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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동반자 만나야 굿샷”…고진영·박인비 성공 이끈 복덩이 캐디[김종석의 TNT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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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동반자 만나야 굿샷”…고진영·박인비 성공 이끈 복덩이 캐디[김종석의 TNT 타임]

김종석 기자 입력 2019-08-07 10:31수정 2019-08-0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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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이 전담 캐디 데이비드 브루커와 퍼팅 라인을 상의하고 있다. 동아일보 DB

주말골퍼의 오복 가운데 하나로 좋은 캐디와의 만남을 꼽는다. 남은 거리, 퍼팅 라인을 잘 봐주고 라운드 틈틈이 기분 좋은 추임새라도 넣어주는 캐디가 배정된다면 18홀이 즐겁기 마련이다. 첫 홀부터 캐디를 불신하기 시작하면 필드 나들이가 고역이 될 수도 있다.

프로 골퍼에게도 궁합이 맞는 캐디는 성공의 지름길로 불린다. 걸핏하면 캐디를 바꾸는 선수치고 최상의 결과를 내는 사례는 드물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최고 전성기를 맞은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4)은 틈나는 대로 전담 캐디 데이브 브루커(잉글랜드)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한다. 올해 초부터 인연을 맺은 브루커의 도움이 메이저 2승을 포함해 시즌 3승을 거두며 상금, 다승 등에서 선두를 달리는 눈부신 성적으로 직결됐다는 것이다. 고진영은 “브루커가 코스 정보가 아주 많다. 우린 아주 좋은 팀이다”고 말했다.



브루커는 20년 넘는 경력을 지닌 베테랑 캐디다. 박지은, 김미현, 로레나 오초아 등 간판스타들의 백을 메기도 했다.
고진영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우승한 뒤 18번홀 그린 옆 ‘포피의 연못’에 캐디 데이비드 브루커(왼쪽), 에이전트인 갤럭시아SM 최수진 씨와 함께 뛰어들고 있다. 랜초미라지=AP 뉴시스

지난 3월 고진영이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뒤 대회 전통에 따라 연못에 뛰어들 때는 브루커도 멋진 입수 세리머니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브루커는 이 대회에서 박지은(2004년), 오초아(2008년)의 우승을 거든 뒤 함께 다이빙을 뛴 경험도 있다. ANA 인스퍼레이션만 16차례나 캐디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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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고진영은 “메이저 대회에서는 캐디나 여러 조건이 잘 맞아야 한다.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그린을 파악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지녔다”고 말했다.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때 마지막 라운드 고진영의 긴장감을 풀어주기 위해 껌을 씹어보라고 권유한 것도 브루커였다.

고진영은 이번 시즌 LPGA투어에서 맨 먼저 상금 2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캐디는 계약 선수의 성적에 따라 보너스도 받는다. 우승하면 상금의 10% 정도가 인센티브로 캐디에게 주어진다. 고진영은 3승을 거두며 받은 상금 만도 120만 달러에 이른다. 브루커도 이번 시즌 이미 1억 원 이상의 보너스를 받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브루커는 “고진영은 어린 나이답지 않게 영리하다. 플레이가 노련하고 감정도 잘 다스린다”고 칭찬했다.
KLPGA투어 시절 고진영의 전성기를 거든 캐디 딘 허든(왼쪽).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고진영은 국내에서도 캐디복(福)이 많기로 유명했다. 그가 201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특급 대회에서만 3승을 거두며 대상을 수상한 데는 호주 출신 캐디 딘 허든(55)의 공도 컸다. 허든은 고진영이 미국 직행의 길을 열었던 2017년 LPGA투어 KEB하나은행챔피언십 우승 때도 캐디였다.

당시 고진영은 허든에 대해 “굉장히 냉철하고 현실을 직시한다. 바람과 거리 측정을 잘한다. 실수를 잊어버리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해 준다”고 말했다. 고진영이 호주 출신 캐디와 오랜 세월 인연을 맺으며 영어 실력 향상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 고진영이 LPGA투어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데는 당당하고 자신 있게 언어의 벽을 쉽게 허물었던 영향도 있었다는 분석이다. 허든은 고진영의 LPGA투어 성공 시대를 예상하기도 했다. “고진영은 강한 정신력을 지녔다. 일관성이 향상돼 늘 상위권을 유지한다. 영어 실력도 뛰어나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
박인비와 10년 넘게 인연을 맺고 있는 캐디 브래드 비처. KLPGA 제공

골퍼와 캐디의 대표적인 장수 사례는 ‘골프 여제’ 박인비(31)다. 박인비는 전담 캐디 브래드 비처(37·호주)와 13년째 손발을 맞추고 있다. 박인비가 한 해에 메이저 3승의 대기록을 세울 때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때도 비처가 곁을 지켰다. 좋은 순간 뿐 아니라 4년 동안 박인비가 슬럼프에 빠져 무관에 허덕일 때도 비처는 캐디로 일했다.

둘의 만남은 박인비가 LPGA투어 신인이던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인비는 캐디를 찾다 강수연과 정일미 등 한국 골퍼들의 가방을 멨던 비처를 소개받았다. 처음엔 3개 대회만 시험 삼아 같이 해보기로 했던 이들은 지금까지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비처가 늘 박인비를 실과 바늘처럼 따라다니다 보니 국내에서도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졌다. 한국 기업의 후원까지 받게 됐다. 박인비는 비처에 대해 “불평 한번 들어본 일이 없다. 성실하고 영리하다. 가족처럼 지낸다”고 말했다.

흔히 인사가 만사라고 한다. 사람을 잘 뽑아야 일이 술술 풀린다.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골프에서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한편 고진영과 박인비는 9일 제주 오라CC에서 개막하는 KLPGA투어 삼다수 마스터스에 동반 출전한다. 고진영은 브루커 대신 지인을 캐디로 쓸 예정이다. 박인비는 비처가 나선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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