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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조사 없는 檢 ‘전격기소’…법조계 의견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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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조사 없는 檢 ‘전격기소’…법조계 의견 들어보니

뉴스1입력 2019-09-07 17:43수정 2019-09-0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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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동양대 총장상을 위조한 혐의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를 지난 6일 밤 전격 기소했다. 검찰은 기소에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판단하고, 이례적으로 사건의 당사자인 정 교수에 대한 소환 조사 없이 기소를 결정해 대통령의 인사권 침해와 검찰권 남용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7일 서울 서초구 검찰청사에 걸린 검찰 깃발이 강풍에 휘날리고 있다. 2019.9.7/뉴스1 © News1

검찰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6일 밤 조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전격 재판에 넘긴 가운데, 검찰이 피의자 소환 조사 없이 전격 기소 결정을 내린 것이 적절하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6일 오후 10시50분 사문서위조 혐의로 정 교수를 불구속기소했다. 정 교수는 지난 2012년 9월7일 조 후보자의 딸 조모씨가 받은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의 이같은 전격 기소는 표면적으로는 해당 혐의의 공소시효가 이날 자정에 만료됨에 따라 늦게 기소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사문서위조죄는 공소시효가 7년이다. 또 혐의를 입증할 진술과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달 27일 부산대를 압수수색해 조씨의 입학 관련 서류를 확보하고, 지난 3일 경북 영주 동양대의 정 교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튿날에는 최성해 동양대 총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표창장 발급 경위 등에 관해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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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수는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던 지난 3일 전인 8월말 업무용 PC를 반출했다가, 검찰의 요구에 따라 PC를 임의제출했다. 검찰은 정 교수의 PC에서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했을 가능성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소환 조사 없이도 충분히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며 “증거도 충분히 확보됐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피의자 소환조사도 없이 재판에 넘긴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공소시효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피의자 진술 없이도 혐의가 인정된다면 기소가 가능하기 때문에 공소시효 만료를 1시간 가량 앞둔 정 교수를 재판에 넘긴 것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한 부장판사는 “이번 기소가 정치적 사건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법적으로는 기소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오히려 기소를 하지 않으면 문제가 될 것”이라며 “기소하지 않으면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 전에 무혐의 처분을 해야 하는데 동양대 총장의 진술이 정 교수에게 불리한 상황에서 무혐의 처분을 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검찰 입장에서는 공소시효 문제가 제일 걸렸을 것”이라면서 “검찰은 법 원칙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가만히 둬 공소시효를 넘겨버리면 법률상 명분이 없어져 기소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짐작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도 “증거가 충분하고 공소시효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피의자를 조사하지 않고 기소를 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지만 분명 있다”며 “만약 범죄 혐의가 충분히 입증됐는데도 피의자 조사를 안 했다고 공소 기간을 지나 기소를 못 하면 검찰이 욕을 먹게 되지 않냐”고 강조했다.

또 “청문회를 앞두거나 청문회 당일에 정 교수를 소환하는 것은 엄청난 정치적 파장을 몰고 오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 검찰이 법에 따른 기소 절차만 밟았을 수도 있다”며 피의자 조사를 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검찰의 정치적 부담을 줄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검찰 내에서도 공소시효 만료를 3개월 앞둔 사건을 일제히 점검해 피의자 소환조사 없이도 공소제기가 가능한 사건은 바로 검사들에게 배당해 공소제기를 검토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시행중이다.

지난 2010년 서울서부지검은 잠적해 소환조사에도 응하지 않은 사기사건 피의자를 공소시효 만료를 하루 앞둔 시점에 기소, 법원에서 실형을 이끌어낸 사례도 있다.

한 부장검사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 사례를 소개하며 “혐의 입증이 정말 어려운 경우에는 공소권 없음 처분을 하지만 요건이 되면 피의자 진술 없이도 재판에 넘긴다”며 정 교수 사건이 이례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문서위조 행사죄로도 충분히 나중에 기소할 수 있는데도 사문서 위조죄로 기소한 것이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분명 행사죄와 위조죄는 다른 것인데 두 개 중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한 가지는 공소권 없음 처분을 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수사해 기소하라는 것은 다른 사건과의 형평에 맞지 않는 정치적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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