, 커크 암살 뒤 극단적 대립으로 치닫는 정치 분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암살 사건이 발생한 유타주의 스펜서 콕스 주지사는 12일 기자회견에서 “분노가 유일한 선택지처럼 느껴지지만 우리는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다”며 화해를 촉구했다. 콕스 주지사는 공화당 내 중도 성향으로 꼽힌다.워싱턴 정가도 사태 진정을 시도하고 있다. 역시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가까운 친구였던 커크의 죽음이 아직도 실감 나지 않지만 나는 계속해서 이곳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사설에서 “투표로 선출된 정치인은 특정 정파가 아닌 미국인 모두를 대표한다는 점을 정치인들이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폭력을 조장하는 극좌 조직들을 해체해야 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책사’로 꼽히는 스티브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12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10일 암살당한 청년 보수단체 ‘터닝포인트 USA’의 찰리 커크 창립자 겸 대표가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이같이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밀러 부비서실장은 “우리는 커크의 유지를 받들어 (극좌 조직 해체를) 실행으로 옮기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트럼프 대통령의 극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이 커크 암살 사건을 계기로 반대파에 대한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커크를 ‘순교자’라고 칭한 가운데 핵심 참모들이 일제히 정치 공세에 나서는 양상이다. 커크 추모 반대론자들에 대한 해직과 신상 털기 등 일반인들에 대한 공격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 실직·신상 털기 등 전방위 마녀사냥트럼프 대통령을 필두로 백악관 핵심 관계자들은 좌파 진영 및 단체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극좌 미치광이들이 미국의 회복을 방해한다”며 좌파 단체에 대한 조치에 나서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도 11일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백악관 차원의 혐오단체 대응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트럼프 진영의 반대 진영에 대한 공세 움직임은 수사적 표현에 그치지 않는다. 밀러 부비서실장은 음모 혐의나 조직범죄처벌법(RICO)을 활용해 강경 좌파 성향 단체들을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폭스뉴스에 밝혔다. RICO는 마피아 소탕을 위해 정식 범죄조직이 아닌 결사체도 처벌할 수 있도록 1970년에 제정된 특별법이다.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극우 인플루언서인 로라 루머는 “이들(극좌 조직들)의 비영리단체 지위를 박탈해 세제 혜택을 끊자”고 주장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대 등 주요 명문대들을 압박하면서 사용한 방식이기도 하다. 커크 추모에 반감을 드러낸 이들을 겨냥한 마녀사냥도 벌어지고 있다. 루머는 자신의 X에 반(反) 추모에 가세한 연방정부와 주정부 관계자들 신상을 공개하며 이들의 해직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찰리의 살인자를 고발한다’라는 웹사이트에도 일반인 등 39명의 신상이 올라왔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내 공직자와 일반인 중 최소 15명이 커크 추모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실직했다고 전했다.미국 국방부와 국무부도 이런 분위기에 힘을 보태는 움직임을 취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11일 X에 “(온라인에서 커크의 죽음을 비꼬거나 축하한 직원을) 면밀히 주시해 즉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크리스토퍼 랜도 국무부 부장관도 “폭력과 증오를 미화하는 외국인에게 적절히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커크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외국인을 추방하거나 입국을 불허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극단 대립 우려 목소리도 커져다만, 커크 암살 뒤 극단적 대립으로 치닫는 정치 분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암살 사건이 발생한 유타주의 스펜서 콕스 주지사는 12일 기자회견에서 “분노가 유일한 선택지처럼 느껴지지만 우리는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다”며 화해를 촉구했다. 콕스 주지사는 공화당 내 중도 성향으로 꼽힌다.워싱턴 정가도 사태 진정을 시도하고 있다. 역시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가까운 친구였던 커크의 죽음이 아직도 실감 나지 않지만 나는 계속해서 이곳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사설에서 “투표로 선출된 정치인은 특정 정파가 아닌 미국인 모두를 대표한다는 점을 정치인들이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당신은 오늘 몇 명의 좌파(leftists)를 해고시켰습니까?”극우 성향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32)는 12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X에 이같이 올리며 10일 대학교 야외 행사장에서 총격을 받고 숨진 청년 우파 논객 찰리 커크(32)의 사망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을 한 사람들을 색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머는 “곧 해고될 연방 공무원이 줄 서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며 칼바람을 예고했다. ● 트럼프 2기 정책 좌우하는 ‘170만’ 인플루언서유대계인 루머는 반(反)이슬람, 반이민 성향이 강하다. 팔로워가 180만 명에 달하는 소셜미디어 X 계정을 운영하고, 인터넷 방송 활동도 벌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성 지지자 겸 측근으로 루머의 주장이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반영된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달에는 루머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의 미국 비자 발급 중단을 촉구한 지 하루 만에 국무부가 가자지구 출신 개인에 대한 모든 방문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올 4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직원 일부가 해고됐을 때도 루머가 입김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머의 영향력이 커지며 기밀 정보를 입수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이달 3일 미 상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 의원은 국방부 산하 국가지리정보국(NGA)을 방문해 국장 브리핑을 받을 예정이었다. 워너 의원의 방문 일정은 기밀 사항이었다. 그러나 루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X에 이를 공개하며 “NGA는 왜 강경 반트럼프 인사를 초청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이틀 뒤 국방부가 해당 일정을 취소하기로 결정하자 워너 의원은 “반사회적인(trolling) 블로거가 어떻게 기밀 방문 일정을 알았는지 의문”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루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부족하거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가치에 어긋나는 언행을 보인 인물을 자신의 X를 통해 공개 저격하고 있다. 고위급 간부는 물론 일반 공무원, 공직자의 민간인 측근까지 전방위로 가리지 않고 공격한다.커크 사망 뒤에도 연방재난관리청(FEMA) 직원, 테네시주 네슈빌의 911 대원, 트럼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은 ‘성추문 입막음’ 사건을 맡은 후안 머천 판사의 딸과 동업하는 사업가 등이 올린 커크에 대한 부정적 게시글을 자신의 X에 공개했다. 또 “이들의 삶을 망가지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철저한 진영 논리에 따라 국정 운영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친다. 지난달 8일에는 미 육군이 한 참전용사를 기리며 올린 게시글을 문제 삼으며 “공화당원이자 미국 태생인 군인만 기려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날 미 육군은 13년 전 같은 날인 2012년 8월 8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하던 미 육군 플로랑 그로버그가 자살 폭탄 테러범을 저지해 전우들을 구하고 왼쪽 다리를 크게 다친 사건을 소개했다. 이 사건 이후 그로버그는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을 받았다. 그러나 루머는 “2016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한, 트럼프에 반대하고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한 인물을 기렸다”며 그로버그가 미국 태생이 아닌 프랑스 출신이라는 점까지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셜미디어에 좌파 인물을 소개한 댄 드리스콜 육군장관은 매우 둔감하고 지휘관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 하루 14시간 ‘업무’에 전념하는 집요함1993년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태어난 루머는 불안정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의사 아버지 밑에서 유복한 생활을 누렸지만 12세에 부모가 이혼한 뒤 이듬해부터 기숙학교에서 지냈다. 루머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섭식 장애와 극심한 불안에 시달리며 힘든 청소년기를 보냈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주 베리대에 진학한 뒤 졸업을 앞둔 2015년부터 약 2년간 극우 단체 ‘프로젝트베리타스’에서 활동했다. 자신의 신분을 속인 상태에서 상대에게 불법 활동을 유도한 뒤 이를 폭로하는 방식의 보도로 주목을 받은 단체다. 이곳에서 루머는 베리대 교직원이 이슬람국가(ISIS) 지지 동아리 개설을 적극 만류하지 않았다고 공개하며 주목을 받았다.노골적으로 반무슬림 성향을 드러내던 루머는 2017년부터 각종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부터 가짜뉴스와 혐오 발언을 이유로 계정을 정지를 당하기 시작했다. 트위터(현 X),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물론 페이팔, 고펀드미 등 모금 활동을 벌일 수 있는 서비스에서 쫓겨나며 루머는 스피커와 돈줄을 모두 잃게 됐다. 또 연방 하원의원에 2020, 2022년 두차례 도전했으나 모두 실패하며 곤경에 처하게 됐다. 그러나 2022년 11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하며 루머의 운명이 바뀌었다. 인수 직후 루머의 계정을 복원해준 것. 이후 루머는 유력 공화당 대선 주자로 떠오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저격수’를 자처했다. 2023년 2월 디샌티스 주지사의 저서 사인회에서 소동을 일으킨 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처음 전화를 받았다고 NYT 인터뷰에서 밝혔다. 얼마 뒤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로 루머를 초대해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동석해 면담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루머를 캠프에 영입하기를 원했으나, 와일스 비서실장 등이 반대해 성사되지 않았다고 CNN 등이 전했다. 그러나 결국 루머는 쉬지 않는 전투력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들었다. 약 1년 전인 지난해 9월 미국 대선 TV토론 당일에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기에서 루머가 내리는 모습이 포착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이날 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티의 이민자가 개,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고 발언해 큰 논란을 불렀다. 허위 괴담의 뒤에 루머가 있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토론회 전날 루머가 X에 올린 게시글 내용과 동일했기 때문이다. NYT는 루머가 하루에 최소 14시간은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는다고 보도했다. 루머의 측근 정치 전략가 셰인 코리는 워싱턴포스트(WP)에 루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말 집요한 사람입니다. 이보다 집요한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아침에 눈을 뜬 순간부터 하루 종일 일만 합니다. 헬스장에 가는 시간 빼고는 이 일만 해요. 일 말고 루머의 삶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9·11 테러 24주년을 맞은 11일(현지 시간) 미 전역에서 각종 추모 행사가 열렸다. 행사들은 전날 미국 청년 보수정치단체 ‘터닝포인트 USA’ 창립자 겸 대표인 찰리 커크(32)가 공개 토론회 도중 총격을 받고 숨지자 경호 조치를 대폭 강화한 가운데 치러졌다.AP통신에 따르면 1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의 홈 경기를 관람했다. 9·11 테러 24주년에 열린 이날 경기장의 전광판에는 ‘우리는 결코 2001년 9월 11일을 잊지 않겠다’는 문구가 표시됐다.커크를 추모하는 취지에서 이날 경기장 외야의 대형 성조기와 30개 구단의 깃발은 모두 조기로 게양됐다. 경기 전에는 커크를 위한 묵념도 이뤄졌다.트럼프 대통령이 경기를 관람한 귀빈석 앞에는 방탄유리가 설치됐다. 경기장의 모든 출입구에서 금속탐지기를 활용한 소지품 검사를 실시했고, 비밀경호국(SS)과 뉴욕경찰(NYPD) 인력도 확대 배치했다.연방의회 의원들도 정치 폭력 가능성을 우려해 안전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민주당 내 급진파로 분류되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은 이번 주말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집회를 안전 상의 이유로 연기했다.민주당 소속 델리아 라미레즈 하원의원과 시드니 캠라거도브 하원의원도 이날 워싱턴 의사당 앞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기자회견 장소를 실내로 옮겼다. 공화당 소속인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회 위원장은 커크의 암살범이 약 180m 떨어진 건물의 옥상에 숨어있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경호 인력이 아무리 많아도 누군가 옥상에 엎드려 있다면 못 볼 수 있다. 야외 행사의 보안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